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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눈을 왜 그렇게 떠-10화 (10/129)

010화

성진이 숲으로 나가자 숨어 있던 -하프 블러드-기사단의 정보원이 나왔다. 그리고 수비병에게 말했다.

“그래. 성진 공자에게는, 농노 가족들이 징집 당할 수 있다고 알려 주었나?”

수비병은 정보원에게 걱정스럽게 물었다.

“아니? 이러다가 농노들이 징집당하는 걸 알면, 골치 아프지 않나요?”

정보원이 수비병의 그 말에 피식 웃었다.

“알면 도망이라도 가게? 농도들의 몸에 [복종의 마법 문신]이 있는 거 알잖아?”

“그래도, 분위기가 뒤숭숭하지 않을까요?”

“그래 봐야? 자기들이 할 수 있는 건 없어, 농노 주제에 뭘 어쩌려고?”

“그런데? 왜? 성진 공자에게는, 정보를 흘려주라는 건가요?”

정보원은 비열하게 웃음을 감췄다.

“아니? 그래도 성진 공자잖나? 잘해줘서 안 좋을 건 없잖아?”

작업을 치고 있는 걸 모르는 순진한 수비병은 그대로 고개를 끄덕이고 인정했다.

“그렇지요. 우리 아랫것들에게 그나마 잘해주는 건, 성진 공자 정도니까요.”

그리고 정보원은 조용히 농노의 빈집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하프 블러드- 케인 단장이 가슴에 붕대를 칭칭 감고 있었다. 성진과 대결이 벌써 며칠의 시간이 지났는데 낫기는커녕 이제 고름까지 나온다.

정보원이 들어오자 그가 고통을 참고 웃으며 물었다.

“그래? 작업은 잘 쳤나?”

“예. 쳤습니다. 아마도 오늘내일 영주님에게, 방문해서 자신의 농노 아버지와 농도 형의 징집을, 막으려고 할 겁니다.”

그리고 정보원이 케인 단장에게 물었다.

“상처는 괜찮으신가요?”

케인 단장은 애써 고통을 참으며 말했다.

“괜찮다. 걱정하지 말아라.”

“아닌 것 같은데요? 저도 정보원이라 혼자 상처를 입고 추격을 받는 일이 많아서 상처 종류는 압니다. 잠깐 볼 수 있을까요?”

정보원이 이렇게 나오자 케인 단장이 쓰게 웃으며 가슴의 붕대를 풀었다. 그러자 정보원이 케인 단장의 상처를 살폈다. 상처에서는 노란 고름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이게? 치료 받고 며칠 된 거라고요?”

“그렇다네?”

“케인 단장님? 사제에게 치료는 받으셨지요?”

“사제에게 받았네? 왜 그렇지?”

정보원이 다시 조심히 상처를 살펴보았다.

“죄송한데? 이거 -부패 저주- 같은 데요?”

케인 단장이 어이가 없어서 정보원에게 물었다.

“그걸? 어떻게 알지?”

“예, 제가 전에 사이비 교단을 조사하다가, 교주에게 기습을 받은 적이 있어서 압니다. 살이 썩어가는 채로, 일주일을 도망쳤습니다. 이거 확실히 -부패 저주- 입니다.”

케인 단장이 가슴에 고통을 참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성진 공자, 손속 한번 지독하군?”

그리고 정보원을 보내고 케인 단장을 -가이아- 교단을 찾아갔다가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들었다.

“예? 사제님? 뭐라고요?”

“죄송합니다. 케인 단장님, 지금 케인 단장님이 걸리신 저주는, 고위급이라 제가 풀 수 없습니다. 대사제를 찾아가시거나 중앙 대신전의 성녀님을 찾아가셔야 합니다.”

케인 단장을 당장 치료를 하러 영지를 빠져 나갈 수 없다. 곧 오크 마을 섬멸전이 있기 때문이다.

케인 단장이 사제에게 물었다.

“-저주-를 건 사람은? 이걸 풀 수 있습니까?”

“그렇게는 한데? 이정도 -저주-를 걸 수 있는 고위급 -저주 술사-가 그냥 풀어 줄까요?”

케인 단장은 한숨을 쉬었다. 성진에게 예를 가르쳐 준다고 깝죽거리다가 자신이 이제 빌어야 할 처지가 되었다.

신전에서 걸어 나오며 혼잣말로 성진을 욕했다.

“와~ 정말 쥐만 한 놈이? 독사 같은 놈이네?”

케인 단장은 이제 갑과 을의 관계가 이제 바뀐 걸 느꼈다.

“후하~ 영주님에게 뭐라고 말하냐?”

그 시간.

성진은 숲에서 멧돼지 무리와 대치하고 있었다. 성진이 검을 뽑으며 웃었다.

“와, 돼지고기다!”

그러나 돼지의 어금니가 6개는 되는 걸 보니 몬스터였다. 성진이 튀어 나가려는 걸 선화 기사가 말렸다.

“성진 공자! 6뿔 멧돼지는 [기사급]이나 되어야 상대가 됩니다. 참으세요.”

성진이 웃으며 선화 기사에게 말했다.

“아니? 케인 단장도 이겼는데? 6뿔 멧돼지를 못 잡을까요?”

그러나 선화가 보기에는 성진이 어린애 같았다. 물론 몸집이 또래에 비해 크기는 하지만 선화가 10년을 돌보다 보니 친동생 같았다.

6뿔 멧돼지들이 성진에게 달려들고 성진이 튀어 나갔다.

성진이 일 검 일 검을 그을 때마다 정확히 6뿔 멧돼지의 목덜미에서 피가 솟구쳤다.

그 두꺼운 6뿔 멧돼지의 가죽을 일 검에 가른 것이다.

성진이 6뿔 멧돼지를 다 잡자 -가이아-교단의 성기사와 -아레스- 교단의 성기사가 가죽을 무두질했다.

-아레스- 교단의 성기사가 말했다.

“성진 공자가, 깔끔하게 잡아서, 가죽에 상처 하나 없네요?”

이때 숲속을 헤치며 은빛 늑대 무리가 나타났다.

그들 중 무리의 우두머리 수컷이 성진을 보고 아는 척을 했다.

“오~ 우리 성진이가 사냥 한 거냐?”

그러자 통통한 은빛 늑대 꼬맹이가 나서서 성진에게 친한 척 말했다.

“성진아~ 한입만 주라.”

성진이 웃으며 감은 눈으로 은빛 늑대 꼬맹이를 쓰다듬었다.

“한 마리 가지고 가서. 엄마 아빠랑 같이 먹어라.”

은빛 늑대 우두머리가 좋아했다. 저 6뿔 멧돼지 한 마리면 삼일은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 그가 성진에게 물었다.

“성진아? 우리 줘도 괜찮아?”

성진이 웃으며 말했다.

“배고픈 나한테 준 젖이 얼마인데요? 이런 6뿔 돼지고기 아까워할까요?”

성진이 이렇게까지 말하자 -아레스-교단의 성기사가 먹기 좋게 잘라 주었다. 그러자 은빛 늑대 꼬맹이가 헤헤거리며 고기를 들고 가서 무리와 생고기로 먹었다.

성진이 그들을 보고 말했다.

“그걸 그냥 먹어요? 구워 먹지?”

은빛 늑대 우두머리가 생고기를 씹으며 말했다.

“네가, 아직 고기를 먹을 줄 몰라서 그런 거다. 생고기가 얼마나 맛있는데?”

그러며 성진에게 6뿔 멧돼지 목살을 뜯어 주었다. 그러나 성진은 고개를 흔들었다.

“에이~ 저는 생고기 먹었다 가는 배탈 납니다.”

“약한 척 하기는?”

그러며 어느 정도 배를 채우자 남은 고기를 들고 숲으로 사라졌다. 그리고 성진은 무두질한 가죽과 고기를 [공간 확장 가방]에 넣고 삶은 감자와 육포를 먹으며 잠깐 배를 채우고 움직였다.

성진이 이제 약초와 열매를 따자. 신기한 듯 선화 기사가 물었다.

“성진 공자? 어떻게 눈도 안 뜨고 약초와 독초를 구별하나요?”

성진이 웃으며 말했다.

“에이~ 저는 눈감아도 다 보입니다.”

며칠 전 성진의 눈의 실체를 본 성기사들은 피식 웃었다. 말하는 눈이라니 너무 신기했다.

성진이 약초를 따다가 선화 기사에게 물었다.

“선화 기사님?”

“예, 성진 공자.”

“보통 오크 마을 섬멸전 같은 기밀 정보를? 수비병들이 일반인에게 흘리나요?”

선화 기사가 고개를 흔들었다.

“그러면? 마을에 퍼져 나가서 농노들이 겁먹고 숨는 경우가 있어서 안 흘리지요? 또 징집되는 남자들은 일반 영주민도 있으니 최대한 조심 하지요?”

성진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하~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나한테 작업쳤구만?”

선화 기사가 무슨 말인지 가만히 고민해 보다가 쓰게 웃었다.

“성진 공자에게, 도움을 부탁하면 되지? 왜? 그리 어려운 방법을 썼을까요?”

성진이 피식 웃었다.

“저에게, 목줄을 채우고 싶었던 거지요?”

선화 기사가 웃으며 말했다.

“농노 가족이? 성진 공자의 목줄이라고요? 정말 웃기는군요? 귀족에게 뭐 하는 거지?”

성진이 선화에게 물었다.

“이 정도 작업을 치려면, 누가 승인합니까?”

“글쎄요? 성진 공자가 대상이라면, 영주님이 막았을 텐데? 왜 안 막았을 까요?”

성진의 왼쪽 눈의 [막내 공주]가 비웃었다.

-쪼잔한 엘프 늙은이 같으니? 성진이 제 자식들 좀 건드렸고? 복수하는 거야?-

선화 기사는 저 가끔 말하는 눈이 도대체 정체가 정말 궁금했지만 일단 주제로 돌아왔다.

“그렇게 쪼잔하지는 않으십니다. 아마 무슨 사연이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이라도 영주님에게 면담을 신청하세요.”

그러자 성진의 왼쪽 눈 의[막내 공주]가 웃으며 말했다.

-키키키~ 아마 지금쯤? 케인 단장 가슴에서 고름이 나올 거다.-

성진이 쓰게 웃었다. 그리고 선화 기사가 [막내 공주]에게 물었다.

“아니? 그게 무슨 말입니까?”

-어? 그때 우리 귀한 성진이한테, 뭐 벌을 내린다고 헛소리 하길래? 내가 -마비 저주-에 -부패 저주-를 숨겨 걸어 주었다. 아마도 어지간한 대사제한테 가야 풀 수 있을 거다.-

선화 기사가 한숨을 쉬었다. 이건 가자마자 보고해야 할 상황이다.-저주-를 마구 뿌리는 눈을 성진이 가지고 있다. 그리고 제어가 안 된다.

제멋대로인 저 [막내 공주]를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만 늘었다. 성진을 어떻게 하지 않는 이상 어쩔 수가 없었다.

성진은 열매와 약초를 충분히 따고 마을로 들어왔다. 그리고 바로 집에 들어가서 약초와 열매를 꺼내서 엄마인 제시에게 주었다.

제시가 성진을 안아 주며 말했다.

“아니? 마을 밖에 나갔니? 위험하게 왜 그랬니?”

성진이 웃으며 엄마인 제시를 안아 주었다.

“엄마가 열매를 좋아하시잖아요?”

“그러다가 다치면 어쩌려고?”

성진은 웃으며 가방에서 6뿔 멧돼지 고기를 꺼냈다. 그러자 가방에서 끊임없이 나오는 고기를 보고 제시가 기겁을 했다.

“아가? 그게 말로만 듣던 [공간 확장 가방]이니?”

“예, 나중에 엄마도 만들어 드릴게요.”

그러나 제시는 손사래를 쳤다.

“나 같은 농노가? 그런 귀한 물건을 가지고 있으면, 바로 매질을 당하고 뺏긴다.”

성진이 엄마인 제시를 안아주고 말했다.

“엄마, 제가 어느 누구도 무시하지 못하게 모실게요.”

그 말에 농노 아버지인 스미와 아들인 찰스 딸인 엠마가 말만이라도 좋은지 미소 지었다. 꿈같은 이야기다.

성진은 시종장에게 뺏은 양념을 다 털어서 고기에 양념을 발라서 구워 달라고 하고 고기 몇 덩이를 가지고 일어났다.

제시가 성진에게 물었다.

“아가? 혹시 누구 주게?”

“예. 어릴 때부터, 젖 얻어먹은 아주머니들 주려고요.”

성진은 집을 나가서 자신에게 어릴 적 젖을 주던 농노의 집들에 들렀다. 그리고 고기를 한 덩이씩 주자 얼굴이 환해졌다.

성진의 농노 집이 아닌 일반 농노의 집에서는 고기 냄새 맡기가 일 년에 한두 번 있을 정도다. 감자라도 배부르게 먹으면 다행이다.

그녀들이 성진을 한 번씩 안아 주었다.

“고마워요. 성진 공자.”

“아니에요. 어릴 때 젖 주신 거 잊지 않고 있습니다.”

성진이 한집에 가는데 남루한 옷을 입은 농노 아주머니와 딸이 나왔다. 성진이 이 집에 고기를 주는 건 이미 딸과 엄마가 노동력을 잃어 영지에서 최저의 식량 밖에 지원 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또 딸은 얼굴과 팔에 화상을 입어 손도 잘 못 펴고 있었다. 그래서 안타까워서 도와주는 것이다.

늙은 농노 아주머니가 성진에게 고개를 90도 숙였다.

“고마워요. 성진 공자.”

성진이 웃으며 돌아서는데 오른쪽 눈의 [광기의 공주]가 성진에게 속삭였다.

-역시, 저 아이는 마법에 재능이 있다. 꼭 네 손에 넣어라?-

성진이 감은 눈을 조심히 뜨고 화상으로 일그러진 얼굴의 딸을 보았다.

-불의 재능이 있는 자- -불의 가호를 받은 자-

레벨 3

힘 3

민첩 3

지혜 3

HP 6

MP 6

[불의 정령과 친화력이 높고 불 마법의 천재적 소질이 상당하다.]

성진이 그녀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고개를 끄덕이고 조용히 [광기의 공주] 에게 말했다.

“일단, 우리 가족부터 구하고 나서 구하자.”

-그렇게 꼭 손에 넣어라.-

[광기의 공주]는 [신급 아트팩트]라 일반 [씨드 시스템]이 볼 수 없는 가능성까지 볼 수 있었다. 그래서 지나가다가 저 불의 친화력이 높은 여자아이를 발견하고 성진에게 제자로 키우라는 것이다.

성진이 갈 때까지 늙은 농노는 계속 감사하다고 말했다. 화상에 일그러진 딸은 엄마 뒤에 숨어 있었다.

성진은 집에 가서 가족들과 6뿔 돼지고기 파티를 벌였다.

그 시각…….

영주의 성의 병동에서는 레티오 영주가 심각하게 병상에 누워 있는 이를 보았다. 그는 케인 단장이다. 오늘 오후 가슴에 있는 검상이 더욱 부패 되며 고열과 통증에 쓰러졌다.

엘프인 레티오 영주는 정보원에게 그 이유를 듣고 기가 막혔다. 정보원이 선화가 전해준 정보까지 종합해서 보고 했다.

“성진 공자가? 일격에 -부패 저주- 까지 걸었다고?”

“예, 상당히 손속이 지독합니다.”

“허~ 자신의 가족들에게는 그렇게 잘 대해주면서도, 자신에게 적의를 보인자에게는 가차 없구먼?”

정보원이 조심히 말했다.

“그런데 문제가 있습니다.”

“무슨 문제인가?”

“예, 성진 공자의 -부패 저주-가 너무 강해서, 사제들이 못 풀고 있습니다.”

레티오 공작이 이마를 짚었다. 이건 성진을 길들여 보겠다고 하다가 초가삼간 다 태워 먹은 꼴이다.

“사제가 뭐라고 하던가?”

“예. 대사제급 아니면, 성녀 급이나, 가능하답니다.”

레티오 공작은 허탈해서 말도 못 했다. 그러다가 물었다.

“그럼? 성진 공자가 풀 수 있는 가능성은?”

“100%입니다. -저주-를 받으면 가끔 -저주 술사-가 -저주-를 내리고 협박하고 돈을 뜯어내고 고쳐 주기도 합니다.”

“만약에? 중앙 대신전에 케인 단장을 보내서, 치료하면 얼마나 걸리고 비용이 얼마나 들지?”

정보원이 고개를 흔들었다.

“돈이 문제가 아닙니다. 가는 건, 수도로 가는 [공간 이동 마법진] 이용한다고 해도, 대사제나 성녀를 만나기는 하늘에 별 따기 입니다.”

레티오 공작이 쓴맛을 다시며 물었다.

“앞으로, 며칠이나 케인 단장에게 시간이 있지?”

“사제에게 물어보니? 한 3일이, 한계입니다.”

“후~ 내가 실수를 했어. 완전 최악의 악수야.”

일단 레티오 공작은 생각을 해보겠다고 하고 병동에서 나갔다. 보고 받은 바로는 성진은 돈과 가족을 좋아한다고 했다.

어떻게 성진을 구슬릴까 고민을 했다. 케인이 상대의 격도 모르고 진검 대결을 신청한 잘못도 있지만 그를 성진에게 보낸 건 레티오 영주 자신이다.

부하의 잘못은 상사의 잘못이다.

레티오 영주가 영주 집무실에서 술을 잔에 가득 따랐다.

너 눈을 왜 그렇게 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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