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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키운 작물로 레벨업-206화 (206/209)

제206화

206. 206화

“진성아, 저들도 준비가 다 된 거 같은데?”

진성이 있는 중앙에 다들 다가오자 곁에 있던 성현이가 말을 건넸다.

각오가 되어 있는 듯한 고랭크 헌터들의 모습에 진성또한 긴장이 되었다.

그들은 진성보다 전투 경헙도 높고, 산전수전 다 겪었음에도 긴장하고 있었다.

저벅저벅-

“도련님. 다른 이들도 준비가 다 되었다고 하네요.”

이한나 팀장이 천천히 걸어오면서 진성에게 말을 건넸다, 이한나 팀장의 뒤에 있는 현성기업 헌터들과 한울기업 헌터들도 잔뜩 긴장한 채 진성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럼 이제 갈까요? 시간이 조금 남았지만…….”

“네. 어차피 적들도 저희의 기습을 예상하니 당당히 정면으로 돌파하는 방법이 나을 듯해요.”

진성은 그들의 모습을 찬찬히 보았다. 자신처럼 잔뜩 긴장한 헌터들도 있었지만, 자신감이 넘쳐흐르는 이들도 있었다.

“그럼 다들 제 곁으로 바짝 붙어주세요.”

진성의 말에 고랭크 헌터들은 진성의 곁에 더욱 바짝 붙었다.

진성은 인원을 확인한 뒤 시스템에게 외쳤다.

“시스템! 이제 텔레포트시켜 줘.”

-네, 진성 님. 한 번에 모두 텔레포트시켜 드리겠습니다.

시스템의 말이 끝나자마자 진성을 포함한 일행 모두가 순식간에 대피소 공터에서 소멸하였다. 정확히 말하면 사라진 것이다.

텔레포트는 정말 몇 초만에 이루어졌다.

초대장의 주소인 양평 저택 정원에 도착하자마자 공격을 당한 것이다. 사방에서 마법 공격과 화살이 날아와 진성의 일행을 무자비하게 때렸다.

하지만 진성의 일행들도 레이드 경험이 풍부하거나 산전수전 다 겪은 이들이었기에 갑자기 날아드는 공격에 당황하지 않고 피해 내며 주변 이들에게 지시를 내리기 시작했다.

“마법사는 후방으로!”

“전투 계열은 모두 앞으로 서!”

AAA랭크 헌터들이 소속이 달라 눈치를 보거나 당황하지 않고 공격과 방어에 집중할 수 있게 지시를 내리기 시작하였다.

“역시 고랭크 헌터들답네.”

성현은 순수하게 감탄하고 있었다. 자신도 고랭크 헌터에 속하긴 했지만 팀을 이룬 합동 공격보다는 혼자가 편했다.

소속이 다르지만 마치 오랫동안 합을 이룬 팀처럼 빠릿빠릿하게 움직이는 모습에 놀란 것이다. 이게 바로 경험의 차이인가 싶었다.

“진짜 대단하지 않냐? 진성아.”

“어……. 그래.”

진성도 가끔 다른 헌터들과 퀘스트 진행할 때 합을 이뤄봤지만 이렇게 정규적으로 움직여 본 적이 없는 터라 그들의 합이 부러웠다.

“진성아……. 여기, 아무래도 관문이 3개 있는 것 같다.”

시우가 어느새 옆으로 다가와 성현과 진성에게 말을 건넸다.

“3개의 관문이라…….”

“조금 힘들겠는데? 생각보다 적들이 너무 강해!”

정원 곳곳에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었다.

아군도 강했지만, 적들도 수준급 헌터들이었다. 그중에서는 타국에서 유명한 헌터들도 있었다.

“검 사냥꾼, 박도현!!”

박도현은 다양한 무기로 자신의 앞길을 가로막는 적들을 무참히 도륙하고 있었다. 이제 막 A랭크로 올라온 헌터들을 베어 버리고 있던 것이다.

그 모습에 죽음을 각오하고 덤볐던 이들이 주춤하면서 물러나고 있었다.

“겨우 이 정도냐?”

도현은 자신이 베어 버린 헌터들의 피를 뒤집어쓰고 있었고 악마처럼 웃고 있었다.

“히이이익!”

“같은 A랭크 헌터라고? 말도 안 돼!”

“다 덤벼!”

도현은 패기를 발산하며 같은 등급의 헌터들을 제압하고 있었다.

저벅저벅-

그들 사이로 누군가 다가와 겁에 질린 A랭크 헌터들에게 물러나라고 손짓하였다.

“서길수 헌터…….”

그들 중 서길수 헌터를 알아보는 이의 목소리에 겁에 질려 있던 헌트들 모두가 박도현에게서 물러섰다.

“박도현은 내가 상대하겠네. 다들 다른 곳을 도와주러 가게.”

“네…….”

“가, 감사합니다. 서길수 헌터!”

쓰러진 동료를 부축하며 A랭크 헌터들은 다른 곳으로 물러났고 그 현장은 박도현과 서길수만 남았다.

둘이 서 있는 곳에서 적막함이 흘렀다.

“흐흐흐, 스승님. 저번에도 무승부로 끝났는데…….”

“이번에는 봐주지 않고 전력을 다하겠다.”

“과연 그게 뜻대로 될까요? 저번이 전력 아니었습니까? 스승님.”

도현은 자신과 비슷한 실력인 스승을 얕보고 있다. 저번에 장기간 싸움을 통해 스승이 예전에 비해 많이 약해진 것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예전의 그가 아니었기에 자신이 이길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주섬주섬-

“응? 뭐하십니까? 스승님.”

싸움을 시작하기 전 서길수 헌터가 갑자기 옷 안쪽에 손을 넣더니 뭔가를 꺼낸 것이다.

자세히 보니 모래주머니였다.

“모래주머니?”

“사실 저번에 너를 상대했었을 때 이걸 끼고 있었다.”

“무슨 소리입니까? 그거 스승님이 약해진 게 아니었습니까?”

“그래, 분명히 너는 강하다. 하지만 여전히 학생 때처럼 남을 얕보는 습관이 아직도 있더군.”

스승이 드디어 미친 게 아닐까, 라고 생각하는 도현은 서길수가 모래주머니를 모두 빼는 걸 지켜만 보았다.

“이제 제대로 상대해 주마.”

“말만 하지 마시고 제발 그래 주십시오. 스승님.”

도현은 피에 젖은 검 두 자루를 꽉 쥔 채 스승을 노려보았다. 지금의 자신이라면 스승님을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들고 있던 것이다.

서길수는 모래주머니를 모두 바닥에 던진 채 몸을 풀기 시작했다.

“정말 지루해서 못 참겠네요. 스승님.”

도현은 자리를 힘껏 박차고 검 두 자루를 휘두르며 정확히 그의 머리를 노리며 빠른 속도로 날아올랐다.

깡-

분명 머리를 벴는데, 다른 소리가 들렸다.

“쇠가 부딪히는 소리?”

스승이 자신의 두 자루 검을 권갑으로 막아낸 것이다.

“스승님, 그새 애용하는 무기를 바꾸신 겁니까?”

“아니, 원래 내 무기는 권갑이 맞다.”

“무슨 소리입니까? 스승님의 무기는 검 아니었습니까?”

“아니, 내 원래 무기는 권갑이다.”

도현이 말을 이어서 하려고 했지만, 서길수는 권갑을 이용해 강력한 어퍼컷을 그의 턱 아래에 꽂아 버렸다

“커어억!”

얼마나 강력한 한 방이었는지 도현은 중심을 잡지 못하고 비틀거렸다.

“그 정도 힘이면 못 일어날 줄 알았는데 아쉽군.”

“이런 힘을 숨겨두고 계셨다니……. 대단하시군요.”

스승을 비꼬면서 얕보던 도현은 진지한 표정으로 과거 아카데미에서 스승의 가르침을 떠올리며 치열하게 싸우기 시작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서 도현은 결국 쓰러졌다.

“쿨럭…….”

“이제 그만 포기해라, 박도현.”

권갑을 낀 서길수는 피를 사방으로 토하는 도현에게 다가와 그만 포기하고 항복하라고 말했다.

도현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거부하였다.

“어차피……. 항복해도 사형을 당할 거니 싫습니다. 스승님.”

도현은 죄를 저질러 헌터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었는데 탈옥하는 과정에서 여러 헌터를 더 죽였으니 잡혀 봤자 죽음만이 남았을 거라며 거부하는 것이다.

“그럼 내 손으로 끝내주마.”

“네……. 그렇게 해 주십시오. 스승님.”

도현은 자기 몸이 만신창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스승님의 손에 끝을 맺고 싶었다.

서길수는 권갑에 마력을 넣고 눈을 감은 도현의 몸을 때렸다.

쿠와앙-

강력한 타격에 사방이 울려 퍼졌고 검 사냥꾼 박도현은 죽음을 맞이했다.

“다음 생에 만난다면 그때는 바로 잡아주겠다.”

죽어 버린 박도현을 두고 서길수는 자기 팀에 합류하러 그 자리를 떠났다.

그리고 몇 분 후 도현의 시체 앞에 누군가 나타나 중얼거렸다.

“좋은 장기 말이 여기서 아웃이군요……. 아무래도 데려가야겠어요.”

그자는 도현의 시체를 챙기고 그 자리에서 사라져 버렸다.

* * *

한편…… 진성을 주축으로 한 최정예 멤버들은 3관문까지 간신히 뚫고 진성을 안쪽으로 보냈다.

2관문과 3관문에는 스티븐이라는 헌터와 그의 부하들이 강진성과 몇몇을 안쪽으로 보내고 진을 쳐 싸움을 시작했다.

저택 안 로비는 굉장히 넓었다. 그리고 파멸 군주 박주원과 흡혈 군주 디아나 그리고 운명 군주 제시카를 포함한 8명의 헌터가 기다리고 있었다.

“환영한다. 강진성.”

“박주원!!”

“많이 흥분한 표정이군.”

“종지부를 찍으려고 왔다, 박주원!”

“성격이 매우 급하군. 강진성.”

굉장히 여유로운 표정의 박주원과 급해 보이는 강진성이었다.

“그나저나 강진성. 내가 경고했을 텐데……. 시스템을 믿지 말라고……. 그런데 이게 뭐지?”

“무슨 말이야!”

“왜 시스템의 흔적이 네 몸 곳곳에 남아 있는 것이냐……. 몸의 통제권이 넘어가기 직전이군…….”

강진성의 몸을 스캔한 그는 안 좋은 표정을 조금 지었다. 이미 강진성은 시스템의 빙의를 너무 많이 받아들여서 통제권이 넘어가기 직전인 상태였다. 이대로라면 강진성은 시스템에게 삼켜지고 만다.

“아무래도 빠르게 시스템의 잔재를 없애야겠어.”

박주원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진성은 이해가 안 가는 표정이었다. 박주원은 적이 확실한데, 자신을 도와주려고 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대체 뭐지?’

진성은 매우 혼란스러웠다.

“강진성, 나는 너를 도와주려고 했다. 그런데 이게 뭐지? 왜 시스템을 믿는 것이냐.”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당신이 내 적이잖아!”

-맞습니다. 진성 님. 그는 최종 보스이자 진성 님의 안식을 방해하려는 자입니다. 절대로 그를 믿지 마세요.

시스템이 다급하게 진성에게 말했다. 주원이 말에 넘어갈까 봐 걱정이 된 것일까?

“디아나! 제시카! 시작해라.”

“알았어! 맡겨만 줘!”

디아나는 근처에 있던 자신의 수족인 다크 엘프들을 불러 진성의 주변에 있는 헌터들을 처리하라고 명령을 내렸고 제시카 또한 주문을 외우면서 준비하기 시작했다.

“도련님의 곁으로 그들이 못 가게 해!”

이한나 팀장이 외쳤고 그녀의 팀원들이 디아나의 부하들과 전투를 시작하였다.

전력이 비슷한지 군주의 부하를 상대로 잘 버텨냈다.

“호오? 제법 하는데!”

디아나는 이한나의 실력을 높게 보고 있었다. S랭크 정령사의 강력한 힘에 감탄을 하는 것이다.

“이제 어떻게 할 거지?”

주원은 진성에게 묻고 있었다.

진성을 도와주는 인원들은 모두 전투하느라 바빴고, 주원은 진성에게 한 걸음씩 다가오고 있었다. 엄청난 위압감이 진성의 몸을 누르고 있었다.

“시, 시스템!”

“시스템을 믿지 말라고 했을 텐데? 강진성.”

어느새 코앞까지 다가온 박주원의 얼굴에 놀란 진성은 뒤로 자빠져 버렸다.

털썩-

“강진성……. 네 힘으로 날 쓰러뜨려라!”

-진성 님……. 빙의를 추천해 드립니다

박주원은 시스템을 믿지 말라고 하고, 시스템은 빙의를 추천하고 있으니 진성은 머릿속이 복잡해져 고민에 휩싸였다.

진성이 우물쭈물하자 주원은 답답해 힘을 쓰기로 하였다. 주원이 억누르고 있던 힘을 개방하자 진성은 그 힘에 짓눌려 무릎을 꿇었고 숨이 막혀 왔다.

‘이것이 파멸 군주의 힘인가?’

“박……주……원!!”

“왜 그러지? 강진성. 겨우 이 정도였나?”

주원은 정말 실망감이 들었다. 자신이 악역을 자처해 진성에게 시련을 주었고 잘 통과하는 모습에 조금은 강해졌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게 아니었다.

“강진성 실망이다……. 죽일 수밖에 없군.”

주원은 허리에 찬 검을 꺼내려고 하고 있었다. 진성은 몸을 움직여 도망치려 하였지만, 공포감에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진성 님, 저를 믿어주세요. 빙의를 해야 해요! 안 그러면 그를 막을 수 없어요.

시스템이 다급하게 진성에게 아까부터 계속 빙의를 권유했지만, 진성이 받아들이지 않자 시스템은 더욱 조급해졌다.

“이만 죽어라. 강진성.”

흑색 검을 꺼낸 주원은 진성을 베기 위한 동작을 취했다.

진성은 눈을 찔끔 감았다.

결국 여기서 자신은 끝나는 건가? 그의 기운에 눌려 공격을 한 번도 하지 못하고 끝나는 건가?

-진성 님, 빙의를 허가해 주세요!!

“……시스……템!!”

진성은 결국 시스템을 외치고 말았다.

주원은 더욱 안 좋은 표정이 되었다. 결국 이 멍청한 녀석이 시스템에게 빙의를 허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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