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3화
성진이 집에 들어가자 레드의 가족들은 사탕수수를 압착기로 짜고 설탕물을 만들다가 레드의 멀쩡한 두 다리와 두 손 그리고 눈을 보고 울먹였다.
레드의 부인이 레드를 잡고 울고 있었고 레드의 딸이 성진에게 절을 했다.
“제 가족에게 베푸신 은혜, 제가 몸으로 라도 머리가 백발이 될 때까지, 갚겠습니다.”
성진이 그녀를 일으켜 세웠다.
“그런 말 하지 말아요. 레드는 이제 가족이고, 앞으로 우리 가족들을 보호하며 살면 됩니다.”
그녀가 울면서 거듭 절을 하고 또 절을 했다. 이제야 아버지가 경비병의 시절로 돌아간 것이다.
그 시절 어린 딸처럼 아버지에게 안기며 좋아했다.
레드 또한 장성한 딸을 어린 딸처럼 안고 쓰다듬어 주었다.
다른 사람들이 코끝이 찡해지고 있었으나 성진은 사탕수수로 짠 설탕물을 맛보았다.
“음! 정말 진하군요?”
성진의 아버지인 스미가 말했다.
“예, 공자님, 지금 시험 재배를 하고 있는데? 이걸 말려 설탕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다들 눈치를 챌 것 같습니다.”
“영주님은 뭐라고 하시나요?”
“최대한, 조심스럽게 진행하라고 하지만, 이 달콤한 냄새를 없앨 수가 없네요?”
설탕은 큰돈이 된다. 일반 귀족들도 설탕을 아껴 먹을 정도로 귀한 것이다. 이를 생산 하는걸 눈치를 채면, 지금 까지 와는 또 다른 난리가 날 것이다.
영주는 황제에게만 주고 싶은 것이다. 형인 황제도 이걸 하사품으로 줘서 귀족들을 다독이고 싶은 것인데 눈치를 채는 인간들이 늘고 있다.
입이 무거운 농노들만 골라서 사탕수수 재배에 투입했는데도 이 냄새는 어쩔 수가 없었다. 달콤한 냄새에 낮에는 벌과 나비들까지 날아 들 정도다.
불의 마녀가 앉아서 사탕수수의 설탕물을 컵에 따라서 홀짝홀짝 마시고 있었다. 성진이 웃으며 말했다.
“야야~ 이빨 썩어~ 양치도 잘 하지 않으면서?”
성진이 크게 뭐라고 하지 않자 이제는 그릇으로 들이마시고 있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레드는 재활 훈련을 하고 산은 잘 깎여서 농장을 조성했다. 성진은 어차피 걸릴 거 하는 수 없이 산 쪽에 대량의 사탕수수 농장과 과수원 등을 조성했다.
물론 [고속 성장 촉진 마법진]을 조성하고 그 위에서 사탕수수 밭과 과수원을 조성했다.
사탕수수는 잘 자라서 일주일에 두 번씩 수확을 했다.
설탕을 만드는 과정은 영주성에서 알아서 했다 대량의 공터가 필요했고 끓이거나 말려야 하는데 성진의 농장에서 하면 정말 설탕을 구하려고 난리가 날 것이다.
하루는 레드와 대련을 하고 있는데 레티온 공자와 레오나 공녀가 성진을 찾아왔다. 그동안 성진에게 다져져서 골병이 나서 아파서 쉬고 있던 것이다.
성진을 보더니 레티온 공자가 인사를 했다.
“성진 공자? 다시 한 번 더 지도 대련을 부탁드립니다.”
성진이 웃으며 레드에게 말했다.
“레드, 이제 찌르기는 잘 되지?”
“예 공자님.”
“그럼, 여기 레티온 공자와 대련 좀 해봐라.”
“제가, 감히 어떻게 그럴 수 있습니까?”
레티온 공자는 성진이 대련을 해주지 않고 레드에게 넘기자 얼굴이 약간 씁쓸해졌다.
성진이 그걸 보고 웃으며 말했다.
“레티온 공자님?”
“예, 성진 공자?”
“전투에서, 솔직히 검이 쓰는 놈들이 많이 덤빌까요? 창을 쓰는 놈이 많이 덤빌까요?”
그 말을 가만히 생각해보더니 레오나 공녀가 대답했다.
“두목이 검을 쓰는 기사겠고, 나머지는 창을 든 부하겠군요?”
성진이 손뼉을 쳤다.
“훌륭하십니다. 레오나 공녀님? 맞습니다. 이제부터 저도 대련을 하겠지만? 창술사와도 붙어 보시는 겁니다.”
그 말에 레티온 공자의 얼굴이 밝아졌다. 성진이 대련을 해준다는 말에 말이다. 하지만 그건 두 배 세배로 힘들다는 소리다. 레드가 불편한 몸으로 나오니 레티온 공자가 좋아했다.
그러나 그건 처음 몇 분뿐 이었다. 레드가 몸에 내력을 돌리며 본격적으로 창술을 시전 하자 창이 검은 흑색으로 은은히 빛나고 있었다.
그리고 레티온은 온몸이 샌드백이 되기 시작했다.
-파파파파파팡!
-쿨럭!
레티온의 몸은 멍으로 시퍼레졌다. 만약에 레드의 창끝이 솜뭉치가 아닌 날붙이였다면 벌써 수십 번은 죽었다.
성진이 레드에게 말했다.
“뇌격 찌르기를 보여 봐라! 레티온 공자님 큰 거 갑니다!”
그러자 레티온 공자가 일단 [샤프니스 검법]의 방어식을 시전 했다.
그리고 레드의 목창이 흑색 스파크가 튀기면서 빠르게 공간을 갈랐다.
-쩌엉!
-쿨럭!
레티온 공자의 검이 반으로 구겨지면서 뒤로 날아가서 굴렀다. 뒤에서 보고 있던 케인 단장이 잡아 주지 않았다면 기사단의 숙소의 벽에 처박혔을 것이다.
케인 단장이 레티온 공자를 보고 정신을 차리게 하려고 했으나 정신줄을 놨다. 성진이 웃으며 레드를 보고 말했다.
“적당히 해~ 다치면 우리만 욕먹잖아?”
“예, 적당히 하겠습니다.”
만약 레티온 공자가 정신을 차리고 있었다면 수치심으로 얼굴이 벌게졌을 것이다. 의족과 의수, 의안을 달고 있는 장애인에게 졌다고 말이다.
허나 전투 의족, 의수, 의안 이라는 개념을 이해한다면 달라질 것이다.
그러나 아직 전투 보조 기구를 달고 있는 이는 레드 한명 뿐이다. 레오나가 긴장하며 앞으로 나섰다.
“잘, 부탁드립니다.”
레드가 고개를 숙였다.
“제가, 실례되는 행동을 하더라도, 용서를 바랍니다. 공녀님.”
“제가 부탁드려야지요? 실전에서는 어떤 꼴을 당할 줄 모르는데요?”
맞다. 그녀는 미녀에다가 여자다. 전투에서 지면 좋은 꼴을 못 당할 것이다.
그녀가 이를 악물고 자세를 잡았다. 자신의 오빠인 레티온 공자를 가지고 놀 정도의 창술의 대가였다.
저런 사람이 영지에 있었다는 것도 몰랐다. 하나 지금은 일단 대련에 집중해야 한다.
창끝에 날붙이 대신 솜뭉치가 달려 있는 창이 날아들었다.
그녀의 진검과 수십 합을 맞부딪쳐 가는데도 목창이 잘리지 않았다.
‘세상에? 이정도 강자였어?’
순간 그녀가 빈틈을 보였다. 그녀의 옆구리에 목창이 찔러 들어 왔다.
-파앙!
솜뭉치의 목창이 그녀의 옆구리를 가격했는데 뼈가 울리고 숨이 막혔다.
“크윽!”
성진이 소리쳤다.
“레오나 공녀! 무슨 일이 있어도 앞을 보세요!”
레오나 공녀가 아차 하는 순간, 그녀의 눈앞에 수많은 창이 치고 들어오고 있었다.
-파파파파파팡!
그녀의 얼굴과 가슴, 명치까지 십여 번의 가격이 이어졌다. 실전이었다면 죽었다.
-쿨럭!
목구멍으로 아침에 먹은 빵이 올라오고 있었다. 레오나가 입을 막고 검을 들었다. 그 순간 아까 레티온의 공자의 몸에 틀어박힌 검은 스파크를 튀기는 창이 그녀의 가슴에 꽂히고 있었다.
그녀가 급히 검을 돌리며 검면으로 솜뭉치의 창을 막았다.
-파캉!
놀랍게도 목창에 그녀의 검이 부러지며 그녀가 날아갔다.
케인 단장은 한숨을 쉬며 날아오는 그녀를 받아 주었다. 두 남매를 그늘이 있는 침상에 눕혀주고 한숨을 쉬었다.
“이봐, 레드. 좀 봐주고 해야지? 이 사람아? 아휴 이걸 어쩌냐?”
그러나 성진은 다른 소리 했다.
“만약에? 제가 호위 임무를 수행하다가? 서로 찢어진다면 홀로 수십 명의 적대적으로 대하는 적들을 상대해야 합니다. 이건 약과입니다.”
성진의 말에 케인 단장도 할 말이 없었다. 성진의 말이 맞다 영지를 벗어나는 순간 전쟁터다. 경호원 없는 귀족은 좋은 먹잇감일 뿐이다.
잠시 후…… 영주가 와서 누워 있는 자기 자식들을 보고 웃었다.
“아니? 대련을 하러 간다고 가더니? 여기 왜 누워 있나? 남매 둘이 사이도 좋게?”
케인 단장이 쓰게 웃었다.
“다, 레드의 목창에 당한 겁니다.”
“레드? 벌써 그렇게 회복되었나?”
레드가 한쪽에서 창술을 연습하다가 영주를 보고 인사를 했다.
“영주님, 레드가 인사드립니다.”
영주가 레드의 강해진 모습을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레티온 공자와 레오나 공녀를 목창으로 저 정도로 만들었다면? [기사급]을 넘었다는 소리인데? 자네? 다시 복귀할 생각이 없나?”
그러나 레드는 고개를 흔들었다.
“저는, 성진 공자에게, 평생의 은혜를 갚아야 합니다.”
영주가 아쉬워하며 쓴맛을 다셨다. 아까부터 레드와 자신 자식들의 대련을 몰래 보았는데? 레드의 창술을 정말 발군이었다.
그런데 은혜를 갚겠다고 저리 버티니 할 말이 없었다. 성진이 영주가 오니 집에 들어가서 사탕수수 짠 설탕물을 가지고 나왔다.
“자, 한잔 드시지요?”
영주가 뭔가 하고 받아먹더니 웃었다.
“크으~ 진하군? 이거 이거 형님이 상당히 좋아하시더군?”
“설탕이야? 어느 시대나 귀했잖습니까?”
“그렇지?”
영주가 성진에게 조용히 말했다.
“설탕 수수 농장 좀 늘이지?”
“그러고 싶어도? 땅이 이제 없습니다.”
“그런가?”
“아니 보십시오? 저희 집 근방으로 다 농장과 과수원입니다.”
“하아~ 어디 빈 농지 없나?”
“배치될 경비병도, 생각하셔야지요?”
“그렇지? 아휴~ 좀도둑들.”
“좀도둑이 아닙니다. 포도 10송이만 훔치면 10골드입니다.”
영주가 가만히 생각하더니 한숨을 쉬었다.
“아무래도, 황제 폐하에게 경비병을 지원 받아야겠어.”
“그 정도로, 병력이 모자랍니까?”
“자네 농장이 좀 넓나?”
그리고 성진에게 조용히 영주가 속삭였다.
“그 레드가, 받은 전투 의족이나 전투 의수는 얼마인가?”
“일반 의수가 10만 골드니까? 전투 의수는 두 배는 주셔야지요?”
“허허~ 우리끼리 인데? 좀 싸게 안 되나?”
“아니? 저만큼 돈도 많이 버시면서 그러면 안 되지요?”
“형님의 자식 중에, 어릴 때 늑대 사냥을 하러 갔다가, [귀족급] 붉은 늑대에게 팔을 물려, 한쪽 팔을 잃은 왕자가 한 명 있다네? 형님이 그 아들을 수술 시키고 싶어 하시네?”
성진이 쓴맛을 다시며 사탕수수 물을 마셨다.
“저도, 싸게 해드리고 싶지만, 마녀들과 의사, 드워프가 합작해서 만드는 겁니다. 정 그러면 일반 의수를 하시지요?”
성진의 말에 영주가 고개를 흔들었다.
“에이~ 황족이 자존심이 있지?”
“그러면, 어쩔 수 없이 20만 골드 내셔야지요?”
영주가 레드에게 가서 전투 의족과 전투 의수를 두드려 보았다.
-깡
-깡
영주가 만지고 살피며 말했다.
“이거 보통 금속이 아니군? 또 [마법진]도 장난 아니구만?”
성진이 웃으며 말했다.
“그 전투 의족이나, 전투 의수는 10% 미스릴 합금입니다. 또 의안은 완전 30% 미스릴 합금이고요. 그래야 금속 알레르기 반응이 없습니다.”
성진의 말에 영주가 할 말이 없어졌다.
“그 귀한 미스릴까지 섞는다면? 내가 깎아 달라는 소리는 못하겠군?”
“대신, 제가 시술해 드리지요.”
“자네가? 그렇게 해주겠나?”
“뭐, 왕자님인데 그 정도 서비스는 해드려야죠? 그리고 미친 듯이 아프다는 걸 미리 말해주세요?”
“그럼, 나도 들어서 아네.”
영주는 성으로 천천히 돌아갔다. 그러고 나서 레티온 공자와 레오나 공녀가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 그를 기다리는 건? 성진의 목검이었다.
성진이 웃으며 말했다.
“좀 쉬었으니, 바로 하시지요? 어느 분 먼저 하시겠습니까?”
레티온 공자가 이를 악물고 나왔고 떡이 되도록 맞고 실려 갔다. 레오나 공녀도 손이 떨리는 공포를 느꼈지만? 어쩔 수 없다. 이겨내야 공작 가문을 차지 할 수 있다.
성진은 남녀가 평등하게 떡으로 만들어 주었다. 아마 며칠은 병동에서 신세를 지다가 올 것이다.
레드와 성진은 대련하고 불의 마녀와 대련을 하고 점심을 먹었다.
점심을 먹으러 주방에 들어가 보니 은빛 늑대 뚠뚠이가 성진의 엄마인 제시에게 아양을 떨고 있었다.
고기를 구워 달라고 말이다.
“헤헤~ 아줌마 나 고기 먹고 싶어.”
제시가 웃으며 은빛 뚠뚠이를 쓰다듬어 주었다. 이놈이 처음에는 이빨을 보이며 성깔을 보이더니 고기 몇 번 얻어먹고는 꼬리를 살랑살랑 흔든다.
성진이 웃으며 뚠뚠이를 쓰다듬었다.
“야? 넌 이제 아주 점심부터 오냐?”
뚠뚠이가 성진에게 안기며 아양을 떨었다.
“헤헤~ 형아 나 고기 구워 주라~”
“우리 엄마가 굽고 있잖아? 이놈아?”
“많이~ 많이~ 구워 주라?”
성진이 뚠뚠이의 머리통을 꽁 때렸다.
“아휴~ 내가 어릴 때, 너희 엄마 젖을 얻어먹는 게 아니었다.”
점심이 되자 뚠뚠이와 케인 단장, 선화 기사가 누가 누가 많이 먹나를 두고 경쟁을 하고 있었다. 고기는 영주성과 -드워프 제국-쪽에서 무상으로 지원하고 있으니 아주 허리띠를 풀고 먹고 있었다.
되려 다른 여자들은 과일과 야채로 배를 채우고 있었다. 처음에 성진의 집에 농노로 왔을 때 너무 잘 먹어서 이제 맞는 옷이 없단다.
성진의 형인 찰스는 불의 마녀와 레드의 딸을 번갈아 보고 좋아하고 있었다.
성진이 형을 도와주고 싶었으나 아무리 그래도 결혼을 강제할 수는 없다. 그럼 다시 노예가 아니고 무엇인가?
레드는 이제 손발을 자유롭게 사용하며 밥을 먹었다. [자동 청결 마법진]과 [자동 복구 마법진]이 있기에 잘 닦아 주기만 하면 된다.
의족, 위수, 의안을 차고 목욕도 가능하다. 아니 수영을 해도 된다.
그날 밤 조용히 성진의 문을 두드리는 이들이 있었다.
레드가 조심히 문을 열어 보니 [귀족급]의 강자들이었다. 그들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성진 공자를, 찾으러 왔습니다.”
레드가 긴장하며 물었다.
“어디서 왔다고, 전해 드릴까요?”
“낮에 영주님이, 말씀하신 분이 왔다고 하십시오.”
레드가 잠시 기다리라고 하자 성진은 이미 듣고 내려오고 있었다.
“어서 오십시오. 안으로 드시지요?”
그러자 4인의 두건을 쓴 남성들이 들어 왔다. 딱 보기에도 질이 좋은 가죽 갑옷과 검을 차고 있어서 변장을 했다고 하나? 그냥 보기에도 귀족이 암행을 나온 게 빤히 보였다.
그래도 성진은 모른 척하고 와인을 건넸다.
성진의 밭에서 방금 만들어서 나오는 와인이었다.
다른 3명은 와인에 손도 안 대고 한 명만 오른손이 아닌 왼손을 뻗어서 잔을 들고 마셨다.
“음~ 역시 원산지에서 나오는 게 더 진하군?”
성진이 웃으며 말했다.
“그럼? 아마도 원액에 물을 탄 걸 드신 겁니다.”
“뭐라?”
그가 분노하며 옆에 있는 남자에게 말했다.
“궁에 돌아가면, 바로 조사를 하게.”
“예 왕자님.”
왕자가 머리를 가린 두건을 내리고 성진의 옆에 서 있는 레드의 전투 의수와 전투 의족, 전투 의안을 천천히 그리고 세세히 살폈다.
성진이 왕자를 보니 역시나 순수 금발의 엘프였다. 레티오 영주와 얼굴도 비슷한 게 황족이 맞았다.
성진이 계속 눈을 감고 있자 왕자의 옆에 한 검사가 말했다.
“자네! 왕자님이 계시는데, 언제까지 눈을 감고 있을 건가? 예를 갖추게?”
성진이 어이없어서 웃었다.
“저 보고? 눈을 뜨라고요?”
“그럼! 어느 안전이라고 눈을 감고 있나?”
성진이 웃으며 말했다.
“그럼? 눈을 뜨지요?”
성진이 눈을 뜨자 불타는 육망성의 두 눈이 빛을 냈다.
그리고 앞에 있는 왕자와 기사들에게 -마비 저주-와 -중력 마법-이 가해졌다. 그들의 몸이 마비되면서 짓눌렸다.
“크윽~ [마안]이었나? 눈을 감아라!”
성진이 눈을 안 감고 비웃으며 말했다.
“아니? 저에 대한 정보도 없이 찾아오신 겁니까?”
“크윽~ 몸에 마비가 온다. 어서 눈을 감아라.”
성진이 피식 비웃음을 날리며 눈을 감았다.
그제야 왕자가 몸을 겨우 일으켰다.
“후우~ 정보부 공작 커그가 일부로 정보를 빼먹었군?”
성진이 황궁의 보이지 않는 암투가 벌써 벌어지는 걸 보고 씁쓸해 했다.
“자, 일단 레드의 몸을 만지고, 느껴 보십시오.”
그러자 왕자가 흥분한 듯 레드의 전투 의수를 만지며 좋아했다.
“그래? 이게 어느 정도 힘을 내나?”
레드가 왕자에게 대답해 주었다.
“그건? 전투 의수에 마나를? 얼마나 주입 하냐에 따라 틀립니다.”
왕자가 작은 단도를 꺼내서 레드의 전투 의수의 손바닥을 빠르게 찔렸다. 레드가 손을 오므리자 신기한 듯 말했다.
“통각이 살아 있어?”
“예, 느낌도 똑같습니다.”
흥분한 왕자가 성진에게 급히 물었다.
“허~ 이걸 어떻게 이식받지?”
성진은 난감한 질문을 받자 머리를 긁었다. 지금 영주성에 순번을 기다리고 있는 군부 고위 귀족들만 해도 수십 명이다.
이 순번을 어기면 칼부림이 날 분위기에서 왕자가 새치기를 하려고 한다. 성진은 와인을 따라 마시고 한숨을 쉬었다.
“그게 말입니다?”
너 눈을 왜 그렇게 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