039화
성진이 일단 그녀를 보았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절망 한 듯 눈에는 힘이 하나도 없었다.
초로의 노인이 성진에게 말했다.
“자네가, 만약에 우리 딸을 고쳐준다면? 돈을 원한다면 천금을 쥐여 주고 권력을 원한다면 천하를 주지.”
성진이 그 말에도 그도 덤덤하게 그녀를 살펴보았다.
성진의 감은 왼쪽 눈의 [막내 공주]가 말을 했다.
-야 성진아? 이건은 장난 아닌데?-
“어느 정도야? 난 하반신 마비 밖에 안 보이는데?”
[막내 공주]가 다시 말했다.
-척추뼈가 세 개나 으스러졌다.-
노인이 쓰게 웃었다.
“역시 의원은 맞구만? 맞네. 젊을 적 검술을 수련하다가 적의 기습으로 척추뼈가 으스러졌다네. 나도 의술에는 어느 정도 자신이 있다지만 이건 도저히 방법이 없더군?”
성진이 고민을 하고 있다가 말했다.
“이건, 100% 미스릴로, 척추뼈를 만들어서 넣어야 하나?”
그 말에 성진의 감긴 오른쪽 눈의 [광기의 공주]가 말했다.
-그래 맞는 말이긴 한데? 이건 통으로 100% 미스릴이 들어가야 해서 가격이 장난 아닐 것 같다.-
그 말에 초로의 노인이 눈이 커지며 말했다.
“고칠 수 있다고? 얼마면 되는데? 내가 영지를 다 팔아서라도 돈을 대겠네.”
성진이 흥분하는 초로의 노인을 진정시켰다.
“일단, 이건 환자를 자세히 봐야겠습니다. 집안으로 가시지요? 그리고 예상 금액은 200만 골드입니다. 가능 하시겠습니까?”
초로의 노인의 눈이 빛이 났다.
“돈만 있다면, 우리 딸의 하체를 살릴 수 있나? 그럼 내겠네?”
“또,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얼마나 걸리나?”
“지금, 밀려 있는 귀족들이 한 3년 대기하고 있으니, 그 후를 보셔야 합니다.”
“뭐라? 누구 어느 귀족인가? 내가 다 말로 설득하겠네?”
그걸 보고 성진이 웃었다. 말로 설득한다고 하는 양반이 주먹을 쥐고 휘두르고 있었다. 노인이 힘도 좋아 보였다.
성진의 감은 왼쪽 눈의 [막내 공주]가 웃었다.
-야! 할배야! 누굴 잡으려고 손에 강기 까지 뭉치며 휘두르고 있냐?-
지금까지 반응이 없던 휠체어에 앉아 있던 여자가 성진의 왼쪽 눈의 [막내 공주]를 보고 말했다.
“너도 갇혀 있냐? 슬프겠구나?”
그러자 [막내 공주]가 킥킥 거리며 웃었다.
-여기서, 세상을 보면 얼마나 재미있는데 그러냐? 야, 너도 좀 밝게 살아? 누가 죽었냐? 네 병시중 하는 늙은 아버지는 생각 안 하냐?-
그러니 그녀의 얼굴이 더 어두워졌다. 그러자 초로의 노인이 호통을 쳤다.
“내 딸에게, 뭐라고 하지 말게!”
성진이 중간에서 괜히 욕을 먹자 억울했다.
“저는, 뭐라고 하지 않았는데요?”
“그럼, 그녀는 누구 몸에 붙어서 말하는 건가? 다 자네 잘못이네.”
성진이 이런 경우는 또 처음 이었다.
“아, 억울한 사람 잡지 마시고요. 일단 집으로 들어가시지요.”
“그래, 일단 상태를 봐야지?”
노인은 힘도 좋게 딸을 안고 성진과 집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성진의 방에 가서 그녀를 눕혔다.
성진이 노인에게 말했다.
“따님을 돌아서 눕히시지요?”
“왜?”
“그래야? 부러진 척추를 보지 않습니까?”
“알았네.”
노인이 딸을 엎드리게 하자 성진이 그녀에게 양해를 구했다.
“옷을 좀 걷겠습니다.”
그녀는 힘없이 말했다.
“그러세요.”
성진이 삶을 포기한 듯한 그녀의 말투에 쓴맛을 다시며 그녀의 옷을 척추가 보이게 내렸다.
그리고 성진이 -스캔 마법-을 사용했다. 척추를 보니 아까 [막내 공주]의 말처럼 척추뼈가 으스러져 있었다.
누가 수술을 했다고 하지만 신경이 끊어져 있고 박살이 난 척추뼈만 겨우 꺼낸 수준이었다. 그것도 많은 척추뼈 조각이 남아 있었다.
그것들은 신경을 찌르고 있었다. 고통이 엄청날 텐데 그녀는 참고 있던 것이었다.
성진이 그녀의 척추뼈를 보더니 말했다.
“음~ 심각하네요?”
노인이 성진에게 애타게 물었다.
“그래도, 방금 200만 골드만 있으면, 고칠 수 있다며?”
“예, 그건 미스릴 가격만입니다.”
“세상에? 그럼 수공비는 얼마인가?”
“많이, 안 받습니다. 10만 골드만 주세요.”
“그래, 구해 보지.”
성진이 감은 눈으로 그녀의 척수의 수치를 적었다. 그러자 노인이 물었다.
“뭘? 그리 재고 있는 건가?”
“예? 척추뼈를 만들어야지요? 안 그러면 어디 100% 미스릴로 만들어진 척추뼈를 파는 곳이 있나요?”
“없지.”
“그러니까 만들어야지요?”
“얼마나 걸릴까?”
“글쎄요? 이건 저도 처음 하는 수술이라, 장담을 못 하겠네요? 일단 100% 미스릴을 구하는 것도 일입니다.”
“그건, 내가 힘을 쓰겠네?”
“예? -드워프 제국-에 아는 드워프라도 있나요?”
“암, 있고말고. 자네는 걱정하지 말고, 뼈를 제작하는 일이나 하게?”
“그래요? 그럼 난리를 칠 귀족들도 잠재우실 수 있나요?”
노인이 또 주먹을 휘둘렀다.
“그들은, 어디에 있나?”
“예, 영주님에게 가시면 알 겁니다.”
“그래, 내가 처리 하지?”
성진이 걱정스럽게 노인에게 물었다.
“혹시, 패거나 하지는 않을 거지요?”
“나를 뭐로 보고 그러나?”
“아니? 말로 하시는 분이 왜 주먹에 강기를 모으십니까?”
“엉? 아까부터 이상했는데? 어떻게 감은 눈으로 내 주먹의 강기 까지 볼 수 있나?”
“그게, 중요합니까?”
“아니지. 내 딸만 고쳐 주면 된다네. 그러면 내가 우리 딸하고 결혼도 시켜 주지?”
성진은 웃으며 말했다.
“아니? 저랑 결혼하자고 달려드는 가문이 얼마나 많은데? 그래요?”
“하여간, 이 하이에나 같은 놈들 눈치는 빠르군? 딱 봐도 재능이 있어 보니까 그러는군?”
성진의 감은 오른쪽 [광기의 공주]가 웃었다.
-성진이는 지금 황제의 딸도 노리고 있다.-
그 말에 노인은 머리를 긁었다.
“어? 황제까지 나섰다고? 그럼 좀 버거운데?”
[광기의 공주]가 웃으며 말했다.
-성진아! 빨리 진행이나 하자.-
“그래.”
성진은 그녀의 허리를 이리저리 -스캔- 해보고 고민했다. 척추의 신경을 어떻게 이어야 하나 고민이 많았다.
“허, 이거 정말 대수술이네?”
노인이 말했다.
“이제, 되었나?”
“예, 나머지는 제가 고민할 겁니다.”
“그래? 내가 어디로 미스릴을 가져다주면 되나?”
“드워프 공방장이, 있는 공방에 맡기면 됩니다. 미스릴을 구해 오시면 수공비만 받겠습니다.”
“자네? 꽤 양심적이군?”
“에이~ 저 돈 많아요?”
“하기사, 소문에 들어보니 밖에 있는, 저 넓디넓은 농장이 다 자네 거라며?”
“일하는 일꾼도, 수백 명 입니다.”
성진이 말했다.
“온 김에, 와인이나 한 병 받아 가세요.”
“그래? 그 와인이 그렇게 귀하다던데?”
성진이 노인을 보내주며 와인 한 병을 손에 쥐여 주었다. 노인이 좋아하며 와인을 병나발을 불고 휠체어를 밀고 사라졌다.
그러자 성진이 [광기의 공주]에게 말했다.
“대단한 검객이었어? 그렇지?”
[광기의 공주]가 웃으며 말했다.
-그래 봐야? 성진이 네가 힘을 제대로 쓰면 못 견딘다.-
“에이~ 나보고 저 뼈까지 삭은 노인네랑 싸우라고?”
성진은 그날 저녁 척추뼈의 설계도를 그렸다. 남성의 뼈와 여성의 뼈의 크기가 다르듯 개개인의 뼈의 크기도 다 달랐다.
다행히 머릿속에는 아까 측정한 여성의 척추뼈의 크기가 다 있었다.
다음 날 저녁부터 성진은 일단 시험 모델을 만들었다. 드워프 공방의 공방장이 옆에 와서 물었다.
“이번에는, 부서진 척추뼈를 교체하는 수술을 한다고?”
“예, 그렇게 되었네요?”
“다행이, 그 어르신이 -드워프 제국-의 황제와 친해서 미스릴을 구해왔네?”
“그래요? 그럼 우리는 수공비만 받으면 되겠네요?”
“그렇지? 아휴~ 나도 미스릴 구하러 갈 때마다 눈치가 보인다니까?”
“왜요? 누가 뭐라고 해요?”
“뭐, 우리가 기술을 전수 받고 있으니까, 참아주는 거지. 본래 미스릴은 다른 국가에 안 팔아.”
“그럼? 빨리 배우세요.”
공방장이 버럭 했다.
“자네까지, 날 닦달 하나?”
성진이 웃으며 말했다.
“누가 닦달 합니까?”
“누구겠나? 우리 -드워프 제국- 황제지.”
“이제 어느 정도 의족하고 의수는, 만들 수 있으시잖아요?”
“만들 수 있지만, 수술을 못 하고 있지.”
“그래서, 수술할 때 드워프 의사, 마법사가 그래서 보이기 시작했나요?”
“그렇지, 배워야 뭘 하는 거지.”
성진은 며칠에 걸쳐서 척추 샘플을 완성했다. 머리뼈부터 경추, 흉추, 척추까지 연결하니 뼈 표본 같았다. 여기에 드워프들이 팔다리뼈 골반 뼈가지 만들어 붙이니 여기가 과학실인지 공방인지 구별이 안 되었다.
이제는 환자에게 시술할 척추를 만들기 시작했다. 노인이 미스릴을 넉넉히 얻어 와서 척추뼈 3개는 100% 미스릴로 하고도 남았다. 남은 건 공방장에게 맡겨서 노인에게 주라고 했다.
성진이 한창 저녁에 작업하고 있으니 노인이 딸을 휠체어에 앉히고 공방까지 구경 왔다. 그리고 성진에게 말했다.
“내가, 수술 순번을 1등으로 바꾸었다.”
성진이 웃으며 망치질을 하고 말했다.
“정말? 때리진 않으신 거지요?”
“말로 했다네?”
그러는 노인의 옷에 핏자국이 튄 걸 보니 적당한 폭력도 가미 되었던 거 같았다.
그러면서 성진이 마나를 잔뜩 불어 넣은 망치로 100% 미스릴을 다루는 걸 보자 감탄했다.
“무공을? 그렇게도 이용 할 수 있구만?”
성진이 망치질을 하며 말했다.
“이것도, 저랑 공방장 둘뿐이 못합니다. 수련이라고 생각해야지요.”
성진이 망치에 마나를 잔뜩 불어 넣은 걸 보고 노인이 감탄했다.
“자네? 격이 [공작급]을 넘어섰군? 왜 그런데 여기 이렇게 사나?”
성진이 망치질을 하다가 웃었다.
“그럼? 어떻게 사는 게 행복한 겁니까?”
성진의 말에 노인장은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성진이 여기서 의원 일이라도 안 하면 자신의 딸은 평생 자신의 다리로 땅을 못 걸었을 것이다.
“그렇군? 미안하네. 자네 삶의 행복을 내가 함부로 평가했군?”
성진이 망치질을 하며 말했다.
“아무리, 진수성찬이 있어도, 고깃국 한 그릇 이상은 먹을 수도 없고. 또 비바람 막아줄 집이 있고, 건강한 가족이 있으면, 행복 한 거 아닌가요?”
성진의 말에 노인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맞네. 정말 자네는 진국이구만?”
그렇게 성진이 하루 작업을 끝내고 집에 가는데 노인장이 딸을 휠체어에 태우고 따라서 왔다.
성진이 노인에게 물었다.
“왜? 따라오세요?”
“어? 우리 딸이 자네 집에 있는 수인족 꼬맹이가 보고 싶다고 해서.”
“아~ 뚠뚠이요?”
“어 그래, 그 통통한 은빛 늑대.”
“그놈, 지금 시간에는 엄마 품에서 젖 빨고 자고 있어요.”
“그래? 그럼 낮에 가면 볼 수 있나?”
“예, 낮에 오세요. 점심시간이면 묘인족 얌순이도 있고, 호인족 얼룩이도 있어요.”
그러자 휠체어에 앉은 그녀의 얼굴이 밝아졌다. 그러자 노인이 말했다.
“그럼, 내일 점심에 가지.”
다음날……
성진이 점심을 먹으려고 하자 문이 열리고 뚠뚠이와 얌순이, 얼룩이가 좋다고 뛰어 들어왔다.
성진이 웃으며 꼬맹이들을 쓰다듬어 주었다. 성진의 엄마인 제시가 고기를 굽고 있는데 문이 열리며 노인장이 딸을 휠체어에 태우고 들어 왔다.
“신세 좀, 지겠습니다.”
제시가 웃으며 말했다.
“앉으세요.”
노인장이 보니 요리를 돕고 있는 불의 마녀가 신기했다.
“어? 자네? 인간이 아니군?”
성진이 웃으며 말했다.
“반 정령입니다.”
“그래? 정말 이 집에는 신기한 게 많군?”
그러면서 먹는 식단을 보니 영주보다 잘 먹었다. 각종 고기에 야채, 과일, 빵과 스프까지 진수성찬이었다. 노인장은 고맙다고 하고 먹고 노인의 딸은 뚠뚠이를 쓰다듬고 좋아했다.
뚠뚠이는 고기를 먹는데 누가 건드나 보니 아파 보이는 여자이기에 그냥 참고 먹었다. 그리고 그녀는 얌순이도 쓰다듬고 호인족인 얼룩이도 쓰다듬었다.
아마도 수인족을 좋아하는 것 같았다.
뚠뚠이를 만지고 있자니 노인장이 딸에게 물었다.
“딸아? 수인족이 좋니?”
그제서야 딸이 말했다.
“인형 같아요.”
뚠뚠이는 고기를 다 먹고 제시에게 당당히 말했다.
“나 고기 한 장 더 주세요~”
성진이 뚠뚠이 배를 만지며 말했다.
“야이~ 돼지야~ 적당히 먹어라, 소아비만 오겠다~”
뚠뚠이 엄마는 그래도 뚠뚠이가 뚱뚱한 게 좋은지 매번 봐도 안고 다녔다. 노인장이 점심을 다 먹고 성진에게 물었다.
“그런데? 여기 수인족 꼬맹이는 어떻게 왔나? 부모 중 누가 죽었나?”
“아니요? 저 뒷집이 수인족들 집인데요. 사냥 나가면서 이렇게 꼬맹이들을 맡겨 놓고 나갑니다.”
그녀와 노인장은 한창 수인족 꼬맹이들과 놀다가 돌아갔다.
그녀의 척추뼈는 거의 한 달을 걸려서 성진이 완성했다. 말이 척추뼈지 신경을 연결하려면 미세한 구멍을 뚫는 게 장난이 아니었다.
그것도 100% 미스릴이니 성진이 정말 미세한 송곳에 강기를 밀어 넣고 조금씩 깎아 내야 했다.
노인장이 완성된 척추뼈를 보고 감탄했다. 한 달을 같이 고생하는 걸 봤기에 얼마나 힘든지 아는 것이다.
다음날……
수술실이 준비되고 여러 마법사와 마녀. 의사들이 수술 견학을 왔다. 이번에는 처음 시도하는 척추뼈 교체 수술이라 다들 궁금하고 배우고자해서 견학 좌석이 꽉 차서 못 들어오는 이들도 있었다.
그녀가 들어오고 수많은 이들의 눈빛을 보자 얼었다. 노인이 성진에게 말했다.
“수술을? 비공개로 하면 안 되나?”
성진이 노인장과 그녀에게 양해를 구했다.
“이들은, 다 앞으로 제가 없을 때, 치료를 해야 할 의사나 마법사 마녀들입니다. 그들이 많이 배우면 배울수록 더 많은 환자가 나아집니다.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그녀가 성진을 보고 말했다.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환자가 나았나요?”
“한 20여 명 됩니다. 알다시피 의수나 의족 만드는 게 한 달은 걸립니다.”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요? 더 많은 몸이 불편한 환자를 위해서라도 제가 참아야지요.”
성진이 그녀에게 고개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성진이 그녀를 안아서 수술대에 눕혔다.
이제 수술을 시작해야 했다. 노인은 긴장감에 이를 악물었다. 본래라면 보호자는 없는 게 좋지만 노인은 끝까지 우기며 들어 왔다.
혹시 모를 자식의 마지막이라면, 마지막이라도 보고 싶다고 말했다.
성진이 그녀를 돌아눕게 하고 척추가 보이게 하며 수술용 칼을 들었다.
너 눈을 왜 그렇게 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