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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키운 작물로 레벨업-152화 (152/209)

제152화

152. 152화

“아빠! 오늘은 일찍 들어가실 거예요?”

다소 지친 기색을 조금 보이는 진성이 걱정되는 걸까? 세린이 물었다.

진성은 자신을 걱정해 주는 세린이를 쓰다듬으면서 말을 하였다.

“괜찮아! 세린아. 아빠는 그렇게 지친 게 아니거든.”

“그래도…….”

“이렇게 걱정해 주니 고마워, 세린아. 그럼 오늘은 일찍 들어가 볼게. 내일 이든이 찾아오기로 했으니까 몸 상태를 최적으로 만들어 둬야지.”

“네, 아빠! 내일 봬요.”

“그래, 세린아. 정령들도 내일 나를 도와줘야 하니까 잘들 쉬고!”

정령들과 세린이는 진성의 말에 손을 흔들며 배웅해 주었다.

진성은 자신의 밭에서 벗어나 집으로 향했다.

오늘 디펜스는 크게 힘들지 않았지만, 상급 농부로 전직한 터라 능력치가 또 줄었고 체력과 마력 또한 줄어들어 조금 지친 느낌이었다.

능력치가 줄어들지 않았더라면 좀 더 밭에 있다가 집에 오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드는 진성이었다.

“후우……. 내일 죽음의 군주 이든이 어떤 종목으로 대결을 제안할지는 모르겠지만…… 이번에도 무조건 이겨야지!”

진성은 이든까지 제압하고 남은 군주 세 명과도 빠르게 승부를 보고 편하고 자유롭게 살아가고 싶었다.

여러 가지 생각들을 하다 보니 어느새 집에 도착한 진성은씻고 저녁을 먹으면서 내일 올 이든을 생각했다.

“시스템. 혹시 이든에 대해 정보를 알려 줄 수 있어?”

시스템이라면 작은 정보라도 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시스템에게 말을 걸었다.

-죽음의 군주 이든에 대한 정보를 얻고 싶으신 겁니까? 진성 님?

“그래. 나에게 도움이 될 만한 정보가 있을 거 아니야. 그러니 알려줬으면 해.”

-그럼 일부 정보를 알려 드리겠습니다.

“정보의 대가는 필요해?”

-대가는 필요 없습니다. 그저 진성 님이 잘되길 바라는 마음에 정보를 알려 드리는 것입니다.

“그래. 알았어. 시스템.”

진성은 시스템이 이든의 정보를 거저 주는 게 의아했지만, 자신이 잘되기를 바란다고 하니 이든을 제압해서 다른 군주들의 정보 또한 얻을 생각을 했다.

-죽음의 군주 이든은 타락한 자 중에 그나마 정정당당하게 승부를 겨루는 걸 좋아합니다. 아마 정공법으로 승부를 겨룰 가능성이 높습니다. 비겁한 술수 따위 좋아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진성 님에게 제시할 만한 대결 종목은 아마 작물 키우기일 듯합니다.

“작물 키우기? 그게 무슨 소리인지 알려 줄 수 있어?”

-말 그대로입니다. 이든은 과거 다른 세계에서 작물의 신으로 불렸던 남자입니다. 아무런 버프 없이도 순수하게 작물 키우기 대결을 펼칠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진성 님이 조금 불리할 수도 있습니다.

“글세……. 나는 불리할 것 같지 않거든. 물론 내가 너의 도움과 세계수의 도움을 받아서 작물 키우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배운 것도 많거든. 내일 이든이 진짜 네가 말한 대로 작물 키우는 걸 대결 종목으로 정한다면 나도 한 가지 제시하면 돼!”

-어떤 걸 제시하려고 하십니까? 진성 님?

“그건 내일 되면 알려 줄게. 이든에게 직접 말할 거니까. 그 대결 종목이 아니라 다른 거면 소용없겠지만.”

-저는 진성 님을 믿겠습니다. 어떠한 선택을 하더라도 진성 님이 반드시 이든을 이길 수 있다고 봅니다.

“너무 금칠해 주지 않아도 돼. 내 본연의 힘으로 그를 제압해 볼 테니까.”

-알겠습니다. 진성 님.

“일단 내일 몸 상태를 최고로 만들기 위해선 일찍 자야겠다.”

-안녕히 주무세요. 진성 님.

“그래. 시스템. 너도 잘 자고.”

진성은 방에서 쉬면서 시스템에게 이든의 대한 정보를 일부 얻었고 몸 상태 최적화를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들기로 하였다.

잠자리에 든 진성은 억지로 잠을 청했지만 잠이 오지 않아 폰으로 농사에 관한 기초 공부를 다시 하기 시작했다.

대략 1시간이 지나가고 꾸벅꾸벅 졸다가 잠이 들었다.

* * *

다음 날…….

죽음의 군주 이든이 찾아오는 날이 되었다.

시끄러운 새들의 소리가 들리며 알람이 시끄럽게 울리기 시작했다.

“어우…….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었나?”

알람이 울리는 폰은 잠자리 근처가 아니라 조금 떨어져 있었다.

약 6시간 정도 잔 것 같았다.

어제보다 몸 상태는 현재 최고였다.

“오늘도 힘내 볼까…….”

진성은 잠자리에서 일어나 주변을 정리하고 씻고 옷을 갈아입었다.

마음을 굳게 먹고 집을 나왔다. 그때 시간은 오전 7시 정각이었다.

집에서 나오니 죽음의 군주 이든이 기다리고 있었다.

“여어~ 나왔냐? 강진성.”

“지금 도착한 건가요?”

“아니? 1시간 전부터 기다리고 있었는데? 너 늦게 일어나는구나? 그러니까 성장이 느린 거지.”

“그거하고는 상관없을 텐데요?”

“아무튼 오늘 대결을 위해 나도 준비 많이 했으니까 네 밭으로 가자.”

“따라오세요.”

진성은 이든을 데리고 자신의 밭 앞까지 왔다.

이든은 밭에 서서 잠시 밭을 둘러보았다.

“흐음? 엘프들도 있고 드워프도 있네. 점점 규모가 커지는구나! 네 밭은…….”

“그게 어떻다는 거죠?”

“아니, 내가 세계수의 수호자였을 때 추억이 생각나서 말이지. 흐흐.”

“…….”

“자자, 밭으로 들어가자고! 오랜만에 세계수도 보겠네.”

진성은 이든의 말에 멈칫했으나 일단 밭 정보창에 그의 입장을 허가해 두었다. 그러자 밭에 걸려 있던 보호막이 허물어지면서 이든이 들어갈 수 있게 되었다.

“세계수는 잘 크고 있냐?”

앞에 걸어 나가는 진성에게 이든이 말을 걸었다.

“그게 댁하고 무슨 상관인지…….”

“무슨 상관이냐고? 내가 너에겐 적이 맞긴 하지만 선배로서 말하는 건데? 수호자는 네가 마지막인 거 같아서 말이야.”

“세계수는 바로 저기에 있습니다.”

“호오?”

진성의 손이 가리키는 곳엔 거대한 세계수가 있었다.

세계수를 보던 이든은 잠시 추억에 잠겼다. 한동안 가만히 서 있던 이든이 진성에게 말을 하였다.

“세계수 성장의 끝이 보이긴 하네. 잘 수호했구나! 강진성.”

“세계수 성장의 끝이라는 게 무슨 소리죠?”

“너 지금 상급 농부지?”

“그걸 어떻게?”

“네 전신에서 흘러나오는 빛이 내 눈에는 보이거든. 그만큼 성장한 걸 보니 시스템이 엄청 밀어줬나 보네……. 내가 수호자였을 때는 덜 밀어준 것 같은데. 부럽네! 후배 강진성.”

이든은 자신의 눈앞에 보이는 강진성이 부러웠다.

자신이 수호자일 시절에는 시스템의 도움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물론 세계수도 자신에게 도움을 주지 못해 자신 혼자서 간신히 관리하고 성장시켰다.

그렇게 세계수를 관리하며 시스템에게 순종하며 살아왔는데 어느 날 시스템에게 배신을 당하고 세계수에게서도 버려졌다.

이든은 결국 타락하였고 세계수와 시스템을 공격하였지만, 그 세계에서 추방당했다.

세계수에게 악감정은 없지만, 시스템에게는 악감정이 가득했다. 그리고 모종의 사건 덕분에 자신은 이렇게 군주가 되어 버렸다.

수년이 지나고 지구의 어떤 인간이 시스템에게 선택을 받았다는 소식을 운명의 군주에게 들었다. 이든은 강진성도 언젠가 시스템에게 배신당하리라 생각해 경고해 주기 위해 지구를 찾아왔다.

하지만 먼저 접촉을 했던 가로쉬가 강진성과 시스템에게 당하고 나서 강진성이 시스템의 노예가 됐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이렇게 대화를 나눠보니 그런 것 같은 느낌은 안 들었다.

“이봐, 후배 강진성……. 내가 충고 하나 할 건데, 시스템을 믿지 마라. 세계수에 대해서는 중립기어 박고 있고.”

강진성에게 충고를 해 주는 이든이었다.

진성은 이든이 갑자기 충고를 해 오자 조금 어리둥절했으나 그에게 대답은 해 주어야겠다 생각하고 말을 하기 시작했다.

“알고 있습니다. 시스템이 의심스러운 게 있어 조금 의심 중이거든요.”

“뭐야? 너 꼭두각시는 아니었네? 의심하고 있다고? 그래, 그게 좋아.”

“대체 시스템이 당신들에게 뭔 짓을 했길래 그러는 거죠? 왜 군주라는 것으로 타락했는지 너무 궁금하기도 하고요.”

“흐흐흐……. 진실을 알려 주고 싶지만, 맨입으로 불가능하지.”

“대가를 원하시는 겁니까?”

“그래. 이번 대결에서 나를 굴복시키면 시스템에 대한 진실을 알려 주겠다. 후배 강진성.”

“그 약속, 지키셔야 합니다?”

“물론이지. 무조건 지키겠다.”

-강진성 님. 그의 말을 믿지 마세요. 그는 진성 님의 혼란을 바라는 자입니다.

강진성이 말을 하다가 잠시 멈추자 이든은 시스템이 개입했다고 생각하고는 다시 말을 걸었다.

“지금 시스템이 개입했지? 무시해 버려~”

“무시하라는 겁니까?”

“그래, 이번 대결은 너와 나의 승부지. 시스템은 개입할 권한이 없어.”

“…….”

“너도 시스템이 의심스럽다고 하지 않았냐? 중립 기어 박으라는 거야.”

“알겠습니다. 적인데도 저에게 이렇게 호의를 베푸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적이라……. 그전에 수호자 선배로서 너에게 충고하는 것뿐이야. 타락은 우리만으로 충분하니까, 그다음 세대의 수호자 후배들을 도와주고 싶은 심정이다.”

이든의 진심이 조금 보인 걸까? 진성은 죽음의 군주 이든에게 호의적인 감정이 들었다. 진심으로 충고해 주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진성은 조금 복잡해졌다. 그런데도 시스템은 계속해서 저자를 조심하라고 경고했다.

“시스템은 타락된 우리에게 말을 못 걸지. 그래서 아마 너를 압박할 거다. 강진성.”

“왜 말을 못 거는 겁니까? 시스템이라면 다 간섭할 수 있지 않나요?”

“시스템이라고 다 할 수 있는 건 아니야. 특히 어둠의 씨앗을 품고 있는 우리라면 더 개입을 못 하게 돼 있지.”

어둠의 씨앗이 적을 강하게 해 주는 것 외에 뭔가 더 있는 건가?

정말 복잡했다. 대체 뭐가 뭔지 알 수가…….

“자자, 너무 말만 하는 것도 그러니까 대결을 시작하자. 강진성.”

“바라는 바입니다. 어떤 종목으로 저와 승부를 내려고 하죠?”

“정말 간단한 승부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강진성.”

진성은 이든의 말을 기다렸다.

이든은 한숨을 푹 내쉬고 진성에게 말을 하였다.

“대결 종목은 이거다…….”

진성의 앞과 이든의 앞에 퀘스트가 떴다.

-죽음의 군주가 제안한 퀘스트

등급:불명

장소:시스템의 아공간

내용:작물 키우기(작물의 종류는 상관 無) 시스템의 개입은 불가. 오로지 자신의 힘으로만 순수하게 키우기.

제한 시간:없음.

보상:시스템에 대한 정보 및 특별한 보상

“이게 대결 종목인가요?”

“그래. 너한테 불리함이 있을 거 같아 장치를 하나 해 놓긴 했지. 어떠한 작물이든 같은 성장 속도로 자랄 수 있게 적용해 놓았다. 이러면 불만 없지? 강진성?”

이든은 진성에게 공평함으로 승부를 겨루겠다고 성장 속도를 모두 똑같이 해 놓은 것이다.

“정말 진심인가요?”

“그래……. 난 정정당당한 것을 좋아하지. 시스템이 제공하는 건 오로지 장소뿐이고 버프나 이런 것은 안 돼. 작물의 품질이나 얼마나 작물에 진심인지에 대한 걸로 승부를 해 보자고.”

“제가 시스템에게 듣기로는 이든, 당신은 작물의 신으로 불렸다던데……. 그러면 제가 불리한 게 아닌가요? 이렇게 해도…….”

“하하하, 걱정하지 말라고. 작물의 신이었던 능력치는 모두 봉인하고 평범한 사람으로서 대결할 거니까.”

이든은 정말로 진심이었다. 시스템에게 들은 그대로, 그는 강진성과 정정당당한 싸움을 원했다.

이런 사람이 군주라니……. 솔직히 믿을 수 없을 정도였다.

가로쉬는 힘으로 자신을 누르려고 했기에 시스템을 믿고 싸운 건데 이든과의 싸움에서는 뭔가 시스템을 믿을 수 없게 되었다.

군주들을 다 제압하면 시스템이 자신을 버리지 않을까? 그러한 공포심도 조금 들었다. 가로쉬 그리고 이든, 박주원 그들 모두 자신에게 시스템에 대해 믿지 말라고 하였기 때문이다.

“자? 어때? 이 정도면 너도 승부를 겨룰 마음이 들지?”

“네. 알겠습니다.”

“그래, 그렇게 나와야지! 오랜만의 작물 기르기 승부라니……. 재밌겠네.”

이든은 순수하게 이 승부를 즐기려고 하는 게 보였다.

진성은 오히려 마음이 더 복잡해졌다.

“후배 강진성. 시스템에게 말해. 아공간을 열어 달라고!”

“네, 시스템! 아공간 열어줘.”

-이든을 믿지 마십시오. 진성 님. 장소를 제공하겠습니다.

시스템은 진성과 이든의 앞에 어떤 문을 만들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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