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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키운 작물로 레벨업-203화 (203/209)

제203화

203. 203화

“아빠 이 정도면 될까요?”

“충분할 거 같아!”

이 정도면 충분히 강력한 전력이 될 거 같았다. 혹시 몰라 맨드레이크와 각종 식물도 챙겼다.

밭에 도착해서 인원을 추리고 아이템과 식물을 챙겨보니 어느새 30분이 지났다.

“텔레포트 아이템으로 이동하려면 부족한데…….”

이 대규모 인원이 한 번에 이동하려면 아이템을 사용하는 방법 외에 마법사 헌터들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 마법사 헌터 여럿을 구하는 건 쉽지 않다.

그런 진성에게 시스템이 말을 걸었다.

-진성 님, 제가 도움을 드려도 되겠습니까?

“시스템, 무슨 도움을 주려고?”

-제가 한두 번 정도는 이 대규모 인원을 적의 근거지 근처에 텔레포트를 시켜드릴 수 있습니다.

“대가는 뭔데?”

-진성 님이 위험할 때 빙의를 하는 겁니다.

시스템은 아주 노골적으로 진성에게 빙의를 요구하였다.

진성은 아무 의심도 없이 시스템에게 이렇게 말했다.

“빙의? 그게 도움을 주는 조건이라고……? 빙의도 나 도와주려고 하는 거 아니야?”

-네. 그렇습니다. 진성 님.

“그러면 그게 대가는 아니잖아……. 그거 외에는 없어?”

-네, 없습니다.

“뭐, 대가가 없다고 하니까 좋긴 한데……. 일단 알았어.”

진성은 시스템을 이상하게 생각했으나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았다. 시스템은 진성이 잘 속아 넘어가 아주 음흉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대피소로 텔레포트 시켜드릴까요? 진성 님?

“음……. 잠시만.”

진성은 한 번 더 주변을 둘러보았다. 더 가져갈 게 있는지 살펴보려고 하는 것이다.

“진성 님, 저희는 준비가 모두 끝났습니다.”

드워프 일족은 모두 중무장을 하거나 무기를 잔뜩 챙긴 상태였다.

“아빠, 이제 출발하면 될 거 같아요!”

“시스템! 이제 텔레포트 시켜줘!”

진성이 허공에 외치자 시스템은 대답 대신 진성과 같이 있는 인원 전부를 대피소 안으로 텔레포트를 시켜주었다.

갑자기 대피소 공간에 대규모 병력이 등장하자 다들 놀라서 쳐다보았지만, 한울기업 강 회장의 손자가 데려온 병력이었기에 다들 각자의 장비를 챙기기 시작하였다.

일부는 처음 보는 종족이라고 하면서 신기하게 쳐다보았다.

“저게 엘프라는데?”

“오! 엘프가 저렇게 생겼구나. 진짜 소설 속에 나오는 미모네!”

엘프들은 정말 아름다운 미모를 가지고 있었고, 드워프는 진짜 키가 작았지만, 무척이나 강해 보였다.

대체 강진성이라는 사람이 데리고 있는 저 이종족들은 뭘까? 신기함. 그 자체였다.

“진성아, 왔냐?”

성현이가 마중을 나와줬다.

“어~ 왔어. 나 없는 동안 변한 건 없지? 작전이라든가.”

“딱히 변한 건 없어. 그런데 진짜 엄청나게 많은 인원이 갈 거 같아.”

“어느 정도길래?”

“말도 마라 수천 명이다.”

“그 정도나 필요해?”

“그러게……. 너무 많은 병력은 오버 아닌가 싶긴 한데……. 일단 은신처가 두 곳이니까 동시에 제압하려면 그 정도 병력이 필요하다나 뭐라나.”

“아! 그렇구나! 은신처가 두 곳이랬지?”

진성은 아까 회의에서 들었던 은신처 두 곳이라는 말이 이제야 떠올랐다는 듯이 말했다.

“그 은신처에 500~1,000명씩 있다고는 하는데? 아마 더 많을지도 모르고……. 일단 가 보면 알겠지.”

성현의 말에 진성은 고개를 끄덕이며 빨리 출발시간이 다가오기를 빌었다.

조은성 헌터를 잡고 모든 것을 바로 잡을 것이다. 그리고 군주를 쓰러뜨리고 편안하게 살고 싶었다. 마지막 적까지 쓰러뜨리면 더는 자신을 괴롭힐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이게 진짜 마지막 싸움이었으면 좋겠다……. 안 그러냐? 진성아?”

“그러게……. 나도 이제 편히 살고 싶거든. A랭크 헌터이기도 하고.”

“하긴, 나랑 시우보다 네가 고생 엄청나게 하긴 했지.”

진성은 각성하고 나서 시스템에게 엄청나게 굴려진 것을 생각하면 끔찍했지만, 덕분에 하급 랭크 헌터에서 고랭크 헌터가 되었기에 고맙기도 했다.

저벅저벅-

“시우야 괜찮냐?”

“어, 괜찮아, 성현아.”

“준비는 다 했고?”

“어……. 이번에야말로 형을 되찾을 거니까.”

시우는 현성기업 헌터를 모두 데리고 가 진호 형을 구하고 치료하리라는 각오를 다졌다.

“이제 작전시간까지 1시간 남았는데……. 시간이 도무지 안 가네.”

성현이가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고, 진성과 시우 또한 시간이 흐름에 따라 긴장이 누적되고 있었다.

웅성웅성-

진성이 데려온 이종족들과 다른 병력이 집결하자 많은 인원이 모이게 되었다.

다들 힐끔힐끔하면서 엘프와 드워프 수인족 등을 쳐다보았다.

하지만 수인족 용사 안드레는 사람들의 시선에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무기를 점검 중이었으며, 하멜과 아이린은 시선이 신경 쓰이는지, 긴장한 모습이었다.

“자, 자! 최종 점검을 해라!”

공터에 있던 각 길드장과 팀장들이 길드원과 팀원들에게 최종 점검을 하라고 외쳤다.

많은 인원이 공터에 꽉 메우고 있었기에 지나다니면서 부딪히기도 했지만, 싸움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렇게 대규모로 모인 거는 몬스터 웨이브 작전 외에는 처음이네.”

“그러게.”

각 길드장이 웨이브 작전을 회상하면서 말을 하기 시작했다.

“잠깐만, 진성아.”

성현은 연금술사 길드원에게 달려가 무언가를 듣고 돌아와 시우와 진성에게 전달하였다.

“일단 여기 모인 절반은 종로 쪽 은신처로 선발대로 출발한대.”

“우리가 종로 쪽 선발대야?”

“아니, 그건 아니고 조은성 헌터가 있을 확률이 높은 가평으로 간대.”

“선발대는 지금 출발하는 거야?”

“글쎄……. 그건 모르겠어.”

“원래 동시에 치기로 하지 않았어?”

“같은 길드원분께 들어보니까 종로부터 빨리 점령하자는 걸로 바뀌었대. 그래서 곧 출발하신다고 우리한테 전달한 거고.”

“작전이 갑작스럽게 변하긴 하나 보네…….”

아무래도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다 보니 빠르게 점령하는 것으로 바뀌었나 보다.

“자, 자! 선발대부터 출발한다!”

성현의 말이 끝난 지 조금 안 돼서 어떤 기업 팀장이 외쳤고 많은 인원수가 자리에서 일어나 각 팀장 통솔에 따라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들이 텔레포트 아이템으로 사라지자 공터는 절반 정도가 휑하게 비워졌다.

“후발대는 언제 출발한대?”

“아마 10분 후 같은데?”

“곧 가겠구나…….”

“빨리 가서 그 조은성 헌터인가 뭔가를 잡자고!”

성현의 힘찬 외침에 진성과 시우는 각오를 다졌다.

진성은 세린이 쪽으로 자리를 옮겼고 성현이와 시우는 현성기업 헌터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옮겼다.

“아빠…….”

“세린아, 불안해하지 마. 조은성 헌터를 잡고 군주까지 물리치고 집에 함께 돌아가자!”

“네, 아빠!”

진성은 불안한 표정의 세린을 안심시켰다.

그렇게 10분이 지나고, 후발대인 진성네도 출발하기 시작했다. 가평 전투가 시작된 것이다.

“다들 잘 살아서 돌아오기를…….”

대피소에 남아 있는 다친 이들은 동료들이 큰 전투를 치르기 위해 떠나 완전히 비어 버린 공터를 하염없이 쳐다만 보았다.

* * *

후발대 대규모 인원이 가평 종합운동장에 도착하자마자 적들은 그들이 이곳으로 오리라는 걸 알고 있었다는 듯이 공격을 퍼붓기 시작했다.

“우와왁!”

“적이다!”

진성의 일행이 가장 늦게 텔레포트한 터라, 도착하자마자 전투에 참여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가 올 것을 알고 있었나 봐!”

진성은 주변을 살펴보았다.

적과 아군이 뒤엉켜 싸우고 곳에서 먼저 한울기업 소속 헌터들을 찾아서 규합하였다.

조금 더 이동해 루카스 씨와 예린 씨도 팀에 합류시켰다.

“흐음……. 엄청나게 많군.”

용병 1,000명 수준이 아니었다. 대규모 군세였던 것이다.

루카스는 이 많은 헌터들을 고용한 조은성 헌터의 각오를 느꼈다.

“도련님!”

떨어져 있던 이한나 팀장의 일행과도 합류하였다.

“상황은요?”

“조은성 헌터가 눈치를 챘습니다. 가평 자라섬으로 도주한 것으로 보입니다.”

“자라섬이요? 그쪽 상황은요?”

“자라섬에도 조은성의 부하들이 잔뜩 보이긴 했어요.”

지금 진성의 일행은 다 합쳐서 400명이 조금 넘는다. 같이 온 다른 기업 헌터들과 길드들은 모두 다 흩어져 있는 상황이었다.

“길드 하나라도 합류해 주면 좋을 텐데…….”

“걱정 마세요. 도련님. 예비병력을 여기로 투입하면 되거든요.”

“예비병력 중에 남아 있는 길드가 있어요?”

“네, 혹시 몰라서 남겨둔 대형길드가 3개 있어요.”

“지금 당장 여기로 텔레포트시켜 줄 수 있나요?”

“네, 잠시만요.”

이한나는 폰으로 긴급번호 9번을 눌렀고 누르자마자 얼마 안 돼서 진성의 일행 주변에 검은 홀이 생기더니 길드 병력이 집결하기 시작했다.

“이한나 팀장!”

“아, 오셨어요?”

“다른 길드장 녀석들은 종합운동장으로 텔레포트했고 내 병력만 데려왔는데 괜찮겠나?”

“네, 물론이죠. 한민국 길드장님이라면 믿을 수 있으니까요.”

“믿어줘서 고맙군.”

“길드원은 얼마나 데려오셨나요?”

“혹시 몰라서 최정예 대원으로 추려서 200명 데려왔네.”

“충분하네요.”

“아아, 내 소개를 못 했군.”

곰같이 생긴 길드장인 그가 진성의 앞으로 와서 자기소개를 하였다.

“안녕하신가. 화랑 길드 길드장 한민국이라고 하네.”

화랑 길드, 들어본 적이 있었다. 국내 5위권 안에 들어가는 실력자들만 있으며 인원수가 무려 2,000명에 육박하는 길드였다.

“도련님, 한민국 길드장님은 회장님의 든든한 조력자세요.”

“아!”

“뭐, 이한나 팀장의 말대로라네. 아무튼 잘 부탁한다고?”

“네, 잘 부탁드립니다.”

“자, 자, 이렇게 대화는 그만하고 일단 대한민국 전체를 전복시키려고 했던 그 괘씸한 대머리 녀석을 잡으러 가자고. 으하하.”

그는 호탕하게 웃으며 길드원 200명을 이끌고 앞으로 나아가며 하급 랭크 용병들을 쓸어 버렸다.

역시 국내 5위 길드라서 그런지 실력은 확실했다.

“대단하네.”

성현이가 그의 실력에 감탄하고 있었다. 시우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하였다.

“자라섬까지 좀 먼데, 달려볼까?”

그는 하하하 웃으면서 길드원들과 달리기 시작하였다. 장거리 달리기는 익숙한지 길드원들도 아무 말 없이 길드장을 따라 달려 나갔다. 앞을 막는 적들을 모두 쓰러뜨리면서 말이다.

“저희도 갈까요? 도련님.”

“네.”

헌터들은 아무리 달려도 지치지 않았다. 물론 랭크가 낮은 헌터들은 체력이 무척이나 낮아 장거리 달리기는 힘들지만, 현재 진성의 일행들은 대부분이 고랭크 헌터였기에 장거리 달리기도 수월했다.

그리고 엘프, 드워프, 수인족조차도 체력들이 좋아 열심히 뛰어갔다.

타타타탁-

빠르게 달린 지 얼마나 되었을까? 어느새 자라섬 경계 부근에 도착하였다.

부스럭-

갑작스레 들려온 인기척에 한민국 팀장이 주변을 경계했는데 이한나 팀장이 괜찮다며 무기를 거두라고 하였다.

“이한나 팀장님!”

그 인기척의 주인공은 다른 기업 소속 헌터였다.

“상황은요?”

“조은성 헌터는 부하들을 모두 데리고 자라섬으로 건너갔고 그 주변반경은 저희가 포위했습니다.”

“자라섬에 꼼짝없이 갇혔다는 말이네요?”

“네. 혹시 몰라서 저희 마법사 헌터들이 자라섬 전체에 EMP 스킬을 걸었고 아마 2시간 동안 유지될 듯합니다.”

“2시간 안에 조은성 헌터를 잡아야 한다는 말이네요.”

“네. 팀장님. 최대 2시간이기에 그 안에 쓰러뜨려야 합니다. 안 그러면 텔레포트 아이템을 써서 빠져나갈 겁니다.”

“네, 알았어요. 저희가 곧 들어갈 테니 최대한 버텨달라고 전달해 주세요.”

“네, 팀장님.”

다른 기업 헌터는 왔던 길을 되돌아 달려갔다.

“2시간이라……. 가능하겠어? 이한나 팀장.”

“해 봐야죠…….”

한민국 길드장이 생각하기에 2시간은 정말 빠듯했다. 조은성 헌터와 싸워보지 않았지만, 왠지 시간이 부족할 것 같았다.

“동민이, 너는 가서 배 좀 구해 봐라!”

“네. 길드장님.”

한민국 길드장이 옆에 있던 길드원을 시켰고 이름이 불린 그는 몇몇 길드원을 데리고 주변을 수색했다.

마침 정박해 있는 유람선 같은 큰 배 두 척을 발견했고 길드원 중에 배를 운용할 줄 아는 이가 운전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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