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66화 〉문제의 현장 (66/72)



〈 66화 〉문제의 현장

“어떻게  게 메이지 클랜은 나를 호구 아는 거 같다?”


세하는 메이지 클랜의 리더 젠크리드의 영상이 금세 끝나 버리는 걸 보고  좋지 않은 표정으로 아이에르를 바라보았다. 거기에 아이에르는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 했다.

“아... 아니... 저는 내용은 몰랐어요. 상황이 급하니 메시지만 전달하라고 들어서.......”


정말로 아이에르는 내용을 몰랐던 것 같았다. 그래서 놀라는 표정이 역력해 보였는지라 세하는 한숨부터 푸욱 내쉬었다.

“그냥 일이 커지니 도와달라고 해버리면 내가 냉큼 승낙할 줄 알았어? 물론 저번에 너와 관련된 일이 엑펠트와 관련이 있으니 도운  사실이지만 말이야.”

계속해서 세하의 반응이 좋지 않자 아이에르는 그만 말문이 막혀버리고 말았다. 그렇게 어색한 시간이 흐르려는데 갑자기 알람음이 들렸다.

“음?”

세하는 일단 가상화면을 눈앞에 띄웠다. 보아하니 대한민국 헌터협회 협회장 류한호에게 온 연락이었다.


“뭡니까?”

메이지 클랜의 일 때문에 기분이 좋지 않은데다가 류한호가 연락을 해와선지 세하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영상 모드 통신인지라 류한호는 그런 세하의 기색을 눈치 채고 어색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혹시 메이지 클랜의 아이에르 아쉬카 양이 와 있지 않는가?”
“어떻게 아셨어요?”


류한호가 아이에르를 언급하자 세하는 두 눈이 가늘어져서 물었다. 거기에 류한호는 여전히 멋쩍은 웃음을 짓고 있었다.

“확실히 메이지 클랜이 급하긴  모양이군. 하지만 이번 의뢰는 메이지 클랜 만의 것이 아닐세. 정확히 말하면 헌터협회 유럽지부와 슈타크카이트도 연결되어 있네.”
“.......”

하지만 류한호가 하는 말은 결코 그냥 넘길 수 없는 이유가 있었다.

“아니. 어떻게  게 협회랑 슈타크카이트 거기에 메이지 클랜이 얽힌 겁니까?”

세하로서는 묻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류한호는 고개를 휘휘 내저을 뿐이었다.

“낸들 알겠나? 아무튼 현재로서는 엑펠트 격파에 대해서는 자네가 가장 유명하고 확실하니 난리인 것일세. 게다가 일이 벌어진 지점이 영국에 있는 메이지 클랜의 본부인 것이고 거기에 슈타크카이트의 문제가 뒤엉켜 버린 걸세.”

류한호가 여기까지 말하자 세하는 여기에 개입할 수밖에 없음을 깨달았다.


“저 당장 안 가도 되죠?”


하지만 파흐트 계의 일을 처리한 지 하루 정도 밖에 안 지난 시점이라서 세하는 이렇게 말했다. 거기에 류한호는 승낙했다.


“자네가 가주기만 한다면 상관없네. 적어도 1주일 휴식은 보장하겠네.”
“그 정도까지 오래 쉴 생각은 없어요. 한 3일 정도 쉬고 가도록 하죠.  정도로 막을 인원들은 존재하겠죠?”

세하가 나름 절충안을 내놓자 류한호는 그제야 진심으로 웃을  있었다.


“물론일세. 그럼 잘 쉬다가 지정된 좌표로 가주면  걸세. 그럼 부탁하네.”

그렇게 류한호와의 통신이 끝나자 아이에르는 그제야 안도하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세하는 그런 아이에르를 가만히 두지 않았다.


“구체적으로 무슨 일인지 말해.”

세하가 제법 스산한 표정으로 말하고 있어서 아이에르는 움찔하고 말았다.


“그러니까 메이지 클랜의 본부 지하에 핵심 마력로가 있어요.”

그래도 중요한 일인지 아이에르는 어렵사리 입을 열었다. 거기에 세하의 귀가 쫑긋 서는 기분이 들었다.

“거기에 엑펠트의 융합체가 침입해서 마력로를 흡수하고 있어요. 그래서 1주일 전부터 헌터 협회와 연합해서  근방을 지키고 있는데 아무래도 시간이 갈수록 엑펠트의 반응이 커지고 있어요.”

아이에르가 여기까지 말하자 세하는 바로 질문을 날렸다.

“그런데 슈타크카이트는 어째서 연관된 거지?”
“아무래도 모르셨을 거예요. 메이지 클랜은 아주 예전부터 슈타크카이트와 교류를 해오면서 힘을 키워 왔어요. 그러다 이번에 엑펠트 사태가 터지면서 그 관계가 양지로 드러난 셈이죠.”

아이에르의 설명을 여기까지 듣자 세하는 잠시 머릿속이 어지러웠다.

‘뭔가 희한하게 얽혔네.’


아무튼 이 쯤 된다면 슈타크카이트 측에서는 세하와 안면이 있는 마그티스가 올 확률이 컸다. 그래서 세하는 다른 생각은 않기로 했다.


“알았어. 그럼 우선 넌 돌아가.  협회장님에게 말 한대로  쉬다가 현지로 갈 거니까.”
“알겠어요. 그럼 이번에도  부탁드리겠어요.”


아이에르는 고개를 숙여 감사를 표하더니 순식간에 몸이 투명해지면서 사라져버렸다. 그 광경에 세하는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굉장하네. 벌써 가버린 거야?”
“오해할 말씀은 마시죠.”


그 사이 루이제가 모습을 드러냈다. 아무래도 휴식을 위한 것 때문인지 그녀도 가벼운 스포츠 웨어를 입고 있을 뿐이었다.

“공간전이 마법을 쓴다고 해도 그 수준이 상당해서 그렇지.”


세하가 애써 해명했지만 루이제의 표정은 거북하다고 글씨로 써 놓은 것 같았다.

“마스터는 엑펠트 격파가 우선순위죠?”

그런 상태에서 루이제가 하는 말에 세하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건 그런데?”
“하지만 너무 무리하시는  저로서는 반대에요. 인간들이 마스터를 너무 의지만 하려는 것 같아서 기분이 안 좋다는 거예요.”
“.......”

세하는 단순하게 당장 일에 투입만 되지 않으면 상관없다 주의였다. 하지만 정작 루이제는 아닌  같아서 오히려 당황스러웠다.

“전생 때가 떠오른 거야? 그렇게 말해주니 고맙긴 한데.”

세하가 이렇게 말하자 루이제가 한숨을 푸욱 내쉬었다. 오늘따라 한숨짓는 사람들의 얼굴을 많이 본다 싶어 세하는 화재를 돌리려 들었다.

“어차피 이 시대에는 이게 기본 아닐까? 힘이 있는 자는 그 만치 책임이 있어야 하는 법이니까.”
“정론이긴 한데 아무래도 마스터는 전생 때는 죽자고 고생하다가 죽었으니 그런 것 같아요. 그리고 프로타 에고의 장난질도 어지간해야지 말이죠.”


루이제의 표정은 풀릴 길이 없어보였다. 계속 시무룩해 있어서 세하는 계속 루이제의 기분을 어떻게 하면 돌릴  있을까 고민하고 있었다.


“알면 알수록 미궁 속에 빠지는 거 같아요. 상당히 밀리던 파흐트 계의 일을 해결해서 다행이긴 한데 프로타 에코는 만날 때마다 아직 한계를 모른달까요.”


루이제의 고민은 가만히 두면 이제는 땅속 깊이 들어갈 기세였다. 그래서 세하는 화재를 돌리는  포기했다.


“너무  미래는 생각하지 말자고. 일단 하루하루 해나가다 보면 그것이 쌓이면서 큰 목표를 이룰 수 있는  아니겠어?”

세하는 정론을 내세우는 수밖에 없었다. 그러자 루이제는 안쓰러운 감정을 얼굴에 띄우며 세하에게 다가갔다.


“그게 맞는 말이지만 마스터가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걱정이에요. 정말로.”


루이제는 그렇게 한손으로 세하의 얼굴을 쓰다듬더니 이내 사라졌다. 그렇게 혼자 남은 세하는 멀뚱히 천장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
3일의 휴가 동안 세하는  그대로 방구석 페인 마냥 보냈다. 루이제가 그걸 터치 하지 않은 게 신기할 정도였지만 세하는 가만히 휴식하는 것에 주안점을  거라서 달리 몸을 피곤하게 만들 일은 하지 않았다. 그렇게 휴식 시간이 지나고 디데이가 되었다.


‘가보실까?’

해당 지점에 대한 좌표는 진즉에 류한호에게 받았다. 그래서 세하는 자신의 저택을 나서기 무섭게 느와르레이드 슈트를 장착하고 날아올랐다.


-해당 좌표 입력 완료했습니다. 오토 파일런이 가동하니 주무셔도 상관없습니다.

적정 고도로 날아오르자 루이제가 안내를 시작했다. 하지만 세하는 거부했다.

“어차피 고속 부스트 모드로 비행할 거 잖아? 얼마나 잔다고 그래?”
- 마스터께서 그러신다면 상관없습니다. 그런데 영국이라고 하니  한 지점만 떠오를까요?

루이제는 그러면서 세하의 눈앞에 자료들을 보여줬다. 소위 돌무더기가 기묘하게 늘어선 스톤헨지의 풍경이었다.


“그거 마법이니 전설이니 하는 거와 별 상관없는 걸로 드러났잖아?”

세하는 그에 대한 진실을 알고 있어서 이렇게 일축했다. 하지만 루이제의 음성에서는 여전히 경계심이 어려 있었다.

-그렇긴 합니다만 헌터 협회에서 알려준 좌표를 분석해보니  지역입니다.
“.......”

순간 세하는  말을 잃었다. 그러는 사이 세하는 느와르레이드 슈트가 급가속에 들어가서 다른 생각을 할 세가 없었다.

“돌아가시겠네.”

시간이 얼마나 걸렸는지는 상관없었다. 정말로 도착한 지점에 영국의 솔즈베리 스톤헨지가 있었고 최근에는 연구와 정부의 통제로 관람객을 통제한다는  확인할 수 있었다.


“아! 민세하 헌터님. 오셨네요.”


이미 연락을 받고 나온 아이에르와 그 수행원들이 세하를 맞이했다. 세하는 헬멧을 해제하면서 황당하다는 듯이 말했다.

“설마설마 했는데 스톤헨지라니.”

적당히 오후 1시 즈음에 출발한 덕분인지 시차 덕분에 새벽 6시의 아직은 어스름한 하늘이 세하를 반기고 있었다. 그런 하늘 밑에 있던 스톤헨지의 돌기둥들은 어딘가 기묘한 빛을 띠는 거 같은지라 세하는 계속 시선이 갔다.


“오히려 익숙한 곳에 숨기는 것이 진정으로 숨기는 법이죠. 저를 따라오세요.”

아이에르의 안내에 세하는 순순히 뒤를 따랐다. 같이 온 수행원들이 제법 주변을 경계하는 것이 심상치 않은 분위기였지만 세하는 일단 평정을 가지러 노력했다.


-마법사가 주된 클랜이라면서 이런 면에서는 현대적이라고 해야 할까요?


스톤헨지의 중앙에서 아이에르가 주문을 외우자 드러난 것은 일종의 엘리베이터였다. 그래서  안에 들어가자 지하 깊숙이 내려가는 것을 느끼며 루이제가 한 말에 세하는 피식 웃을 수밖에 없었다.

‘이런 점에서 고루하지 않다는  좋은 것 같아.’
-하긴요. 전통을 중시한다면서 시대의 흐름에 뒤처지는 것 만큼 안 좋은 일도 없으니까요.

그렇게 세하가 루이제가 텔레파시로 대화를 나누는 사이 계속해서 엘리베이터는 지하로 향했고 그러다보니 표시 되는 층수가 B 100층까지 이르는 걸 보며 세하는 제법 놀랐다.

‘이거 상상 이상으로 본격적인데?’


그 사이 아이에르가 제법 진지한 얼굴로 세하를 돌아보았다.

“이제 핵심 마력로에 도착했습니다. 주의해주심을 부탁드릴게요.”

안 그래도 아이에르를 따라온 수행원들이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해보였다. 아무튼 세하는 거기에 고개를 끄덕였고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굉장하네요.


확실히 깊은 지하층에 있는 것이 실감이 갔다. 어떻게 공사를 했는지 모르겠지만 단단해 보이는 재질로 된 방벽들이 사방을 메우고 있었고  사이 사이에 마력의 흐름이 지나가고 있었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마력과 지반 강도에 관련된 보완책이겠지 뭐.’


아무튼 그 정도만 해도 이곳이 상당히 공을 들인 곳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세하가 그렇게 납득하고 아이에르와 수행원들의 뒤를 따랐고 곳곳에서 메이지 클랜의 마법사들이 꽤나 삼엄하게 주변을 경비하고 있는 걸 알 수 있었다.

‘게다가 협회 소속의 헌터들도 보이는 군.’

류한호에게 듣기는 했지만 이번 일의 중대함 때문에 헌터 협회도 관련이 된 것이 피부로 실감이 갔다. 물론  집단 간의 위화감 때문에 소속이 다른 인원들은 같이 배치하지 않는 점도 보였다.


“안녕하십니까? 헌터 협회 유럽지부 협회장 데이비드 라이언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깎아지를 듯한 절벽 같은  앞에서 일단의 사람들이 세하를 맞이했다. 그  말쑥한 신사로 보이는 백인 중년 남성이 세하에게 악수를 청했다.


“민세하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일단은 헌터 협회의 높은 사람이니 세하도 예의를 갖췄다. 그리고 데이비드의 옆에 세하가 영상으로 보았던 존재가 보였다.


‘메이지 클랜 리더라고 했었나?’


영상으로 보던 대로 푸른 로브의 차림의 관록 있어 보이는 마법사가 세하에게 인사를 건넸다.


“실제로는 처음 뵙는 군요. 메이지 클랜의 리더 젠크리드 하이겐입니다.”

아무래도 풍습의 차이인지 악수는 건네지 않고 고개를 숙이는지라 세하도 똑같이 했다. 그렇게 중요한 인물들과의 인사는 끝난 것 같은데 아직 한 존재가 보이지 않아 세하는 물을 수밖에 없었다.

“제가 듣기로는 슈타크카이트와도 관련이 있는 일이라고 들었습니다. 그 대표는......”

세하는 끝까지 말을 이을 수 없었다. 갑자기 데이비드와 젠크리드의 옆에서 공간의 일그러짐이 일어났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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