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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키운 작물로 레벨업-195화 (195/209)

제195화

195. 195화

진성에게는 나쁜 상황은 아니었다. 차현민 헌터가 어떤 능력을 갖췄는지 모르겠지만 A랭크 헌터였고, 정부 쪽 인맥도 아마 상당할 것이다. 이하늘 대통령을 만나러 갈 때 청와대에 당당히 들어갈 수 있을지 모른다.

거기에 대규모 광역 치유 스킬을 보여준 A랭크 한예린 헌터까지 합류했고, S랭크 정령사 이한나 팀장과 그 팀원들까지.

이 정도면 국내에서 던전과 몬스터 웨이브를 상대로 싸우는 최전방 길드 수준의 실력이었다.

“그럼 현민 씨도 준비가 다 되셨나요?”

“네, 준비는 끝났습니다.”

“그럼 저와 같이 제 밭으로 가시죠. 저도 거기 가서 챙겨야 할 것도 많거든요.”

“네.”

이번 사건으로 제자가 죽어서 그런지 차현민 헌터의 표정이 차가웠다. 항상 웃고 다녀 온화한 느낌의 사람이었는데 죽은 사람이 굉장히 아끼는 제자였었나 보다.

“이한나 팀장……. 준비는 다 되었나요?”

“네, 저희는 언제든지 출발 가능합니다. 도련님.”

이한나 팀장은 팀원들을 모두 집결시켰고 팀장을 포함해 14명의 전력이 모였다. 그중 제일 실력이 낮은 헌터가 A랭크 헌터였다.

“네, 그럼 이제 출발하죠.”

진성의 말이 끝나고 모두 같이 북쪽 상가 건물에서 나와 빠르게 이동해 진성의 밭 입구에 도착했다.

“잠시 여기서 대기해 주세요.”

“네, 도련님.”

“…….”

“네 갔다 오세요.”

진성은 혼자 밭으로 들어왔다.

밭 정리는 거의 다 끝나 있었고, 세린을 포함해 모든 인원이 세계수 앞에 몰려 있었다.

“세린아……. 이제 아이린을 데리러 갈 거야.”

“아빠, 저도 같이 가요.”

“아니, 이번에는 여기 있을래? 지금 같이 가는 전력이라면 충분하거든. 이곳에 남아서 밭과 세계수를 지켜줘.”

“네…….”

진성이 조금 시무룩해진 세린에게 이번에는 못 데려가지만, 나중에 군주들과의 싸움에는 무조건 데려가겠다고 말하자 세린은 다시 기운을 차리고 알겠다고 대답하였다.

“그럼 밭과 세계수를 부탁해.”

“네, 아빠! 잘 다녀오세요.”

“응.”

진성은 떠나기 전에 경매장에 들러 고강한에게 수상한 아이템을 잔뜩 받고, 당장 쓸 수 있는 아이템을 잔뜩 챙겨 인벤에 넣었다.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 빨리 아이린을 구하러 가야 하니까 서두르자.”

진성은 경매장에서 빠르게 나와 밭 입구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일행에게 돌아갔다.

그들은 마지막 점검을 하고 있었다. 이한나 팀장을 제외하곤 다들 긴장된 표정이었다. 직접 청와대로 쳐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긴장한 듯했다.

“진성 씨, 준비는 다 되셨나요?”

“네, 예린 씨……. 이제 슬슬 가 보죠.”

이한나는 청와대 입구 좌표가 찍힌 텔레포트 아이템을 나눠주었다.

진성은 아이린을 구해야 한다는 생각에 이런 아이템을 언제 준비했느냐 묻지도 않고 아이템을 작동시켰다.

다른 이들도 작동시키자 사람 한 명은 충분히 들어갈 정도의 홀이 여러 개 생겨났고 진성이 먼저 들어가자, 일행들도 들어갔다.

홀을 타고 들어간 지 2분도 안 돼서 그들은 모두 청와대 정문 입구에 도착했다. 입구를 지키던 일부 경찰과 청와대 경호원들이 놀라 그들을 포위하였다.

“누구냐!”

경호원 중에 직급이 높아 보이는 이가 진성의 일행을 향해 외쳤다. 그리고 그중 일부는 무전기를 든 채 지원을 부르려고 하였다.

이 모습은 청와대 근처 도로를 지나가던 시민과 공무원들에게 목격되었고 일부 시민은 핸드폰을 들고 촬영을 하기 시작했다.

실시간 라이브를 켠 이도 있어, 많은 수의 네티즌들이 생생하게 그 현장을 지켜보기 시작했다.

“저는 한울 기업 회장님의 손자 강진성이라고 합니다. 이하늘 대통령과 독대하려고 왔습니다.”

진성은 당당히 한울 기업 강 회장의 손자라고 밝히고 대통령과의 만남을 가지려고 왔다고 했다.

하지만 경호원은 오늘은 이하늘 대통령과 약속을 잡은 이가 없다고 알고 있었기에 경계하면서 경호 실장에게 연락을 취하고 있었다.

진성은 자신이 아무 이유 없이 대통령을 만나려고 왔다고 하면 이들이 이해하지 않을 것 같아 한울 기업의 이름을 빌리기로 한 것이다.

“잠시만 기다려라……. 확인해 보겠다.”

경호원 중 가장 고참인 이가 진성의 일행 포위는 유지한 채 무전기를 들어 경호 실장에게 곧바로 보고 하였다.

경호 실장은 퇴근하기 직전에 무전기를 받았다.

-실장님. 저 진만입니다. 혹시 오늘 대통령 각하와 약속이 있는 이가 있습니까?

“아니……. 오늘은 그런 일정이 없다. 무슨 일이지?”

-다름이 아니라 갑자기 청와대 입구로 단체 텔레포트 해 온 이가 있는데 그들 중 한 명이 자신이 한울기업 회장의 손자라고 밝히면서 대통령님과 독대를 원하고 있습니다.

“손자라고?”

경호 실장은 대체 무슨 일이 돌아가는지 상황을 파악할 수가 없었다.

대통령은 오늘 어딘가로 외출을 다녀오신 이후로 업무실에 틀어박힌 걸로 아는데. 갑작스러운 방문자라니…….

뭔가 구린 냄새가 났다.

“손자의 이름이 뭐지?”

-강진성이라고 합니다. 헌터 신분증을 확인해 볼까요?

“확인하고 무전기로 호출하게.”

-네, 실장님.

실장은 무전기 호출을 끊고 기다렸다.

한편 고참 경호원은 진성에게 말을 건넸다.

“헌터 신분증을 주십시오. 잠시 확인하겠습니다.”

진성은 군말 없이 그에게 헌터 신분증을 보여주었다.

얼굴과 개인 정보를 확인해 보니 강진성이 맞았다.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치지 직-

그 고참 경호원은 무전기에 작게 속닥거린 후, 실장님의 공손히 모시라는 말에 포위를 풀고 청와대 문을 열어주었다.

본래라면 절대로 안 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정부에게 기부금을 많이 주고 도와주는 한울기업 강 회장의 손자였기에 조심스럽게 대하는 것이다.

그리고 청와대 일부 경호원 중에는 한울 기업에게 지원을 받은 헌터들도 상당히 많았다. 경호 실장조차도 한울 기업의 강 회장 라인이었기에 진성을 도와주기로 한 것이다.

“자, 들어가십시오. 안내하겠습니다.”

경호원과 경찰들이 포위를 풀자 멀리서 촬영하던 한 시민이 ‘대체 저자가 누구길래 입구로 통과하는 걸까?’라면서 시청자들과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이 상황은 적지 않은 수의 시민들에 의해 입소문이 퍼지기 시작하였다.

진성의 일행은 아이린을 구출할 목적으로 당당히 청와대 입구를 들어갔다.

문이 닫히고 경찰들과 경호원들은 아무런 일이 없었던 것처럼 행동하며 입구를 굳게 지킬 뿐이었다.

저벅저벅-

진성의 일행은 청와대 정문 입구에서 경호원의 안내로 건물 입구까지 도달했다.

청와대 정문 입구에도 대량의 경호원들이 보였다. 진성의 일행을 감시할 목적으로 나와 있는 것이다.

“여기서 잠시 기다리십시오. 곧 실장님이 나오실 겁니다.”

안내했던 경호원은 진성의 일행을 여기에 내버려 두고 자기 일을 하러 떠났다.

“순순하게 문을 열어주네요?”

예린은 건물 입구에 도착하자 한숨을 내쉬면서 아까 못했던 말을 했다.

“경호 실장의 독단이거나 아니면 대통령이 내린 지시겠죠.”

이한나 팀장은 뭔가 알고 있다는 듯이 말을 돌리면서 말했다.

“이한나 팀장. 경호 실장이 혹시 한울 기업과 관련이 있는……?”

“네라고 말하기는 어렵네요. 관련은 있긴 해요. 저희에게 아주 우호적인 인물이거든요.”

진성과 일행이 대화를 조금 나눌 때쯤 경호 실장으로 보이는 이가 진성의 일행에게 다가왔다.

“누가 강진성 님입니까?”

“접니다.”

경호 실장은 진성의 얼굴을 살핀 후 입을 천천히 열었다.

“이 앞으로는 강진성 님, 당신 한 분만 들어갈 수 있습니다.”

“다른 일행은 못 데려가나요?”

“오직 당신 한 분만 허가할 수 있습니다.”

“이한나 팀장……. 여기서 기다려주세요.”

“네, 도련님. 다녀오세요. 저희는 여기에 있을게요.”

이한나 팀장은 순순하게 물러섰다.

경호 실장을 믿고 있으며 안에서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이 자리를 뒤엎어 버리고 강진성을 구할 생각을 했다.

한국의 S랭크 헌터였지만 그녀의 명령권자는 한울 기업의 강 회장과 그리고 강진성뿐이었기 때문이다.

“그러한 일은 없을 테니 안심하십시오. S랭크 이한나 헌터.”

경호 실장은 위험을 감지했고 이한나 헌터에게 말을 하였다.

그녀는 알겠다며 웃음을 지으며 그를 압박하였다.

“그럼 들어가시죠. 강진성 님.”

진성은 알았다고 말하며 그와 함께 입구 안쪽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이한나와 그녀의 팀원들 그리고 한예린, 차현민 헌터는 얌전히 입구에서 기다리기로 하였고 경호 실장의 직속 헌터들이 그들을 안전하게 보호하면서도 감시를 하였다.

저벅저벅-

둘은 1층에서 3층까지 이동하고 있었다.

“진정한 목적은 뭡니까? 강진성 님.”

“무슨 목적 말이죠?”

국가에 소속된 공무원 헌터이자 대통령의 최측근인 그가 자신에게 목적을 물어보는 게 이상하게 느껴졌다.

“요란하게 나타나서 이하늘 대통령 각하에게 원하는 게 뭡니까?”

“그건 제 소중한 동료를 구하기 위해섭니다.”

“동료라……. 혹시 엘프 말하는 겁니까?”

“알고 있나요?”

“네. 그때 한번 청와대 방문하실 때 얼핏 보고 받았습니다. 그녀인가요?”

“네. 그러면 가야리 습격 사건도 알고 있나요?”

“아니요. 저는 모릅니다. 하지만 대통령 각하께서 지시했다는 건 어렴풋이 눈치채고 있습니다. 각하를 막지 못한 건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이렇게 그와 대화를 나눠보니 진성은 경호 실장이 나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는 대통령과는 반대인 성격이었다. 오히려 대통령을 막지 못해 미안하다고 사죄하였다.

이런 계획을 세운 대통령과 조은성 헌터가 나쁜 것이다. 그들은 자신을 건드렸고 동료인 아이린을 납치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화가 날 만한 상황이었다.

“이하늘 대통령 각하는 조은성 헌터라는 자 때문에 망가지고 있습니다. 강진성 님, 각하가 정신을 차릴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제 밭과 집 그리고 가야리 주민들이 희생되었는데 그를 용서하라는 말씀인가요?”

“이 나라를 지키려면 각하는 살아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진성 님께서 복수하고자 한다면 그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경호 실장 말의 의미는 뭘까? 이하늘 대통령에게 복수해도 된다는 것인가? 아니면 하지 말라는 것인가…….

조금 혼란스러워진 진성이었다.

“제 이야기가 진성 님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했나 보군요. 진성 님이 올바른 선택을 하시길 바랍니다.”

“……알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아이린의 구출을 우선순위에 둘 겁니다.”

“그건 도와 드리겠습니다.”

그렇게 이야기하면서 걷다 보니 어느새 대통령 집무실에 도착하였다. 그곳을 지키던 경호원 두 명은 경호 실장에게 고개를 꾸벅 숙여 인사했다.

“잠시들 내려가 있게.”

“네, 실장님.”

경호원 둘은 실장의 허가에 자리를 벗어났고 3층에서 내려가는 듯하였다.

“이 안에 대통령이 있나요?”

“아니요. 없습니다. 하지만 이방에는 비밀 공간이 있습니다.”

경호 실장은 집무실을 열었고 아무도 없다는 걸 보여주었다. 진성은 빠르게 그녀를 되찾고 싶었기 때문에 그를 재촉했다.

“비밀 공간이 어디 있죠?”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실장은 집무실 안의 책꽂이 어딘가를 톡 건드렸고, 대통령이 앉은 뒤 쪽의 벽의 문이 열리면서 작은 통로가 나왔다.

“집무실, 이 방이 끝방이긴 하나 저희가 마법적인 공간을 하나 만들어 두었습니다. 본래는 각하께서 쉬는 방으로 활용했으나 지금은 변질하였지만요…….”

경호 실장은 말하면서 씁쓸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는 대통령의 만행을 이미 알고 있으면서도 막지 못한 것이다.

“자, 그럼 들어가시죠.”

경호 실장이 앞장서서 진성을 안내해 주었다.

통로를 조금 걷다 보니 큰 방이 나왔다. 이 방문을 열면 이하늘 대통령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아이린도 있길 바랐다.

“여긴가요?”

“네, 진성 님. 그럼 열겠습니다.”

끼익-

경호 실장이 문을 열자 엄청난 광경이 보였다.

쇠창살로 만들어진 감옥이 몇 개 있었고 아이린뿐만 아니라 여러 여성이 붙잡혀 있던 것이다.

이것이 바로 대통령의 어긋난 욕망인 걸까?

“아이린!”

진성이 아이린이 갇힌 쇠창살을 부수려고 하자 누군가 진성에게 호통을 쳤다,

“누구냐! 감히 내 비밀 공간에 들어오다니, 간이 부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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