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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키운 작물로 레벨업-201화 (201/209)

제201화

201. 201화

그 와중에 시스템이 진성에게 말을 걸었다.

-진성 님. 그를 원래대로 되돌릴 방법이 하나 존재합니다

“오? 뭔데.”

-진성 님이 가지고 있는 정화의 씨앗이라면 그를 원래대로 되돌릴 수 있을지 모릅니다. 다만 확률은 반반입니다

“그거면 충분해…….”

진성은 갑자기 허공에 대고 중얼거리듯이 누군가 대화하자 시우와 성현이가 쳐다보았다.

“무슨 일이야?”

“아니, 방금 시스템과 대화했는데 시우야, 네 형을 되돌릴 방법이 있어.”

“그게 정말이야?”

시우는 희망찬 얼굴이 되었다.

“그런데 확률은 반반이래.”

“그거라도 상관없어.”

“그럼 그 방법으로 진행하자…….”

“알았어.”

시우는 확률이 반이라는 말에 희망을 품었다. 무려 반이나 되는 것이다. 그러면 걸어보는 게 당연한 게 아닌가?

“일단 지금 당장 그 방법을 쓰기는 어려워. 진호 형의 체력을 좀 빼놔야 할 거 같은데, 가능하겠어? 시우야.”

“그건 걱정하지 마……. 성현이와 너 그리고 내가 집중적으로 진호 형을 공략하면 되니까.”

“뭐라 속닥거리는 거냐!”

진호는 폭주 상태였는데 가증스러운 동생을 포함한 3명이 속닥거리기 시작하자 작전을 짜는 거로 생각하고 외친 것이다.

“진호 형……. 이제 나도 마음을 굳게 먹을 거야.”

“무슨 마음 말이냐? 절망? 으흐흐.”

진호는 그런 헛소리에 웃음만 나왔다.

힘으로 치면 자신보다 아래인 이복동생이 각오했다고 하자 헛소리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들이 무슨 작전을 짰는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이 충분히 이길 거라 생각했다.

“무슨 작전인지 몰라도 나를 쓰러뜨리는 건 불가능하다!”

“형……. 기다려. 내가 원래대로 돌려줄 테니까.”

“이상한 소리 그만하고 덤벼!”

시우는 성현과 진성에게 눈치를 주었다.

성현은 정령을 죄다 소환한 채였는데 소환한 정령의 공격을 모두 진호에게 날릴 셈이었다. 진성도 자신이 가진 무기를 동원해 진호의 움직임을 막기로 하였다.

남은 건 시우의 공격이었는데 식물로 진호의 몸을 잡아 움직이지 못 하게 할 셈이었다.

“그쪽에서 오지 않겠다면 내가 공격할 수밖에!”

진호는 시우에게 달려들었다. 시우의 앞에 도달하였지만, 성현의 정령 공격에 뒤로 물러나 공격을 피했다.

“어디서 잔재주를!”

A랭크 정령사의 공격은 무척이나 강했다.

진호는 머리를 굴리고 있었다.

“진성아!”

성현의 외침에 진성이 삽에 온 힘을 주고 진호의 뒤통수를 세게 때렸다.

까강!-

마치 삽으로 벽이을 쳤을 때 나는 소리가 크게 울려 퍼졌다. 진호가 정령의 공격을 피하면서 한 손으로 삽을 막은 것이다.

두 명이 진호의 움직임을 막고 있었기에, 시우가 나설 차례가 되었다.

“시우야, 지금이야!”

시우가 연금술사 스킬 중 강력한 속박이라는 스킬을 쓰자 진호의 주변에 각종 덩굴줄기가 생기더니 그의 몸을 속박하기 시작했다.

진호는 ‘겨우 식물 따위가!’라는 말을 외치며 덩굴줄기를 끊어냈는데 끊으면 끊을수록 줄기의 강도가 질겨지며, 더욱 단단해져 갔다.

줄기의 숫자가 제법 많아지고 강도가 강해지자 진호는 힘이 들어 끊어내지 못하고 있었다.

“대체 이 스킬은 뭐냐! 이시우!!”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정보가 틀리자 진호는 당황했다.

이복동생의 스킬을 다 알고 있는 줄 알았는데 이 스킬은 처음 보는 것이었다.

덩굴줄기를 소환하는 스킬이 있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런 강한 강도의 줄기는 처음 봤다.

“형……. 내가 이날을 위해서 단련한 거는 아니야. 하지만 이 스킬이 이렇게 도움 될 줄은 몰랐네.”

“가증스러운 녀석!!”

진호는 어떻게든 벗어나려고 했지만, 폭주 상태의 힘이 부족한 것인지 아니면 이 덩굴이 강한 것인지, 벗어날 수 없었다.

“크으으으윽!”

진호는 안간힘을 써서 벗어나려고 노력했지만 움직이지 못했다.

“이시우! 당장 풀어라!”

“형, 그건 안 돼……. 이제 형을 원래대로 돌려줄게.”

시우는 진성을 쳐다보았다.

“진성아. 이제 그 방법을 써줘.”

“진짜로 괜찮겠어? 확률이 반이라고 하지만……. 문제가 생길 수도 있어.”

“이 방법을 쓰지 않으면 진호 형은 폭주 상태에서 풀리는 즉시 몸의 붕괴가 시작될 거야. 수준급 성녀를 불러온다면 치료는 가능하겠지만 지금은 그런 방도가 없잖아?”

시우는 굉장히 슬픈 표정이었다.

진성이 가지고 있는 방법에 걸어보는 것이다.

“그런 각오라면…… 알겠어…….”

진성은 진호의 앞에 섰다.

진호는 뭔가 두려움이 들었다. 자기 동생은 무섭지 않았지만, 이 강진성이라는 녀석은 자신이 들은 정보에 따르면 불가사의한 녀석이었기 때문이었다.

“뭐, 뭐를 하려고 하는 것이냐!”

“되돌릴 방법을 쓰는 거니 가만히 계시죠.”

“그, 그만둬!”

진호는 굉장히 안 좋은 예감이 들었다.

진성은 진호의 발버둥에도 전혀 신경 쓰지 않으며 시스템을 불러내었다.

“시스템……. 정화의 씨앗을 쓰면 된다고 했지?”

-네. 진성 님. 정화의 씨앗은 진성 님의 인벤에 있으니 쓰시면 됩니다.

“그건 알고 있어. 진짜로 확률이 반이란 말이지?”

-네. 진성 님. 분명 잘 될 겁니다.

시스템을 크게 믿는 건 아니지만 여태까지 보여준 시스템의 퀘스트와 팁은 자신이 성장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던 건 사실이었다. 그러니 이번에도 시스템을 믿고 정화의 씨앗을 쓰기로 한 것이다.

“그, 그만둬! 제발.”

진호는 정화의 씨앗이 무슨 용도인지 모르겠지만 이름을 듣는 순간 폭주 상태의 힘이 사라질 것 같다는 느낌이 든 것이다.

이 힘이 사라진다면 이복동생을 이길 수 없는 것이다. 그것만큼은 안 된다.

“얌전히 씨앗을 받아들이세요.”

진성은 인벤에 있던 정화의 씨앗을 1개 꺼내 진호의 심장 부근에 심었다. 씨앗은 흡수되어 진호의 심장 부근에 자라나고 있던 어둠의 기운을 몰아내기 시작하였다.

진호는 몸을 부들부들 떨어대며 고통의 신음을 내고 있었다.

“크아아악.”

몸부림이 점점 심해졌고, 진성의 눈에 어둠의 기운이 없어지는 게 보였다.

“진성아! 형의 상태는……. 어때?”

“어둠의 기운이 사라지고 있어! 잘하면 성공할 거 같아.”

“다행이네…….”

시우는 완벽하게 일이 끝나기를 마음속으로 빌었다.

그 광경을 멀리서 구경하던 남은 인원들도 일이 잘 끝나기를 빌면서 초조하게 기다리기 시작했다.

시간이 좀 더 흐르자 어둠의 기운은 많이 사라졌다.

“휴우, 이제 된 건가?”

진성이 한숨을 내쉬며 진호의 상태를 보았는데 기운은 많이 없어졌지만, 몸을 떨어대지는 않았다. 축 늘어진 상태였다.

아무래도 힘이 빠지면서 기절한 것 같았다.

“조금만 더 지켜보고 속박을 풀면 될 거 같아, 시우야.”

“고마워, 진성아.”

“아니야. 이건 운이 좋았던 거지 뭐.”

상황은 잘 끝나가는 듯 보였다. 다들 희망이 보인 것이다.

진호는 움직임이 없이 눈을 감고 기절해 있었다.

“이제 풀어줘도 되지 않을까?”

두 친구에게 다가온 성현의 말에 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속박 스킬을 해제하였다. 그러자 진호의 몸이 바닥으로 툭 하고 쓰러졌다.

“이제 형을 데리고 가자.”

“응.”

시우는 쓰러진 자기 형을 업고 가려고 했는데 그들의 앞에 누군가 나타났다.

“이런, 이런……. 여기서 기절하다니.”

“너, 너는!”

그는 다름 아닌 조은성 헌터였다.

전국에 일어나고 있는 일을 계획하고 가야리 마을 주민을 학살한 조은성 헌터였던 것이다.

“오랜만이군. 강진성, 흐흐.”

“조은성!”

“어허, 상대방에게 존중조차 없는 건가? 헌터로 치면 내가 선배인데.”

진성은 당당하게 나타난 조은성 헌터를 향해 공격할 준비를 했다.

하지만 진성보다 발 빠르게 달려든 이가 있었으니 바로 차현민 헌터였다.

“조은성!!”

“뭐야? 이 녀석은…….”

조은성은 약해 보이는 헌터가 자신에게 달려들자 허리춤에 있던 검을 꺼내 그를 찔렀다.

푹-

“커헉…….”

“차현민 헌터!!”

진성은 차현민 헌터에게 달려가 그의 상태를 살폈다.

“아아, 그 녀석이 차현민 헌터? 그 뭐냐, 유명한 셰프 헌터던가? 으흐흐.”

“조은성…….”

“어허, 반말하지 말라니까.”

진성은 조은성 헌터에게서 이질감을 느꼈다.

“그나저나 진호 녀석, 겨우 이 정도 공격에 뻗다니. 창피하구먼.”

조은성 헌터는 그 말을 하며 쓰러진 진호를 발로 찼다.

그 모습에 시우는 욱할 뻔했지만 참았다. 조은성 헌터를 처음 봤기에 그가 얼마나 강할지 모르는 것이다.

“이봐 강진성! 하나만 묻자.”

조은성의 질문에 진성은 그를 경계하면서도 입을 열었다.

“뭐지?”

“또 반말하네……. 뭐 그건 그렇고, 진호에게 무슨 짓을 했냐?”

“그건 알 거 없어!”

“허어……. 말을 해 주지 않겠다는 말이지? 그럼 어쩔 수 없지.”

조은성은 쓰러진 진호의 몸에 손을 대었고 상태를 살폈다.

심장에 무슨 씨앗 같은 게 보였고 그게 어둠의 씨앗을 잡아먹고 있는 것을 보았다.

“흐음……. 씨앗인데? 아주 위험한 느낌이 드는데.”

조은성은 중얼거리면서 진호의 상태를 좀 더 살피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씨앗이 마치 자기 몸에 손대지 말라는 듯이 조은성에게 강렬한 압박감을 주었다.

“크헙…….”

진성은 갑자기 조은성이 비틀거리자 이상하게 생각하였다.

“무슨 씨앗이……. 사람을?”

조은성의 중얼거림은 계속되었고 갑자기 그의 머릿속에 누군가 말을 걸었다.

-내 분신에 손을 대다니……. 재밌군요.

“누, 누구냐.”

-누구냐고요? 시스템입니다만.

“시, 시스템?”

-이대로 이진호의 몸에 손대지 말고 데려가시길……. 그리고 현장에 남은 이들과 싸우지 마시죠. 만약 제 말을 어기고 싸운다면 당신을 파멸시킬 거니까요! 후후.

시스템의 협박에 조은성은 얼어붙었고 천천히 일어나 인벤에서 연막탄을 꺼내 땅바닥과 진성에게 던졌다.

그러자 연막탄이 터지면서 여러 가지 색의 연기가 나오며 그들의 시야를 가렸다.

“강진성……. 진호에게 아주 위험한 짓을 저질렀군……. 후회할 거다.”

조은성이 알 수 없는 말을 내뱉자, 시우와 진성 그리고 성현은 조은성이 있던 자리로 달려 나갔지만, 이미 그는 사라지고 없었다.

텔레포트 아이템을 쓰고 사라진 것이 분명했다.

“시우야, 미안해……. 내가 방심했어.”

성현이 주변을 정령으로 감지하면서 대기하고 있었기에, 조은성 헌터가 이렇게 갑자기 나타날 줄은 몰랐다.

“괜찮아…….”

말은 했지만, 시우는 정신상태가 복잡해 보였다.

진호 형을 되찾을 수 있다는 희망이 보였는데 조은성이 나타나 그를 데려간 것이다.

그러자 시우는 비틀거리면서 절망하기 시작했다.

“뭔가 달랐어…….”

진성은 그 성급했던 조은성 헌터가 아닌 것 같다고 느낀 것이다. 마치 사람이 바뀐 것처럼.

조은성 헌터가 성급했던 것처럼 연기한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일단 대피소로 가는 게 어떨까?”

성현은 시우의 상태가 걱정되었다. 그러기에 진성에게 말했고 쓰러져 기절한 차현민 헌터도 살펴봤다.

“그래……. 일단 돌아가자.”

시우는 말을 힘겹게 꺼냈다.

텔레포트 아이템을 써서 복귀하였다.

한편 밑층에서는 아직도 검 사냥꾼 박도현과 서길수가 싸우고 있었는데 위층에서 더는 소음이 들려오지 않자 박도현이 먼저 말을 꺼냈다.

“위층 싸움이 끝났나 본데……. 싸움은 나중에 하고 지금은 여기까지만 하시죠?”

“그렇게 하게 하자.”

둘은 만신창이였다.

서길수 팀장도 헌터계에서 손꼽히는 실력자였는데 저번 싸움과 다르게 이번에는 검 사냥꾼 박도현과 치열하게 싸운 터라, 지친 상태였다.

박도현도 현재 거친 숨을 몰아쉬며 힘이 든 상태였기에 먼저 말을 꺼낸 것이다.

“승부를 결정짓고 싶었지만 아쉽네요……. 다음은 절대로 봐주지 않을 겁니다. 스승님.”

“그건 나도 마찬가지다……. 박도현.”

“흐흐흐, 그럼 나중에 보시죠.”

박도현은 텔레포트 아이템을 쓰고 현장에서 사라졌고 서길수 또한 아이템을 써서 대피소로 복귀하였다.

진성의 일행이 대피소에 도착한 지 얼마 안 되어 피투성이로 뒤늦게 나타난 서길수 팀장의 모습에 이인우와 다른 현성 기업의 헌터들이 다가와 그를 부축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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