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0화
성진이 집에 돌아와서 주방에서 와인을 마시고 있자니 선화 기사가 다가와서 와인을 뺏었다.
“아니? 나이도 어린 게? 왜 자꾸 술을 먹어? 너 누나한테 혼난다?”
성진이 피식 웃었다. 성진도 이제 어느 정도 흐릿하게 안개처럼 과거가 떠오르고 있다. 성진의 감긴 눈의 오른쪽의 [광기의 공주]가 웃었다.
-야 선화야? 너 정말 성진이가 13살 정도라고 생각하냐?-
선화 기사는 당연히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지? 내가 똥싸개를 얼마나 잘 돌봤는데?”
-야야 상식적으로 생각해 봐라? 성진의 저 덩치와 검의 실력이나 마법 실력이 13살짜리냐?-
“그럼 몇 살이라는 소리냐?”
-글쎄? 아직 기억이 봉인 돼서, 정확히는 모르지만 적어도 천 살은 넘었다.-
“그게 말이 되냐? 그럼 왜 어린애로 발견 된 거야?”
-그건 신들의 전쟁 때문이다.-
“무슨 소리야?”
성진이 웃으며 말했다.
“신경 쓰지 마세요. 알아봐야 좋을 것도 없는 과거이니까요.”
선화가 그래도 와인을 안 주고 말했다.
“나중에, 널 돌봐 주는 높은 분들 오면 물어봐야겠다.”
[광기의 공주]가 웃었다.
-과연? 그분들이 말을 해줄까?-
“하여간, 성진이는 내 눈에는 13살이야.”
성진은 선화가 사라지자 가방에서 다른 와인을 꺼내서 웃으며 마셨다. 딴에는 성진을 생각해 준다는데? 어찌 고맙지 않나?
그 시간……
영주의 성, 영주실에서는 영주가 와인을 한 손이 불편한 귀족에게 따라 주고 있었다.
와인을 마시던 검왕이 웃었다.
“음~ 정말 진하고 신선하군요? 비싼 이유가 있군요.”
영주가 웃으며 말했다.
“글쎄요? 저야 수확량의 50%를 세금으로 받아서 황실에 바치고 남은 걸 겨우 먹는 수준이라서요.”
검왕이 피식 웃었다. 돈을 갈퀴로 긁어 담으면서 저런 죽는소리를 하고 있다.
검왕이 와인을 마시며 뜸을 들였다. 자신으로서는 남에게 아쉬운 소리 하는 게 너무 힘들었다. 비록 손이 잘못되었지만 자신은 검왕이다.
영주가 조심히 입을 열었다.
“힘든 걸음으로, 저희 영지까지 오신 이유가 있으시겠지요?”
검왕이 와인잔을 놓고 오른손을 영주에게 보였다.
오른손을 쓰는 그의 오른손의 손가락이 3개가 없었다. 엄지와 검지만 남아 있었다.
영주가 쓴맛을 다셨다.
이야기로만 듣던 검왕의 손을 직접 보니 씁쓸했다.
“저도, 소문으로만 들었는데? 진짜였군요?”
“예 -사자 제국-의 사자왕과 싸우다가 이 꼴이 났지요? 저에게 명예로운 죽음을 준 게 아니라 치욕적으로 살게 했어요.”
영주가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
“제가? 어떻게 도와 드리면 될까요?”
검왕이 굳게 입을 다물고 있다가 힘겹게 입을 열었다.
“제가, 다음번의 전투 의수의, 시술을 받게 도와주십시오.”
영주가 고개를 끄덕였다.
“예, 제가 다른 대기 중인 귀족들을, 설득하겠습니다.”
그리고 다시 검왕이 입을 열었다.
“그리고, 제 전투 의수를 성진 공자가 만들게 해주십시오. 또 성진 공자가 제 수술을 직접 하게 해주십시오.”
그 말에 영주가 난감해졌다.
“하~ 그건? 좀 힘들 수도 있습니다.”
“왜 입니까?”
“성진 공자가, 전에 첫 번째 가지 대공의 수술을 끝으로, 더 이상 의수와 의족을 안 만들고, 더 이상 시술도 안 한다고 했습니다.”
검왕이 입술을 굳게 다물고 있다가 영주에게 고개를 숙였다. 그러자 영주가 급히 그의 어깨를 잡았다.
“검왕님, 이러시면 안 됩니다. 검왕은 오직 황제 폐하께만 고개를 숙이셔야 합니다.”
그러나 검왕은 고개는 들지 못하고 있었다.
“저도 들었습니다. 첫 번째 가지 대공이 전투 의수를 달고 검강을 다시 시전 했다지요?”
“예 저도 그렇게 들었습니다.”
“저는, 죽더라도 사자왕과, 다시 붙어 보고 싶습니다. 이 치욕을 갚고 싶습니다.”
검왕의 눈에 독기와 회한이 서려 있었다. 그리고 물기도 고여 있었다. 영주가 차마 더 이상 검왕의 어깨를 잡고 있지 못하고 물러나서 의자에 몸을 묻었다.
“성진 공자는, 돈을 무척 좋아합니다.”
검왕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제가, 50만 골드까지는, 지불 할 수 있습니다.”
“성진 공자가, 작업한다고 해도 전투 의수만 만드는데, 한 달이 넘게 걸립니다.”
“기다릴 수 있습니다.”
영주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조심히 입을 열었다.
“제가, 일단 성진 공자를 설득하기는 하겠는데? 자신은 없습니다. 그래도 기다려 보시겠습니까?”
그러자 검왕이 고개를 서서히 끄덕였다.
“시도를 해 보신다고, 하는 것 자체에 감사합니다.”
“그럼, 영주성의 귀빈실에서 쉬시지요?”
“아닙니다. 더 이상 신세를 질 수 없지요? 영지에 있는 호텔에 머물고 있을 테니 연락 주십시오.”
검왕이 영주에게 정중히 인사를 하고 사라졌다. 영주에게 부담감을 팍팍 주는 정중한 태도에 영주의 마음이 무거웠다.
다음날,,
성진은 아침에 수련하는데 오랜만에 레오나 공녀와 레티온 공자가 성진에게 대련을 청하러 왔다.
성진은 수련을 하다가 혼자 수련 하고 있는 레드를 불렀다.
“레드야.”
“예 공자님.”
“적당히 주물러 드려라.”
선화 기사가 피식 웃었다.
레티온 공자와 레오나 공녀는 서로 먼저 하겠다고 했으나 잠시 후 레드에게 의해 단정하게 사이좋게 그늘에 누웠다.
케인 단장이 아침에 수련하다가 누워 있는 레티온 공자와 레오나 공녀를 보고 웃었다.
“성진 공자, 오늘은 누구에게 맞은 거야?”
“레드요.”
“호오~ 레드, 우리 -하프 블러드- 기사단에 들어오라니까? 바로 기사 작위 준다니까?”
그러나 레드는 그저 웃어 넘겼다. 레드에게는 성진에게 갚아야 할 빚이 하늘만큼 있다.
손과 발이 없고 눈도 없던 불구의 거지였던 자신을 이처럼 수십만 골드를 들여서 창을 다시 잡게 해주고 노예로 있던 자신의 가족까지 해방 시켜 주었다.
지금 딸과 부인은 집에서 편하게 요리나 도와주고 살고 있다. 이제 딸이 자라면 시집만 보내면 된다. 이건 길바닥에서 구걸하던 레드의 인생에서는 생각도 못 하던 것이다.
성진은 누워서 인사불성이 되어 있는 남매를 마법으로 깨웠다.
“자자 시간 없습니다! 적은 우리가 체력이 다시 차기를 기다려 주지 않습니다!”
레티온 공자과 레오나 공녀는 다시 성진의 목검에 온몸이 퍼런 줄이 쫙 쫙 가도록 검을 맞고 쓰러져서 시종에게 업혀 갔다.
케인 단장이 웃으며 성진에게 말했다.
“에이~ 적당히 하지 그랬어?”
“아니? 실전에 적당한 것이 어디 있습니까? 어제 던전에서 보니 아주 죽자고 달려들던 데요?”
테인 단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맞아. 기사 아카데미로 가면서, 서로 어린 가지치기를 하는 게 그렇게 살벌하지.”
“다들? 20살짜리 시종을 데리고 갑니까?”
“어, 그래서 시종에게 검술을 가리키는 가문도 상당해. 기사 아카데미까지 가면서 목을 바쳐서 주인을 보호하라고.”
“에이~ 죄 없는 시종만 목만 떨어지겠네요?”
“뭐 그렇지? 그래도 웃긴 게 이게 전통이라는 거야.”
성진이 고개를 끄덕이고 아침 수련을 계속했다. 선화 기사와 대련 그리고 성 기사들과의 대련이다.
물론 불의 마녀와 레드와 대련도 있었다. 불의 마녀는 대 검사 전에 빨리 익숙해져야 성진과 같이 기사 아카데미 수행에 참여 할 수 있기에 열심히였다.
그리고 레드와의 대련은 실전을 방불케 했다.
레드의 창에서 뇌력이 튀면서 성진에게 찔러 들어가면 성진은 [이화 신공] 을 쓰며 레드에게 창격을 되돌려 주며 대련에 임했다.
레드는 성진의 [이화 신공]으로 돌아오는 자신의 창격을 맞찔러 가면서 성진을 공략했다.
-카카카카카캉!
레드의 성장에 성진이 흡족해했다.
“그래! [이화 신공]은 물러나면 당한다. 뚫어봐라!”
케인 단장이 레드의 [창법]을보고 선화 기사에게 물었다.
“우리에게 준 [양가 창법]이 아니지? 저건?”
선화 기사가 웃으며 말했다.
“에이~ 단장, 레드는 특별합니다. 저 독문 무공은 잘못 익히면 죽어요.”
케인도 뇌력이 튀는 창격을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뭐? 내가 보기에도 뇌력과 관련된 [심법]을 익혀야 할 것 같은데? 죽기 딱 좋네?”
그리고 레드의 움직임을 보고 있다가 침을 삼켰다.
“저 정도면, 거의 [백작급]인데? 왜? 기사단에 안 들어오겠다는 거야?”
선화 기사가 피식 웃었다.
“우직한 사내가, 은혜를 갚고 있는 겁니다.”
케인 단장은 한숨을 쉬었다. 요즘 들어서 전력이 너무 딸리는 것 같은데 레드가 너무 탐났기 때문이다.
물론 선화 기사도 탐이 나지만 선화 기사는 성진의 경호 임무 수행 중이다.
성진이 레드와 대련이 끝이 나자 어린 농노들이 와서 음료수를 주었다. 어른 농노들은 농장 일을 나가고 어린아이들은 이런 잔심부름 하고 놀고 있었다.
그들의 눈에는 성진이 [검법]이나[창법] 하나 안 가르쳐 주나 무척 기대 하는 게 보였다.
그래서 성진이 잠시 자질을 살펴보았으나, 그다지 자질이 없어서 그냥 나중에 농노에서 해방 해주는 선으로 끝낼 생각이다.
성진이 쉬고 있자니 이제 한쪽에서 [양가 창법]을 연습하던 성진의 형과 아버지가 왔다. 성진에게 아직 도련님이나 공자님이라고 부르며 [양가 창법]의 미진한 부분을 물어보았다.
“응? 그건? 아직 실전 경험이 부족해서 그럽니다. 레드야?”
“예, 공자님?”
“우리 아버지와 형에게, 대련 좀 해드려라, 너무 빡빡하게 하지 말고?”
“예. 적당히, 해드리겠습니다.”
잠시 후……
성진의 아버지와 형은 그늘에 사이좋게 누워 있었다.
레드가 실전의 맛을 조금 보여준 것뿐이다.
성진은 점심시간이 돼서 집에 들어가니 은빛 늑대 뚠뚠이, 묘인족 얌순이, 호인족 얼룩이가 자기들이 주인인냥 식탁 의자에 앉아서 기다리고 있었다.
성진이 웃으며 뚠뚠이의 볼을 잡아당겼다.
“아오~ 아기 돼지야!”
“헤헤~ 형아 오늘은 사슴 고기래?”
“그래? 맛있겠네?”
“형아~ 나 6뿔 멧돼지 고기 먹고 싶다?”
얌순이도 옆에서 성진의 몸에 얼굴을 비비며 말했다.
“헤헤~ 오빠 나도 6뿔 멧돼지 고기 먹고 싶다?”
성진이 얌순이를 쓰다듬어 주고 웃으며 말했다.
“뭐가? 잡혀야? 먹여 주지 이놈들아?”
그리고 성진이 나온 사슴 고기를 뜯으려는 순간 영주의 성에서 전령 기사가 나왔다.
“성진 공자님 계십니까?”
성진이 뜯던 고기를 놓자마자 뚠뚠이와 얌순이, 얼룩이가 성진의 고기를 훔쳐 갔다.
성진이 한숨을 쉬고 문밖으로 나갔다.
자주 오는 전령임을 보고 알았다.
“예? 무슨 일이시지요?”
“예, 영주님이 점심 식사를 같이 하자고 하십니다.”
“예? 아~ 가야지요.”
성진이 입맛을 다시며 갔다. 분명 영주성은 점심 식사는 화려할 것이라는 헛된 희망을 품고 갔다.
그러나 영주는 순수 엘프다. 당연히 채식주의자다.
성진이 검을 차고 나가자 선화 기사와 레드, 성기사들까지 일어났다. 뚠뚠이와 얌순이, 얼룩이는 남는 고기를 보고 환호했다.
선화 기사는 영주의 식성을 알기에 한숨을 쉬며 따라갔다.
“아휴~ 과일로 배 채우고 돌아오겠구만?”
성진이 영주성으로 걸어가며 전령 기사에게 물었다.
“무슨 일이신 아십니까?”
전령 기사가 머리를 긁으며 웃었다.
“저 같은, 말단이 알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성진이 천천히 걸어가는 게 성진의 감긴 오른쪽 눈의 [광기의 공주]가 말했다.
-가면서 레벨업이나? 하자?-
성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지? 어제 좀 많이 잡았지?”
-[후작급]만, 두 놈이나 잡았잖냐?-
“그래, 레벨 갱신이나 하자?”
성진이 레벨 갱신을 하려는데? 선화 기사가 옆에서 물었다.
“아니? 성진 공자? 혼자 레벨 갱신이 돼? 신전에 안 가도 돼?”
그러자 옆에 같이 가던 성기사가 말했다.
“성진 공자는 대지의 여신 -가이아-의 축복을 받고 자체적으로 레벨 갱신이 가능한 거로 알고 있습니다.”
선화 기사가 눈이 커졌다.
“뭐? -가이아- 신의 축복을 받았다고?”
성진이 그저 웃으며 레벨 갱신을 하였다.
성진의 시야에 레벨 인터페이스가 지나갔다.
-추방 당한 신- -추락한 신- -종말을 막은 신-
[브론즈 공작급] - -> [골드 공작급]
레벨 455 -- > 레벨 655
힘 455 - - > 힘 655
민첩 455 - -> 민첩 655
지혜 455 - -> 지혜 655
HP 910 - -> HP 1310
MP 910 - -> MP 1310
오른쪽 눈 [광기의 공주] 왼쪽 눈[막내 공주]
[종말의 용] 의 심장 소유
[천수 천장] [여래 신장] [염화 폭렬권][무영각][승룡각]
[이화 신공] [자하 신공] [빙백 신공]
[월화 신공] [뇌화 신공][크로우즈 신공] [구천 신공] [태극 혜검]
[흑뢰 창법]
성진은 이제 격이 [공작급]의 끝에 놓였다.
“호오~ 레벨이 팍 오른다?”
[광기의 공주]가 칭찬했다.
-그래, 그래. 빨리 강해지고 15살 돼서 세상을 휩쓸고 다니자?-
성진은 절대 그럴 생각이 없었다. 복지부동 할 것이다.
그냥 농장에서 포도나 키우고 딸기나 키우면서 [검법]이나 수련하며 살고 싶다.
성진이 영주의 성에 도착하자 다른 이들은 다른 식당으로 안내되었다. 선화 기사가 제일 좋아했다. 영주와 같이 식사만 안 하면 고기국물이라도 나온다.
시종들은 인간이기에 고기를 먹여 주기 때문이다.
성진은 영주 가족이 먹는 식당으로 들어섰다. 거기서 성진을 보고 기겁하는 레티온 공자와 레오나 공녀를 보고 웃었다.
“아~ 누가 보면, 제가 때린 줄 알겠습니다?”
자식들의 겁먹은 표정을 보고 영주가 웃었다.
“그러니, 적당히 하지 그랬나? 아주 우리 애들을 아주 잡는다던데?”
“그 대신 빠르게, 강해졌지 않습니까?”
영주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그렇지? 아마 또래에 적수가 별로 없을 거야.”
아버지의 칭찬에 레티온 공자와 레오나 공녀의 얼굴에 꽃이 피었다. 아버지가 대놓고 이렇게 칭찬 하는 건 별로 없어서이다.
영주는 레티온 공자가 그래도 좀 맞아서 싸가지가 있어져서 좋았다.
잘못 까불다가는 개 맞듯이 맞을 수 있다는 걸 성진이 직접 가르쳐 주고 있기 때문이다.
성진은 시종이 빼주는 의자에 앉아서 나오는 코스 요리를 보고 얼굴이 사정없이 일그러졌다.
차마 성질은 못 내고 포크로 야채를 난도질하고 있었다.
영주가 그걸 보고 웃었다.
“하하, 자네 식성에는, 우리 엘프의 식단이 별로지? 잠깐 기다리게 내 따로 준비해 주지.”
잠시 후……
부드러운 소고기 스테이크가 나왔다. 성진은 어린애처럼 좋아하고 있자니 레오나 공녀가 자신들에게 대련을 해주는 그 살벌한 성진인가? 의문을 품을 정도였다.
그리고 한참을 먹고 있는데 식사도 안 하고 성진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중년인을 보았다.
성진이 그를 보고 물었다.
“저에게? 하시고 싶은 말이 있나요?”
그가 성진을 보고 의아해하며 물었다.
“자네? 인간이 맞기는 하나?”
성진의 감은 왼쪽 눈의 [막내 공주]가 시비를 걸었다.
-야~ 밥을 먹는 데는 개도 안 건들어!-
그 말을 듣고 그 중년인의 표정이 더 기이해졌다.
“정말? 인간이 아닌 것 같군?”
[막내 공주]가 짜증을 냈다. 오랜만에 좋은 음식을 즐기고 있는데 찬물을 끼얹고 있으니 짜증이 나는 것이다.
-야! 너 누구야? 왜 밥 먹는데 시비야?-
“아 난 한때, 검왕이라고 불렸던 자라네.”
성진은 이제서야 그의 얼굴을 보고 생각이 났다. 어젯밤에 성진의 곁을 스쳐 지나간 중년인이었다.
검왕은 고기를 먹고 있는 성진을 끊임없이 관찰했다. 검왕이 느끼기에는 성진은 인간이 아니다. 마수의 기운을 숨기고 있다.
그렇다고 또 몬스터도 아니다.
정말 알쏭달쏭한 성진에게 부탁해야 할 처지이기에 한숨을 쉬었다.
성진이 고기를 다 먹자 시종이 와인을 잔에 채워 주었다.
그제야 검왕이 입을 열었다.
너 눈을 왜 그렇게 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