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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키운 작물로 레벨업-197화 (197/209)

제197화

197. 197화

“본사에는 아무도 없어요. 심지어 시체 조차도요……. 본사에 큰 전투가 일어났고 모두 대피한 거 같아요.”

“그러면 어떻게 하죠?”

“본사에서 멀지 않은 지부가 하나 있는데 거기로 가 보실래요? 거긴 회장님 직속만 아는 장소이니 아마 그쪽에 계실 수도 있어요.”

“네. 그럼, 이동하죠. 이한나 팀장.”

“네. 도련님. 다들 그곳으로 이동한다!”

이한나 팀장의 말에 팀원들은 다이아몬드 대형으로 진성을 보호하면서도 본사에서 발걸음을 돌려 천천히 이동하였다.

본사는 판교 외곽에 있었는데 점점 판교에서 멀어지고 있었다.

진성은 지부는 어디에 있는지, 부모님은 괜찮은 건지, 걱정을 했다.

그렇게 그들이 이동한 지 얼마 안 돼서 작고 허름한 폐쇄된 공장 터가 나왔는데 여기가 진짜 맞는 건가 싶어서 이한나 팀장에게 말을 건넸다.

“진짜 이곳인가요?”

“네. 경쟁 기업의 눈을 피해 만든 공간이에요. 마법적 처리도 있으니 절대로 발견 못 하는 공간이거든요.”

폐쇄된 공장들 사이에 그나마 온전해 보이는 작은 공장으로 다가갔고 이한나 팀장이 익숙하게 잠금장치에 손을 대 신분을 인증했다.

삐리릭-

-이한나 팀장의 신분이 확인되었습니다

잠금장치가 열리면서 이한나 팀장의 신분이 입증되었다는 기계음 소리가 들렸다.

문이 열리자 신속하게 들어가 문이 닫히기 기다렸다.

드르륵-

그들이 전부 들어오자 문이 닫혔다.

그리고 어두컴컴한 그 공간이 밝아지자, 수많은 헌터들이 진성의 일행을 포위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중 몇 명이 이한나 팀장을 알아보고는 주변 헌터들에게 아군이니 무기를 내리라 했다.

“이 팀장님, 무사하셨군요.”

“여기에 회장님 계셔?”

“네, 여기로 대피하신 지 오래입니다. 한동안 연락이 안 되는 강진성 도련님을 찾으러 가겠다 하시는 걸 저희가 간신히 말린 상태라……. 아!”

그는 이한나 팀장에게 집중해서 말하다가 그녀의 뒤에 있는 강진성을 발견하고 인사를 하였다.

“도련님도 무사하셨군요. 회장님께서 많이 걱정하셨습니다.”

“할아버지가요?”

“네, 도련님.”

“혹시 무슨 일인지 알 수 있을까요?”

“일단 회장님께 먼저 가 보셔야 할 거 같습니다.”

그는 진성의 말에 답변을 해 주기는커녕 회장님께 안내하겠다고 했다. 그에 일단 이 팀장과 같이 이동하기로 하였다.

그의 안내에 따라 깊숙이 들어가 보니 한울 기업소속 헌터들뿐만 아니라 처음 보는 기업소속의 헌터, 공무원, 경찰, 시민들로 바글바글했다. 다친 이들도 상당했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지?

청와대 쪽은 멀쩡했는데 판교 쪽은 전투의 흔적이 상당히 많았다.

“오시다가 보셨겠지만, 판교를 비롯한 전국이 마비 상태입니다. 몇몇 지역은 공무원들의 활약으로 진압했지만, 아직 일부 도시는 범죄자들 소굴입니다.”

안내해 주던 그가 입을 열어 진성의 답변에 대답해 주었다. 들어보니 상황이 심상치 않았다.

이것도 모두 다 조은성 헌터의 계획인가? 대체 그는 내게 뭘 원하는 걸까? 일반적인 복수는 아닌 거 같은데…….

머릿속이 복잡해지는 진성이었다.

입구에서 안쪽 깊숙이까지 걸어왔고 어느 방 앞에 도착하였다.

그 방 앞에는 강해 보이는 헌터 둘이 지키고 있었는데 그중 한 명은 진성이 잘 아는 헌터였다.

“어? 도련님.”

그는 바로 진성에게 초반에 처참히 깨졌다가 결과에 승복한 AAA랭크 광전사 헌터 박준범으로, 한울 기업 회장의 든든한 수족이었다.

“마침 잘 오셨습니다. 무사하신걸 보니 안심이 되는군요. 회장님께서 도련님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준범은 다른 헌터에게 눈짓을 주었고 그가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열어주려 했다.

“들어가시겠습니까? 도련님.”

준범의 말에 진성은 열어달라고 요청하였다.

진성과 이한나 팀장이 방 안으로 들어갔고, 이 팀장의 부하들은 문 앞에 대기하기로 하였다.

방 안으로 들어가 보니 부모님과 외삼촌 그리고 익숙해 보이는 인물이 꽤 있었다.

“아들!”

“진성아!”

부모님의 외침에 강 회장도 자신의 자랑스러운 손자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다른 인물들도 강진성을 쳐다보았다.

갑자기 여러 사람의 시선이 집중 당하자 진성은 조금 당황했으나 차분히 말하려 노력했다.

“할아버지, 아버지, 엄마 저 왔어요.”

“그래……. 다친 곳은 없느냐?”

“네, 없어요. 할아버지.”

“다행이구나……. 안 그래도 연락이 닿지 않아 수색대를 보내려던 참이다.”

할아버지 표정을 보니 진심으로 걱정했던 것 같다. 할아버지와 그렇게 친한 것은 아니었지만 조금 감동했다.

부모님과 삼촌도 할아버지 배려로 이곳에 대피한 것 같았다.

“진성아, 무사했냐?”

“다행이다.”

자신의 친구들까지도 이곳에 대피하였나 보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이에요? 할아버지.”

성과 이한나 팀장은 조은성 헌터가 보낸 적들과 싸우느라 외부 소식은 전혀 듣지 못했기에 아는 게 하나도 없었다.

“차차 설명해 주겠다. 잠시 자리에 앉거라.”

할아버지의 말에 진성은 부모님 옆에 앉았고 할아버지의 이야기에 집중하였다.

들어보니 자신이 가야리 마을에서 적들과 치열하게 싸우고 있었을 때쯤……. 아니, 정확히 가야리가 불타오를 때 전국 동시에 원인불명의 화재와 교도소 폭동 그리고 범죄자들이 대한민국 전역에서 날뛰었다고 한다.

범죄자들과 용병 헌터들은 누군가의 지휘를 받는 것처럼 일사불란하게 움직였고, 그들의 전략적인 공격에 무너지거나 점령된 지역도 있었다.

일부 대도시는 경찰과 강력한 길드가 있어서 간신히 막아내었지만 작은 소도시는 범죄자들 손에 들어갔다고 한다. 그리고 아직 전국이 수습된 게 아니라서 아직도 혼란스럽다고 하였다.

“배후가 조은성 헌터와 이하늘 대통령인 거는 아시죠? 할아버지.”

“그래. 짐작은 하고 있었다. 하지만 둘만이 일으키기에는 너무 큰 계획이지.”

“네……. 아마 군주와 관련되어 있을 거예요.”

“군주라…….”

강 회장도 군주에 관한 정보를 아는 사람에게서 들었다. 그런 강력한 존재가 무엇을 원하길래 대한민국 전체를 이렇게 혼란에 빠트렸으며, 피해를 주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아직 전국이 혼란스럽고 제 기능을 하는 도시는 별로 없다.”

“앞으로 어떻게 하실 거예요?”

“마침 이 대피소로 많은 헌터들이 대피했으니 그들의 힘을 뭉쳐 연합해서 전국의 혼란을 잠재워야지.”

“그게 가능할까요? 한울 기업소속하고 현성 기업소속은 본래 협력 관계였으니 상관없지만, 나머지 기업들과 공무원들은 따르지 않을 거 같은데요.”

“가능하지. 이 할아버지의 능력을 잘 모르는구나, 진성아.”

물론 한울 기업이 대단한 기업이고 할아버지의 영향력이 높은 것은 안다. 하지만 모두가 할아버지를 따르지 않을 텐데…….

“최종 배후가 군주라고 했지, 진성아?”

“네, 할아버지.”

“모두가 합심하는 방법은, 최종적인 그를 물리친다는 가정을 하고 모든 정보를 공유하는 거란다. 그리고 정보를 조금 조작하는 거지. 그 군주가 원하는 게 대한민국의 멸망이라고 말이다.”

“아……!”

진성은 너무 틀에 박혀 순수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할아버지는 진실에 거짓을 섞어 모두에게 공유하여 하나로 뭉치게 하려는 것이다.

“그러면 가능은 하겠네요.”

“그렇지? 그리고 이 일은 우리와 우호적인 기업들은 다 도와줄 것이고…….”

“아…….”

“하지만 구심점은 네가 되어야 한다. 진성아.”

“네……?”

진성은 자신이 잘못 들은 게 아닌가 하고는 되물었다.

“어차피 군주를 상대할 만한 헌터는 진성아, 너뿐인 거 같구나.”

할아버지가 감이 좋은 건지, 아니면 그동안 자신의 정보를 토대로 말한 건지 모르겠지만, 굉장히 예리했다.

“네……. 아마 저만이 군주를 막을 수 있을 거예요.”

“그래……. 그러면 준비가 필요하겠구나. 일단 조은성 헌터를 막고 그와 협력 중인 적들이 몇 개 기업을 점거하여 회장들을 감금하고 있는데 그들을 구출해야 한다. 그래야 그들을 하나로 뭉칠 수 있다.”

“그걸 제가 하라는 건가요?”

“그래……. 물론 실력 있는 헌터들을 붙여주마.”

할아버지는 모든 일의 주체가 자신이 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었다.

진성은 이해가 가지 않았으나 일단 할아버지가 말하는 대로 움직일 생각이었다.

“진성아, 걱정 마! 우리도 너랑 함께 할 거니까.”

“나도 따라갈 거야, 진성아.”

시우와 성현이가 각자 말했다. 너는 혼자가 아니라고……. 언제나 자신을 믿고 따라와 주는 두 친구였다.

“목표는 정해진 것 같으니 조은성 헌터가 어디 있는지 알려주마.”

“네, 할아버지.”

강 회장은 바깥에 있던 박준범 헌터를 호출하였고 그가 방으로 들어와 진성에게 말해 주었다.

“조은성 헌터가 있는 곳은 현성 기업 본사입니다. 왜 그곳에 있는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현성 기업에 적들의 병력이 상당히 집결하고 있습니다.”

“현성 기업…….”

진성은 시우를 힐끔 쳐다보았다. 아마 시우의 아버지가 갇혀 있는 곳일 것이다.

“시우야……. 같이 구해 내자. 너희 아버지.”

“고맙다……. 진성아.”

“그곳에 갈 수 있는 현재 루트는요?”

“소수 정예병력으로 정면과 후방을 침투할 겁니다. 정면은 그들의 대병력과 맞서 싸워야 하므로 상당히 힘든 싸움이 될 것입니다.”

“후방은요?”

“후방은 소수 병력으로 침투해서 현성 기업에 갇힌 이들을 구해 내는 게 임무입니다.”

“그럼 구출 조와 전투조로 나눠야 한다는 거네요?”

“네. 도련님.”

“흠…….”

진성은 고민 중이었다. 실력이 확실한 이들을 구출 조로 편성해야 했기에 고민이 커진 것이다.

“진성아. 그 구출 조, 내가 맡으면 안 되겠냐?”

성현이가 후방을 지원하였다. 아마 시우를 의식해서 먼저 말한 것으로 보였다.

“나도…… 가겠어.”

시우도 성현과 같이 가겠다 말했다.

“그럼 전투조는 내가 할게…….”

진성은 정면을 맡겠다 하였고 후방은 친구 두 명과 헌터 몇을 배치해 윤곽을 잡아갔다.

“후방은 저희도 참가할게요.”

처음 보는 인물이 입을 열었다. 진성은 처음 보는 인물에게 ‘누구세요?’라고 하려고 했으나 시우가 대신 설명해 주었다.

“내 이복동생이야.”

“이복동생?”

“어……. 진호 형은 알지? 진호 형의 친동생인 진우야.”

“진우라…….”

시우 동생인 진우는 딱 20살 초반으로 보였고 헌터로서 실력은 낮아 보였다.

그런 그에게 맡겨도 되는 걸까?

“걱정 마세요. 저만 가는 게 아니니까요.”

진우는 웃으면서 말했다.

“현성 기업의 헌터들을 데리고 갈 건가요?”

“네. 그리고 편하게 말하세요. 시우형의 친구이신데.”

“어……. 그럼 편하게 말할게. 후방을 맡아줘. 시우를 지원해 주면 돼.”

“네, 물론이죠.”

후방은 현성 기업 헌터들과 친구들로 정해졌다.

전투 정면 조는 자신과 이한나 팀장 그리고 한울 기업소속 헌터들과 다른 기업 헌터, 경찰들이 맡기로 했다.

“그럼 언제 출발하면 되죠?”

“상황을 보니 당장 출발하는 게 좋을 듯하구나.”

현성 기업에 적 병력이 더 모이기 전에 조은성 헌터와 결판을 내고, 전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종식해야 했기에 조금 쉬다가 빠르게 출발하기로 했다.

“그럼 준비하거라, 진성아.”

“네, 할아버지.”

대화가 빠르게 진행되었지만, 진성은 상황이 너무 급박하게 돌아가는 것 같아서 일단 조은성 헌터부터 처리하고 보는 게 나을 것 같았다.

이런 와중에 시스템은 긴 침묵을 이어나갔다.

왜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거지?

“도련님. 후방은 현성기업 헌터와 도련님 친구 두 분을 다 포함해서 31명이고, 전방 전투조는 저와 도련님을 포함해서 177명의 헌터예요.”

무려 200명의 헌터가 현성 기업으로 가는 것이다.

“그리고 현성 기업에 몰려 있는 용병 헌터와 조은성 헌터의 부하들은 약 1,000명가량이라고 하네요……. 정확한 수치는 아니라고 합니다.”

이한나 팀장의 설명에 진성은 치열한 전투가 되리라 생각하였다.

전방 전투조는 어그로를 끌면서 버텨야 했다. 후방 침투조가 안전하게 침투하려면 버티는 방법뿐이었다.

177명의 헌터들로 버틸 수 있을까? 자신과 이한나 팀장 그리고 고랭크 헌터들은 어느 정도 버티겠지만 나머지 낮은 수준의 실력을 갖춘 헌터들은 크게 다칠 것이다.

“긴장되네요…….”

177명의 목숨이 자기 손에 달렸다는 생각을 하니 몸이 떨려왔다.

“도련님, 걱정하지 마세요. 병력을 이끄는 건 저와 다른 고랭크 헌터들이니까요. 도련님은 그저 마음껏 싸우시면 돼요.”

이한나 팀장은 진성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지휘를 맡기로 했다. 그녀의 눈에 아직 강진성은 준비가 되지 않아 보였기에, 많은 이들의 목숨을 맡기지 않는 게 좋으리란 판단을 했다.

그러니 자신이 맡는 게 옳다고 생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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