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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키운 작물로 레벨업-133화 (133/209)

제133화

133. 133화

“역소환”

그렇게 외쳤지만, 샐러맨더는 역소환되지 않았다. 계속해서 몸부림치면서 어둠에 침식되어가고 있었다.

성현은 멘탈이 붕괴가 되고 있었다. 자신의 정령을 치료하지 못해 불안감만 더 커지고 있던 것이다.

“샐러맨더!?”

“어둠의 기운……. 위험한데.”

진성은 고통에 몸부림치는 샐러맨더를 도와주고 싶었지만, 지금으로선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그런 진성에게 도움을 주려는 것인지 시스템이 말을 걸었다.

-강진성 님! 인벤에 있는 황금 사과를 샐러맨더에게 먹이세요.

“황금 사과라고?”

-정령에게 먹이면 어둠의 침식을 저항할 수 있습니다.

시스템의 말에 진성은 재빠르게 인벤에 보관하고 있던 황금 사과를 꺼내 성현에게 던져주었다.

“성현아! 샐러맨더에게 먹여!”

“아, 알았어.”

학장은 계속해서 대치 상태를 유지하였다. 자신의 기운에 침식되어가는 샐러맨더를 보고만 있는 것이다.

성현이 황금 사과를 샐러맨더에게 먹이자 황금색 빛이 온몸을 감싸면서 어둠의 기운을 모두 소멸시켜 버렸다.

학장은 깜짝 놀랐다. 처음 보는 사과가 자신의 기운을 모두 소멸시켜 버린 것을 보고 성현보다 진성을 경계해야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아무래도 제일 위험인물은 강 교관, 자네인 것 같군.”

진성과 학장은 여전히 대치 상태였다. 성현은 친구 덕분에 샐러맨더 치료를 하였고 역소환 하였다. 운디네 또한 보내 버렸다. 아무래도 정령들이 크게 다칠 것 같아 겁이 나는 것이다.

“진성아! 그 사과로 학장님의 기운을 소멸시킬 수 있겠어?”

“글세……. 한 번 해봐야 할 것 같은데.”

“그럼 일단 제압해야겠네…….”

“뭘 그리 속닥거리는 건가?”

학장은 진성과 성현이 무어라 속닥거리는 것인지 알 수 없었으나 성현은 쉽게 제압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고, 강 교관은 꽤 강해 보여서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언제까지고 대치할 수는 없을 텐데?”

진성은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 되었다. 아무래도 엄청난 싸움이 벌어질 것 같았다.

자신도 학장의 실력을 가늠할 수 없었다. 파멸의 군주 이외에 꽤 강한 힘을 가진 것처럼 보였다.

군주를 마주했을 때는 무서워서 오금이 저릴 정도였으나, 지금의 학장에게서는 그 정도의 두려움이 느껴지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꽤 힘든 싸움이 될 것 같았다.

대치 상태가 길어질수록 학장의 어둠의 기운은 점점 커지고 강해졌다. 아무래도 시간을 더 끌면 진성 쪽이 불리할 것 같았다.

“성현아. 시간을 더 끌면 우리만 불리해…….”

“알아……. 알고 있어.”

“정말 하품만 나오는군. 이렇게 대치만 할 거면 막아서지 말게나. 바쁘니 이만 가야겠네.”

학장은 아무래도 대치 상태가 꽤 지루했었던 모양이다.

학장이 움직이자 진성이 그 앞을 막아섰다.

“허허허…….”

“못 갑니다.”

“안 되겠군……. 그러면 힘으로 눌러서 빠져나갈 수밖에.”

학장은 어둠의 기운으로 만들어 낸 검으로 진성을 베었다. 진성은 삽으로 한 번 쳐내고, 이번엔 공격을 가했다. 학장은 검으로 삽을 막아내었으나 검에 금이 갔다.

“그거…….보통 삽은 아닌 것 같군.”

대치 상태는 30분 정도 지속되었는데 저녁이 될수록 학장의 힘이 강해져 갔다.

진성과 성현이 머뭇거리자 진성의 눈앞에 다시 퀘스트가 떴다. 답답한 시스템이 시간제한을 걸어 버린 것이다.

“1시간 내로 제압하라고?”

-강진성 님. 그를 빠르게 제압하지 않으시면 페널티를 받으실 수밖에 없습니다. 밤이 될수록 어둠의 기운은 더욱 강해집니다. 어떻게든 그를 제압하세요.

“…….”

진성은 시간제한이 걸리자 눈빛이 바뀌었고 학장을 공격적으로 매섭게 삽을 휘둘렀다.

학장은 금이 간 검에 어둠을 더욱 보충하여 강화해 진성과 빠른 속도로 싸우기 시작하였다. 그들의 속도가 빨라지자 성현의 눈에는 잔상만 간신히 보였다.

“역시 평범한 B랭크 헌터가 아니군……. 강 교관.”

“학장님은 일반인 아니었나요?”

“그래……. 일반인이긴 했지……. 그가 찾아오기 전에는 평범했지.”

둘은 싸우면서도 말을 주고받았다.

성현은 싸움 소리 때문에 그 둘의 말을 전혀 못 듣고 있었다.

“왜 아카데미 전체를 배신하신 겁니까?”

“왜냐고? 그가 찾아와서 힘을 주겠다고 했다. 나는 그 힘이 필요해서 받은 것이고 그 힘을 휘둘렀을 뿐.”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만……. 힘에 취하신 건가요?”

“뭐……. 그렇다고 보면 되네…….”

“성현이의 말로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고 하는데요?”

“원래 사람은 변하는 법이네.”

학장이 동문서답을 하며 말을 흐리자 진성은 진짜 이유가 뭔지 궁금해졌다. 대체 무슨 이유 때문에 변절한 것일까?

“거, 노인네. 왜 이리 오지 않나 했는데, 여기 있었군?”

갑자기 인기척이 나더니 어디선가 말이 들려왔다.

“자네군.”

인기척이 난 곳에서 한 남자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여기서 뭐 하고 있는 거야? 군주님이 기다리시는데.”

진성은 그 새롭게 등장한 적을 경계하면서도 그의 정보창을 열어 보았다.

[이름:남궁한

나이:27

레벨:불명

랭크:불명

직업:불명

생각:빌어먹을 노인네……. 내가 직접 찾으러 와야 한다니.

특징:지배의 군주 소속 말단 간부입니다.]

“불명? 그리고 간부??”

“이봐, 노인네……. 후딱 처리하고 가자고! 겨우 이런 놈들에게 쩔쩔매다니……. 내가 도와줘?”

“아니. 되었네……. 내가 충분히 상대 가능하다네.”

“그럼 빨리 처리하라고! 군주님이 기다리시니까! 거참.”

그 남자는 구경을 하려는 건지 조금 떨어져 섰다.

“아무래도 빠르게 끝내야 할 것 같네. 강 교관.”

학장은 기세를 더욱 올렸다. 진성은 학장의 더욱 강해진 모습에 놀랐다. 여기서 학장을 쓰러뜨릴 수 있을까? 쓰러뜨린다고 해도 저 뒤에 있는 새로운 적도 상대해야 하기에 꽤 불리한 싸움이 되었다.

“노인네. 빨리 끝내라니까?”

그 남자는 계속해서 학장에게 빨리 끝내라며 재촉하고 있었다.

시간은 흘러가고 있었고 점점 제한된 1시간이 끝나가고 있었다. 진성은 굉장히 조급해졌다.

그런 진성에게 도움을 주려고 시스템이 말을 꺼냈다.

-강진성 님. 제가 도움 하나 드리겠습니다. 생각보다 꽤 고전하고 계시니 조금 실망감이 들었지만, 진성 님을 지원할 그녀를 소환시켜드리겠습니다.

시스템의 말이 끝나자 진성의 옆에 누군가 소환되려는 듯 아주 강한 빛이 나오고 있었는데 학장이 ‘자네, 농부가 아니라 소환사 였었나?’ 라고 물었다. 그리고 뒤에서 관전하면서 학장을 재촉했던 그 남자도 진성이 누군가를 소환하자 호기심이 가득한 표정이었다.

강한 빛이 사그라 들고 소환된 것은 다름 아닌 세린이었다.

“세린아?”

“아빠! 시스템의 부탁으로 도와주려고 왔어요!”

세계수의 정령왕 강세린은 시스템의 부탁도 있었지만, 아빠를 도와주고 싶었기에 두려움을 견뎌내고 처음으로 밭 밖으로 나왔다.

“아빠! 저 두 사람을 제압하면 돼요?”

“맞아.”

학장은 세린이를 보고 자신이 보지 못했던 새로운 정령이라는 것을 알았고 뒤에서 관전하던 남궁한도 놀랐다.

지배의 군주님에게 듣던 세계수의 정령왕이라는 존재를 여기서 볼 줄이야……. 그럼 그녀의 옆에 있는 건 시스템에게 선택받은 농부 헌터 강진성이라는 말인가? 아무래도 학장의 싸움에 가세해서 강진성을 잡아가야겠다.

를 잡아서 지배의 군주 가로쉬 님께 데려가면 자신을 중히 써줄 것이다. 남궁 한의 마음이 욕심으로 물들어 가고 있었다.

“노인네! 아무래도 나도 싸움에 참전해야겠다.”

“갑자기 왜 그러지? 남궁한.”

“노인네……. 당신은 모르겠지만, 저 정령은 세계수의 정령왕이라고! 당신 혼자 절대로 상대 못 해!”

“세계수의 정령왕? 그런 정령이 있었다니…….”

“아무튼 그렇게 알고 있어. 이건 기회야! 지배의 군주 가로쉬 님께 인정받을 기회다.”

남궁한은 인벤에서 자신이 쓰는 도를 꺼냈다. 그의 얼굴은 이미 욕심으로 가득 찼다.

“세린아……. 괜찮겠니?”

“네! 아빠. 세상 밖은 무섭지만……. 아빠를 도와주고 싶어요.”

“그래. 무리하지 말고.”

세린이가 진성의 옆에서 싸움을 도와주려고 한다. 그렇기에 빨리 끝내야 할 듯싶었다. 세린이가 무리하지 않도록 자신이 힘을 많이 써야겠다.

“세계수의 정령왕! 얼마나 강한지 시험해 볼까?”

남궁한은 암기를 날렸다.

진성은 날아오는 암기를 삽으로 쳐내고 화난 목소리로 외쳤다.

“내 딸을 공격하지 마라!”

“뭐야. 정령왕을 딸이라고 부른다고? 거, 이상한 녀석일세.”

남궁한은 크크크 웃으면서 진성을 노려보았다.

“아빠! 저는 저 할아버지를 상대할게요.”

“그럼 나는 저 남궁한이라는 녀석을 상대할게.”

세린과 진성이 여유를 부리면서 대화를 나누자 남궁한은 그게 아니꼬웠는지 진성에게 암기를 날리면서 달려들었다.

“전투 중에 한눈을 파는 거냐??”

남궁한의 검은 곧장 진성의 가슴으로 찔러 들어왔다. 진성은 잽싸게 피했다.

“아무래도 학장님보다 약한 거 같은데?”

“뭐라고?”

남궁한은 저 노인네와 자신이 비교되자 더욱 흥분하였다.

학장은 진성의 말에 조금 웃었다.

“노인네! 웃지 말고 공격해!”

자신을 비웃는 학장의 모습에 화가 나서 빨리 정령왕을 공격하라고 말했다. 학장은 알겠다면서 ‘화 좀 참게…….’라고 말했다.

마치 자신을 놀리는 것 같았다. 학장뿐만 아니라 저 강진성이라는 자도 자신을 얕보고 있는 것 같았다. 남궁한이 먼저 지배의 군주 가로쉬의 부하가 되긴 했지만, 힘으로 따지면 학장이 더 강했기 때문이다. 가로쉬의 부하 중에 남궁한이 가장 약하다.

“감히 나를 얕보다니……. 이이익?”

남궁한은 마구잡이로 도를 휘둘렀다. 하지만 단 한 번의 공격도 진성에게 닿지 못했다.

진성은 조금 맥이 빠졌다. 아까 정보창으로 볼 때는 전부 다 불명으로 나와서 꽤 강할 줄 알았는데 학장보다 약했던 것이다. 아무래도 남궁한은 제압하기 쉬울 듯 했다.

“할아버지! 아빠 대신 제가 상대해 드릴게요.”

세계수의 정령왕 강세린이 학장의 앞에 날아왔다.

학장은 가녀린 그녀를 보고 상대해야 되는지 고민이 들었다. 아무래도 너무 약해 보였던 것이다. 그런 그녀를 소환해 낸 진성이 잔인하다고 생각됐다. 그녀를 방패막이로 삼다니…….

“아무래도 아가씨의 소환사 강 교관은 잔인하군……. 방패막이로 삼다니.”

“아빠를 나쁜 식으로 말하지 마세요. 할아버지.”

세린은 사방에서 공간을 열어 진성의 밭에 있는 세계수와 다른 작물들의 공격을 쏟아져 나오게 하였다.

갑자기 사방에서 공격이 들어오자 학장은 정신이 없었다.

“이런 공격이 다 있다니……. 만만하게 보면 안 되겠군.”

세린은 작물들의 힘을 빌려 ‘에잇!’이라고 외치며 아주 여유롭게 학장을 구석까지 몰아넣었다.

학장은 이런 공격에 꽤 당황하였다. 사방에서 공격이 들어와서 몇 번은 막지 못하고 맞아 버렸는데 크게 아프지는 않았지만, 작물에게 힘이 빨려 나가는 듯 몸에 있던 어둠의 기운이 점차 옅어지고 있었다.

“시간이 얼마나 남은 거지?”

진성은 긴급 퀘스트 창을 급히 열어 보았다.

-긴급 퀘스트

등급 SS 이상!

특징:지배의 군주 소속 조현재 학장을 제압하십시오!

보상:지배의 군주 정보×1, 어둠의 씨앗 3개

실패 시:레벨 20 하락 및 지배의 군주가 진성 님을 직접 찾아옵니다.

남은 시간:11분 19초.

“11분?! 제때 맞출 수 있을까?”

겨우 11분밖에 남지 않았다. 남궁한은 거의 제압이 끝난 상태였다. 진성에게 삽으로 몇 번 제대로 맞더니 몇 분도 안 돼서 금방 제압되었다.

그를 제압하고 세린의 싸움을 잠깐 지켜보다가 퀘스트의 시간제한이 생각나 확인해 본 것이다.

“세린아! 11분 남았는데 가능할까?”

“네, 아빠.”

세린은 응축된 황금색 기운을 만들어 내 공중으로 띄워 퍼뜨렸다. 사방이 밝아지더니 학장의 몸에 그 황금색 기운이 비치며 어둠의 기운을 완전히 소멸시켜 버렸다.

몸에서 모든 힘이 빠져나간 학장은 일반인이나 다름없는 상태로 돌아왔다.

“허허, 말도 안 되는 상황이군…….”

세계수의 정령왕이라는 꼬마 아가씨에게 손도 못 써 보고 당해 버린 학장은 ‘이제 끝난 것인가?’라는 말을 중얼거렸다.

“아빠! 끝났어요.”

“세린아, 잘했어.”

퀘스트 제한 시간은 정확히 8분이 남았다.

이제 퀘스트가 완료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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