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2화
하루는 아침에 성진이 수련을 하는데 레티온 공자와 레오나 공녀가 찾아왔다.
성진이 삐쭉삐쭉 거리며 오는 그들을 보고 물었다.
“아니 무슨 일이십니까?”
레티온 공자가 성진을 보고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오랜만이네? 성진 공자?”
이제 예전의 성진이 아니다. 영주이자 공작인 아버지도 함부로 못 대하는 위치에 올라섰다.
성진이 그들에게 물었다.
“예, 오랜만이네요? 무슨 일이세요?”
“저기? 우리하고 대련 좀 해주면 안 되겠나?”
성진이 씨익 웃었다. 그리 좋은 뜻은 아니었다. 쌓인 스트레스를 당당히 풀 수 있는 대상이 와서 좋다는 웃음이다.
“예? 아 해드려야지요?”
레오나 공녀가 성진에게 말했다.
“그런데? 우리가 돈이 없어서 5골드뿐인데? 괜찮겠나?”
“하하, 저 이제 돈 많습니다. 뭐 5골드라도 성의를 보이신다니 받아 드리지요.”
끝까지 안 받는다는 소리는 안 하고 있었다.
그리고 성진이 원체 강하니 목검을 들고 대련이 시작되었다.
그리고는 온몸의 근육이 노곤 노곤 해질 정도로 성진이 다져 주었다. 레티온 공자와 레오나 공녀가 그래도 고통을 참고 웃으며 감사하다고 하고 갔다.
솔직히 성진 정도의 강자가 지도 대련을 해준다면 어디 부러져도 감사를 해야 한다.
성진이 기분이 좋아서 킥킥 거리자 선화 기사가 옆에서 보고 있다가 말했다.
“아니? 좀 심한 거 아닙니까? 성진 공자?”
“예? 심하다니요? 지금은 목검이지만 실전에는 날이 시퍼렇게 서 있는 진검입니다. 지금 몸으로 느껴봐야지요.”
성진의 말에 선화 기사도 고개를 끄덕였다. 몇 달은 계속되는 기사 아카데미까지의 수행은 정말 고행이다.
수많은 귀족의 자제들이 포기하거나 암살당한다. 또는 길에서 객사하는 경우도 있다.
그 정도로 빡시니 레티오 영주가 성진에게 부탁하는 것이다.
성진은 이제 불의 마녀를 불렀다.
“불의 마녀야? 너도 이제 대련 좀 해야지?”
불의 마녀가 성진의 눈을 피하며 말했다.
“아직, 5서클에 못 도달했습니다.”
방금 성진이 여자인 레오나 공녀를 무지막지하게 두들기는 걸 보고 피하고 싶어졌다.
성진의 감긴 오른쪽 눈 의[광기의 공주]가 웃었다.
-야! 너 5서클 오른 거 알아! 이제 좀 맞자?-
불의 마녀는 물리 데미지 무효를 가지고도 성진에게 비 오는 날 개처럼 두들겨 맞았다. 성진은 [종말의 용]의 심장에서 나오는 온갖 [속성력]이 있기 때문이다.
불의 마녀가 온몸을 부여잡고 자신에게 -치료 마법-을 걸고 사라졌다. 그러자 성진이 선화와 성기사들과 대련을 해주고 점심을 먹으러 갔다.
성진이 보니 또 케인 단장이 고기 구운 것을 소금에 찍어 먹고 있었다.
“아~ 좀 케인 단장님? 저녁은 이해하겠는데? 점심부터 여기서 먹는 건 너무 하는 거 아닙니까?”
케인이 뻔뻔하게 웃으며 고기에 빵을 먹었다.
“성진 공자. 돈도 많으면서 내가 먹는다고 너무 그러지 말아.”
성진은 한숨을 쉬었다. 주방에서는 성진의 엄마와 여자들이 일하고 있는 농노들을 위해 고깃국에 빵을 나르고 있었다.
비록 식당에서 빵을 먹게는 못 해주지만 고깃국에 빵을 먹여 주었다. 농노들은 무척이나 좋아했다.
솔직히 거친 일을 하고도 딱딱한 빵 한 덩어리를 주거나 식은 삶은 감자 한 덩어리만 주는 주인들도 넘쳤기 때문이다.
이곳 성진의 농장에 일하러 오면 배부르게 먹을 수 있어서 다들 오려고 한다.
성진이 오후에는 산에 가보았다. 군인들이 산을 깎아서 농장과 과수원을 만들고 있다. 그리고 그걸 보고 있자니 영주성의 영지 감독관이 나와서 같이 보고 있었다.
성진이 그를 보고 웃었다.
“이제? 공사 감독까지 하십니까?”
“하하~ 워낙 중대한 공사라서요. 황제 폐하에게 바치는 공물이 나오는 농장입니다. 어찌 소홀히 하겠습니까?”
“식사는 하셨습니까?”
“예, 공자의 어머니께서, 잘 챙겨 주셨습니다.”
성진의 어머니인 제시는 이제 영주민에서 성진의 어머니로 대접을 받고 있었다. 돈이면 귀신도 부린다.
황도에서 귀족과 거상들도 굽신 굽신 거리며 물건을 사 가는데? 자신 같은 하꼬가 어찌하겠나?
성진은 고생하라고 하고 선화 기사를 이끌고 사냥을 하러 갔다. 성진이 유일하게 일에서 해방되는 시간이었다.
보통 못 나가는데 영지 관리인이 와서 공사 감독을 해주니 도망친 거다.
약초와 열매를 따고 있자니 한 무리의 던전 모험가들이 지나가고 있었다. 그런데 검사의 옆구리에 붕대가 감겨 있는 게 피가 배어 나오고 있었다.
목숨이 경각에 달린 상황 같았다. 성기사들이 나서서 치료를 해주자 감사히 받았으나 그래도 출혈이 안 멈췄다.
그러자 그들의 파티원들이 그의 죽음을 직감한 듯 다들 이를 악물었다.
성기사가 못 고치면 사제도 힘들다는 소리다. 또 너무 출혈이 심해서 더 걸어가지도 못할 듯했다.
뒤에서 보고 있던 성진이 감은 눈으로 죽어가는 기사를 살펴보고 쯧쯧 거렸다.
“-출혈 저주- 에 당했네요? 이거 던전이 그렇게 위험한가요?”
그러자 파티원 중 마법사가 쓰게 웃었다.
“하~ 7등급 던전에, 우리끼리 도전 한 게 미친 짓이었지요.”
던전에 대해서 좀 아는 선화 기사가 쯧쯧 거렸다.
“이 정도 파티면? 5등급 던전이 한계인데? 너무 무리하셨군요?”
“예, 욕심을 부린 거죠.”
성진이 그들을 살펴보았다. 다들 [기사급] [자작급] [남작급]들 이었다.
성진이 선화 기사에게 물었다.
“던전이 숫자로? 단계를 나누나요?”
선화 기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1등급 던전부터, 10등급까지 나누는데, 솔직히 5등급 이상은 수십 명이 들어가야 해, 이분들이 [귀족급]이기는 한데 솔직히? 7등급은 무리지?”
성진이 고개를 끄덕이고 앞으로 나섰다. 그러자 출혈을 어떻게든 막아 보려던 성기사가 성진이 다가가자 비켜 주었다.
성진이 감고 있던 불타는 육망성의 눈을 떴다. 그러자 던전 탐험가 파티원들이 낮게 소리치며 놀랬다.
“[마안] 공자?”
성진이 죽어가는 기사를 살피며 쯧쯧 거렸다.
“-출혈 저주-를 두 번이나 맞았네요?”
옆에 있던 여자 궁수가 성진의 손을 부여잡았다.
“부디 살려 주십시오. 그럼 이 은혜는 잊지 않겠습니다.”
성진이 웃으며 말했다.
“예, 걱정하지 마세요. -저주- 이지만 제가 치료 할 수 있습니다.”
그러자 성진의 왼쪽 눈의 [막내 공주]가 비아냥거렸다.
-와 레오나 공녀는? 무지막지 하게 두들겨 패더니, 중년미 풍기는 여자가 손을 잡으니 좋아하는 거 봐라?-
이번에는 오른쪽 눈의 [광기의 공주]가 비아냥거렸다.
-너? 마더 콤플렉스냐? 유부녀는 좋아하는 거 아니다.-
성진의 양 눈에서 나오는 말에 선화는 얼굴이 벌게지면서 웃음을 참았다. 두 꼴통은 정말 시도 때도 없이 헛소리를 날린다.
성기사들은 이제 그냥 그러려니 했다.
성진이 어안이 벙벙해 있는 던전 탐험가 파티를 보고 웃었다.
“아 신경 쓰지 마세요. 자아가 강해서 그런 겁니다.”
두 눈의 [공주]들은, 성진이 곤란해 하자, 킥킥 거리며 좋아하고 있었다.
성진이 -축복의 노래-를 부르고[막내 공주] 가 -치료 마법-을 시전 하고 [광기의 공주]가 -치유의 성가-를 불렀다.
그러자, 출혈 부위에 붙어 있던 작은 마귀가 불타며 사라졌다. 성진이 치료를 하며 말했다.
“허? 마귀까지 소환해서 붙여 놨어? 지독하다.”
그제야 지독한 출혈과 고통에서 지친 기사는 정신줄을 놔 버렸다. 성진이 그들을 보고 말했다.
“잠들었네요? 푹 쉬고 잘 먹으면 나아지실 겁니다.”
그러자 그들이 가진 금화를 다 모아서 성진에게 주었다. 족히 100골드는 넘어 보였다. 성진이 한번은 예의상 사양하고 바로 웃으며 받아 챙겼다.
“하하~ 뭐 성의를 생각하면, 안 받을 수도 없고 잘 쓰겠습니다.”
그제서야 그들이 잠든 기사를 업고 사라졌다. 그들이 사라지자 선화 기사가 성진에게 물었다.
“성진 공자? 아까 그 마귀는 뭐야?”
“예? 아 그 -출혈 마귀-요? 아마 던전 보스급이 붙여 놓은 것 같습니다.”
“그럼? 그런 던전은 어떻게 공략해야 해?”
“뭐 신관에게, 축복을 받고 축복이 통하는 시간 안에 돌파해야지요?”
성기사들이 고개를 흔들었다.
“저건 저희도 힘듭니다. 저희는 항상 신앙심을 유지하기에 축복이 발동되지만? 아까 그런 마귀는 듣지도 보지도 못했습니다.”
성진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아~ 던전에 가야 하는데? 영주님이 15살까지는 가지 말라고 하시니 참.”
선화 기사가 성진을 말리며 말했다.
“성진 공자 가죠. 어서, 약초 따러 가야지요?”
요즘에 성진이 약초를 못 따서 농노들이 와도 약초를 못 나누어 주었다. 그래서 성진의 어머니가 약초방에 가서 돈으로 약초를 사서 농노들에게 나누어 주고 있었다.
그런데 값이 비싼데 그다지 효과가 없는 약초들이라 성진이 불만이었다.
한참 약초와 열매를 따는데 숲속에서 고블린 한 무리가 숲을 헤치고 성진의 일행과 조우했다. 그런데 도망치는 게 아니라? 전투 준비를 하고 있었다.
선화 기사와 성기사들이 비웃고 성진은 어이가 없어서 말도 못 했다.
“와~ 고블린이 간이 배 밖으로 튀어나왔네?”
-케에에엑!
괴성을 지르며 녹슨 검을 들고 성진 일행에게 달려들었다. 성진이 피식 웃고 검을 뽑으려고 하자 선화가 먼저 튀어 나갔다.
아무리 고블린이 강해도 그건 민간인 선이다. 수십 년을 검을 수련한 선화 기사나 성기사들에게 상대가 될 리가 없었다.
1분 후 성진은 그냥 서 있기만 했는데 선화와 성기사가 다 쓸어 버렸다. 성진이 다가가며 온갖 뼈를 묶어서 목걸이를 만들어서 차고 죽어 있는 -고블린 주술사-를 보았다.
“아~ 이놈을 믿고 덤볐구나?”
성진이 -고블린 주술사-의 한손 마법 지팡이 -완드-를 주워 살폈다.
-고블린 주술사의 완드-
-데미지 25-
-화염 데미지 50-
“호오~ 이거 돈 좀 되겠는데요?”
선화가 웃었다.
“그래 봐야? 한 100골드 받으면 다행입니다.”
성진이 주머니를 털어서 아까 죽어가던 던전 탐험대 기사를 살려주고 받은 100골드를 선화에게 내밀이었다.
“나누어서 쓰세요? 이 -완드- 는 제가 불의 마녀 줄게요.”
선화 기사가 좋다고 받아서 성기사들과 나누었다. 저녁이 되자 성진의 일행은 집에 도착하고 성진은 빵을 먹고 불의 마녀에게 -완드-를 주었다.
“그래도 마법사인데? -완드-는 못 챙겨 줘서 미안하네?”
그녀가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감사합니다.”
성진의 형인 찰스가 울고 있는 불의 마녀를 보고 좋아서 침까지 흘리고 있었다. 성진의 누나인 엠마가 찰스의 머리통을 때렸다.
“아우~ 더럽게 침은 왜 흘리냐?”
“헤헤~ 누나 저기 불의 마녀? 너무 이쁘지 않아?”
“아서라? 너랑 질이 다르다.”
그러자 찰스의 머리가 푹 숙여 졌다. 자신도 안다. 겨우 농노에서 영지민으로 승격되었지만 자신은 농노 출신이다. 같은 농노 출신이지만 마녀가 된 불의 마녀와는 천지 차이다.
그런 생각이 들자 이번에는 레드의 딸을 보았다. 그녀도 백옥같이 이뻤다.
성진의 어머니이자 찰스의 어머니는 불쌍한 아들을 보았다. 그냥 영주민들하고 결혼하면 되지? 눈이 너무 높아졌다.
또 자신의 딸도 그렇다 이름 있는 상인의 집안에서 혼담이 왔다 갔으나 쳐다도 안 보고 있었다.
사람이 변하는 게 순간이라고 농노에서 부농으로 변하더니 아이들이 변한 것이다. 뭐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아이들이 일찍 결혼하고 손자 손녀도 보고 싶은 게 부모의 마음이다.
그날 저녁 성진은 밥을 먹고 또 영주성의 드워프 공방에 갔다. 이제 거의 다 알려 주었다. 그것도 겨우 의족 하나다.
부속이 수백 개가 되니 그걸 다 설명하고 강도와 합금의 비율까지 설명을 하다 보니 하나의 의족의 기술 전수에만 한 달이 걸렸다.
의수에도 한 달이 걸리고 의안은 더 걸려 두 달이 걸렸다. 의안의 부속은 극히 작고 정밀하니 다들 돋보기안경을 끼고 봐야만 했다.
4달에 걸려 기술 전수를 해준 성진은 하루 날을 잡고 레드와 같이 접합 수술을 하러 갔다. 레드는 그동안 잘 먹어서 살도 붙고 근육도 잡혔다.
또 열심히 [내공 심법] 수련을 해서 내공도 상당히 갖추어졌다.
성진이 드워프와 마법사, 의사들에게 말했다.
“제가 오늘 레드에게 우리가 만든? 전투 의족과 전투 의수, 전투 의안의 접합 수술을 할 겁니다.”
한 마법사가 수술실에서 손을 들고 말했다.
“이거? 건당 얼마나 받아야 하나요?”
성진이 가만히 고민하고 있자 한 드워프 장인이 말했다.
“글쎄? 이거 하나 만드는 데 최소 이주는 걸리고, 거기 수술비까지 생각하면 일반 의족이나 일반 의수, 일반 의안 하나당? 10만 골드는 받아야 할 것 같은데?”
그러자 [마법진]을 담당하는 한 마녀가 걱정했다.
“그렇게 고가인데? 손님이 그만큼 있나?”
그러자 드워프가 크크 거리고 웃었다.
“걱정하지 말아라. 예약은 이년 치는 밀려 있다.”
지금 영주성의 고급 여관에는 전투 중에 손이나 발을 잃은 귀족들이 줄을 서고 대기하고 있었다.
그들에게는 돈이 문제가 아니다. 검을 다시 잡을 수 있다면 뭐든 할 것이다.
빠르게 시술을 받으려고 영주에게 압박을 가하기까지 하고 있었다.
영주는 이게 아닌데? 하면서 식은땀을 흘리며 고위 귀족들을 상대하고 있었다.
그들은 전장에서 이름을 날리던 군부의 고위급 귀족들이다. 명성이나 귀족 사회에서의 위치가 황족인 영주보다 낮지가 않았다.
성진은 드워프와 마법사, 마녀, 의사와 더불어 레드의 시술을 시작했다. -마취 마법-을 걸고 -수면 마법- 을 걸었다.
본래는 의족 하나 시술하면 재활 기간을 가지고 또 의수를 시술하고 또 재활 기간을 가지고 의안을 시술해야 했으나 성진은 [광기의 공주]과 [막내 공주]의 도움을 받아 한꺼번에 시술했다.
성진의 시술을 본 드워프와 의사와 마녀 그리고 마법사들이 기함하며 그 장면들을 눈에 넣으려고 난리 치고 일부는 수정구를 들고 와서 녹화를 하고 있었다.
그렇게 [광기의 공주]와 [막내 공주]와 성진이 시술을 했어도 수술이 끝이 나자 날이 밝아 있었다. 성진이 포도 주스를 마시며 레드를 깨웠다.
성진이 깨어난 레드를 보고 말했다.
“움직여 봐라?”
레드는 자신의 새로운 손과 발 그리고 눈으로 세상을 보고 입이 벌어졌다.
“정말 성공하셨군요? 공자님?”
“그럼? 내가 실수할 걸 진행했겠냐?”
성진이 그리고 다시 주스를 마시고 말했다.
“-마취 마법- 푼다? 신경이 연결되는 지독한 고통이 따를 거다.”
레드가 이를 악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푸십시오.”
성진이 -마취 마법-을 풀자 신경이 연결되며 마치 불로 지지는 듯한 격통이 레드의 의수와 의족, 의안을 덮쳤다.
레드가 거품을 물면서 격통을 참아내고 있었다.
“크으으으윽!”
한 [마법진]을 담당하는 마법사가 성진에게 물었다.
“저? 격통은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없나요?”
성진이 고개를 흔들었다.
“저게 어쩔 수 없이 거쳐야 할 과정입니다. 안 그러면 감각이 안 돌아옵니다.”
“얼마나 계속되지요?”
“한 10분에서 1시간까지 갑니다.”
다들 웅성였다.
“그걸? 약으로 잠재우면 안 되나요?”
성진이 쓴맛을 다셨다. 분명 고위 귀족들이 고통에 약을 달라고 난리 칠 것이다. 심하면 진통제를 내놓으라고 멱살을 잡을 것이다.
“약을 주시면 안 됩니다. 절대요. 그럼 고통스러운 재활 과정만 길어질 뿐입니다.”
드워프들이 벌써 10분간 이를 악물고 고통을 참고 있는 레드를 보고 걱정했다.
“후 귀족한테 멱살 좀 잡히겠는데?”
다른 드워프도 턱수염을 쓰다듬으면서 고민했다.
“그렇겠지? 처음에는 참겠다고 하다가? 나중에는 격통에 이를 악물고 달려들 것 같은데?”
영지의 유일한 의사가 입을 열었다.
“와~ 저는, 저 신경을 이어주는 수술은 정말 자신이 없는데요?”
그러자 드워프부터 마법사, 마녀들까지 지랄했다.
드워프가 달려가서 의사의 멱살을 잡았다.
“너! 이 돌파리 놈아! 지금 와서 발뺌하냐? 죽을래?”
그러나 의사도 힘든 건 힘든 거다.
“아니? 저는 사람이라고요? 성진 공자가 아니라고요?”
마법사부터 마녀까지 의사를 갈구고 있자 성진은 신경을 끄고 격통을 이겨낸 레드를 부축해 주었다.
“일어나서 걸어봐라?”
레드는 조심히 성진의 부축을 받고 걸었다. 역시 고통을 있지만 이를 악물고 참았다. 레드다웠다. 레드가 걷자 드워프와 마법사, 마녀, 의사까지 박수를 쳤다.
“와!!!!”
“의수를 올려 봐요!”
레드가 의수를 올리자 다들 기쁨에 넘쳤다. 4달 동안 고생한 보람이 있는 것이다. 레드가 수술실을 돌아다니자 눈물을 흘리는 이까지 나왔다.
성진은 이제 자기 일을 다 했다고 하고 고생들 하라고 전하며 레드와 집으로 걸어갔다. 선화는 수술실 밖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레드가 두 발로 걸어 나오는 걸 보고 기겁을 했다.
“그 수술이 성공 한 건가요?”
선화와 성진 성기사들 그리고 레드가 길을 걸어가자 길에서는 난리가 났다. 일부 의족이나 의수의 수술을 받으려고 기다리는 귀족들은 나와서 보고 레드가 걸어가는 걸 보고 눈물을 흘렸다.
너 눈을 왜 그렇게 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