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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키운 작물로 레벨업-164화 (164/209)

제164화

164. 164화

부모님과 한동안 많은 얘기를 나눈 후, 취침 시간이 되어 2층 자신의 방으로 올라왔다.

오늘 오전 외가에서 있었던 일은 즐겁지 않았지만 부모님과 오래간만에 같이 시간을 보내니 마음이 한결 편안해지고 기분이 좋았다.

이런 날만 계속되면 좋을 텐데.

“퀘스트 목적으로 왔지만, 힐링하고 가네.”

얼마만의 평화일까?

항상 퀘스트가 끝나면 능력치를 올려야 한다는 생각과 군주들에 관한 생각 등을 하면서 잠을 잤었는데, 오늘은 그런 걱정 없이 아주 편안하게 잠을 잘 것 같았다.

하루빨리 자신에게 다가오는 위협들을 모두 제압하고 편하게 살고 싶었다.

“오늘은 이만 잘까?”

2층 방 침대에 누운 진성은 늦게까지 깨어 있어 봤자 할 일이 없던 터라 일찍 잠자리에 들 생각을 했다.

부모님도 일찍 주무신다고 했으니 자신도 이만 자고 아침 일찍 일어나 부모님과 아침을 먹고 집으로 출발하면 될 것 같았다.

알람을 6시로 맞춰놓은 후 일찍 잠을 청했다.

* * *

하지만, 진성이 자는 동안 진성에게 점점 위협이 다가오고 있었다.

조은성 헌터가 계획한 큰 위협이 점점 완성되어 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조은성 헌터님. 방금 정찰을 끝내고 왔습니다.”

“그래. 정찰한 결과는?”

조은성은 슈리엘이 정찰을 끝나고 오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물었다.

슈리엘은 조은성의 말에 바로 보고를 하였다.

“강진성은 현재 판교에 있는 저택에 있습니다. 아침에 자신의 집으로 돌아갈 듯합니다.”

“판교 쪽 저택에 있다고? 꽤 느긋한 녀석이네. 흐흐흐, 자신에게 무슨 일이 닥칠 줄 모르고 아주 편하게 지내는 걸 보니까 기분이 무척 불쾌하네.”

자신은 강진성 때문에 감옥에 갇혀서 힘을 못 쓰고 있었고 조사가 철저하게 들어오는 바람에 자신의 기반을 거의 잃었다.

대한민국의 어둠 전체를 자신의 휘하로 넣을 수 있었는데, 그걸 강진성이 망쳐 버린 것이다.

그런데, 아주 느긋하게 돌아다니면서 편안하게 지낸다고? 이거 못 참겠는걸…….

“그 일, 바로 시작하실 건가요?”

“아니. 아직 준비가 덜 됐어.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고. 슈리엘.”

“저희는 준비가 다 되어 있으니 언제든지 아무 때나 시작하시면 됩니다.”

“내 쪽은 준비가 덜 됐어. 그러니 강진성 감시는 계속해 줘.”

“네, 알겠습니다. 조은성 헌터님.”

슈리엘은 검은 그림자 속으로 들어가 스르륵 사라졌고 조은성은 그 자리에 혼자 남아서 미친 듯이 웃기 시작하였다.

“강진성, 조금만 기다려라. 곧 복수하러 간다. 하하하.”

광기에 미쳐 버린 조은성만이 계속해서 웃고만 있을 뿐이었다.

* * *

다음 날, 진성은 정확히 오전 6시에 울린 알람 소리에 단숨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걱정 없이 잠을 잔 결과 너무도 상쾌한 아침을 맞이했다.

“진짜 얼마 만이냐. 이렇게 상쾌한 아침 맞이한 게.”

시스템은 어제 이후로 말이 없었다.

시스템이야 왔다 갔다 하다 보니 익숙해져 신경 쓰지 않고 화장실로 가 세수를 하고 1층으로 내려갔다.

부모님은 꽤 일찍 일어나셨는지 아버지는 커피를 드시며 거실에 있는 TV로 아침 뉴스를 보고 계셨고, 엄마는 아침 준비를 하고 있었다.

1층으로 내려오는 진성을 본 아버지는 진성에게 말을 하였다.

“그래, 이제 일어난 거냐? 진성아.”

“네, 아버지.”

“아침밥이 되려면 조금 시간이 걸리니까 정원에서 스트레칭이나 하고 오너라.”

“네. 그러려고요.”

진성은 크지도 않고 작지도 않은 정원으로 나와 스트레칭을 하였다. 우드득 소리가 나면서 조금 시원해진 느낌이었다.

약 10분 동안 찬 겨울바람을 맞으며, 스트레칭에 집중하였다.

그런 진성에게 알림이 하나 떴다.

띠링!

-스트레칭의 효과로 체력 10을 획득하였습니다.

“엥? 이거 가지고도 체력을 준다고?”

원래 그런 건가? 아니면 나만의 혜택인 건가? 일단 체력 10 얻었으니 나름 이득인 셈이다.

스트레칭하고 난 뒤 진성은 잠시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진성아, 밥 다 됐다! 들어와서 먹어라.”

아버지의 한마디에 넋 놓고 있던 진성은 화들짝 놀라서 ‘들어갈게요.’라고 외치고는 후다닥 집 안으로 들어갔다.

들어와서 손을 씻은 뒤 부엌으로 가자 오늘도 꽤 진수성찬이 차려져 있었다.

“오늘도 꽤 많네요?”

“많이 먹어 아들~”

“네, 잘 먹겠습니다.”

아침을 아주 맛있게 먹는 진성이었다.

“아침 먹고 바로 갈 거니?”

“네, 가야죠. 나중에 또 들를게요. 가서 해야 할 것도 있거든요.”

“그러니?”

“그래, 열심히 해야지.”

“네, 열심히 하고 있어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간단한 대화를 마치고 아침밥에 집중했다.

역시 엄마가 해 준 밥이 최고였다. 반찬도 주문해서 먹고 있었는데 엄마가 해 준 반찬보다는 아래였다. 역시 엄마의 손맛이 들어간 밥이 제일 맛있는 것이다.

정신없이 먹다 보니 어느새 많은 반찬이 줄었고 아주 배가 불렀다.

“잘 먹었습니다.”

“맛있게 먹었니?”

“네, 진짜 맛있었어요.”

“이따가 집에 갈 때 반찬 좀 싸줄 테니까 가져가렴. 아들~”

“네. 엄마.”

진성은 식사 테이블에 있는 그릇들을 치웠고, 고집을 부려 설거지도 자신이 했다.

진성은 휘파람을 불며 그릇을 빠르게 씻고 거실의 소파에 앉았다.

“설거지 수고했어. 아들~”

“네, 엄마.”

“이제 좀 쉬다가 출발할 거니?”

“네, 그래야죠. 가서 밭 상황도 봐야 하고 퀘스트할 것도 몇 개 있다 보니까. 조금 바쁘긴 해요.”

“그러니? 그럼 출발할 때 얘기해 주렴. 반찬들 통에 담아서 줄 테니까.”

“네, 엄마~”

진성은 거실 소파에서 TV를 보며 자신의 배를 팡팡 두드렸다. 아침밥을 너무 많이 먹은 탓일까? 조금 더부룩했지만 금방 소화가 될 것이다.

한 30분간 TV를 봤을까? 폰을 보니 현재 오전 8시가 조금 넘은 상태였다.

이제 슬슬 소화도 됐겠다. 움직일 때가 왔다.

“저, 이제 가 봐야 할 거 같아요. 엄마, 아버지.”

“그래, 가서 일 열심히 하고.”

“네, 엄마 반찬 통 주세요.”

“여기 있어, 아들~”

엄마는 부엌으로 들어가 미리 싸둔 반찬들이 담긴 통을 진성에게 건네주었다.

통을 받아 든 진성은 꽤 묵직한 무게에 조금 놀랐다.

“이거 얼마나 담으셨어요? 꽤 무거운데.”

“양은 얼마 안 돼~ 7일이면 충분히 먹을 거야.”

“오우, 7일이면 많은 거 아니에요? 잘 먹을게요. 엄마.”

“그래, 잘 먹고 열심히 하렴.”

“네.”

진성은 반찬 통을 들고 부모님과 함께 정원으로 나왔다.

구석에 진성의 차가 주차되어 있었는데 뒷좌석에 반찬 통을 넣어놓고 운전석에 타 시동을 걸었다.

부모님은 진성이 가는 걸 지켜보려고 하는 듯하였다.

“추운데 들어가세요~”

“아들 가는 거 보고 들어갈 거야.”

“네, 알았어요. 엄마. 아버지, 저 이만 가 볼게요. 꼭 나중에 시간 내서 제 밭에도 오시면 좋을 거 같아요. 그게 아니더라도 제가 시간 내서 다시 또 들를게요.”

“그래, 언제든지 찾아오너라.”

“네, 아버지.”

“아들~ 운전 조심히 해서 가.”

“네, 엄마.”

진성은 운전석에 앉아 주차된 자신의 차를 조심히 빼내고는 닫혀 있는 문으로 향했고, 이 저택을 지키는 경비원이 진성이 나가는 걸 확인하고는 문을 열어 주었다.

진성은 바로 차를 몰아 저택을 나와 집으로 향했다.

“오늘 진짜 뜻깊게 보낸 거 같아 뿌듯하네.”

판교에서 집까지 가는 내비를 찍어보니 약 1시간 40분이 소요될 듯싶었다. 아마 막힌다면 2시간 정도 걸릴 것 같았다.

“빨리 가서 오늘 할 수 있는 간단 퀘스트들이나 해야겠다.”

진성은 판교에서 가야리까지 열심히 차로 달렸다.

아침 출근 시간대라서 그런지 판교에서 나올 때는 꽤 막혔고 자유로를 타기 시작하자 막힘없이 쭉쭉 달려 나갔다.

약 2시간이 지나 가야리에 도착하였고 자신의 집으로 돌아왔다.

집으로 들어오니 조금 삭막한 분위기였다. 아무래도 혼자 살고 있다 보니 그런 느낌이 드는 걸지도 모른다. 아무도 반겨주지 않는 그런 느낌 말이다.

“어디 보자. 지금 오전 11시 다 돼가니까. 점심 일찍 먹고 시작해 볼까?”

점심을 차라리 일찍 먹고 빠르게 끝낼 수 있는 퀘스트를 먼저 하기 위해 차에서 반찬 통을 꺼내 집으로 들어왔고 반찬과 밥을 가볍게 먹었다.

아침을 너무 많이 먹어서 그런지 크게 배고프지 않았고 일찍 먹는 점심은 딱 반 공기와 반찬 조금이었다.

“후, 배부르다. 이제 퀘스트 창을 열어 볼까?”

진성은 쉬면서 퀘스트 창을 열었고 오늘 하루 만에 끝낼 수 있는 퀘스트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너무 간단한 건 좀 그러니 보람찬 퀘스트를 찾아보려고 했다.

-일일 반복 퀘스트

등급:E

내용:가야리 마을 주민과 교류

보상:명성도 일부 증가

-퀘스트

등급:D

내용:가야리 마을에서 농작물 팔기(자신의 밭에서 자란 작물을 팔아보세요.)

보상:명성도 및 레벨업

-일일 반복 퀘스트

등급:E

내용:가야리 마을 주민 일 도와주기

보상:랜덤 능력치 일부 상승.

“간추리면 딱 3개 있네. 오늘 안에 끝낼 수 있으려나?”

일단 해 보면 알겠지.

교류할 때 일 도와주기를 같이 하면 금방 할 것 같고 문제는 농작물 팔기인데……. 저건 시간이 좀 걸릴 거 같은데? 일일 반복 퀘스트라, 완료해도 또 할 수 있다는 건가?

-진성 님의 힘이라면 오늘 안에 끝낼 수 있습니다.

“어이쿠, 깜짝이야. 좀 말하기 전에 알려주면 안 돼? 놀랬잖아.”

-제가 언제든지 말 거는 거 이미 알고 계시지 않으셨습니까? 진성 님.

“아니. 그건 알고 있지만 좀 알람이라도 해 주던가.”

하여간 사람 놀라게 하는 데 아주 맛 들린 거 같아, 저 시스템은.

“뭐 무리하면 3개 다 오늘 할 수 있겠지.”

진성은 어느 정도 쉰 거 같아서 자리에서 일어나 다른 옷으로 갈아입은 뒤 밭부터 둘러보기 위해 밭으로 향했다.

어차피 퀘스트 때문에 들려서 일부 농작물을 인벤에 넣고 가야리로 가야 했기 때문이다.

“오늘 몸 상태가 아주 좋아서 3개 다할 수 있을 것 같네.”

-다행입니다. 몸 상태가 최적이라니, 진성 님 열심히 퀘스트에 임해 주세요.

“네가 얘기하지 않아도 열심히 할 거야. 빨리 능력치 최대한 올린 다음에 다가올 위협에 맞서 싸워야 하니.”

-저는 언제나 진성 님을 믿고 있습니다.

“그래…….”

할 말은 많았지만, 괜히 말하면 입만 아파질 것 같아서 대답으로 대화를 끝냈다.

밭에 도착해 보니 수인족들이 꽤 분주해 보였다.

뭐지?

“뭔 상황이지?”

진성은 수인족 수백 명이 움직여 농작물 등을 수확하고 있던 것이다.

대체 이게 뭔 상황일까?

“아빠!”

“안녕, 세린아. 혹시 이 상황 뭔지 아니?”

“네! 제가 수인족들에게 시킨 거예요.”

“무슨 일 때문에 그런 거니?”

“아빠가 아까 퀘스트를 선택한 거 저한테도 공유가 왔어요. 정확히 말하면 제가 먼저 본 거예요.”

“아! 그래서 도와주려고?”

“네, 아빠! 수인족들한테는 제가 수확시기가 된 작물들 우선순위로 수확해 두라고 했어요. 금방 끝나니까 기다려주세요. 아빠!”

“그래, 고마워. 세린아.”

“헤헤헤.”

진성은 세린이를 쓰다듬었다.

밭에 와서 자신 혼자 수확하려고 했는데 세린이가 발 빠르게 수인족들에게 지시를 내려 수확하게 한 것이다.

이거 너무 편하게 흘러가는 게 아닌가? 아니지, 판매는 내가 하니까 반반이라고 보면 되겠네.

“세린아, 혹시 세계수 퀘스트라든가 정령 나무 퀘스트 미리 받아볼 수 있을까?”

“네, 가능해요!”

혹시나 해서 말해 본 건데, 시스템이 주지 않아도 받을 수 있었나 보다.

“빠르게 성장하려면 아무래도 세계수하고 정령 나무 성장시키는 게 더 빠를 거 같거든.”

“아빠! 세계수는 앞으로 두 번만 성장하면 성장이 끝나요.”

“두 번이면 레벨 100 말하는 거니?”

“네!”

레벨 100이 되면 어떤 식으로 성장하는 것일까? 이미 크기는 다 큰 거 같은데. 새로운 스킬이라도 익히려나? 아니지. 레벨 90이 되면 새로운 종족이 오겠구나.

궁금하네! 다음 종족이.

“정령 나무도 두 번만 성장하면 끝이에요. 그렇게 되면 정령들도 다 저처럼 정령왕이 되니까요.”

“그래? 하긴 지금 다 상급 정령들이니까. 앞으로 두 번…….”

“그러니 힘내세요. 아빠! 이제 얼마 안 남았으니까요.”

“고마워, 세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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