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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키운 작물로 레벨업-139화 (139/209)

제139화

139. 139화

“납치…….”

“납치된 인원 두 명은 일단 병가처리가 되었습니다. 학장님이 손을 써 주셨는데……. 학장님도 지배의 군주하고 관련이 있을 줄은 몰랐네요.”

“짐작이 가는 자를 저한테 알려 주실 수 있나요? 서 교관님.”

“네……. 성 교관님입니다.”

“네……?”

진성은 자신이 잘못 들은 것 같아 귀를 후비적거렸다. 그럼에도 서 교관의 얼굴엔 진지함이 가득하였다.

진짜라는 건데……. 성 교관님이라고? 아카데미에 내가 아는 성 교관 말고 다른 사람이 더 있나?

“별관 쪽을 총 담당하시는 성 교관님 맞습니다.”

서 교관이 쐐기를 박았다.

진성은 혼란스러웠다.

성 교관님은 훈련용 던전 사건 때 앞장서느라 다치기도 했고 학생들의 대피에 힘쓰신 분인데……. 그런 분이 가로쉬와 관련이 있다고?

“저하고 다른 동료 교관들이 알아본 진실입니다……. 성 교관님은 저희를 배신하고 가로쉬에게 붙었습니다.”

“그, 그게 진짜인가요?”

“네.”

서 교관의 단호한 말에 더는 의심을 할 수 없었다. 진짜라는 것이다. 진성은 이걸 성현에게 얘기해 줘야 할지 고민이 되었다.

“진짜로 성 교관님이라는 말이죠?”

“네, 맞습니다……. 제 아카데미 교관직을 걸고 말하는 겁니다. 확실합니다.”

서 교관의 말에 진성은 한숨을 푹 내쉬고 ‘알겠습니다. 또 다른 정보는 없나요?’라고 물어보자 서 교관은 곰곰이 뭔가를 생각하더니 한 가지 더 있다고 하였다.

“어떤 정보인가요?”

“최근 아카데미에 결석하는 학생들이 많아졌는데……. 아마 군주와 관련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아마 성 교관님에게 물어보면 말해 줄지도 모르죠…….”

“아, 결석……. 짐작하는 사람이 한 명 있는데요…….”

“그게 누구죠?”

“성 교관님 말고 조은성 헌터라고 들어 보셨나요?”

“아! 조은성 헌터라면……. 대한민국 어둠을 지배하다가 원인 모를 사고로 감옥에 갇힌 그 사람 말인가요?”

“네, 맞습니다. 서 교관님.”

“그가 군주하고 연결돼 있나 보죠?”

“네……. 파멸의 군주하고 연결되어 있죠.”

“그럼 제가 조은성 헌터 쪽을 조사해 볼 테니, 강 교관님은 성 교관님 쪽을 부탁합니다.”

“네…….”

진성은 조은성 헌터를 조사하는 게 더 나을 것 같았지만, 성 교관하고 친한 건 자신과 박성현 그리고 몇몇 교관들뿐이었다. 본관 교관과 별관 교관은 서로 사이가 별로여서 자신에게 부탁하는 것 같았다.

“그럼 추후 연락은……?”

“일단 제 번호를 알려 드리겠습니다.”

서강후는 진성에게 자신의 번호를 알려 주었고 언제든지 정보가 생기면 공유하자는 식으로 말했다.

진성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럼 이제 더 정보는 없는 거죠?’라고 묻자 서 교관은 더 이상 없다며 각자 조사하러 가면 될 것 같다고 하였다.

“그럼 다음에 연락드리겠습니다. 서 교관님.”

“네. 강 교관님……. 연락 기다리겠습니다.”

여의도역에서 대화를 끝낸 진성과 서강후는 주변을 슬쩍 살핀 후에 그 자리에서 헤어졌다.

서강후는 텔포를 타고 사라졌고 진성은 아직 여의도역에 남았다.

“이거 복잡해지는데……. 성 교관님이라면 아무래도 성현이에게 얘기해야겠지…….”

진성은 집에서 쉬고 있을 성현에게 전화를 걸었다. 몇 차례 신호음이 가더니 뚝 소리와 함께 성현의 목소리가 들렸다.

-어, 웬일이냐? 진성아……. 무슨 일 있어?

“어……. 그게 말이야 사실…….”

진성은 하늘지기 즉, 서강후 교관과 만나 대화한 모든 것들을 성현에게 말해 주었다.

성현은 ‘그거 농담이지? 성 교관님이 그럴 리가 없잖아.’라고 말했지만, 진성이 사실이라고 하자 한동안 말이 없어졌다.

“그래서 말인데……. 성현아, 네 도움이 필요해. 아무래도 전투가 벌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라서…….”

-성 교관님에게 사실 여부를 묻자는 거지? 진성아?

“어……. 오해면 좋겠는데…….”

-알았어. 협력해 줄게……. 그럼 오늘 빠르게 처리하려고?

“어……. 그러면 좋고. 오늘 아카데미에 성 교관님이 출근했는지 확인해야 해.”

-그거라면 걱정하지 마. 내가 지금 확인해 볼게. 잠시만 기다려 봐!

약 5분을 기다렸을까, 진성은 통화를 끊지 않고 성현의 말이 들리길 기다렸다.

-진성아……. 내가 아는 교관님한테 문자 보내보니까 성 교관님 출근하셨대.

“그럼 성현아, 지금 여의도역으로 올 수 있어?”

-일단 갈 수는 있는데 학장님도 같이 가고 싶다는데 괜찮을까?

“아……. 학장님이 너희 집에 있나 보네?”

-뭐……. 그렇긴 하지……. 다만 아카데미 들어갈 때 내가 학장님에게 은신 스킬을 걸어 드릴 거야. 그러면 누구와도 마주쳐도 학장님은 들키지 않을걸?

“알았어……. 그럼 내가 여의도역 1번 출구에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아마 20분 정도 걸릴 거야……. 금방 갈게.

성현과 통화가 끝나고 진성은 주변을 두리번거리면서 사람들을 경계했다. 이 여의도역에 군주의 부하가 있을지 모른다는 느낌을 받아서 그런지 한층 경계심이 높아진 것이다. 둘러보니 다행히 주변에 적은 없는 것 같았다.

“휴……. 일이 점점 복잡해지네……. 서 교관님은 지금쯤 조은성 헌터 면회하러 갔을까?”

조은성 헌터는 현재 구치소에 갇혀 있었다. 그쪽을 조사하러 갔으니 오늘이나 내일 내로 연락이 올 것이다.

빠르게 지배의 군주 가로쉬를 제압하고 강해져야 한다.

진성은 성현을 기다리는 동안 폰을 켜서 서강후에게 박성현 교관과 성 교관을 조사하러 간다고 보냈다. 바로 답문이 왔다.

[성 교관님을 바로 조사하러 가시는군요. 마침 저도 다른 동료 교관들과 조은성 헌터를 만나려고 종로 구치소에 와 있습니다. 여기 상황을 보니 아마 면회가 될 것 같습니다.]

라고 문자 답변이 왔다.

“저기도 잘 조사돼야 할 텐데……. 일단 성현하고 학장님 오면 성 교관님 조사하고 다시 서 교관님에게 연락드려야겠다.”

한 20분쯤 지났을까?

진성에게 두 인물이 다가왔다. 학장님과 성현이었는데 학장님은 변장을 한 상태였다.

“진성아?”

“어……. 왔냐? 학장님도 어서 오세요.”

“그래, 강 교관…….”

아무래도 서로 어색할 수밖에 없었다. 어쨌든 같이 전투했던 사이라 그런지 어색함이 많을 수밖에…….

“숨어 있지 않고……. 왜 나올 생각을 하신 거죠? 학장님.”

“그건……. 속죄라고 해야 하나……. 성 교관이 한 게 아니었으면 해서 이렇게 온 거라네.”

“오해면 다행이죠…….”

“일단 학장님……. 은신 스킬 걸어 드리겠습니다.”

“고맙다네. 성현 군.”

성현은 최근에 얻은 은신 스킬을 학장님에게 걸어주었다.

은신 스킬은 한 명에게만 걸 수 있는데 마력 소모가 꽤 큰 스킬이다. 쿨타임이라는 게 있어서 한 번 쓰면 하루를 꼬박 기다려야 해서 다들 타인에게 웬만하면 걸지 않는다.

자신에게 은신 스킬을 쓰면 쿨타임이 하루가 아니라 12시간이었다. 즉, 하루에 두 번을 쓸 수 있는 것이다.

“이제 됐어요. 학장님.”

은신 스킬이 발동되었고 학장님은 투명 인간처럼 안 보이게 되었다. 약간 얼룩진 것처럼 보였지만 스킬을 쓴 사용자한테만 보였다.

“진성아, 은신 스킬 됐는지 확인해 봐……. 어때 보여?”

“아니, 안 보여…….”

“그럼 됐나 보네……. 학장님, 이제 가실까요?”

“그래, 가자꾸나. 성현 군.”

“진성아, 이제 가도 돼.”

“알았어……. 그럼 텔포타고 가자고.”

진성의 일행은 여의도역에 있는 텔포를 이용해 아카데미 정문에 도착하였다.

본관 운동장에는 아직도 수사본부가 있었는데 경찰들이 바쁘게 돌아다니면서 학장님의 소재를 알아내려고 동분서주하고 있었다.

일부 경찰관은 진성과 성현을 발견하고도 그냥 쓱 하고 지나갔다. 그들로서는 진성과 성현은 조사대상에서 제외되었기에 더 이상 조사를 할 수 없었던 것이다.

“아직도 수사본부가 있네…….”

“그러게…….”

진성과 성현 그리고 은신 스킬로 안 보이는 학장님과 함께 본관 운동장에서 별관 쪽으로 이동하였다.

일부 교관들은 그들을 보고 인사하였고 몸은 괜찮아졌느냐고 물어보면서 내일 나오는 것 아니었냐며, 무리하지 말라고 다들 한마디씩 했다.

별관에 도착한 그들은 뒤쪽 후문 공터로 향했다.

“성현아. 성 교관님 좀 불러 줄 수 있냐?”

“어, 잠시만.”

성현은 성 교관님의 보조인 이 교관에게 전화를 걸어 성 교관님에게 별관 뒤 공터에 올 수 있냐고 물었다. 마침 수업이 다 끝나서 올 수 있다는 대답을 들었다.

“이제 곧 오실 거야. 제발 오해이기를.”

“오해면 진짜 다행인 거고……. 오해가 아니고 진실이면 난감하겠지.”

성 교관님이 진짜 조력자, 즉, 끄나풀이라면 이미 아카데미 일부는 오염이 된 것이다. 학장뿐만 아니라 고참 교관까지 매수한 것이기 때문이다.

터벅터벅.

이 교관과 성 교관은 진성과 성현이 있는 별관 뒤 공터에 금세 도착하였다.

“오! 그래……. 박 교관, 강 교관 몸은 다들 나은 건가?”

“네, 성 교관님…….”

“흐음……. 뭔가 고민이 있어 보이는데……. 중요한 이야기가 있으니 날 불러낸 거겠지?”

“네……. 성 교관님, 이런 말 하기는 죄송하지만, 단도직입적으로 얘기하겠습니다.”

진성이 성 교관에게 말을 꺼냈다.

성 교관은 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자신과 이 교관을 이 별관 뒤 공터에까지 불러낸 것일까? 하는 생각을 했다.

“성 교관님……. 혹시 지배의 군주 가로쉬를 아십니까?”

가로쉬라는 말이 들리자 성 교관은 표정이 바뀌었다. 뭐랄까, 굉장히 무서운 표정이랄까……. 잠깐 그러다가 다시 원래 웃는 표정으로 돌아와 진성에게 답변하였다.

“그게 무슨 말인지 난 잘 모르겠다네……. 지배의 군주라니?”

성 교관이 시치미를 떼자 진성과 성현은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아무래도 서 교관님이 말한 대로 진짜 조력자인가 보다…….

반면에 성 교관을 따라온 이 교관은 멀뚱멀뚱 무슨 일인지 파악 중이었다. 이 교관은 아무래도 군주와 관련이 없어 보인다.

“가로쉬의 조력자 인가 보군요……. 성 교관님.”

“그게 무슨 말인지……. 이상한 농담은 그만두게.”

“이미 다 알고 왔습니다. 성 교관님……. 연기는 그만두시길…….”

성 교관의 분위기가 달라졌다. 엄청난 기운이 느껴졌다. 그리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 어떻게 알았지? 완벽히 속였다고 생각했는데…….”

성 교관은 웃는 표정을 지우고 엄청 무서운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그냥 저도 정보망이 있어서 들은 겁니다. 성 교관님.”

“그 정보망, 아무래도 본관 교관 애송이들인가 보군……. 후, 그래서 이제 어찌할 건가? 자네하고 박 교관이 나를 막을 건가? 날 너무 만만히 보는 거 아닌가?”

성 교관의 표정은 무서웠지만, 굉장히 자신감이 넘쳐 보였다.

“그리고 자네들 뒤에 숨어 있는 자가 있군…….”

성 교관은 학장님이 여기에 있다는 걸 눈치챘다.

“이 기운은 학장님인가? 하하하.”

“성 교관……. 왜지?”

학장은 은신 스킬을 스스로 해제하고 성 교관에게 말했다. 이 교관은 놀라서 ‘학, 학장님…….’이라고 말했고 성 교관은 학장을 노려보았다.

“후……. 왜냐구요? 막강한 힘을 얻고 싶어서 군주의 편에 붙었습니다.”

“자네가 설마 군주의 편에 붙었을 줄은……. 반신반의했지만, 사실일 줄이야……. 성 교관, 자네는 이런 사람이 아니었지 않은가?”

“무슨 소리 하는 겁니까, 학장님. 저는 원래 이런 사람입니다. 힘을 추구하는 그런 헌터죠! 그러는 학장님은 왜 가로쉬 님을 배신한 겁니까?”

“나는 그저 가로쉬에게 홀린 것뿐이네. 아카데미를 배신할 생각은 없었다네.”

“웃기지 마십시오! 혼자만 빠져나가 목숨을 연장하고 싶으신 겁니까?”

“성 교관…….”

“그리고 왠지 이럴 것 같았는데……. 이왕 들켰으니 한바탕 휘젓고 강 교관과 박 교관을 제압하고 학장님은 군주님께 데리고 가겠습니다. 그러니 얌전히 계시길…….”

성 교관은 주먹을 꽉 쥐고 잠들어 있던 어둠의 기운을 깨웠다. 엄청난 기운이 성 교관의 몸을 감싸고 이 교관은 바들바들 떨었다.

“겨우 둘이서 나를 막을 셈인가? 강 교관, 박 교관.”

“충분히 막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네.”

성 교관의 기운을 느낀 것인지 본관 운동장에 있던 경찰관들도 별관으로 몰려오고 있었다.

“흠……. 경찰 놈들까지 오는군……. 이왕에 다 제거해 버려야겠어……. 이 교관! 네가 처리해라.”

“네……? 무슨 말씀이십니까. 성 교관님, 정신 차리십시오.”

“그놈의 연기, 계속 할 건가?”

“크흠……. 알겠습니다.”

겁쟁이 상태였던 이 교관까지 무서운 표정으로 바뀌었다. 아무래도 성 교관과 이 교관은 확실히 군주의 편인 것 같았다.

학장은 왠지 이 두 교관 말고도 아카데미 내부에 군주의 조력자가 더 있을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아카데미에 이렇게나 많은 군주의 조력자들이 있었다니……. 전혀 모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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