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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키운 작물로 레벨업-196화 (196/209)

제196화

196. 196화

그 말에 얼굴을 홱 돌아서 그를 쳐다보았다. 대통령은 술에 취한 듯, 비틀거리고 있었다.

“으음? 강진성 네가……. 왜 여기에? 그리고 경호 실장, 이게 어떻게 된 건가?!”

이하늘 대통령은 욕망으로 가득 찬 눈빛이었는데 당황함이 섞여들었다.

“더러운 놈…….”

진성은 이하늘 대통령에게 말했다.

“감히……. 나에게 더럽다고? 애송이 주제에.”

이하늘 대통령은 겉으로 드러난 정보는 일반인으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조은성 헌터 덕분에 헌터로 각성하게 되었고 어둠의 씨앗을 받아 강력한 헌터가 된 것이다. 그걸 아는 자는 몇 없었다.

“까불지 마라!”

이하늘 대통령은 술에 취했는지 해롱거리며 진성에게 겁도 없이 달려들었으나 경호 실장이 발을 걸어 그를 넘어뜨렸다. 그러자 허우적거리면서 털썩 쓰러졌다.

그리고 몸을 가누지 못하였고 일어나지도 못했다.

말은 똑바로 하고 있었으나 취한 것은 확실하다.

“진성 님, 일단 그녀를 구하십시오. 대통령 각하는 제가 붙잡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진성은 이하늘 대통령을 보고 분노가 솟구쳤으나 일단 아이린을 구하는 게 우선이었다.

쇠창살을 잡아 뜯어 기절해 있는 아이린을 구했다.

“아이린……. 정신 차려!”

“으……음.”

진성은 아이린은 무슨 짓을 당한 거 아닌가 하고 살펴보았지만, 다행히 그런 점은 없었다.

“갇힌 이들도 전부 구해야겠어…….”

진성은 중얼거리며 주변에 갇혀 있던 여성들을 모두 구출해 내었다.

진성이 구출해 낸 사람은 아이린을 포함해 6명이었다. 그중 헌터도 있었다.

“아이린을 납치한 것도 모자라 다른 사람들까지? 이하늘 대통령……. 당신은 타락했군요.”

진성은 이하늘 대통령을 향해 분노가 타올랐다.

“뭐야……. 그 눈은 흐흐흐.”

술을 먹은 건 확실한데 상태가 매우 이상해 보였다. 술에 취한 것보다 약에 취한 것 같다랄까?

“각하…….”

경호 실장은 대통령의 망가진 모습에 실망감과 그리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진성 님……. 일단 그녀와 다른 분들을 부탁드리겠습니다. 각하께서 정신을 차리시면 연락드리겠습니다.”

“네……. 일단 알겠습니다.”

실성한 것처럼 보이는 이하늘 대통령의 모습에 복수하려는 마음이 쏙 들어갔다. 이미 제정신이 아닌 자를 쳐서 뭐 하겠는가.

일단 아이린을 데리고 나갔다가 나중에 다시 와서 왜 그랬는지 물어봐야 할 것 같았다.

“각하……. 정신 차리십시오!”

경호 실장은 이하늘 대통령을 붙잡고 말을 걸었다. 하지만 그에게는 들리지 않는 듯, 넋 놓은 채로 망가져 갔다.

진성은 그들을 조금 지켜보다가 구출한 여성들과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아이린을 등에 메고 비밀 장소에서 빠져나와 1층에 도달하였다.

일행은 진성이 나오는 것에 안도하는 표정을 지었으나 그와 함께 나오는 학대받은 여성들과 아이린을 보자 표정이 굳었다. 예린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묻지도 않고 바로 치료하였다.

그리고 그들을 포위하고 있던 경호원들도 이 상황에 조금 당황한 눈치였다.

청와대 내에서 이렇게나 많은 여성이 나오다니……. 그리고 경호 실장님이 보이지 않자 경호원 중 한 명이 진성에게 조심스레 물었다.

“혹시 저희 경호 실장님은…….”

“그는 지금 대통령과 같이 있습니다.”

“아……. 일단 알겠습니다. 볼일은 끝난 겁니까?”

“네, 저희는 이대로 떠나도 되나요?”

“흐음……. 경호 실장님이 별다른 말 하지 않았습니까?”

“먼저 나가라고만 했습니다.”

“그러면 가십시오.”

경호원은 경호 실장이 그저 떠나가라는 말을 했다는 진성의 말에 순순히 비켜주었다.

“네……. 그럼.”

진성은 예린이 그녀들을 치료하고 있는 것을 조금 기다렸다가 출발할 계획이었다.

“진성 씨.”

가만히 있던 차현민 헌터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네? 차현민 헌터.”

“왜 이러한 상황을 만들어 냈는지 대통령에게 물어봤습니까?”

“아뇨. 지금은 물어볼 상황이 아닌 거 같아 다시 오려구요.”

“알겠습니다…….”

차현민 헌터는 진성의 말을 믿고 나중에 다시 찾아오기로 했지만, 그의 속마음은 분노로 가득했다.

제자의 죽음에 관여했다는 대통령의 말을 듣고 싶었지만 자신의 밭까지 피해받은 강진성조차도 분노를 억누르는 게 보여서 참기로 했다.

“치유가 끝나려면 얼마나 걸리나요? 예린 씨.”

“조금만 더 기다리시면 돼요. 일단 조치는 해야 하니까요. 그런데 안쪽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요?”

“네……. 보시다시피 저 여성분들하고 관련이 있어요.”

“아……. 안 좋은 일인가 보네요. 일단 알았어요. 진성 씨.”

예린은 그에게 더는 물어보지 않고, 그녀들의 치유에 전념하였다.

아이린을 구출했으니 진성의 첫 번째 목적은 달성한 셈이다.

아이린은 밭으로 데려준 후 다시 청와대에 방문해야 했다. 예린의 치유가 끝나자마자 돌아갈 생각이었다.

“흠…….”

선임 경호원은 그들이 바로 갈 줄 알았는데 다친 여성들을 치유하고 있자, 일단 지켜보기로 했다.

이 사이에 경호 실장이 나올 수도 있으니 그에게 자세한 걸 물어봐야 했다. 대체 저 여성들은 누구며, 왜 집무실에 들어간 이들이 데리고 나왔는지 무척이나 궁금하였다.

대통령 각하와 관계있는 건 분명한데……. 뭔가 분위기가 이상했다.

저벅저벅-

“경호 실장님!”

신입 경호원이 그를 발견하여 외쳤다. 그 말에 선임 경호원이 경호 실장에게 다가가 물어보았다.

“실장님……. 대체 이게 무슨 일입니까?”

“자네들이 본 그대로라네……. 저 여성 모두가 피해자이며 대통령의 손아귀에 있었다.”

“네……?”

그 자리에 있던 경호원들은 자신들이 잘못 들었나 싶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거나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노, 농담이시죠?”

“농담이 아니고 진짜라네……. 각하께서 이상해지셨다…….”

“설마 저 강진성이라는 자가 각하를?”

“그건 아니니 괜한 오해하지 말게. 각하는 이전부터 이상했지. 조은성이라는 헌터 때문에.”

경호 실장은 무서운 표정을 지었다. 조은성 헌터 때문에 모든 일이 벌어진 탓이다.

“그럼 전국에서 폭동이 일어난 것도 조은성 헌터가 관련되어 있다는 말씀이십니까? 실장님.”

눈치가 그나마 빠른 선임 경호원의 말에 경호 실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럴 수가. 아무리 그가 대한민국의 어둠을 장악하고 있다지만, 너무한 거 아닙니까?”

“그러니 저 일행이 돌아간 후, 우리가 수습한다. 우리 쪽에 우호적인 경찰을 동원해서 조은성 헌터를 소탕한다. 그것만이 대한민국과 각하를 지키는 길이다.”

“네……. 알겠습니다.”

경호 실장은 강진성보다 더 앞서서 그를 잡아 모든 배후를 밝히고 해결할 마음을 가졌다. 자신들이 먼저 그를 잡지 않으면 저 강진성이 무슨 일을 벌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가득해졌다.

강진성은 분노를 마음에 품고 있었다. 그를 막지 못할 것 같고, 큰일이 벌어지기 전에 자신들이 해결하는 게 나을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다.

경호 실장과 경호원들이 대화하는 와중에도 예린은 묵묵히 그녀들을 모두 치료한 후에 한숨을 돌렸다.

“이제 끝났어요. 진성 씨.”

“그럼 일단 돌아가도록 하죠.”

“그런데 이 여성분들은 어떻게 하죠?”

“그건 걱정하지 마시오. 그녀들은 제가 책임지고 다 돌려보낼 테니.”

경호 실장이 그녀들을 책임지고 다 돌려보내 주겠다고 하자, 진성은 경호 실장이 믿을 만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여 알겠다고 대답했다.

“그럼……. 일단 돌아는 가겠습니다. 대통령이 정신을 차리면 꼭 연락 바랍니다.”

진성은 떠나기 전에 경호 실장에게 자신의 전화번호를 알려주었고 경호 실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꼭 연락을 주겠다 약속하였다.

“그럼 다들 돌아가죠……. 일단 아이린은 구출했으니까, 다음에 와요.”

진성의 말에 이한나 팀장과 그녀의 팀원들 그리고 예린은 그러겠다고 하였고, 차현민 헌터는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지만, 간신히 고개를 끄덕이며 철수하는 데 동의하였다.

“차현민 헌터……. 다음에 꼭 저랑 와요.”

“감사합니다. 진성 씨.”

자신도 이렇게 분노하고 있는데 강진성조차도 지금 참아내고 있다.

당장 폭발해도 누가 뭐라 할 상황이 아니었음에도 대통령 집무실에 들어갔던 그가 복수를 접고 나온 것으로 보아하니 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게 분명하다.

그런 그가 허탈하게 돌아가자고 하니 머릿속에 생각이 가득해졌다.

“그럼 이만.”

진성의 일행은 텔레포트 아이템을 썼고 그 자리에서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리고 경호 실장은 그들이 간 것을 확인한 후에 현장에 있던 경호원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전원 조은성 헌터를 찾는다.”

“네, 실장님.”

그 자리에 있던 수많은 경호원이 흩어지자 경호 실장은 혼자 남게 되었다.

“조은성 헌터…….”

모든 원인의 그자를 잡아 해결할 것이다. 엉망이 되어 버린 각하를 원래대로 되돌리고 대한민국을 수호해야 한다.

한편……. 진성의 일행은 밭으로 돌아와 아이린을 세린에게 맡긴 채로 다시 밭을 빠져나와 자신을 기다리는 일행에게 돌아갔다.

“이제 돌아가셔도 됩니다. 차현민 헌터……. 대통령에게 갈 때 연락드리겠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진성 씨.”

차현민 헌터는 그대로 북쪽 상가로 향했고 예린은 가지 않고 머뭇거렸다.

“예린 씨는 안 가시나요?”

“그게……. 어차피 지금 돌아가도 할 거 없으니 따라다녀도 되죠?”

“네.”

“도련님. 한울 기업으로 돌아가셔야 할 듯하네요.”

“할아버지에게 무슨 일이 있나요?”

“아직 그런 기미는 안 보이지만…… 뭔가 이상해요. 도련님.”

“무슨 말인가요?”

“보통 정기적으로 저희에게 연락을 주어야 하는데 한울 기업 쪽 담당자와 연락이 안 되거든요.”

“통신 불량 아닌가요?”

“아니요. 절대로 그럴 리가 없어요. 무슨 일이 생긴 게 분명해요.”

“그럼 그쪽으로 저랑 같이 가 보죠.”

“네, 도련님.”

이한나 팀장은 인벤에서 한울 기업 본사로 맞춰진 텔레포트 아이템을 꺼내었고 진성과 예린에게 건네주었다.

“예린 씨, 정말로 괜찮겠어요?”

“네, 괜찮아요. 진성 씨와 따라다니면 배후를 더 자세히 알지도 모르니까요. 그리고 제 도움이 필요하실 수도 있어요.”

“네. 그렇게까지 말씀하신다면야…….”

텔레포트 아이템을 작동시키자 한울 기업 입구에 금세 도착하였다.

한울 기업 본사는 매우 고요했다. 보통 이 시간대라면 출근하는 직원들이 보여야 정상인데 평소보다 사람도 없고, 조용했다.

“팀장님……. 이상합니다.”

이한나 팀장의 부하가 분위기가 이상하다는 것을 감지해 주위를 둘러보았는데, 입구를 지키는 경비가 보이지 않아 더욱 불안한 표정을 지었다.

다른 팀원들도 주변을 경계하며 인기척이 있는지 탐색해 나갔다.

“일단 주변 반경에는 개미 새끼 한 마리조차 보이지 않습니다.”

“이상하네……. 어떻게 할까요? 도련님. 본사 진입할까요?”

“네, 진입해 보죠.”

저벅저벅-

조심스럽게 걸어 본사 입구를 지나 건물 내에 들어서자 곳곳에 전투의 흔적이 있었다. 마치 큰 전투가 일어난 것처럼 땅이 움푹 패거나 혈흔이 사방에 퍼져 있었다. 이상한 건 마치 누군가 치운 듯, 단 한 구의 시체도 찾을 수 없다는 점이다.

“뭔가 이상합니다…….”

전방을 수색하던 팀원들은 전투의 흔적은 곳곳에서 발견했지만, 시체는 한 구도 찾지 못했다.

“뭔가 함정이 있는 걸까?”

이한나 팀장은 아무래도 자신의 힘을 써서 탐색하는 게 쉬울 것 같다고 판단한 건지 모든 팀원에게 수색을 중지하라고 하였다. 그러곤 정령을 소환하였다.

바람의 정령 실프를 소환해 건물 전체를 탐색해달라고 하자 정령이 하늘로 날아가 전체를 탐지하기 시작했다.

“도련님, 조금 시간이 걸릴 것 같아요.”

“네, 괜찮아요.”

“네. 그럼 빠르게 탐색해 볼게요.”

이한나 팀장은 두 눈을 감고 실프와 일심동체가 되어 건물 각 층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아주 꼼꼼하게 말이다.

진성은 한울 기업에서 인연을 맺었던 직원이나 헌터에게 연락을 취해 보았다. 하지만 모두 연락이 닿지 않았다.

“진짜 이상한데…….”

진성의 중얼거림에 예린은 뭐가 뭔지 상황 파악을 하진 못했지만, 긴장이 되었다.

약 30분이 지났을까? 탐색이 끝난 이한나 팀장은 진성에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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