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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키운 작물로 레벨업-150화 (150/209)

제150화

150. 150화

“인간 강진성이여! 나와 한판 붙어보자!!”

일기토를 건 가비 백작이었다.

“진성 님. 그가 1대1을 원하는 것 같아요. 어떻게 하실래요? 피하셔도 상관없어요.”

“피하면 어떻게 되는데?”

“별일은 없겠지만 아마 그가 겁쟁이라고 비웃을 거예요.”

“흐음……. 어떻게 하지?”

진성이 망설이는 동안 가비 백작은 노골적으로 도발을 더 했다.

“크하하하, 저 인간이 겁내는구나! 참 재미없군!”

가비의 말에 주변 오크들이 웃었다. 진성을 비웃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그렇지. 인간 따위가 감히 이 오크들을 상대할 수 있을 것인가? 라는 생각들이 많았다.

그 모습에 진성은 더욱 고민하였는데 드워프 하멜이 진성에게 말했다.

“제가 대신 나가겠습니다! 허락해 주십시오. 진성 님.”

“하멜, 괜찮겠어?”

“흐흐흐. 이 드워프 하멜. 저런 오크 따위는 쉽게 이길 수 있습니다.”

하멜은 꽤 자신감이 보였다. 그래서 진성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 하멜, 부탁할게.”

“네! 진성 님. 맡겨주십시오.”

드워프 하멜은 자신의 주 무기인 큰 망치를 들고 앞으로 나섰다.

가비 백작은 강진성이 아닌 땅꼬마 드워프가 나왔다면서 더욱 크게 웃으며 놀렸다.

“이봐, 못생긴 오크! 나와 한판 붙자!”

“호오? 그러면 응해 주는 게 도리겠지. 내가 나가는 건 모양새가 그러니 내 부하를 보내주마!”

가비 백작은 혈기 왕성한 지휘관 중 젊은 오크 녀석을 내보냈다.

“가라! 저 드워프를 때려눕히고 오크의 강함을 증명해라!”

“네, 백작님.”

꽤 덩치가 커 보이는 오크가 하멜의 앞으로 다가왔다.

“난 가비 백작님의 충실한 부하 골란 남작이다! 애송이 드워프 따위, 간단하게 이겨주지!”

덩치 큰 오크는 큰 포효를 내며 드워프 하멜의 기를 죽이려고 하였다. 하지만 드워프 하멜 또한 산전수전 다 겪은 드워프였기에 오크의 포효에 꿈쩍하지 않고 귀를 후비적거리기만 하고 있었다.

그 모습에 골란은 화가 나 하멜에게 가비 백작님이 얼마나 위대한지 연설하기 시작했고, 오크 진영의 일부 지휘관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저 녀석, 또 시작이구나!’ 하고는 가비 백작의 눈치를 보았다.

“아무래도 다른 녀석이 나가는 게 더 좋았을지 모릅니다.”

어떤 자작의 말에 가비 백작은 괜찮다며 저 녀석이 저래 봬도 나름 강한 녀석이니 드워프는 한 주먹 거리도 안 될 거라며 호탕하게 웃으면서 관전하였다.

과연 저 드워프가 약할지는 두고 봐야 했다.

“그래서 연설 다 끝났냐? 거, 말 진짜 많네.”

드워프 하멜은 전투다운 전투를 해 보고 싶었는데 말 많은 오크라니! 딱 질색이었다.

“감히! 드워프 녀석이 우리 가비 백작님의 위대함을 모르는 것인가?!”

또 설교하려는 자세를 취하자 하멜은 ‘이 녀석 따위는 날려 버리고 다른 녀석이 나오는 게 낫겠군.’ 하고 자신의 망치로 정확히 그의 머리를 때렸다.

골란은 날아오는 망치를 피하지 못하고 맞고 나가떨어졌다.

“뭐야……. 약하잖아?”

하멜은 쓰러진 오크에게 다가가서 ‘야, 살아 있냐?’라고 물었지만, 골란은 한 방에 나가떨어져 기절해 버렸다.

“저, 저런…….”

“아무래도 다른 녀석이 나가는 게 맞았나 봅니다. 백작님.”

가비 백작은 골치가 아팠다.

괜히 저 녀석을 보낸 건가? 기선제압에 실패한 것이다.

골란도 휘하 중에 힘으로는 네 번째 안에 드는 녀석인데, 저렇게 허무하게 한 방에 간다고?

이번 전쟁이 끝나면 저 녀석을 다시 교육해야겠다는 생각이 든 가비 백작이었다.

“백작님……. 이미 기선제압은 실패했으니 밀고 들어가는 게 나을 듯합니다.”

다른 귀족의 말에 백작은 고개를 끄덕이며 제1군에게 진격하라고 하였다.

백작의 명령에 1군을 이끄는 한 귀족이 병사들 3천 마리를 지휘하였고 돌격 지시를 내리자 3천 마리의 많은 오크 병사들이 함성을 지르며 진성의 밭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이제 시작됐나 보네요. 진성 님.”

엘프 성녀 아이린이 옆에 있던 진성에게 말했고 진성은 ‘우리도 이제 가 볼까?’라고 했고, 어느새 돌아온 드워프 하멜이 ‘알겠습니다. 진성 님!’이라고 말하며 선발대로는 드워프 병사들이 오크 병사들에게 돌진하였다.

오크 병사들은 조그마한 드워프들이 달려오자 단숨에 짓밟아 버려야겠다는 생각으로 달려갔는데 오히려 드워프들에게 날려 보내지고 있었다.

“말도 안 돼! 우리가 저런 애송이들한테 진다고?!”

“이럴 순 없어!”

“겨우 수백에 불과하다! 공격해라!”

오크 선발대는 큰 혼란에 빠졌다. 드워프 수백 명한테 농락을 당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진성은 생각보다 이 디펜스 쉽게 끝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크 병사, 강할 줄 알았는데…… 약한가 보네?”

“아빠! 저도 도울게요~”

세린이가 다가오자 진성은 괜찮다고 하였다.

“아빠! 그래도 쉽게 이기는 게 더 좋지 않을까요?”

“세린아. 도와주는 건 고맙지만 세계수는 안 지켜도 되겠니?”

진성은 멀리에 있는 세계수를 가리켰다.

“괜찮아요. 세계수 근처에 있는 작물들은 모두 강하니까요. 세계수도 이제는 강해요. 저런 몬스터들 상대로 쉽게 지지 않으니까요.”

“그래. 그럼 다행이고. 세린아, 아빠 도와줄래?”

“네, 아빠!”

세린이는 점점 성장할수록 인간과 가까워지고 있는 듯, 어휘력도 꽤 상승하였다. 이젠 그냥 인간이라고 해도 무방할 듯하였다.

오크 선발대와 전투가 시작된 지 불과 20분도 안 돼서 선발대는 거의 전멸하였고 드워프는 겨우 부상자 10명만 있을 뿐이었다. 3천 마리가 겨우 드워프 100명에게 전멸을 당한 것이다. 오크 귀족은 하멜에게 단숨에 죽임을 당하였다.

“하하하. 일반 오크라서 강할 줄 알았는데 너무 약합니다.”

하멜은 녹색 피가 잔뜩 묻은 망치를 닦으며 재정비하였고, 남은 드워프들은 죽어 버린 오크 군대 사이에서 그들이 입고 있는 갑옷이나 무기를 따로 모으기 시작하였다.

“이대로라면 1시간도 안 돼서 남은 오크 군대 전멸시킬 수 있을 듯합니다. 진성 님.”

“빨리 끝나면 나야 좋지. 이렇게 쉬울 리가 없는데.”

이렇게 쉬운 디펜스를 준다고? 이거 전에는 무진장 힘들었는데?

그럴 리가 없다. 물론 자신이 직접 싸우고 있지 않아서 쉽게 느껴지는 거일 수도 있는데…….

일단 남은 오크 군대 중에 기사들과 가비 백작의 힘은 엄청 강할지도 모른다. 그러니 방심하면 안 될 것이다.

한편 오크 진영 쪽에서는…….

“말도 안 돼! 선발대가 겨우 드워프 100명에게 전멸하였단 말인가?”

“네……. 죄송합니다. 백작님.”

살아 돌아온 오크는 한 마리도 없었다. 남은 오크는 이제 7천 마리 정도였다. 선발대가 전멸하는 것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본 남은 군대는 드워프에 대한 공포심이 생겼다. 겨우 100명에게 3천 마리가 몰살당한 것이다.

“이러면 사기 저하가…….”

“백작님! 저희가 나가겠습니다!”

다른 귀족이 지휘하는 2천 마리의 군대 즉, 2진이 나가겠다고 한 것이다.

“전면에 나서는 건 위험합니다. 이번에는 별동대를 몇 개 나누어서 여러 곳으로 공격하면 어떨까 합니다.”

가비 백작은 마지막에 말한 그 귀족에게 그럼 어서 별동대를 몇 개 만들어 공격을 진행하라고 지시했다.

“2진을 4부대로 나누어서 사방에서 공격하면 적들도 정신 못 차릴 것입니다. 적에게 혼란을 준 다음 나머지 본대 5천이 진격해서 끝내면 되는 작전입니다.”

“오! 그건 통하겠군요.”

“뛰어난 계략입니다!”

다른 귀족들도 동의하자 가비 백작은 그대로 진행하라고 하였다.

선발대 전멸 후 오크 군대가 좀처럼 움직이지 않자 진성은 ‘먼저 쳐들어가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였다.

“아무래도 적들이 선발대 전멸 이후 공포심이 들었나 보네요.”

“그러게…….”

“어차피 이 디펜스 퀘스트에는 시간제한이 있어서 곧 들어올 겁니다. 진성 님.”

아이린과 하멜의 대화였다.

“혹시 저들이 별동대를 보낼지 몰라서 저희 엘프들은 각각 흩어져서 저격하기로 했어요.”

아이린은 엘프들은 모두 활을 잘 쓰니까 진성의 밭에 흩어져서 숨어서 저격하라고 지시를 내린 것이다.

“잘했어! 아이린.”

“감사해요. 진성 님.”

“빨리 오크들이 들어왔으면 좋겠네.”

진성은 자신도 이번엔 싸우려고 삽을 꺼내든 채 대기하고 있었다.

“진성 님, 오크들이 움직이려고 하나 봅니다.”

하멜이 가리킨 쪽을 보자 약 2천 마리로 보이는 오크 군대가 네 갈래로 갈라져서 동서남북으로 퍼지는 게 보였다.

“아무래도 별동대인 것 같네요.”

아이린은 그렇게 진성에게 말한 뒤, 엘프 호위들과 같이 움직였다. 그들을 각개 격파할 셈이었다.

드워프 하멜은 진성의 앞을 보조하고 아이린은 각 엘프 전사들을 지휘해서 사방에서 오는 오크들을 저격하는 임무를 맡았다. 그 외 파리지옥과 작물들 정령들은 적들이 보이는 대로 공격을 하기 시작하였다.

갑자기 작물들이 공격하자 오크들은 큰 혼란에 빠졌다.

“저 녀석들, 작물이 공격하는 건 생각도 못 했나 보네…….”

오크 별동대도 작물들에게 포위당해서 하나둘 쓰러져 갔다.

그런 줄도 모르고 진성의 땅에 큰 혼란이 일어난 줄 아는 오크 본대는 함성을 지르며 정면으로 달려왔다. 그쪽에는 진성과 드워프 병사들이 대기하고 있는 곳이었다.

“그럼……. 진성 님, 이따가 보겠습니다.”

“그래. 하멜 수고해.”

드워프 하멜은 자신의 병사들을 이끌고 본대와 싸움이 붙었다.

진성은 세린이와 함께 가비 백작이 있는 곳으로 접근하였다.

그곳은 중갑을 입은 오크 기사 100마리가 지키고 있었는데 진성은 그것에 개의치 않고 그들 사이로 들어가 삽으로 기사들을 날려 버렸다.

갑작스러운 큰 공격에 기사들은 서로 흥분하였고 일부는 폭주해서 아군을 공격하기도 했다. 그러자 가비 백작이 ‘진정해라!’라고 소리쳤다.

“강진성!!”

가비 백작은 큰 검으로 강진성을 내리쳤지만, 너무 간단하게 삽으로 큰 검을 막아 버렸다.

“겨우 삽 따위로 날 막을 수 있냐!!”

“응, 막을 수 있는데?”

진성의 말장난으로 화가 난 가비 백작은 무지막지한 공격을 날렸지만, 진성은 단 한 번도 맞지 않고 요리조리 피해 나갔다.

“맞서 싸워라! 쥐새끼 같은 놈!”

“그런 공격에 맞았다간 내가 아플 것 같아서…….”

진성이 휙휙 계속 피하기만 하자 가비 백작은 더욱 흥분하였다.

가비 백작과 진성의 싸움을 지켜보던 오크 기사들은 자신들의 주인을 도와주려고 하였지만 세린이의 힘에 막혀 모두 쓰러져 나갔다.

작은 정령 따위에게 지자 오크 기사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저런 작은 정령 따위에게!!”

“크으으으!”

“작은 정령이라뇨. 전 세계수의 정령왕 강세린입니다.”

세린은 날개를 활짝 펴고 정령의 기운으로 오크들을 눌러 버렸다.

오크 기사들은 정령왕이라는 소리에 반신반의했지만, 정령의 기운에 오크 기사 100명이 꼼짝도 못 하자 절망하였다.

“이제 아빠가 가비 백작만 쓰러뜨리면 되네.”

세린은 자신의 아빠가 가비 백작은 충분히 쓰러뜨릴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지켜보기만 하였다.

세린의 예상대로 가비 백작은 점점 지쳐갔고 진성은 피하면서 얕은 공격을 하며 강한 일격을 날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

“크윽……. 쥐새끼 같은 녀석!”

“이제 포기하지?”

“포기 못 한다! 감히 내 동생을 죽인 가증스러운 존재에게 질 수 없다!”

“동생이라면……. 가로쉬 말이야?”

“그렇다! 나의 자랑스러운 동생 가로쉬를 죽인 네놈을 절대로 용서 못 한다!”

진성은 이게 무슨……. 가로쉬의 형을 디펜스에 소환한 시스템의 생각은 대체…….

“저주받은 시스템이 선택한 강진성! 정정당당하게 싸워라! 피하지 마라!”

“왜 저주받은 시스템이라고 하는 거야?”

진성은 정말 궁금하였다.

“그건…… 너도 알고 있는 거 아닌가! 이런 치욕을 주다니!”

“무슨 소리야? 난 대체 네가 뭘 말하는지 모르겠는데.”

“저 시스템의 존재 때문에 내가 사는 세계가 부서졌다. 동생 가로쉬는 한때 시스템의 수호자였지만……. 시스템의 횡포로 동생은 타락했다…….”

“시스템의 수호자?”

“그렇다. 정말로 모르는 듯하군……. 불쌍한 존재구나. 강진성. 하하하.”

-진성 님. 그는 미쳐 버린 존재입니다. 그의 말은 신경 쓰지 말고 제압해 주시기 바랍니다.

진성은 갑자기 시스템이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하도록 막자 의심이 증폭되어 갔다.

시스템의 수호자? 그러면 군주들은 전부 수호자였다는 얘기였고, 자신과 똑같은 존재였었나?

-그저 그들은 진성 님을 혼란스럽게 하려고 이상한 말을 하는 것입니다. 절대로 넘어가지 마시길…….

“시스템. 그럼 나에게 진실을 말해 줘.”

-진실을 알려 드릴 테니 일단 저자부터 제압 바랍니다.

“알았어. 시스템.”

진성은 지쳐 있는 가비 백작을 삽으로 내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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