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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눈을 왜 그렇게 떠-17화 (17/129)

017화

레오나 공녀는 문득 들리는 소리에 정신이 천천히 들었다. 자신의 경쟁자이자 오빠인 레티온의 목소리였다.

“모든게 제 잘못입니다. 아버지.”

“왜? 네 잘못이냐?”

“성과에 눈이 어두워서, 모두를 위험하게 했습니다.”

레티오 영주는 아들을 보았다. 자신이 보고 받은 사실로 보면 이건 레오나 잘못도 크다. 레티온이 쓰러지자 바로 후퇴를 한 게 아니고 자신도 할 수 있다고 도전한 것이다.

그 결과 배에 뿔이 박히고 등까지 뚫고 나와서 죽을 뻔한 거다.

레티오 영주가 턱을 쓰다듬고 술을 잔에 따라 마셨다. 병동임에도 술이 필요했다.

“하아~ 아들아?”

“예, 아버지.”

“너희의, 선의의 경쟁은, 나도 좋아한다.”

“예.”

“그런데? 무슨 목숨이 왔다 갔다 하냐? 또 너희에게 들어가는 치료비는 알고 있냐?”

“모릅니다.”

“성진 공자가 레오나에게는 1000골드, 레티온 너에게는 500골드를, 청구 했단다.”

그 말에 레오나 공녀는 자는 척을 해야 했다. 1000골드는 아직 자신도 부담스럽다. 이때 문밖의 경비병이 소리쳤다.

“성진 공자가, 도착했습니다.”

레오나 영주는 말했다.

“성진 공자만, 들여보내게.”

성진이 문을 열고 눈을 감고 웃는 얼굴로 들어왔다.

“하하~ 영주님 한잔하셨습니까?”

레티오 영주가 성진에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돈도 돈이지만 어찌 자식의 목숨보다 귀하겠나?

“아이들을, 구해주어서 고맙네.”

레티온 공자는 끙끙거리며 병상에서 일어나서 성진에게 인사를 했다.

“고맙소. 성진 공자.”

“하하~ 뭐? 저도 다 돈을 받고 하는 겁니다.”

레오나 공녀를 성진이 쓰윽 살펴보았다.

“어? 왜? 정신이 들었는데? 자는 척을 하는 겁니까?”

레오나 공녀가 얼굴이 벌게졌다.

“방금, 정신이 났습니다.”

“그래요? 저를 보기 창피하긴 하시겠지요?”

레오나 공녀가 성질을 부렸다.

“왜? 제가 성진 공자를 보기 껄끄럽다는 거지요?”

“왜긴요? 제가 고친다고 속살을 다 봤으니까요?”

성진의 말에 레오나의 얼굴이 벌게져서 이불을 얼굴까지 올리고 이불 속으로 숨었다.

그러자 성진의 감긴 오른쪽 눈의 [광기의 공주]가 한 소리 했다.

-야 성진아? 너 왜 거짓말하냐? 이제 나이 좀 들었다고 구라를 입에 달고 살아?-

그러자 이번에는 감긴 왼쪽 눈의 [막내 공주]가 웃었다.

-아니야~ 성진이가 아까 은근슬쩍 주물렀다. 너 의료 행위를 가장한 치한이냐?-

[막내 공주]의 말에 성진이 기겁을 했다.

“아니 내가 언제 주물렀다고 그래? [막내 공주] 누나 거짓말 좀 하지 마.”

[막내 공주]가 거짓말을 해놓고 좋다고 킥킥 거렸다.

-킥킥 하여간 재미있어, 레오나 심장 뛰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린다.-

레티오 영주는 미소 지으며 성진에게 말했다.

“치료비는, 나가면서 시종장에게 말해두었으니 받아가게.”

“예, 감사합니다.”

“아니, 내가 감사하지. 그 숲 속에서 배에 구멍이 났는데? 자네를 만났으니 그게 기적이지!”

성진이 이제 일어나려고 하는데 레티오 영주가 다시 잡았다.

“자네? 혹시 그 [고속 성장 촉진 마법진] 팔 생각 없나?”

“예? 누가 산대요?”

“어, 우리가 황실에 제철 과일이 아닌 과일을 보내니, 황실에서 무척이나 관심을 가지더군?”

성진은 상관없다는 듯 말했다.

“뭐? 돈만 많이 주면, 상관없지요?”

“그래? 한 10000골드면 되겠나?”

“뭐, 좋지요? 아 그런데 저보고 그려 달라고 하는 건 싫습니다. 알아서 그리라고 하세요? 저도 수련하고 사냥하고 해야 하니까요. 이번 텃밭에 그리는 것도 일주일은 잡아야 합니다.”

과수원만 한 텃밭을 준 레티오 영주가 딴청을 부렸다. 이건 땅을 준 게 아니라 소작농을 시키는 수준이었다.

성진이 나가려는데 레티오 영주가 성진에게 말했다.

“자네? 혹시 몇 년 뒤? 호위 의뢰를 받을 생각 있나?”

“예? 무슨 몇 년 뒤 의뢰를 지금 합니까?”

“아~ 그때 되면, 자네가 거절 할까 봐 그러네?”

“무슨 의뢰, 입니까?”

“우리, 레티온 공자와, 레오나 공녀의, 기사 아카데미까지 호위 의뢰이네.”

성진은 이게 뭔가 야료가 있음을 눈치를 채고 물었다.

“아니? 기사 아카데미까지는, [공간이동 마법진]으로 바로 가지 않습니까?”

레티오 영주가 쓴맛을 다시며 술잔에 술을 채우고 마셨다.

“후하~ 처음은 아니라네.”

“그럼요?”

“처음은, 자신의 영지에서, 기사 아카데미가 있는 수도까지 도보로 가야 한다네.”

“허, 그 먼 길을요?”

“그게, 전통이라네.”

“중간에, 어린 가지도 치겠네요?”

그 말에 레티오 영주가 쓴맛을 다시며 술잔의 술을 다 마시고 다시 따라 마셨다.

“서로, 어린 가지치기를, 하는 거지?”

“암살 의뢰도, 있고요?”

“정적들끼리는, 서로 암살 의뢰도 넣기도 한다네.”

“하아~ 장난 없네요? 그럼 기사단 하나를 아예 같이 보내면 되지 않을까요?”

레티오 영주가 고개를 흔들었다. 그리고 손가락 하나를 들었다.

“딱! 동행인은 한 명당, 단 한 명이네. 그것도 20살 미만으로 말이네.”

성진이 기가 막힌 듯 감탄했다.

“왜? 자제분들이 숲에서, 그렇게 실전 연습을 했는지 알겠군요?”

레티오 영주가 고개를 끄덕였다.

“뭐, 실전 연습을 많이 해도, 어린 가지치기를 당하는데, 열심히 연습하는 게 낫지.”

“매년? 몇 명이나? 기사 아카데미에 도착합니까?”

레티오 영주가 가만히 생각했다.

“거의 몇십 명 정도라네.”

“처음 출발은, 몇 명이나 하는데요?”

“각 영지에서 거의 몇백 명이 떠나지?”

“하! 장난 없네요?”

“그래서, 기사 아카데미를 아예 안 보내는 이들도 있다네?”

“그럼, 차라리 그냥 쉬게 하시지요?”

“그러나, 귀족 작위의 승계를 받으려면 기사 아카데미는 필수라네.”

성진이 쓴맛을 다셨다.

“상대 파벌 귀족의 뿌리를, 통째로 잘라 버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겠군요?”

“뭐, 그렇지. 그러니 부탁하네. 솔직히 이 영지 일대에 20대 이하에서 자네보다 강한 자가 있을까?”

“의뢰비는, 그때 가서 계산하지요?”

성진은 인사를 하고 나왔다. 아마 몇 년 뒤면 수만 골드를 의뢰비로 달라고 할 것이다. 오늘 선화 기사에게 정보를 받았다. 성진의 격이 [공작급] 전 이란다.

[기사급]에 있을 때 [백작급]인 케인 단장을 이겼으니 몇 년 뒤면 얼마나 강해졌을 까 감이 안 잡힌다.

성진이 나가며 시종장에게 1500골드를 받고 킥킥 거리며 집에 돌아왔다. 집에 와서 어머니에게 돈을 주고 말했다.

“좀 돌아다니고 쓰세요. 제가 가족들 쓰라고 돈을 버는 거지, 왜 그렇게 안 쓰세요?”

그러나 성진의 어머니인 제시는 그저 웃었다.

지금 바람 안 들고 비가 안들이 치는 3층 집에 사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배고픈 일 없이 언제든 배부르게 먹을 수 있어서 이제는 소원이 없다.

성진이 식당을 지나가는데 웬? 묘인족 꼬맹이가 사슴 고기 삶은 걸 뜯어 먹고 있었다.

“어? 네가 여기 왜 있냐?”

“성진이, 네가 우리 엄마 젖 뺏어 먹어서, 이제 안 나온다. 그러니까 이제 내가 고기 뺏어 먹는다.”

성진은 어이가 없어서 웃었다.

“야 이~ 뻔뻔한 고양이 놈아~”

“히히 맛있다.”

성진의 어머니가 묘인족 꼬맹이를 귀여운지 쓰다듬어 주었다.

“하룻밤만, 봐 달래서 봐주는 거야.”

“다른 무리는, 다 어디 가고요?”

“어, 밤 사냥 갔지?”

“이거 불안하네? 여기가 수인족 탁아소가 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성진의 예감은 맞았고 일주일에 두세 번은 꼬맹이 수인족을 성진의 집에 맡기고 사냥을 떠났다. 또 성진의 어머니가 견인족이나 묘인족을 좋아해서 잘 돌봐 주었다.

성진의 누나는 인형 같아서 자기가 안고 잔다고 할 정도 좋아했다.

뚠뚠한 견인족 꼬맹이는 오면 집안에 고기를 다 바닥내고 배를 두드리며 나갔다.

성진의 옆의 텃밭은 드디어 다 개간이 되었다. 빨리 끝날 것 같았으나 완전히 평지를 만들어야 했기에 한 달여 시간이 걸렸다.

성진의 대규모의 [고속 성장 촉진 마법진] 그리기가 시작되었고 땅이 하도 넓어서 일주일이나 걸렸다.

중앙에 전에 잡은 [백작급] 거대 사슴벌레의 마석을 박아 넣자 [마법진]이 푸른빛을 내기 시작 했다.

농노와 가족들은 각종 씨를 뿌리고 있었다. 과일 반 향신료 반이었다. 반은 영주와 황실에 상납 되고 반은 성진의 가족의 몫이다.

일주일 후 영주가 직접 내려와서 수확을 하는 걸 보았다. 그가 딸기를 먹으며 맛과 크기에 감탄했다.

“역시 대단해. 이러니 황실에서도 원하지?”

향신료와 각종 과일을 챙겨서 영주가 사라지고 나자 영주성의 상인들이 몰려왔다. 각자 최고가를 부르고 과일과 향신료를 팔라고 했다.

성진의 어머니와 아버지가 가족이 먹을 걸 빼놓고 다 팔았다. 그리고 영주는 과일 서리를 막기 위해 경비병을 세워 주었다.

감히 황실에 상납하는 과일과 향신료를 훔쳐 가는 간이 큰 도둑들이 있었다. 성인군자도 3일을 굶으며, 남의 집 담을 넘는다는 것을 영주도 알기에 미리 방비한 것이다.

한편…… 황실의 마탑의 탑주는 성진에게서 산 [고속 성장 촉진 마법진]을 보고 미쳐 가고 있었다. 레티오 영주성의 영지 마법사는 포기했지만 그는 다르다. 대 -엘프 제국-의 황실 마법사이다.

이따위 [마법진]하나 못 그리면 체면이 손상되고 자존심이 무너진다.

그러다가 도저히 성질을 못 참고 [고속 성장 촉진 마법진]의 책자를 발로 짓이기고 있었다.

“이런 쌍놈의 [마법진]! 이걸 사람이 그리라고 만든 거야?!”

제자들이 달려들어서 마법책을 심하게 다루고 있는 스승을 말렸다.

이 소식이 황제의 귀에 들어가서 황제가 웃으며 마탑주를 소환했다.

황제가 넓은 홀에서 마탑주를 기다리고 있었다. 문밖에서 경비병의 소리가 들렸다.

“마탑주가 오셨습니다.”

황제가 웃으며 말했다.

“들라 해라.”

마탑주는 자신이 사고를 친 걸 황제가 들었다는 걸 아는지 삐쭉 삐쭉 거리며 들어 왔다. 황제가 웃으며 말했다.

“자~ 와서, 이것 좀 들어 보시게?”

마탑주가 뭔지 보자 이 시기에 나올 수 없는 각종 과일과 과일 주스였다.

마탑주가 포도 주스를 먹으며 감탄했다.

“음~ 정말 신선하군요?”

황제도 마탑주가 감탄하자 웃으며 말했다.

“내 아우가, 두 달의 공사를 마치고, 처음 수확한 거네. 나를 위한 농장에서 출하한 걸 보내 준 거네.”

마탑주가 황실의 피비린내 나는 황위 쟁탈전에서 살아남은 아우가 누군지 떠올렸다.

“레티오 영주가, 보내 준겁니까?”

“그렇다네? 우리 부인들과 아이들도 무척이나 아껴 먹는다네.”

마탑주는 머리를 긁었다.

“그럼, 저에게 주신 저 미친, [고속 성장 촉진 마법진]이 진짜라는 소리인데요?”

황제가 웃으며 마탑주를 놀렸다.

“에이~ 이 사람아? 설마 내가 자네에게 장난을 쳤을까? 그래도 싸게 10000골드에 구한 거라네?”

마탑주는 머리를 긁다가 도저히 못 참고 말했다.

“제가, 그 레티오 공작의 영지에, 좀 다녀 와봐야겠습니다. 허락해 주십시오.”

황제가 마탑주가 저렇게 나올 주는 몰랐다.

“어? 왜? 자네가 거기에 가?”

마탑주는 한숨을 쉬며 황제가 먹고 있던 신선한 포도 주스를 더 따라 먹고 말했다.

“도저히 궁금해서 못 참겠습니다. 이 [마법진]을 그린 마법사를 찾아가서 토론을 해보고 오겠습니다.”

황제가 마탑주의 욕심이 쯧쯧 거렸다.

“내가 자네가 이럴까 봐? 그 마법사를 초청하려고 했는데. 거부 했다더군?”

그 말에 마탑주의 눈이 커졌다.

“예? 말이 됩니까? 황제 폐하를 뵐 수 있는 기회인데요? 또 불경을 저지른 그놈을 가만히 놔뒀습니까?”

황제가 크크 거리며 웃었다.

“내가 아우에게, 이 [고속 성장 촉진 마법진]을 받으면서, 약조를 한 게 있네?”

“약조가 뭡니까?”

“그 마법사가, [고속 성장 촉진 마법진]을 가르쳐 주지는 않는다는 거라네?”

마탑주는 성진을 어떻게든 끌어들여서 [마법진]을 그리게 하고 구경하려고 했는데 그 계획이 실패하자 분노에 부들부들 떨었다.

차마 황제 앞에서는 화도 못 내고 있으니 황제가 웃었다.

“그렇다고? 황실의 마탑주인 자네가 황실을 비우는 건 안 되네?”

그러나 마탑주의 눈은 기민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어떻게 황궁을 탈출해서 그 마법사의 멱살을 잡을 것이다.

성진은 어머니가 생선을 먹고 싶다고 해서 낚시를 하다가 귀를 후볐다.

“아니, 누가 나를 욕하나?”

성진의 감긴 왼쪽 눈의 [막내 공주]가 킥킥 거리며 웃었다.

-욕할 마법사가 한둘이냐? [고속 성장 촉진 마법진]을 가지고 있는 마법사들은 다 욕할 거다.-

“에이~ 그렇다고? 내가 다 일일이 가르쳐 줄 수는 없잖아?”

이때 성진의 낚싯줄이 팽팽 해졌다.

“와우~ 엄청 힘이 좋다!”

성진이 힘을 쓰자 호수 속에서 거대한 악어가 낚여 올라왔다. 거대한 악어는 성진을 보고, 겁도 없이 아가리를 벌리고 물려고 달려들었다.

성진이 웃으며 맨손의 수도로 검기를 일으켰다.

그리고 악어 고기의 머리가 깔끔하게 잘렸다.

선화와 성기사들은 미끼만 다 뜯기고 맨손으로 돌아왔다. 성진이 집에 오자 늙은 마법사 한 명이 성진을 보고 눈을 부라렸다.

“네놈이? 그 망할 [마법진]을 그린 마법사냐!”

성진의 감긴 오른쪽 눈의 [광기의 공주]가 웃었다.

-와~ 이제 막 찾아온다? 마법사 아니랄까 봐 양심도 없다?-

황실 마탑주는 성진의 몸에서 나는 여자의 목소리를 듣고 소름이 돋았다.

“너? 뭐야? 정체가?”

그리고 급히 성진을 -스캔-을 하자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이성진-

레벨 ???

힘 ???

민첩 ???

지혜 ???

HP ???

MP ???

성진이 마탑주에게 스캔을 당하자 성진의 감긴 왼쪽 눈의 [막내 공주]가 까칠하게 나왔다.

-어디서 -스캔-질이야! 늙은이 혼나고 싶냐? -저주- 한 번 맞아볼래?-

이번에는 다른 여자의 목소리가 나자 식은땀이 귀 뒤로 흐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미약하게 드래곤의 냄새가 났다.

마탑주가 성진을 만난 걸 후회 했다.

‘이런 미친! 드래곤이었어?’

그는 모르는 척 어색하게 웃었다.

“하하~ 자네의 [마법진]이 너무 훌륭해서 토론 좀 하자고 왔네?”

그러나 성진은 짜증을 냈다.

“일 없어요. 바빠 죽겠는데, 비켜요.”

성진이 없을 때 과일을 얻어먹고 버티다가 바로 축객령이 떨어져서 쫓겨났다. 마탑주는 잘 곳을 찾아 영주성 으로 터덜터덜 걸어갔다.

너 눈을 왜 그렇게 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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