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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키운 작물로 레벨업-174화 (174/209)

제174화

174. 174화

경찰이 길을 열어주자 진성은 후다닥 뛰어나갔다.

부모님께서 계신 저택으로 뛰어갔다.

부상당한 경찰관은 진성이 사라지자 씩 웃으면서 무전기를 꺼내 누군가에게 보고하였다.

“여긴 올빼미 2 방금 표적이 이곳을 지나갔다. 오버.”

-확인 완료! 각 올빼미는 나가는 길목을 차단한다.

씩 웃던 경찰관은 무표정 연기를 하며 다른 헌터들이 이곳에 진입하지 못하게 막았다.

그들은 철저하게 진성의 가족 그리고 친구를 노리고 있던 집단이었다.

그들은 오로지 강진성을 쓰러뜨리고자, 복수하고자 모인 이들이었고, 모두 조은성의 계획에 따라 움직이는 이들이었다.

진성은 인상을 찌푸리면서 허겁지겁 달려 나갔다.

부모님이 거주하는 저택은 다행히도 멀쩡했다.

부모님 저택을 제외한 주변의 저택들은 모두 불타고 있었다.

“아빠, 뭔가 이상해요!”

세린이는 이상함을 감지했으나 진성은 세린이의 말을 듣고도 급하게 들어갔다.

부모님의 생존이 걸린 문제였기 때문이다.

콰앙-

저택을 지키는 경비는 보이지 않았고 저택으로 들어가 1층부터 2층까지 수색을 했으나 마치 사람이 살고 있지 않은 곳인 것처럼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았다.

“혹시 피하신 걸까?”

판교 쪽에 마침 외삼촌이 운영하는 길드도 있었기에 ‘사건이 터지자마자 외삼촌 쪽으로 피신하신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흐흐흐, 걸려들었군!”

진성은 목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을 쳐다봤다. 그곳에는 처음 보는 사람이 서 있었다.

“누구시죠?”

“누구냐고? 너를 지옥으로 데려갈 저승사자다!”

그는 다짜고짜 그렇게 말을 하고 긴 창을 뻗어 진성을 향해 찔러왔다.

진성은 피했으나 살짝 옷이 베였다.

“흐음……. 아쉽군. 역시 A랭크 헌터인가?”

“대체 누구길래 나를 공격하는 거죠?”

“그건 알 필요 없다. 그저 너는 여기서 죽어야 할 존재일 뿐.”

정체불명의 자는 품속에서 작은 피리를 꺼냈다. 그러자, 사방에서 헌터들의 기운이 감지되었다. 이 저택을 포위하는 숫자가 어마어마했던 것이다.

“아빠! 위험해요……. 여기서 피해야 돼요!”

“하지만, 부모님의 생사도 모르는데…….”

“일단 여기서 나가도록 해요. 아빠!”

세린이는 피하라고 말하고 있었다.

진성도 알고 있었지만, 부모님의 생사를 모르는 상황이었기에 이 저택에서 나갈 순 없었다.

“흐흐흐, 절대로 빠져나가지 못한다. 너를 잡기 위해 최소 A랭크 헌터 100명 이상을 준비했으니 말이다…….”

그 정체불명의 사내는 태균이 이끄는 자들에게 구원받은, 종로 교도소에 갇혀 있던 A랭크 헌터로, 강유라는 이름을 가진 자였는데 국내보다는 중국 쪽에서 꽤 유명한 헌터였다.

강유는 종로 교도소에 갇혀 있다 태균에게 계획을 듣고는 동참하기로 한 헌터였다.

이렇게 재밌는 계획을 놓칠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에서 날뛰어 자신의 가치를 올리는 그런 재미를 말이다.

“겨우 농부 헌터 따위가 창술사인 나에게서 빠져나가려고 하다니…….”

고작 창술사 때문에 세린이가 이곳을 빠져나가자고 말한 건 아닐 것이다.

이곳을 포위한 헌터들 중에 꽤 위협이 되는 자가 있어서 피하자고 한 것일 터다.

“아빠. 일단 판교로 돌아가요. 힘을 쓰면 충분히 이길 수 있지만, 아빠의 부모님은 여기에 없는 거 같아요.”

“감지가 되니?”

“네, 여기에는 확실히 없어요!”

“그러면 일단 나가자, 세린아.”

“네, 아빠!”

진성과 세린이가 속닥거리자 창술사 강유가 ‘뭘 그리 중얼거리는 거냐!’라고 외치며 진성에게 창을 휘둘렀다.

진성은 인벤에 있던 삽을 꺼내 그의 무기를 막았고 세린이가 품속에서 뭔가를 꺼내 바닥으로 던졌다. 깨진 그 아이템에서 연막이 뭉실뭉실 나와 그들의 시야를 가렸다.

“어디냐!! 겁쟁이 같은 녀석!”

강유는 흥분해서 창을 휘두르며 연막을 없애려고 하였으나 잘 없어지지 않았다.

“저 녀석을 놓치면 안 된다!”

강유는 무전기를 꺼내 말했고 그에 바깥에서 저택을 포위하던 100여 명의 A랭크 헌터들은 긴장을 늦추지 않고 저택에서 나오는 이를 찾았다.

진성이 뒷문으로 나오자, 약 10여 명의 적대 헌터들이 있었다.

“여기다!”

“대장님, 뒷문입니다!”

뒷문을 지키던 헌터들이 소리치자 강유와 정문을 지키던 헌터들이 뒷문을 향해 달렸다.

진성은 세린이와 함께 뒷문을 지키는 소수 병력을 간신히 뚫고 도망 나왔다.

“쥐새끼 같은 놈!”

강유는 바로 쫓았으나 진성은 이미 현장을 빠져나간 뒤였다.

“대장님, 어떻게 할까요? 판교 쪽 애들에게 무전 칠까요?”

강유를 따르던 범죄자 헌터 한 명이 그에게 말을 하였다.

“연락해 봐! 마침 그 녀석도 판교역에 있으니까…… 어차피 도망칠 곳은 없다!”

그가 말하는 그 녀석은 아마 같은 감옥 동료 헌터일 것이다.

* * *

진성은 판교 힐스를 간신히 빠져나와 판교역으로 향할수록 조금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자신이 이쪽으로 들어올 땐 상처를 입은 경찰과 헌터 몇이 쓰러져 있었는데 마치 전투가 없었던 것처럼 길거리가 매우 깨끗했기 때문이다.

“뭔가 이상해…….”

진성은 중얼거리면서 판교역에 도착하였는데 판교역은 사람이 없는 도시처럼 사방이 조용했고 불이 난 건물도 없었다.

마치 그런 일이 나지 않은 것처럼…….

“판교역이 이렇게 조용했던가?”

진성은 폰을 열어 시간을 확인해 보니 아직 바글바글할 시간대였다. 그럼에도 너무도 조용했고 판교 전체가 안개가 낀 것처럼 시야가 잘 보이지도 않았다.

“세린아, 뭔가 이상하지 않니?”

“네……. 저도 잘 모르겠어요. 이곳 주변 반경에 사람이 감지되지 않아요…….”

“적의 계략일까?”

“아무래도 그럴 가능성이 높아요, 아빠!”

진성은 혹시 몰라 외삼촌에게 전화를 드렸는데 신호음이 정상적이지 않았다. 지지직거리면서 전파를 방해받는 것 같았다.

뚜벅뚜벅-

누군가 진성과 세린을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작은 소리임에도 진성에겐 꽤 크게 들려왔다.

발소리를 들어보니 한 명의 발소리였다. 발소리는 점점 가까워졌고 진성은 소리가 들리는 방향을 쳐다보며 경계하였다.

“흐음……. 당신이 강진성이라는 분인가요?”

목소리의 주인공은 자신의 또래처럼 보이는 여성이었다.

과연 누구일까?

“저는 A랭크 환영술사 헌터 카린이라고 해요. 잘 부탁해요. 강진성 씨.”

그 말이 끝나자마자 주변이 뒤틀리며 초원이 펼쳐졌다.

역시 적의 계략이었던 것이다.

“그럼 이게 다 환영?”

그렇다면 부모님은 모두 무사한 게 아닐까? 이런 희망을 품게 된 진성이었다.

“그래요. 환영이긴 하죠. 하지만 당신의 가족들과 친구들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안전할까요? 후훗.”

카린이라는 헌터는 웃고 있었다.

진성은 불안해졌다.

“아빠, 걱정하지 마세요. 무사하실 테니까요.”

“그, 그래.”

세린은 부모님의 걱정으로 멘탈이 흔들리기 시작한 진성의 모습에 자신이 직접 나서야겠다는 생각에 카린에게 모습을 보여주었다.

갑자기 진성의 옆에서 투명을 해제하고 나타난 세린 때문에 조금 놀란 카린이었다.

“흐응? 정령인가요. 어느새 소환한 거죠?”

“너는 아빠 대신 내가 상대해 줄 거야!”

“말을 하는 정령이라……. 꽤 상위 개체인가 보군요. 하지만 상위 정령 따위는 이 환영술사 카린을 이기지 못합니다!”

카린은 손으로 인을 맺어 미리 설치해 둔 진을 발동시켰다.

진성의 주변에서 마법 진으로 보이는 것에서 반짝 빛났고, 그곳에서 몬스터들과 범죄자 헌터 집단이 소환되었다.

“흐흐흐. 카린, 성공했나 보군?”

마법진 속에서 나타나는 인물 중 아까 저택에서 마주친 강유라는 자도 있었다.

“네, 성공했죠. 이제 강진성을 생포해 가든, 죽이든, 마음대로 해요.”

카린은 세린이가 약할 거라 생각이 들어 강진성을 목표로 두고 있었다.

“그럼 카린……. 네 녀석은 저 정령 꼬마를 상대해라. 나는 이 강진성이라는 자를 상대할 테니까…….”

“흐응……. 아쉽네요. 제가 강진성 씨를 상대하고 싶었는데요. 저렇게 멘탈이 붕괴되어 가는 자를 괴롭히는 맛은 특별하거든요.”

“악취미로군…….”

“그럼 일단 제압하고 보자고요.”

강유는 멘탈이 흔들려 몸을 떠는 진성에게 다가가 창을 휘둘렀다.

진성의 머릿속에는 온통 가족 생각뿐이어서 피하거나 막기만 하고 제대로 된 공격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아빠!”

세린이는 강유를 공격하려고 했으나 카린에 의해 가로막혔다.

“어디 가니, 꼬마야? 이 언니에게 혼나지 않을래?”

“…….”

“후후후, 무섭니? 아프지 않게 제압해 줄 테니까.”

카린은 이 꼬마 정령을 포획해서 박제시킬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다.

세린은 시간이 흐를수록 강유의 공격에 상처를 입어가는 진성이 보이자 자신의 힘을 개방하려고 했다.

이 힘을 개방하면 무슨 일이 생길지 몰라 감추고 있었던 것이다.

진성이 열심히 레벨업을 하며 세계수를 키워왔고 그에 따라 세린 또한 크게 성장하였다.

세계수의 정령왕에게 맞는 힘을 어느 정도 되찾았던 것이다.

“후후후, 공격해 보라니까? 꼬마 정령 아가씨?”

카린은 세린을 도발하면서도 세린이 두려움에 떠는 듯하는 것 같자 ‘내가 무서운 모양이군.’하며 손을 뻗으며 다가갔다.

하지만 그녀의 손길을 웬 식물이 가로막았다.

“그래……. 넌 식물에 관련된 정령이구나? 참 희귀하네.”

식물과 관련된 정령은 처음 봤다.

카린은 더욱 큰 욕심으로 다가왔다.

카린은 이 정령을 소유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제힘을 개방할 거예요.”

그 말이 끝나자마자 사방이 지진이 난 것처럼 흔들렸고 마법진에서 소환된 몬스터들과 범죄자 헌터들이 크게 동요하기 시작했다. 카린 또한 당황했다.

이 정령 꼬마, 보통이 아니었다.

쩌어억-

갈라진 땅 속으로 절반의 몬스터들이 떨어졌다.

그리고 갈라진 땅 속으로 빠지지 않은 몬스터와 헌터들은 땅속 안에서 나온 정체불명의 식물들에 의해서 공격을 당해 사방으로 날아가 버렸다.

대체 무엇이 소환된 걸까?

카린과 강유는 미지의 힘에 두려움을 떨었다.

강진성이 중요한 게 아니라 이 꼬마 정령은 무척이나 강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

“저, 저기 꼬마 정령 아가씨? 봐주지 않을래?”

카린은 자신보다 큰 힘을 가진 세린을 두려워하며, 조심스레 물었다.

여기서 목숨을 잃고 싶지 않았다.

“절대로 안 봐줄 거예요. 아줌마!”

“아, 아줌마라니. 난 아직 20대라고!”

땅속에서 뻗어 나온 가지가 점점 커지면서 어떤 형태를 띠고 있었는데 강유의 공격을 버티던 진성은 그것이 무엇인지 바로 알아보았다.

바로 자신의 밭에서 중심을 지키며 굳건히 있던 세계수였던 것이다.

세린이가 소환한 것일까?

“이, 이게 뭐야!”

살아남은 일부 헌터는 경악을 했다.

자신들보다 엄청나게 큰 나무 하나가 서 있자 웅장하게 느껴지며 무서워진 것이다.

세계수는 단순한 나무가 아니라 사람과 몬스터를 공격하는 나무다.

“다, 다들 후퇴해!”

살아남은 범죄자들은 두려워 품속에 간직하던 텔포 아이템을 작동시키려고 했으나 세계수의 가지들이 무수히 뻗어 나와 그들의 아이템을 뺏어 흡수해 버렸다.

도망치지 못한 그들은 가지들의 공격 때문에 쓰러졌다.

“으하하……. 이런 힘이라니 재밌구나.”

강유는 미친 듯이 웃었다.

자신들이 상대하는 건 농부 헌터 따위가 아닌 강력한 무언가였다.

저 정령은 분명 강진성이 소환한 정령일 것이다.

이거, 농부가 아니라 정령사 아닐까? 조은성 헌터가 잘못 알려준 것이라 생각해 분노가 치밀었다.

자신들에게 이렇게 강력한 자를 처리하라고 보내다니……. 완전히 함정에 빠진 것이다.

“아줌마, 잘 가요.”

세린은 세계수를 조종해서 무수한 가지들을 카린에게 날렸고, 카린은 가지들의 공격에 그대로 나가떨어졌다.

이제 남은 건 강유뿐이었다.

그의 부하들도 사방에서 미약한 소리를 내며 전부 쓰러진 후였다. 약간의 의식은 있었다.

“크하하하. 카린 녀석, 벌써 나가떨어졌군. 이제 남은 건 나뿐인가?”

“내 부모님은…… 당신들이 데려갔나요?”

“아니. 우리가 도착했을 땐 이미 없었다.”

강유는 솔직하게 말했다. 자신들이 도착했을 땐 정말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다.

“나 꽤 솔직하게 말한다고? 아무리 범죄자 헌터지만…….”

“아빠, 사실인 것 같아요.”

어느새 다가온 세린이가 진성에게 말했다.

“그럼…… 대체 누가?”

“그건 나야 모르지. 우리들의 1차 목표는 강진성 너의 부모님이었지만…… 도착했을 때 그들이 없었기 때문에 2차 목표인 너로 바뀐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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