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1화
이틀 뒤 저녁…….
성진은 그날 잡은 사슴을 잘라서 구워 먹고 있었다. 성진이 독특한 맛이 나는 몬스터 같은 뿔이 창처럼 난 사슴을 잡아 고기를 구워서 뜯으며 말했다.
“에이~ 이 야리 꾸리한 냄새는 뭐야?”
선화 기사가 웃으며 먹었다.
“성진 공자? 이런 수사슴은 독특한 냄새로 자신의 구역을 표시해서 이런 냄새가 납니다.”
성진이 구시렁거렸다.
“에이~ 다음에는 암사슴만 잡던지 해야겠다.”
성진은 그러며 사슴 고기를 잘랐다.
“오늘은, 다른 집에 많이 나눠 줘야겠다.”
선화 기사가 웃었다.
“이게? 그렇게 맛이 없어요?”
성진이 고개를 흔들었다.
“도저히, 이 이상 야리 꾸리한 냄새는 극복이 안 되네요?”
선화 기사가 웃으며 말했다.
“예전에, 영지 전투에 나가서는 하도 식량이 없어서, 스컹크도 잡아먹었는데 정말 고기도 질기고 맛도 끔찍했어요.”
성진이 선화 기사 에게 물었다.
“아니? 그 냄새 나는 스컹크를 구워 먹었다고요?”
“그럼 어떻게 합니까? 굶어 죽을까요? 후퇴하느라고 이틀을 굶었는데?”
성진은 사슴 고기를 잘라서 웃으며 일어나서 농노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그래도 농노들은 좋아했다. 고기가 어디인가? 냄새가 난다고? 그런 게 무슨 상관인가? 고기는 고기다
성진이 집에 돌아와서 보니 한 농노가 성진의 집에 와 있었다.
“어? 웬일이세요?”
그 노예가 머뭇거리자 성진의 엄마인 제시가 말했다.
“이 집 아이가, 농사일 하다가 감기 몸살에 걸린 것 같은데, 약초 좀 달라고 해서 왔다. 성진아 줘도 되지?”
성진이 팔려고 약초 말린 것에서 해열 효능과 몸살에 좋은 약초를 골라 주었다.
“이거 푹~ 끓여서 먹이세요?”
농노가 꾸벅 인사를 했다.
“감사합니다. 성진 공자님. 이 은혜는 잊지 않겠습니다.”
농노를 돌보는 의사가 있다고 하지만 이 늦은 밤에 농노의 마을까지 올 리 만무했다. 열악한 농노의 환경이라 감기 몸살에 죽기도 할 정도로 환경이 안 좋았다.
그 농노가 나간 후 잠시 후에 영주성의 기사가 성진을 찾아왔다.
“성진 공자님? 계신 가요?”
선화 기사가 나가서 보았다. 영주성의 경비를 맡고 있는 기사들과 수비병들이었다.
선화 기사가 그들에게 물었다.
“무슨 일이야?”
그러나 기사의 얼굴은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저기 말씀드리기 힘듭니다. 일단 성진 공자를 모셔 오라는 영주님의 명입니다.”
성진이 검을 등에 메고 일어났다. 그러자 -가이아- 교단과 -아레스- 교단 기사가 따라 일어났다.
선화도 먹던 고기를 놔두고 일어나서 성진을 쫒아 갔다.
한밤중 조용히 영주성으로 일행은 들어갔다. 영주의 집무실로 가는 게 아니라 병동으로 향했다.
그리고 병동을 지키는 기사가 성진을 보더니 떨떠름하게 말했다.
“영주님이 안에 계십니다. 성진 공자만 들어오시랍니다.”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나 성기사들과 선화 기사는 눈치를 챘으나 입을 다물고 물러났다.
성진이 문이 열리는 병동에 들어가자 병동에 케인 단장이 누워서 인사불성으로 사경을 헤매고 있었다.
레티오 영주가 성진을 보자 쓰게 웃으며 의자를 당겨 내어 주었다.
“자, 일단 앉게.”
성진이 영주의 앞에 앉았다.
“그래, 내가 경솔 했던 거 사과하지.”
엘프답게 영주 이고 공작이지만 잘못을 순순히 인정했다.
성진이 웃으며 말했다.
“아니? 그러게 왜? 작업까지 치셨습니까?”
“허허~ 그만큼 자네가 필요했던 거지?”
가만히 있던 성진이 조용히 말했다.
“뭐, 제 잘못도 있습니다. 이 검상은 저에게 작업을 치기 전에, 제가 입힌 검상입니다.”
레티오 영주가 쓰게 웃었다.
“그럼, 고쳐주는 건가?”
그러자 성진의 감겨있는 왼쪽 눈의 [막내 공주]가 떠들었다.
-설마 공짜로 고쳐달라는 건 아니겠지?-
레티오 영주가 쓴맛을 다셨다. 모든 일의 원흉이 저 성진의 감긴 눈 안에 숨어 있는 이상한 돌이다. 마법사가 정체를 알려고 그렇게 마법 서적을 뒤졌는데도 정체를 못 찾고 있는 이상한 아트펙트이다.
레티오 영주가 [막내 공주] 에게 물었다.
“그래? 얼마를 바라냐?”
-돈이 아니다. 성진의 농노 가족을 다오.-
레티오 영주가 턱을 긁으며 고민을 하다가 입을 열었다.
“케인 단장과 농도 4가족의 목숨이 어찌 비교되겠나? 단, 기다려 주게.”
-왜? 기다려 달라는 거지?-
“성진 공자가, 15살이 될 때 선물로 같이 자유를 주지.”
성진이 감은 눈으로 레티오 영주를 뚫어지게 쳐다봤다.
“왜? 지금은 안 되는 거지요?”
“내 처지 좀 이해해 주게. 앞으로 오크 마을 섬멸전에서 자네 농노들은 빼주겠네. 그러나 농노가 전투 전에 자유를 얻는다면 다른 농노들의 전투의지가 흔들린 다네?”
성진이 분위기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고 고개를 끄덕였다. 목숨을 건 전투 전에 누구는 자유를 얻고 영지민이 된다면 다른 농노들이 사기가 떨어진다는 뜻이다.
그리고 감은 눈의 오른쪽의 [광기의 공주]가 말했다.
-또 받았으면 하는 농노가 있다.-
레티오 영주는 쓴맛을 다셨다. 성진에게 작업 한번 치고 소중한 농노를 몇이나 뜯기는지 모르겠다.
“그래? 이번에는 누군가?”
-그 부지깽이 모녀다.-
레티오 영주는 가만히 머리를 굴리다가 대려 성진에게 물었다.
“그가 누구인가? 내 머릿속에는 없는데?”
성진이 웃으며 말했다.
“노동 능력이 없어서, 버려진 농노 모녀 있잖습니까? 딸은 한쪽 몸에 화상을 입고요.”
그제야 떠올랐는지 레티오 영주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 아버지가 집안 화로에 불이 나서, 딸과 부인을 구하고 죽은 농노 가족을 말하는 건가?”
[광기의 공주]가 말했다.
-그래 그 모녀 말이다.-
레티오 영주가 턱을 쓰다듬고 고민하다가 물었다.
“그 농노 모녀는 데려다가 뭐하게?”
[광기의 공주]가 웃었다.
-집 청소라도 시키게.-
레티오 영주는 성진의 눈 안의 속을 알 수 없는 [광기의 공주]를 보고 고개를 흔들었다. 뭔가 있다. 하지만 자신은 모르겠다.
그러나 어차피 데리고 있어 봐야 늙고 힘없는 농노 모녀다. 쓸 곳도 없다. 차라리 잘된 것이다. 두 모녀에게 들어가는 식량이라도 아끼면 좋다.
“그래, 노동력도 없는 농노를 어디에다가 쓰던 내가 알 게 아니지. 시종장에게 말해두지.”
-그래 고맙다.-
서로 간 거래가 끝이 나자 레티오 영주가 성진에게 말했다.
“그럼? 케인 단장 좀 고쳐 주게.”
성진의 검은 눈의 왼쪽에서 [막내 공주]가 웃었다.
-나는 뭘 줄 거냐?-
레티오 영주가 어이가 없었다.
“아니 너희 방금? 농노를 6명이나 받았잖아?”
그러나 [막내 공주]는 웃으며 말했다.
-그건 성진이 하고 [광기의 공주]인 언니가 받은 거고? 나는 아무것도 없잖아?-
성진이 나서서 말렸다. 완전 진상인 [막내 공주]는 참 답이 없다.
“막내 누나야? 내가 맛있는 거 먹어 줄게.”
-그런 거 필요 없어. 차나 정기적으로 먹게 해줘. 너무 교양 생활을 못 했다.-
성진은 고개를 흔들고 말했다.
“알았어, 일단 고치고 보자.”
[막내 공주]가 구시렁거렸다.
-꼭 차 먹어야 해!-
레티오 영주는 차를 어디서 구하나 고민을 했다. 고급 귀족들이 고가의 홍차를 마시며 교양을 뽐낸다고 하지만 레티오 영주는 허례허식을 싫어해서 홍차는 아예 구해 놓지도 않았다.
성진이 [광기의 공주]에게 말했다.
“누나 -부패 저주-를 거두어 주라.”
[광기의 공주]가 이상한 [룬어]로 저주를 풀고 있다. 그리고 [막내 공주]가 -치료 마법-으로 치료를 시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성진은 -축복의 노래-를 불렀다.
3인이 서로 화합을 맞춰서 해야지 -부패 저주-가 풀릴 정도로 [막내 공주]가 건 -부패의 저주-는 지독했다.
잠시 후…….
썩어가던 케인의 가슴이 진물이 나오고 고름이 나오며 고쳐졌다. 의사 들어와서 상처를 씻어주고 붕대를 갈아 주었다.
의사가 어린 성진을 괴물 보듯이 보았다. 그저 어린 줄 만 알았던 성진은 독사였던 것이다. 건들면 문다. 그것도 독이 가득 찬 송곳니로 말이다.
케인 단장이 다 낫자 얼굴이 편안해 지며 잠에 들었다.
그러자 영주가 의사에게 말했다.
“고비는 넘겼지만, 오늘 밤에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르니 잘 봐주게?”
“예 영주님.”
“사제도 부르고 그렇게 하게.”
“알겠습니다.”
레티오 영주는 이제 일어나서 성진에게 말했다.
“이제, 영주 집무실로 가지?”
성진의 감긴 오른쪽 눈의 [광기의 공주]가 말했다.
-또 뭐 하려고? 우리 성진이 자야 한다.-
레티오 영주는 성진 한 명이 아니고 2명의 여자와 1명의 꼬맹이를 상대하느라고 급 피곤해졌다.
“이번에는, 돈 되는 일이라네.”
[광기의 공주]는 바로 말을 바꿨다.
-우리, 일당 높게 안쳐주면 일 안 한다.-
레티오 영주는 만약 [광기의 공주]가 눈앞에 있었으면 멱살을 잡았을 것이다. [광기의 공주]나 [막내 공주] 둘이 아주 꼴통이다.
선화 기사 말로는 성진도 컨트롤을 못한다고 한다.
영주와 성진이 문을 열고 나오자 선화 기사가 누워 있는 케인 단장을 보자 레티오 영주가 말했다.
“케인 단장은, 고비는 넘겼다네. 난 성진 공자하고 말 좀 나누겠네.”
그러자 일행이 성진을 따라 움직였고 영주 집무실에 도착해서는 성진과 레티오 영주만 집무실로 들어갔다.
영주가 쓴맛을 다시며 술을 잔에 따랐다. 그리고 마시며 감은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성진을 보고 말했다.
“자네, 덕분에 술이 늘었다네?”
그러자 엉뚱한 [막내 공주] 가 말했다.
-우리도, 한잔 주라?-
[광기의 공주]가 한 소리 했다.
-야, 성진이 나이를 생각해라?-
성진은 고개를 흔들었다.
“아직, 술에 취해서 다닐 나이는 아니지요?”
레티오 영주가 술을 마시며 성진을 보고 말했다.
“뭐, 우리 아들보다는 낫군? 그놈은 몰래 술을 감춰 놓던데?”
“이제, 일 얘기를 하시지요? 뭘 하면 됩니까?”
“아? 밤이 늦었지? 뭐 간단하네. 오크 마을 섬멸전에 참가해 줬으면 하네.”
“일당은 얼마지요?”
“이런 일은, 일당으로 계산하면 우리가 너무 손해가 많네. 참가한 용병에게 얼마씩 준다고 계약을 맺는 다네?”
“그래요? 그럼 얼마를 주실 겁니까?”
“자네 정도, 검사면 50골드는 줘야지?”
그러자 [광기의 공주]가 말했다.
-너무 작은 거 아니야? 우리도 같이 싸울 텐데?-
레티오 영주가 말했다.
“대신, 자신이 잡은 오크의 전리품은, 자신의 몫이네?”
[광기의 공주]가 웃었다.
-그럼 괜찮지? 성진아 해라.-
성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광기의 공주] 누나가 그렇게 말하면 괜찮은 거지요. 나중에 오크 마을 섬멸전 가면 말씀 주십시오.”
“그래 고생했네, 그리고 부지깽이 모녀는 며칠 후 보내 주지.”
성진은 인사를 하고 나와서 집으로 갔다. 가는 중에 선화 기사가 성진에게 물었다.
“성진 공자? 무슨 일이었어요?”
“예, 오크 마을 섬멸전에 참가해 달라고요.”
선화는 별일 아닌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아~ 오크 마을 청소?”
며칠 후…….
부지깽이 모녀가 성진의 집으로 들어왔다. 영주는 돈을 들여서 성진의 집 옆에 부지깽이 모녀가 살 수 있는 집을 지어 줬다. 뭐 그래도 엉성한 집이지만 농노에게 이게 어딘가?
그 둘 모녀를 보고 성진이 말했다.
“앞으로, 저희와 같이 사시면 됩니다.”
부지깽이 모녀는 불안한 눈빛을 했다. 성진은 귀족에, 농노 가족은 농도가 아닌 것처럼 잘 먹고 잘 살고 잘 입기 때문이다.
성진이 불안해하는 그들을 달랬다.
“제가 두 분을 어찌하자고 하는 게 아닙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성진이 그렇게 말하자 모녀 중 늙은 여인이 물었다.
“저희는, 뭘 하면 되지요?”
“그저, 편하게 생활하시면 됩니다.”
성진의 농노 가족들도 그들을 별로 신경 안 썼다. 아침에 농사일을 나갔고 집안 청소한다고 누나인 엠마만 남아 있었다.
그러자 늙은 여인이 엠마에게 물걸레가 어디 있냐고 하고 청소를 도왔다. 그러니 혼자 남겨진 화상을 입은 어린 여자 농노가 불안 한 듯 성진을 못 쳐다보고 있었다.
성진이 그녀의 어깨를 두드렸다.
“나중에, 내가 공부 좀 가르쳐 주게 해라?”
“공부요? 저 글도 몰라요.”
성진이 웃으며 말했다.
“에이~ 걱정하지 마.”
그리고 성진은 교단 성기사들과 선화와 같이 사냥을 떠났다. 숲에서는 성진이 거대한 불곰과 붙었다.
-크오오오오~.
거대한 불곰이 몸을 일으키고 성진에게 앞발을 내리쳤다. 저기에 맞으면 어지간한 기사도 목뼈가 한방에 부러진다.
그러나 성진의 검이 불타면서 내리 찍히는 불곰의 앞발을 그었다.
-촤악!
앞발이 잘리고 성진이 바로 불곰의 품에 튀어 들어가면서 불곰의 심장에 검을 꽂았다.
-푸욱!
성진의 검이 불곰의 심장을 뚫고 등 뒤로 튀어나왔다.
거대한 몬스터 급 불곰은 단 일격도 못 견디고 죽었다.
성기사들이 곰 가죽을 벗기며 좋아했다. 질이 좋아서 상인에게 팔면 짭짤할 것이다. 선화는 곰의 내장을 뒤지며 웅담인 [곰의 쓸게]를 찾아서 챙겼다.
성진이 그걸 보고 [광기의 공주] 에게 물었다.
“누나 저게 돈이 돼요?”
성진의 감긴 오른쪽 눈의 [광기의 공주]가 말했다.
-뭐? 솔직히 소화에는 도움이 되는데? 민간요법에는 만병통치약으로 통하고 있다.-
성진이 묵인해 주자 선화 기사가 좋아했다 이[웅담]을 팔면 5골드는 받는다.
약초와 열매를 더 채집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저녁이 되자 부지깽이 모녀와 성진의 가족, 성기사들이 열매와 고기를 구워 먹었다.
부지깽이 모녀는 처음에는 눈치를 보다가 아무도 신경을 안 쓰자 고기를 마구 먹었다. 성진이 고기를 구우며 말했다.
“곰 고기는, 질기고 별로다. 그죠?”
선화 기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6뿔 멧돼지가 최고야.”
-아레스-교단의 성기사가 말했다.
“6뿔 황소도, 만만치 않게 맛있습니다.”
성진이 구운 곰 고기를 뜯으며 말했다.
“그 놈은? 어디 가면 나옵니까?”
“여기 숲에는 안 나오고, 영지 밖으로 나가서 벌판에 보면 가끔 보입니다. 잡기가 힘들지 맛은 기가 막힙니다.”
이때 성진의 집에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성진이 나가서 문을 열어 보았다. 성진도 몇 번 본 -하프 블러드- 기사단의 정보 요원이었다.
성진을 보자 조용히 성진의 귀에 속삭였다.
“내일, 출발 합니다.”
더 이상 말을 안 들어도 안다. 오크 마을의 섬멸전에 간다는 소리다. 합류해 달라는 소리다.
성진이 그에게 물었다.
“어디로 모입니까?”
“예. 일단, 영주성 연무장에 오시면 됩니다.”
“예, 내일 뵙지요.”
정보원은 고기 굽는 냄새를 맡고 침을 삼키며 갔다. 지글지글 구워지는 고기를 보면 한 입만 달라고 할 것 같았다.
체면이 있어서 참고 돌아섰다.
너 눈을 왜 그렇게 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