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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눈을 왜 그렇게 떠-14화 (14/129)

014화

성진이 고민하고 있자, 감은 눈의 오른쪽의 [광기의 공주]가 말했다.

-우리도, 언제까지 그런 누추한 집에 머물 수는 없으니, 집하고 땅을 좀 주라.-

그 말에 술을 마시고 있던 레티오 영주가 고개를 끄덕였다.

“음~ 그도 그렇군? 성진 공자가 격이 있는데 그런 집에 살게 하는 건 이제 아니지? 그런데 땅은 왜 필요한가?”

[광기의 공주]가 레티오 영주에게 대답해 주었다.

-어, 우리가 실험할 게 있다.-

“응? 마법 실험인가?”

-아니, 식물 재배 실험, 이게 이차원에서도 통하는지, 실험해 보고 싶어서?-

“무슨 식물 재배 실험이지? 우리 영지에 이득이 된다면, 마법사를 지원해 주지?”

-에이~ 아직 실험 구상 단계다.-

“뭘 재배하게?”

-뭐, 돈이 되는, 각종 양념부터 설탕까지.-

그 말에 레티오 영주가 턱을 쓰다듬었다.

“호오~ 그건 정말 돈이 되겠는데?”

이 영지는 척박한 땅에서 밀이나 감자가 나오는 걸 감사해야 하고, 양념류는 무조건 영지를 왕복하는 상인들을 통해 사서 먹어야 하니 귀족이나 먹는 양념이 되었다.

성진이 만약에 고추나 후추 같은 양념이나 향신료 과일 같은 걸 대량으로 생산한다면, 이건 또 다른 영지의 또 다른 수입원이 된다.

“그래도, 일단 농노 5명 정도를 지원해주지. 땅은 집 옆에서 바로 농사를 지을 수 있게 해주지?”

[광기의 공주]가 킥킥 거리며 웃었다.

-역시 영주라 그런지? 돈 냄새를 맡았구나?-

영주가 술을 마시며 웃었다.

“우리 영지가, 솔직히 던전 운용으로 먹고사는 영지라, 특산물이 필요하다.”

-설탕 같은 거?-

“그렇지? 설탕은 정말 고가다.”

-알았다. 사탕수수 씨앗부터 구해 줘봐라, 실험해 보게.-

“알았다.”

중간에 성진이 끼어들었다.

“영주님 전, 던전에 사냥 가면 안 되나요?”

던전에 들어가는 게 일반 사냥과 비교 불가할 정도로 돈이 된다. 그 말에 영주가 난감해 했다.

“성진 공자. 어지간하면 던전은 15살 이후에 가시지?”

“왜요? 무슨 일이 있었나요?”

“후우~ 예전에 중앙 수도의 고위급 귀족의, 어린 아들을 던전에 들여보내 주었다가, 죽어서 나와서 영지전이 벌어질 뻔한 이후로 무조건 15살 이후로 나이 제한을 했지.”

그 말을 듣고 성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해했습니다. 참 탈이 많은 영지군요?”

“하아~ 그나마, 이게 많이 발전한거야.”

성진이 일어나자 레티오 영주가 말했다.

“이른 시일 안에, 드워프 건축가가 가면 대충 집안 구도를 말해주게.”

“예, 알겠습니다.”

성진의 감은 눈의 [막내 공주] 레티오 영주에게 물었다.

-몇 층까지 되나?-

대충 넘어가려고 했던 레티오 영주가 쓰게 웃었다.

“나무로 지으면, 3층이 거의 한계다.”

-돌로 지으면?-

“그건 좀 참아주라? 석재 가격은 장난이 아니고 석공들도 몸값이 비싸다.”

성진이 웃으며 영주실을 나왔다. 그러자 선화 기사가 물었다.

“성진 공자, 영주님이 뭐라고 하셔?”

“예. 포상으로 집을 지어 준대요.”

“그래? 몇 층짜리?”

“3층이요.”

“그래? 난 그럼 3층 방 하나만 주라.”

성진이 아직까지 3명이 함께 한 침대를 쓰는 성기사와 선화 기사를 보고 웃었다.

“예, 그렇게 해드리지요.”

“야호~ 드디어, 끼여서 자는 거에서 해방이다.”

성기사들도 웃었다. 그들도 끼여 자는 게 불편하기는 했다. 농노 아버지인 스미가 침대를 늘려 보겠다고 했으나, 그러면 집이 너무 좁아져서 포기했었기 때문이다.

* * * * *

집에 가던 중, 무구 거리에 들려서 성진의 전리품인 오크 전사의 거도를 팔았다.

파이어 해머라는 드워프가 성진이 팔려고 하는 오크 전사의 거도를 보고 말했다.

“자네가 다 잡았나? 무슨 오크 전사 거도가 끊임없이 나와?”

그리고 마지막의 잘린 거도를 보고 안타까워했다.

“에이~ 이게 제일 질이 좋은데? 잘라 버렸네? 자네가 혹시 오크 족장을 잡았다는 [마안]의 공자인가?”

성진이 감은 눈으로 웃었다.

“[마안]은 아니지만? 오크 족장은 잡은 건 맞습니다.”

“그래, 뭐 고생했구만. 다음부터는 무기는 어지간하면 잘 가지고 와, 자네 손해잖아?”

선화가 웃으며 말했다.

“파이어 해머의 손해겠지요? 누가 손해에요?”

파이어 해머가 딴청을 부리며 거도를 정리했다.

성진이 오크의 거도를 스캔하더니 쩝쩝거렸다.

-오크 전사의 거도-

-데미지 75-

“역시나 데미지가 구리다.”

선화 기사가 성진의 말을 듣고 말했다.

“오크 무기가 어쩔 수 없지? 그래도 1골드는 준다.”

파이어 해머가 80자루와 잘린 오크 족장의 거도를 다해서 100골드에 퉁쳤다. 그리고 성진에게 돈을 주면서 말했다.

“자네, 검은 안 바꾸나?”

성진이 감은 눈으로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

“에이~ 솔직히 100골드짜리 검이 거기서 거기지요?”

성진은 딸린 식구만 6명이다 아껴야 한다. 성진의 말에 파이어 해머가 검을 팔아먹으려고 말했다.

“무슨 소리? 100골드짜리 검하고 1골드짜리 검하고 똑같은가?”

성진이 웃으며 주먹을 올렸다. 그리고 불타는 주먹을 보여주며 말했다. [염화 폭렬권] 을 보여 준 것이다.

“전 검 없이도, 오크 족장 정도는 잡았습니다.”

성진의 불타는 주먹을 보고 파이어 해머가 할 말을 잊었다.

“그, 그……렇겠구만?”

선화와 성기사들도 자신들의 전리품을 팔고 나왔다. 그리고 지나가는데 마녀가 한명 나와서 영업을 하고 있었다.

“마석 사요! 개당 50실버!”

그러다가 눈을 감고 걷는 성진을 보더니, 반기며 물었다.

“[마안]의 공자 아닙니까?”

“어? 저를 아세요?”

“명성이 자자하시잖아요? 그러니 마석 좀 파세요?”

“어? 저도 마석을 써야 하는데요?”

“에? 어디에 써요? 설마 마법도 쓰세요?”

“예, 어느 정도요. 죄송한데 마석은 못 팔겠네요?”

마녀가 아쉬워하고 있자 선화 기사와 성기사들이 마석을 팔았다. 그래도 마석이 모자란다고 징징거렸다.

마석은 그나마 마도 문명이 발달한 이 시대에 전기 같은 역할을 하기에, 항상 모자라다.

성진이 집에 가서 집을 짓는다고 하니 다들 기뻐했다. 3층 집에 정원도 있으니 텃밭도 꾸밀 수 있다. 이제 형인 찰스와 누나인 엠마도 자신의 독방을 가질 수 있다.

그리고 부지깽이 모녀도 방을 하나 준다고 하니 얼굴이 펴졌다.

간단하게 저녁을 먹고 잠을 청했다.

이제 성진도 엄마와 같은 침대에서 잘 시간이 얼마 없다. 뭔가 아쉬웠다. 어릴 적부터 성진을 품어준 엄마의 품이 그리운 것이다.

* * * * *

며칠 뒤……

아침 수련을 하는 성진에게 드워프 무리가 왔다.

“성진 공자인가?”

성진이 검을 집어넣고 드워프 무리를 맞이했다.

“혹시? 집 건설 때문에 오신 건가요?”

“그렇다네. 본래 며칠 안에 오려고 했는데, 워낙 밀린 일이 많아서.”

그리고 드워프들이 그려온 건물 설계도를 보여 주었다. 영주가 땅을 상당히 많이 내주어서 방이 15개가 넘어갔다. 그리고 집의 옆에는 밭을 일구라고 상당한 크기의 땅도 내주었다.

그러나 성진이 그 땅들을 보고 한숨을 쉬었다. 흙의 반은 돌이었다.

“아이~ 이건 돌 골라내는 게 일이겠다.”

그날부터 성진의 농노 가족들은 일을 안 나가고, 남자들은 집 건축을 돕고 여자들은 밭의 돌을 골라냈다.

성진은 똑같이 오전에는 수련, 오후에는 사냥하러 다녔다.

성진이 오늘은 6뿔 멧돼지를 잡고 좋아했다.

“이야~ 이놈 오랜만에 본다?”

선화 기사가 좋아했다.

“크크~ 그놈 맛있겠다.”

성기사들도 무두질하며 침을 흘렸다. 그만큼 6뿔 멧돼지는 귀했다. 영주도 즐겨 먹을 정도로 비싸고 귀했다.

마을 안에 푸줏간에 가서 팔면 상당히 짭짤했으나, 성진은 가족에게 먹였다.

저녁이 돼서 집에 도착하자 가족들은 해가 졌는데도 건축일을 돕고 밭일을 하고 있었다. 농노에게 자기 3층짜리 집에 생기고 밭이 생긴다면, 밤을 새워서라도 일할 것이다.

성진이 가족들에게 말했다.

“오늘은 돼지고기입니다.”

그러자 다들 일을 하다가 좋아했다. 성진의 엄마와 누나, 그리고 부지깽이 모녀가 웃으며 고기 구울 준비를 했다.

그리고 다들 모여서 6뿔 멧돼지 고기를 구웠다.

그렇게 밥을 먹고 엄마 품에서 자는데 [광기의 공주]가 조용히 성진을 깨웠다.

-야 성진아~-

“어? 왜?”

-너 레벨 갱신해야지?-

“아~ 하지 않았구나?”

-네가, 아무리 레벨에서 벗어난다고 해도, [신급 아트팩트]인 우리와 [종말의 용]의 심장을, 자유롭게 쓰려면 레벨과 격이 필요하다.-

성진은 알았다고 하고, 시야에 레벨 인터페이스를 띄우고 레벨 갱신을 눌렀다.

-추방 당한 신- -추락한 신- -종말의 막은 신-

[기사급] - - >[브론즈 백작급]

레벨 125 -- > 레벨 225

힘 125 - - > 힘 225

민첩 125 - -> 민첩 225

지혜 125 - -> 지혜 225

HP 250 - -> HP 450

MP 250 - -> MP 450

오른쪽 눈 [광기의 공주] 왼쪽 눈[막내 공주]

[종말의 용] 의 심장 소유

[천수 천장] [여래 신장] [염화 폭렬권][무영각][승룡각]

[이화 신공] [자하 신공] [빙백 신공]

[월화 신공] [뇌화 신공][크로우즈 신공] [구천 신공] [태극 혜검]

성진이 격을 보고 [광기의 공주]에게 물었다.

“어? [백작급]으로 [남작급] 과 [자작급]두 단계를 건너뛰었다? 그런데 [브론즈 백작급]? 이건 뭐냐?”

[광기의 공주]가 가만히 고민하고 있다가 말했다.

-아마도 [백작급]부터는 세세히 격을 나누는 것 같다.-

“다른 차원도 그러냐?”

-뭐 다 똑같지는 않다.-

“알았다. 뭐 또 오크 족장 잡아야지!”

-그래, 열심히 달려라!-

성진의 엄마의 품에 파고들며 잠을 청했다.

그렇게 3달이 흘러 집이 완성되고 성진은 모은 돈으로 집안의 가구를 채웠다. 물론 어머니나 누나가 같이 드워프 가구점에 가서 가구 디자인을 보고 고르고 싶어 했지만 아직 농노인 그들이 성에 들어가길 두려워했다.

게다가 최근에 그들이 일반 영주민들보다 잘 먹고 잘 입고 하니, 트집을 잡으려는 이들까지 나와서 그런 것이다.

물론 트집을 잡다가 성진에게 걸려서 몇 명이 인간 샌드백이 되고 나서 다들 잠잠해졌다.

성진이 오늘은 집 옆에 있는 밭에서 [고속 성장 촉진 마법진]을 그리고 있었다. 일단 가족들이 다 돌을 골라서 평지를 만들고 성진이 [마법진]을 그리는 작업을 했다.

그런데 [고속 성장 촉진 마법진] 이 하도 복잡해서, 성진도 [광기의 공주]의 구박을 받으며 실수를 하면서 배워 갔다.

성진이 안 흐르던 땀까지 흘리며 [마법진]을 그리고 있었다.

옆에는 영주성에서 나온 마법사가 같이 땀을 흘리며 책자에 [마법진]을 옮겨 그리며 주석[해설]까지 달고 있었다.

“으~ 성진 공자? 이걸 어떻게 그리라는 겁니까? 무슨 [마신]이라도 소환합니까?”

성진은 고도의 집중을 하느라 대답도 못 했다.

몇 번의 실패 끝에 성진이 며칠에 걸려 성공했다.

“후하~ 이건 정말 사람이 할 짓이 아니다.”

푸른빛을 방출하며 마나를 뿜어내고 있는 [고속 성장 촉진 마법진]의 중앙에, 성진이 큰 마석을 박아 넣었다.

“이게 2~3년은 가야 하는데?”

성진이 일단의 씨앗을 심게 가족들에게 말했다. 가족들이 영주가 구해준 사탕수수부터 고추, 후추, 등 각종 향신료와 열매, 양념을 심었다.

심은 지 얼마 안 지났는데, 싹이 나고 있었다.

마법사가 감탄하며 말했다.

“이야~ 정말 그동안 고생한 보람이 있네요?”

그렇게 일주일이 흐르자 첫 수확을 했다. 영주가 직접 와서 과일 맛을 보았다.

“음~ 상당한 상품이군? 이걸 어떻게든, 대량 수확할 방법을 찾게!”

영주의 명을 들은 마법사는 머리에 두통이 오는 걸 느꼈다.

“하아~ 일단 시도를 해보겠는데. 자신은 없습니다.”

영주가 눈이 커지며 죽는 소리 하는 마법사를 보았다. 영지 제일의 마법사가 저런 죽는 소리를 한다는 건, 이[마법진]이 상당히 고난이도라는 소리다.

성진이 포도를 따서 먹으며 웃었다.

“일단 시도해 보세요. 제가 그리는 걸 다 보셨잖아요? 그대로 하시면 됩니다.”

마법사는 쓰게 웃으며 알았다고 했다. 영지 제일의 마법사로서 자존심이 걸린 일이다.

그렇게 성진의 가족들은 일주일에 한 번씩 양념과 과일, 향신료를 수확했다. 소문이 퍼지자 영주성안 마을 상인들이 양념과 향신료를 팔라고 찾아오기도 했다. 그러나 생산량이 아직 얼마 없어서 가족들이 먹고 나면 끝이었다.

하루는 성진이 부지깽이 모녀중에 딸을 불렀다.

그녀는 성진에게 받은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할까 고민하던 차에, 성진이 부르자 달려왔다.

“뭘 도와 드릴까요? 공자님? 밤 시중이라도 들어 드릴까요?”

성진이 오해하며 옷을 벗으려고 하는 그녀를 말렸다.

“아닙니다. 아닙니다.”

성진이 벗고 있는 그녀의 옷을 입혔다. 요즘에는 잘 먹고 잘 씻었어 그러니 사람 같았다. 전에는 화상 자국에 못 먹고 못 씻어서, 꼴이 말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녀가 성진에게 무릎을 꿇고 물었다.

“그럼 뭘 해드릴까요?”

“아닙니다. 제가 [마법진]을 그릴 테니, 그 안에 버티고 계시면 됩니다.”

성진의 말에 죽어도 버티겠다고 다짐하는 그녀였다.

성진은 그녀를 이끌고 나오자 자신의 방에서 자고 있던 선화 기사와 성기사들이 따라 나왔다.

성진이 그녀들을 보고 웃었다.

“아니? 뭘 구경할 게 있다고 나오세요? 주무시지요?”

선화 기사가 웃으며 말했다.

“성진 공자가 하는 거 보면, 재미있는 게 얼마나 많은데?”

그러면서도 그녀의 손은 밭에서 큼직한 딸기를 따 먹고 있었다. 성진이 마석을 오크 족장의 마석으로 바꿔 넣자, 수확 시기도 빨라졌고 맛도 좋아졌다.

요즘에는 가끔 서리를 오는 놈들도 있다. 이게 문제다.

처음에는 농노 어린애들이라 봐주었는데 요즘에는 농노 어른들도 밤에 몰래 서리를 와서 골치가 아프다.

성진이 일단의 [마법진]을 그리자 성기사들이 긴장했다.

-아레스- 교단 성기사가 긴장하며 성진에게 물었다.

“이건 [소환 마법진] 인데? 뭘 소환하시려는 거지요?”

성진이 웃으며 그녀들에게 말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우리 부지깽이 아가씨가 불 속성력이 좋아서, [정령 계약]을 맺게 하는 겁니다.”

성진이 한참의 [정령 소환 마법진]을 그리고 중앙에 마석을 박고 부지깽이 소녀에게 말했다.

“이 자리에, 들어가셔서 버티시면 됩니다.”

그녀가 복잡한 마법진을 보고 겁을 내며 성진에게 물었다.

“아픈가요?”

“아니요? 속성이 맞으면 시원할 겁니다.”

그녀가 [소환 마법진]의 중앙에 들어가고 성진이 [마법진]을 작동시켰다. 순간, 불길이 3층 높이만큼 치솟아 올랐다.

너 눈을 왜 그렇게 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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