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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키운 작물로 레벨업-149화 (149/209)

제149화

149. 149화

“그러면 이든은 저렇게 그냥 내버려 둘 거야?”

흡혈 군주 디아나는 주원에게 의견을 물어보았다.

“강진성이 호락호락한 존재가 아니므로 아마 힘들 거다…….”

“안 말려도 되겠어?”

“알아서 하겠지. 강진성이 약한 존재라면 이든에게 쓰러지겠지만, 나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강진성은 뭔가 특별한 존재 같거든.”

“그래? 그럼 이든도 가로쉬처럼 소멸하는 거야?”

“그건 모르겠다…….”

박주원의 무뚝뚝한 소리에 디아나는 강진성에게 호기심이 생겼으나 그만두기로 하였다.

이든은 군주들 사이에서도 머리가 똑똑한 편이니 가로쉬처럼 막 나가지 않을 것이다. 무슨 생각이 있어서 이 자리를 박차고 나갔을 것이다. 최소 디아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뭐가 됐든 이든은 소멸하지 않으면 좋겠어. 난…….”

디아나의 솔직한 말에 박주원과 제시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군주들은 서로 다른 세계에 있던 존재들이지만 오랜 기간 함께 해 와서 서로 정이 든 상태였다.

이든 마저 강진성에게 패하고 사라지면 이제 3명만 남는 것이다.

* * *

한편…… 군주들의 자리를 박차고 나간 이든은 아주 빠르게 강진성의 거주지에 도달하였다.

“여기가 바로 그 녀석 집인가? 난 가로쉬처럼 멍청하지 않으니 철저하게 무너뜨려 주지. 강진성!”

이든은 강진성의 집에 더욱 근접했다. 그가 알아차릴 수 있도록…….

일찍부터 자고 있었던 진성은 느낌이 아주 좋지 않아 잠에서 깨 벌떡 일어났다.

불청객인지 뭔지 몰라도 자신의 집 근처에 불길함이 느껴져서 일어나 거실로 나왔다.

“이게 무슨 느낌이지?”

진성은 자꾸 거슬리는 느낌이 들어 거실에서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 봤다. 밖에는 어떤 인물이 서 있었다.

“누구시죠?”

진성은 꽤 긴장했다.

뭔가 어둠의 기운이 크게 느껴지는 존재랄까? 위험한 느낌이 들었다.

“우선 이 늦은 시각에 찾아온 것은 미안하다. 강진성. 나는 죽음의 군주 이든이라고 한다.”

“죽, 죽음의 군주?!”

진성은 바로 경계 태세로 들어가 바로 앞의 인물인 이든을 쳐다보았다.

“그렇게 경계는 하지 않아도 되는데……. 지금은 해칠 마음이 없으니까.”

“그럼 뭐하러 온 겁니까?”

“그저 선전포고를 전하러 왔다고 해야 하나? 죽은 동료 가로쉬의 복수 겸 너를 정정당당하게 쓰러뜨리기 위해 왔다.”

“정정당당?”

“그래. 나는 가로쉬처럼 힘으로 누를 생각은 없거든. 그저 너와 승부를 해서 지면 내가 소멸하고 이기면 너를 데려가는 조건이다.”

힘으로 누를 생각이 없다고? 어떤 승부인지 들어봐야 알겠지만 내기에서 지면 소멸이라니…….

내용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쉬운 조건이라면 힘도 안 쓰고 강력한 군주 한 명을 소멸시킬 수 있다.

“그래서 저와 어떤 식으로 승부를 볼 건가요?”

“할 마음이 있나 보군. 정확히 이틀 뒤에 찾아와 내용을 얘기해 주겠다. 간략하게 말해 보자면…… 작물 키우는 승부랄까?”

“무력은 쓰지 않을 겁니까?”

“그래, 약속하지, 나는 절대로 무력을 쓰지 않는다. 그것만은 약속하지. 강진성!”

대체 어떤 승부지? 작물 키우기? 전혀 감이 안 잡힌다. 이틀 뒤면 디펜스 퀘스트가 딱 끝날 시점인데……. 저 군주는 지략형인가? 가로쉬처럼 강해 보이지는 않지만…….

“전달 다 했으니 정확히 이틀 후에 너의 집에 다시 찾아오겠다.”

이든은 자기 할 말이 끝나자 곧바로 사라져 버렸다.

진성은 뭔가 더 물어보고 싶었지만 이든은 이미 사라진 뒤였다.

대체 뭐지? 바람처럼 와서 바람처럼 사라지네.

“시스템. 어떻게 생각해?”

-죽음의 군주는 자기가 한 말을 지키는 자입니다. 무력을 쓰지 않겠다고 말한 거면 확실히 쓰지 않을테니 걱정 마세요.

“뭐야! 시스템. 너 저자를 알아?”

-알긴 압니다만……. 그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 내일 디펜스 퀘스트가 있으니 지금은 푹 자야 합니다.

시스템이 죽음의 군주에 대해 아는 것 같아 더 물어봐도 시스템은 다른 주제에 대해 말하며 회피했다.

대체 군주들과 시스템의 관계는 뭐지? 정말 알고 싶다. 시스템이 신경 쓰지 말라고는 했지만, 너무 신경 쓰인다. 그들 사이에 무슨 악연이 있길래 이렇게까지 하는 걸까?

“그래. 내일 디펜스 퀘스트 있는 날이지……. 그것부터 해결하고 대비해야겠다.”

-그러니 오늘은 일찍 자고 아침에 있을 디펜스 퀘스트를 잘 막아내십시오. 이번 퀘스트를 마치면 죽음의 군주 이든과의 싸움에 유용한 스킬을 드리겠습니다.

“어떤 스킬인지 모르겠지만, 나한테 도움이 되는 건 맞지?”

-네, 그렇습니다. 강진성 님. 내일 퀘스트 힘내시길 바랍니다.

죽음의 군주가 그렇게 위험한가?

스킬을 하나 준다고 말하는 시스템에 대해 조금 궁금증이 생겼다.

가로쉬 때는 특별한 스킬을 주지 않았으면서 갑자기 특별한 스킬을 주겠다고 약속한다고? 참 알다가도 모르겠네……. 일단 내일 하는 퀘스트부터 집중해야겠다.

진성은 중간에 잠에서 깨 버려서 기분은 썩 좋지 않았지만, 몸 상태를 위해 다시 잠이 들려고 노력했다.

몸이 피곤해서 그런지 잠자리에 든 지 얼마 안 돼서 다시 깊은 잠에 빠졌다.

다음 날.

몸이 완전히 찌뿌둥한 상태에서 간신히 일어난 진성은 기지개를 켜고 씻고 다시 방으로 돌아왔다.

“아……. 퀘스트 하기 싫다. 오늘은 진짜 쉬고 싶은데…….”

-게을러지시면 안 됩니다. 강진성 님.

“어우! 깜짝이야…….”

약간 졸린 상태인 진성은 갑자기 훅 치고 들어오는 시스템의 말에 놀랐다.

-9시까지 밭으로 가 주시길 바랍니다.

“알았어……. 갈 거니까 그만 재촉하라고. 시스템!”

어우, 삭신이야.

온몸이 너무 아프다. 어제 가로쉬와 싸워서 그런지 온몸이 아프다고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근육통이 크게 온 듯하였다.

“아프지만……. 일단 가자.”

인벤에 있는 황금 사과를 먹으면 피로가 풀리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 진성은 인벤에 손을 넣어 황금 사과를 꺼내 베어 물었다. 그러자 온몸에 황금 기운이 퍼져나가면서 피로가 풀리기 시작하였다.

“역시 만능 사과…….”

황금 사과를 얻은 게 제일 신의 한 수랄까? 이것마저 없었으면 몸이 크게 아픈 상태에서 퀘스트를 진행할 뻔하였다. 아마 그랬으면 무진장 힘들지 않았을까?

집에서 나온 진성은 디펜스 퀘스트를 끝내고 이든 과의 승부를 대비해야 하므로 오늘 무리해서라도 디펜스를 끝내 버릴 생각이었다.

“일단 밭에 가기 전에 진행 중인 퀘스트가 뭐가 있더라?”

진성은 진행 중인 퀘스트 창을 있는 대로 다 열어 보았다.

-퀘스트:성장 퀘스트 2

등급:S+이상

세계수의 3번째 성장을 위한 재료 모으기입니다.

재료:세계수의 파편 100개 (63% 완료)

어둠의 씨앗 3개 (완료)

특징:열심히 노력해 주세요. 진성 님.

-퀘스트:디펜스 퀘스트 1

등급:AA이상

진성 님의 성장을 위한 디펜스 퀘스트입니다.

특징:새로운 몬스터 군단이 진성 님의 밭을 오늘 침공합니다. 노력해 주세요. 진성 님.

-전직 퀘스트

등급:S+이상

상급 농부 전직 퀘스트입니다.

1. 계약한 정령들은 모두 상급 또는 최상급으로 변화시키기.

2. 성장한 세계수의 기운 추출하기.

3. 지배의 군주를 쓰러뜨리기. (완료)

“어라? 성장 퀘스트는 어둠의 씨앗은 그렇다 치는데 세계수의 파편을 내가 언제 저렇게 모았지?”

-진성 님은 알림을 꺼두어서 몰랐겠지만, 그동안 쓰러뜨린 군주의 부하들에게서 세계수의 파편을 자동 습득하셨습니다. 현재 67개 파편을 모으셨고, 죽음의 군주마저 쓰러뜨린다면 파편은 모두 모으실 듯합니다.

“그래? 알겠어. 그리고 전직 퀘스트도 거의 완료 다 되어가네.”

-상급 농부 전직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오늘 디펜스 퀘스트부터 끝내시고 진행하시면 됩니다. 진성 님.

“그래……. 아! 시스템, 그러면 이번 디펜스 퀘스트는 엘프하고 드워프에게 도움받을 수 있어?”

-네, 그들은 이제 진성 님 땅의 주민입니다. 그들은 이제 진성 님 땅을 고향으로 여기면서 의무 방어를 진행할 겁니다. 앞으로 진성 님의 땅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은 그들이 도와줄 것입니다.

“오? 그건 좋네……. 이제 나 혼자 안 싸워도 되니까.”

뭔가 마음이 든든해졌다. 엘프들과 드워프 전력이 꽤 높으니 이번 퀘스트에서 큰 도움을 받을지 모른다.

“그나저나 오늘 퀘스트는 이전에 나타났던 몬스터들과 전혀 다른 존재야?”

-네, 그렇습니다. 이번에는 좀 더 힘들지 모릅니다. 그러니 방심하지 말아 주십시오.

“당연히 방심은 하지 않지……. 다만 얼마나 오른 지 참…….”

진성은 걱정되었지만 일단 엘프들과 드워프가 참전하기 때문에 이전보다 덜 힘들 것이라고 예상을 하고 있었다.

그런 생각들을 하면서 걷다 보니 어느새 자신의 밭 입구에 도착하였다. 오랜만에 밭을 방문하는 느낌이 들었다. 겨우 1~2일 동안 오지 않았는데도 그리운 느낌이랄까?

“아빠! 어서 오세요.”

“그래, 세린아~ 어제 지배의 군주 가로쉬 이기고 왔어.”

“아빠! 수고하셨어요.”

“그래, 고마워, 세린아.”

세린이의 머리를 쓰다듬는 진성이었다. 세린이는 아빠의 손길을 매우 좋아하였다.

“어서 오세요. 진성 님, 기다리고 있었어요.”

세린이 뒤에는 엘프 성녀 아이린과 드워프 촌장 하멜이 대기하고 있었다.

그 둘만 있는 게 아니라 엘프 전사들과 드워프 전사들까지 몽땅 진성을 기다리고 있던 것이다. 그들도 퀘스트에 대해 시스템에게 들었는지 온갖 무장을 하고 있었다.

“이미 준비하고 있었나 보네?”

“네, 시스템 님이 알려주셨으니까요. 진성 님을 도우라고.”

“그래……. 이제 곧 오전 9시구나……. 준비해야지, 나도.”

진성도 자신의 무기인 삽을 꺼냈다. 이 중급 농부 삽도 오래 사용했는데 자신이 상급 농부로 전직이 끝나면 상급 농부용 삽으로 바뀌려나? 라고 생각하였다.

-모두 준비가 된 것 같으니 디펜스 퀘스트를 시작하겠습니다.

시스템의 전체적인 말이 들리자 진성을 포함한 모든 인원이 긴장하기 시작하였다.

이번엔 어떤 몬스터가 쳐들어 오는 걸까? 비교적 쉬운 녀석들이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진성이었다.

-퀘스트:디펜스 퀘스트 1

등급:AA이상

진성 님의 성장을 위한 디펜스 퀘스트입니다.

특징:오크 군대가 강진성 님 밭을 침공하였습니다. 그 수는 약 1만. 일반 오크들과 다릅니다. 지배의 군주 가로쉬와 같은 고향 출신들로 일반 오크보다 2배로 강합니다.

“1만? 그리고 일반 오크보다 두 배로 강하다고? 이건…… 꽤 힘들겠는데.”

자신을 제외하고 엘프 전사들의 수는 100명이 조금 넘어갔고, 드워프 쪽은 약 50명이었다.

“오크라……. 힘들겠네요.”

“하필 오크 놈들이라니…….”

아이린과 하멜은 곤란하다는 표정이었다.

오크가 아니라 고블린이었다면 쉬웠을지 모른다. 오크는 정말 상대하기 힘든 종족이었다.

시스템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진성의 밭 주변에 포탈이 열리고 녹색 피부의 오크들이 정규 군대처럼 대열을 맞추고 쏟아져 나왔다. 갑옷을 입고 무기도 들고 있었다.

이거 생각보다 힘들 것 같았다.

“갑옷을 입은 오크라니……. 이거 힘들겠습니다. 진성 님.”

드워프 하멜이 뜸을 들이다 말을 꺼냈다.

“갑옷까지 입은 거면 일반 오크보다 3배로 강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크흠, 힘들겠군요.”

하멜의 설명에 진성은 앞이 깜깜하였다.

그런 걸 1만 마리나 상대해야 한다니……. 일단 오크 병사를 이끄는 지휘관들부터 제거하고 시작해야 하나? 라는 생각에 진성은 그들의 군대부터 파악해 보기로 하였다.

아직 진성의 밭에 들어오지 않고 대열을 유지하면서 진형을 만드는 걸 보면 꽤 훈련되어 있고, 이들을 이끄는 지휘관이 대단한 녀석이란 걸 알 수 있었다.

보통 오크라면 흥분을 주체하지 못하고 진성에게 바로 달려들었을 것이다. 그런 흥분을 자제하고 지휘관의 명령을 기다리고 있는 걸 보니 이번 상대는 꽤 힘들 것 같았다.

“일단 정보부터 파악해 보자!”

[이름:녹색 오크 가비 백작의 군대

규모:1만(오크 기사 100, 지휘관 20, 마법사 10)

특징:꽤 잘 훈련된 오크 군대이다.]

“정보는 매우 짧긴 하네. 지휘관 20에 기사 100이라…….”

1만 마리를 전부 제압 가능할까?

자신이 보기에도 저 녀석들은 매우 강해 보이는 존재였다. 여태까지 자신의 밭을 침공한 몇몇 종족들보다 훨씬 더 강한 상대였다.

오크 군대의 최종 보스인 가비 백작이라는 덩치가 큰 오크가 앞으로 나서서 연설을 하기 시작하였다.

오크들의 언어라 진성은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아이린이 오크들의 언어를 알고 있어서 그대로 통역해 주었다.

“나의 용맹한 병사들이여! 오늘은 이 땅을 빼앗고 지구를 침략하는 것이다! 내 동생 가로쉬를 죽인 저 악마 같은 인간을 죽이고 피의 축제를 벌이자!”

가비 백작의 말에 오크들이 함성을 지르며 무기를 흔들었다. 가비 백작은 정확히 강진성을 가리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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