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가 키운 작물로 레벨업-169화 (169/209)

제169화

169. 169화

“트레일러 문을 열어라!”

이호영 팀장의 말에 힘깨나 쓴다는 근력형 헌터들이 트레일러 문짝을 뜯어냈다.

2번 트레일러 안의 교도관들은 이미 협력자에게 제압당한 채였고, 1번 트레일러 교도관들은 차량 밖으로 나와 사천 팀 헌터들을 공격했으나 결국 수많은 공격에 쓰러졌다.

“트레일러 죄수들을 모두 풀어서 나에게 데려와라.”

이진호의 말에 헌터들이 모두 움직였고 트레일러에 갇혀 있는 중범죄 죄수들을 모두 데려와 이진호 앞에 무릎을 꿇렸다.

“트레일러 죄수 총원 23명입니다. 도련님.”

“그래.”

진호는 스윽 그들을 살펴보며 남궁현이 누구인지 찾아보았다.

맨 뒷줄에 폐인이 되어 있는 그를 발견하였다.

“당신이 남궁현인가?”

“그렇……다면?”

겉모습은 폐인처럼 보였지만 아직 말할 힘은 남아 있는 듯했다.

“혹시 강진성의 파멸을 원하나? 남궁현.”

강진성이라는 이름 때문에 폐인처럼 보이는 그의 얼굴에 생기가 돌았고 분노의 표정으로 바뀌었다. 마치 악귀 같은 표정이었다.

“복수할 마음이 있다면 나와 손잡자고. 남궁현.”

“좋다.”

“보니까 모든 힘을 빼앗긴 거 같은데……. 내가 모시는 파멸 군주 박주원 님에게 부탁드려서 당신의 힘 일부를 되찾게 해 줄 수 있다. 어떤가?”

진호의 말에 남궁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손을 잡겠다고 하였다.

진호는 남궁현을 협력자로 만들었고 그 외 22명 죄수에게도 똑같이 말했다. 그들도 가로쉬의 부하들이었기에 모두 협력자로 만들 수 있었다.

“자자, 이제 정리하고 떠나자.”

이호영 팀장의 말에 하운드 팀은 재빠르게 철수하였고, 사천 팀은 어떠한 집단에게 당한 것처럼 꾸며놓기 시작했다.

트레일러 안에 있던 협력자가 이진호에게 다가와서 말했다.

“저……. 도련님, 저번에 약속하신 거는 꼭 지켜주시길 바랍니다.”

“그래. 약속 말이지. 흐흐흐.”

이진호가 사악한 웃음을 지었다.

협력자는 뭔가 조금 불안해졌다. 자신의 감이 매우 위험하다고 알리고 있었다.

“약속……. 좋은 단어지.”

진호는 자신의 스킬인 염력을 사용해서 그 협력자의 목을 비틀어서 죽였다.

그는 반항 한 번 하지 못하고 목이 비틀려서 그 자리에서 죽어 버렸다.

잡혀 있던 교도관들은 자신들도 죽을 거라는 생각에 몸을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이호영 팀장. 저들을 모두 죽여라. 외국 헌터들이 습격한 것으로 만들어 놔.”

“네,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도련님.”

이호영은 허리에 차고 있던 검을 꺼내 사천 팀 전원에게 명령을 내렸다.

이 자리에 있는 생명체는 모두 말살하라고…….

명령을 받은 헌터들은 포박되어 있거나 현장에서 공격을 받아 쓰러진 교도관들을 철저하게 죽여나갔다.

비명이 사방으로 울려 퍼졌다.

하지만 그 도로와 가까운 인가도 없기 때문에 그들이 죽어 나가는 것을 아무도 알지 못했다.

이호영 팀장은 웬만하면 죽이지 않으려고 했다. 하지만 어쩌랴, 자신이 모시는 주인은 그들의 죽음을 원했다.

필요하지 않은 살인이었으나 이진호가 원하는 대로 손에 피를 묻혔다.

대전에서 좀 떨어진 그 도로에서 교도관 50여 명이 전멸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하지만 이 사건은 아침이 돼서야 지나가는 시민에 의해서 발견하게 되었다고 한다.

* * *

“도련님. 이제 철수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다들 수고했고 철수해라!”

“네, 도련님.”

이호영 팀장은 이진호와 같이 출발하였고 협력자들을 데려오기 위한 헌터들은 일회용 텔포 아이템을 써서 물류 센터 지하에 도착하였다.

그들이 떠난 자리엔 처참하게 살해당한 교도관들의 시신들뿐이었다.

“블랙박스 처리도 끝냈습니다. 도련님.”

“그래? 잘했다.”

블랙박스 처리까지 완벽하게 해낸 이호영 팀장에게 진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교도소 쪽은 어떻게 되었지?”

“무전기로 연락해 보겠습니다.”

이호영은 무전기로 그들 중 리더에게 연락을 해 봤지만 받질 않았다.

“아무래도 아직 작업 중인듯합니다.”

“아직도 하고 있다고? 우리가 너무 일찍 끝낸 건가?”

진호는 자신들보다 일찍 끝내지 못한 그들을 속으로 욕하며 일단 기다리기로 하였다.

호송대 기습보다 교도소가 오래 걸릴 줄이야……. 너무 그들을 과대평가한 것일까?

진호가 그들을 한참 기다리고 있을 때쯤, 교도소 측에서는 한창 돌입 중이었다.

* * *

“대장님. 외곽 교도관들은 모두 제거했습니다.”

“이제 내부만 남았군.”

“네. 들어가서 내부 장악만 하면 끝납니다.”

그들이 교도소 내부로 들어가려고 할 때 무전기가 울렸으나, 중요한 작전 중이어서 무전기를 꺼 버렸다.

그들이 내부로 진입하려고 할 때 누군가 텔포를 타고 등장했다. 그들은 예상치 못한 인물의 등장에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워워, 나라고…….”

“조은성 헌터입니까?”

“그래. 교도소 쪽은 어찌 돼가고 있는지 직접 와 봤지.”

“외부는 처리 끝났고 내부 작업만 하면 됩니다.”

“그래? 외부는 깔끔하게 처리했겠지?”

“네! 외부 인력 14명, 사살 완료했습니다.”

조은성 헌터는 가만히 지켜보려고 했는데 하도 몸이 근질거려서 교도소 쪽으로 날아온 것이다. 호송대 쪽은 잘 끝났다고 연락이 온 상황이었으니 말이다.

“구경하러 오신 겁니까? 아니면 도움을 주려고 오신 겁니까?”

“도와주려고 왔지……. 아주 크게 말이야. 흐흐흐.”

“그러면 내부 진입하실 때 강적 교도관들을 해치워 주십시오. 조은성 헌터.”

“그래, 그래. 알았다고. 그럼 지금 돌입하는 건가?”

“예. 그렇습니다.”

“그럼 빨리 들어가자고? 시간 끌어 봤자 우리만 불리하니까.”

그 말을 끝낸 조은성은 먼저 내부로 진입하였다.

외부 인력이 모두 사망한 줄 모르고 있던 내부 정문의 교도관 두 명은 정문으로 당당히 들어오는 조은성을 보고 이렇게 말했다.

“이 시간에 누구십니까? 정부 관련자이십니까?”

“나?”

“네, 통과 허가증 확인하겠습니다.”

정문을 지키는 교도관들은 조은성이 외부에서 허가를 받고 들어온 인물인 줄 알고 절차대로 허가증 제시를 해 달라고 말했다.

조은성은 씩 웃으면서 신분증 제시 대신 무기를 날려 왼쪽에 있던 교도관 한 명의 배에 치명상을 입혀 쓰러뜨렸다.

“크아악.”

“이 교도관!”

푸우욱-

오른쪽 교도관도 칼로 찔러 베어 버렸다.

조은성은 두 교도관을 쓰러뜨리고 정문을 열어 젖혀 들어오라고 손짓하였다.

대장은 어이없어하는 표정이었다.

더 조심스럽게 들어가려고 했는데, 조은성 때문에 일이 요란하게 커질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었던 것이다.

“자자, 들어오라고.”

“너무 요란하게 하는 거 아닙니까? 조은성 헌터.”

“뭐 어때? 화려하게 가는 거지.”

“이러면 저희가 철수할 때 힘들어집니다만?”

“철수할 방법은 많으니까 걱정 말라고.”

너무 요란하게 일을 만드는 조은성 헌터를 보며 그는 한숨을 내쉬었다.

쉽게 끝날 문제가 아니었다. 완벽한 작전을 준비했는데 이렇게 초를 치다니…….

“조은성 헌터는 어디로 갈 겁니까?”

“나? 아주 위험한 구역으로 가야지.”

“그러면 그쪽을 부탁합니다.”

“아아, 걱정 말라고.”

조은성은 혼자 극악무도한 범죄자들이 갇혀 있는 구석 구역으로 향했고 용병들과 12명을 이끄는 헌터 대장은 한숨만 내쉴 뿐이었다.

“대장, 괜찮으십니까?”

“아니……. 저 조은성 헌터 녀석 때문에 복잡해질 것을 생각하니 머리가 아프다.”

“일단 이곳 정리하고 나중에 생각하시죠! 대장.”

“그래……. 그래야겠어. 다들 작전대로 간다!”

그의 외침에 해당 조들은 자신들이 점령할 구역을 향해 나아갔다.

그들이 내부로 기습해 들어가자마자 살육전이 벌어졌다. 방심하고 있던 교도관들은 기습이나 용병들의 공격으로 죽어 나갔다.

사방이 전쟁터처럼 아비규환이었다.

이 사태에 갇혀 있던 헌터 범죄자들은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건지 몰라서 어리둥절하고 있었고 그중 일부는 어떤 세력이 여길 침입했는지 몰라도 어서 자신들을 풀어 주기를 바랐다.

“지, 지원을 요청해!”

“연락이 안 됩니다!”

교도관의 수는 겨우 70명으로, 수적으로 굉장히 불리했다.

중심부까지 들어왔으니 앞의 교도관 대부분이 사망했을 것이다.

조은성이 향하고 있는 위험구역에는 유명한 헌터 범죄자들이 있는 곳이었는데 그곳을 지키는 교도관은 A랭크에 육박하는 자들이었다.

그들은 이 사태가 벌어지자 그 구역을 굳게 지키며 침입자가 이곳에 당도하면 바로 제압할 생각이었다.

“후후후. 여기인가?”

조은성은 제일 끝자락에 있는 위험구역에 도달하는 와중 자신을 막아서는 교도관 일부를 잔인하게 살해하였다.

그의 온몸에는 피가 묻어 있었고 그의 무기에도 붉은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누, 누구냐!”

조은성을 맞이한 헌터는 이 교도소 중 꽤 강한 교도관이었는데 그의 외침에 다른 교도관들이 조은성을 쳐다보았다.

“내가 누구냐고? 조은성이라고 들어봤나?”

“조……은성!”

“수배자 조은성!”

“흐흐흐, 어디 보자. 하나둘……. 총 6명이네.”

‘위험구역을 지키는 교도관이 겨우 6명? 하지만 A랭크에 가깝다고 했으니 강하겠지…….’라는 생각이 든 조은성은 표정을 굳히며 피가 흘러내리고 있는 자신의 무기를 꽉 쥐고 그들을 노려보았다.

교도관들도 조은성의 몸짓에 경계하며 거리를 좁혀 왔다.

“이거…… 비겁하네. 다수가 소수를 압박한다고?”

6명의 교도관은 조은성의 말에도 전혀 흔들리지 않고 거리를 두며 접근해 왔다.

단숨에 치려고 하는 것 같았다.

조은성은 계속되는 대치 상황을 견디기 힘들어 그들에게 먼저 달려들었다.

그들이 덤비지 않는다면 내가 나설 수밖에…….

조은성의 움직임에 경계하고 있던 그들은 그가 움직이자 바로 반응해 네 명은 조은성을 공격하고 두 명은 뒤에서 엄호 공격을 해 주었다.

급조한 파티가 아닌 꽤 오랫동안 합을 맞춰 온 교도관들이었기에 조은성은 조금 당황하였다.

“이거 보니까……. 급조한 파티는 아닌 거 같은데?”

“수배자 조은성! 여기서 순순히 제압돼라!”

“미안하지만 난 자유가 좋아서 말이야…….”

조은성은 품속에 있던 단검 몇 자루를 그들에게 뿌렸고 교도관들이 단검을 쳐내고 회피할 때 단숨에 다가가서 제일 약해 보이는 교도관 두 명을 베어 버렸다.

촤아악-

두 명의 교도관이 피를 사방에 뿌리며 쓰러졌다.

그 피를 뒤집어쓴 조은성은 씩 웃으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는 피에 미친 광인 같았다.

“자……. 이제 네 명인가?”

“괴물 같은 녀석!”

“감히 우리의 동료를!”

“크크크. A랭크에 육박하는 실력자라고 들었는데 나보다 약하구만?”

조은성의 말에 남은 교도관들은 화가 나 그에게 덤볐다.

하지만 조은성의 검에 모두 베일 뿐이었다.

“뭐야, 기대했는데 약한 녀석들이었네……. 아쉬워.”

교도관들 시체 위에 발을 올리고 품속에 담배를 한 개 꺼내 불을 붙여 피웠다.

조은성과 교도관들의 싸움을 지켜보고 있던 그 구역의 죄수들은 침묵하거나 휘파람을 불며 그를 보았다. 어떤 이는 손뼉을 치기도 했다.

“이제 끝나신 겁니까?”

“어……. 너희들도 잘 처리하고 온 거냐?”

“네, 그렇습니다. 조은성 헌터.”

“생각보다 약하더라고, 여기에 있는 교도관들.”

“당신이 강한 겁니다.”

“아무튼 빨리 풀어 주라고.”

용병들에게 지시를 내린 대장은 위험구역에 있는 죄수들을 풀어 주었다.

약 17명을 풀어 주었는데 그중 외국에서 꽤 유명한 범죄자도 있었다.

그들 중 한 명이 조은성을 지나 12명을 이끄는 대장에게 다가와 말했다.

“오랜만이군……. 송태균.”

“그래……. 존, 잘 지냈나?”

“나야 이 교도소에서 잘 있었지.”

살육의 존은 그를 알고 있었다.

어찌 보면 전 직장의 동료였다고 해야 하나?

“뭐야, 너희 둘 아는 사이였냐?”

조은성은 피식 웃으면서 다가왔다.

그의 말에 반응한 존은 어느새 단검 한 개를 들어 조은성의 목에 가까이 대었다. 속도가 너무 빨라 조은성조차 반응하지 못했다.

“어이, 위험하잖아…….”

조은성은 겉으로 태연하게 말했으나 속으로는 ‘이 녀석이 바로 살육의 존이라는 녀석인가?’라고 생각하며 소문대로 꽤 빠른 속도에 놀라 조금 무서웠다.

“존, 놔줘……. 같은 편이다.”

“알았다, 태균.”

전 동료의 말에 존은 순순히 조은성을 놔주었다.

“그래서 이게 무슨 일이지? 나를 구하러 온 건가? 아니면 다른 건가?”

존은 태균에게 물었다. 조은성은 철저하게 무시했다.

“일단 계획이 있어서 습격한 거다. 존, 네 힘도 필요하다.”

“물론 도와주지. 재밌는 일이라면 말이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