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6화
126. 126화
“시스템……. 제이콥만 제압하면 돼?”
-그러면 던전 붕괴는 막을 수 있습니다.
“알았어…….”
진성은 삽에 모든 기운을 쏟았다. 밝은 빛이 나면서 삽에 모든 기운이 뭉쳤고 진성은 제이콥에게 달려가서 정확히 몸 중앙을 때렸다.
그 삽에 있던 밝은 기운이 제이콥의 몸에 있던 검은 기운들을 소멸시켰고 폭주의 상태가 아닌 정상적일 때의 상태로 돌려놨다.
띠링!
-정화 스킬을 얻으셨습니다.
“정화?”
그저 마력을 몽땅 때려 부어서 만든 기운이었는데 ‘이게 정화라고? 성직자 헌터도 아니고 정화 스킬을 얻어 버렸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진성 님의 정화 스킬로 해당 대상자 제이콥을 비롯한 모든 몬스터의 검은 기운이 소멸하였습니다.
“뜬금없네……. 정화 스킬이라니.”
애초에 농부 헌터에게 정화 스킬이 필요하던가? 에라, 모르겠다. 일단 좋은 스킬을 얻었으니 좋은 거로 생각하자…….
정화 스킬로 인해 상황이 엄청 유리해졌다. 몬스터들은 다 쓰러져 있었으며 폭주하려던 제이콥은 완전히 평범한 상태로 돌아왔다.
그가 아무리 어두운 기운을 발동하려고 해도 검은 빛만 살짝 나오고 계속해서 평범한 상태로 유지가 되는 것이다.
“젠장! 왜 이러는 거야.”
제이콥은 어차피 이래죽으나 저래죽으나 폭주를 한 것인데…….
저 농부 헌터라는 자가 이상한 스킬을 써서 자신과 몬스터 전부 폭주하는 것을 막아 버린 것이다. 저 정도면 신이나 다름없었다. 제이콥은 발버둥 치고 있었다.
그런 그에게 진성이 다가왔다.
“이제 더는 할 것 없나 보네.”
진성은 한 번 더 제이콥을 도발하였다.
제이콥은 화를 내면서 ‘두고 보자.’ 하고 있지만, 검은색 기운만 잠깐 나오고 말자 점점 절망의 구렁텅이로 빠져들고 있었다.
“이제 포기하시지?”
“젠장……. 대체 그 스킬은 뭐지? 일반 농부 헌터가 가질 수 있는 스킬은 아닌 걸로 아는데.”
“제이콥……. 네 야망은 여기서 끝이다.”
진성은 제이콥이 도망치려고 하자 삽으로 그를 때려서 쓰러뜨렸다.
띠링!
-긴급 퀘스트를 완료하였습니다.
-긴급 퀘스트(완료)
등급:AAA 이상!
특징:지배의 군주 소속 몬스터 소환사 제이콥을 제압해야 합니다. 시간이 더욱 흐를수록 그의 던전 장악력은 강해지며, 던전이 장악되면 제이콥이 원할 때만 나가실 수 있습니다. 장악하기 전에 그를 빠르게 제압하세요!
남은 시간:9분 11초
“휴우 9분 남았을 때 제압 성공했네.”
-수고하셨습니다. 강진성 님. 덕분에 이 던전은 붕괴하지 않습니다. 열심히 노력해 주신 진성 님을 위해 보상을 드리겠습니다. 시스템의 권한으로 중급 농부 강진성 님에게 어둠의 씨앗 3개를 드리겠습니다.
알림이 뜨자 진성은 기뻤다.
어둠의 씨앗을 여기서 세 개나 얻는다고? 한 명당 한 개 아니었어? 하면서 좋아하는 것이다. 정말 뜻밖의 큰 선물을 받았다고 해야 할까? 안 그래도 정화 스킬까지도 받았는데…….
시스템이 갑자기 또 잘해 주자 의심이 들었으나 그러려니 하는 진성이었다.
“시스템! 이제 던전에서 나가도 되지?”
-네, 그렇습니다. 강진성 님. 오늘 긴급 퀘스트 수고하셨습니다. 이제 던전 밖으로 나가 주십시오.
“그래……. 보상 고마워.”
진성은 이 던전을 나가기 전에 혹시 아직도 고립된 학생이 있나 확인하기 위해 내비게이터를 켜봤지만 쓰러져 있는 검은색 점들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없었다. 오직 자신만 표시되었다.
“저기에 쓰러져 있는 제이콥은 어떻게 하지?”
제이콥이라는 자를 데리고 가야 하나? 고민이 들었는데 시스템은 자신이 처리하겠다고 말하자 ‘뭐 알아서 해!’라고 말하고 던전의 입구를 찾아 남쪽으로 내려갔다.
제이콥은 시스템의 명령어를 통해 던전 안에서 사라졌다.
“후우 남쪽 입구다! 빨리 나가야지.”
진성이 남쪽에 있는 입구로 나오자 엄청난 사람들이 자신을 반기었다. 자신이 구한 학생들과 그리고 수많은 기자들 교관들까지 엄청난 인파가 자신을 기다리고 있던 것이다.
“어우……. 이 인파들은 뭐지?”
진성은 기자들이 들이대 질문 세례를 퍼붓자 적응이 안 돼서 어질어질하였다.
그러자 성 교관이 교관들에게 명령을 내려서 기자들이 그에게 접근 못 하도록 막았고 얼떨떨한 진성을 데리고 휴게실로 데려갔던 것이다.
“그래. 자네 괜찮은가? 그 정체 모를 헌터는 어떻게 됐고?”
“아……. 그 녀석은 제가 처리했습니다.”
진성은 성 교관과 그리고 박성현에게 모든 걸 설명하였다. 아 몇 가지는 빼고 말했다. 어둠의 씨앗 받은 것과 시스템과 소통하는 것을 말이다.
“흠……. 그렇게 된 거군. 아무튼 수고했네……. 그리고 자네의 힘에 대해서는 함구하겠네. 그날 자네의 힘을 봤던 모든 이들은 다 함구할 걸세.”
“그러면 저야 편하죠.”
“그런데 자네 전혀 B랭크 헌터가 아닌 것 같은데. 다시 측정해 보게……. 마침 우리 아카데미에도 헌터 랭크 측정기가 있으니.”
“네, 나중에 한번 해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성 교관님.”
“아니. 우리야말로 자네에게 감사하지……. 이 위험한 상황에서 구해 줬으니.”
성 교관과 이야기를 끝낸 진성은 성현과 함께 자신의 학생들이 있는 장소로 돌아갔다.
이번 사건으로 다섯 명의 학생이 목숨을 잃었다. 다들 우울한 표정으로 가득하였다. 지친 학생들도 많았기에 여기서 충분한 휴식을 취한 뒤에 아카데미로 복귀할 거라 한다.
“그나저나 그 다섯 명의 학생은 제이콥에게 죽은 거야?”
진성은 옆에 있던 친구에게 물어보았다.
성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맞아……. 그들은 상급 학생 중에 나름 뛰어난 자질이 있던 녀석들이야……. 다른 하급생들을 지켜준다고 제이콥한테 덤볐지만……. 다들 죽어 버렸어.”
“아……. 그래.”
“하지만 그들을 살릴 수 있을 거야.”
“그게 무슨 소리야? 죽은 사람을 어떻게 살려?”
진성은 궁금하다는 듯이 성현에게 물어보았다. 성현은 진성의 말을 듣자마자 답변해 주었다.
지금 이렇게 쉬고 있는 동안에 국내 AAA랭크 중 성녀로 유명한 이가 있는데 그 헌터가 와서 죽은 학생들의 소생을 진행 중이라고 하였다.
“소생이 가능하다는 말이야?”
“어……. 그 성녀의 스킬로 죽은 지 24시간이 안 되었을 때 소생이 가능하대.”
“그런 스킬도 있네……. 그럼 그 학생들은 다 살아나는 거야?”
“아니……. 그 성녀도 확률이라는 게 있는데 스킬이 24시간 안 되었을 때 살릴 수 있는 거라고 하지만, 70%의 확률이래.”
“70%도 많은 거 아니야?”
“그렇긴 한데……. 글쎄 모르겠다. 나는 그 학생들이 전부 살아났으면 좋겠는데.”
성현은 그 죽은 학생들을 많이 걱정하고 있었다.
따지고 보면 남의 반 학생들인데 이렇게까지 걱정한다고? 이 녀석, 아카데미 교관이 다 되었네…….
“사실 진성아. 그 사망한 학생 중에 내 제자가 있거든…….”
“아……!”
그래서 성현이가 안 좋은 표정을 하고 있었구나. 이거 도울 방법이 없나? 70%의 확률이면 안 될 가능성도 꽤 있다는 건데…….
고민하는 진성에게 시스템이 말을 걸었다.
-중급 농부 강진성 님. 가지고 계신 정화 스킬로 죽은 헌터들을 정화해 주세요. 그러면 소생 확률이 더 올라가게 됩니다.
시스템이 고민하는 진성에게 이렇게 팁을 주었다.
“그, 성현아……. 나를 그 학생들이 있는 장소로 데려다줘. 잘하면 그들 모두를 살릴 수도 있을 것 같아.”
“뭐? 그게 진짜야?!!”
“어……. 내가 가진 스킬이 도움이 될 것 같거든.”
“알았어! 잠시 성 교관님께 얘기해 볼게!”
성현이 성 교관에게 진성의 말을 전달해 주었고, 성 교관은 학생들과 성녀가 있는 장소를 알려주었다. 자신들이 머물고 있는 휴게실의 남쪽 방향 휴게실이었던 것이다.
그들은 휴게실로 빠르게 도착하였고 그곳에서는 성녀와 성 교관 그리고 일부 정부 관계자들이 죽은 학생들을 소생하는 준비를 돕고 있었다.
“그래……. 왔는가? 자네, 정말로 가능한가?”
“100% 확률은 아니지만, 저 성녀의 확률을 올릴 방법이 있습니다.”
성 교관의 질문에 진성이 자신 있게 대답하자 AAA랭크 성녀 이유림이 진성에게 다가왔다.
“정말로 가능한가요?”
“네, 가능합니다. 일단 제 스킬을 먼저 써도 되는지요?”
“네. 부탁할게요.”
진성은 정부 관계자들, 성녀, 성 교관 그리고 친구가 지켜보는 와중에 정화 스킬을 발동했다. 손끝에서 시작된 정화의 빛이 죽은 학생들의 몸에 스며들었다.
“자……. 성녀님 부탁합니다.”
성 교관은 진성이 스킬이 다 끝난 것을 확인한 뒤에 성녀 이유림에게 부탁했다.
성녀 이유림은 고개를 끄덕인 뒤 소생 스킬을 발동하였다. 소생 스킬의 빛이 그 다섯 명 학생의 몸에 스며들었고. 정확히 1분 뒤, 그들은 모두 눈을 떴다. 100%의 확률로 그들이 모두 되살아난 것이다.
“어라? 난 죽었을 텐데.”
“여, 여기가 어디죠?”
죽음에서 해방된 학생들은 모두 일어나서 어리둥절했다.
성녀 이유림은 깜짝 놀라 자신의 소생 스킬 확률을 100%로 만들어 버린 이 정체불명의 헌터를 바라봤다. 진성 또한 깜짝 놀랐다.
자신은 정화 스킬만 썼는데, 그게 100% 확률이 된다고? 이런 미친 사기 스킬을 보았나?
“자네, 정말 대단하군……. 평범한 농부 헌터는 아닌 거 같은데.”
“아……. 그냥 운이 좋았나 보죠.”
“고마워, 진성아.”
“아니, 운이 좋았던 거라니까……. 나한테 고마워할 필요 없어. 사실 나도 반신반의했으니까.”
죽었던 학생 다섯 명이 모두 살아나자 정부 관계자들도 깜짝 놀랐다. 겨우 한 헌터가 쓴 스킬 덕분에 성녀의 소생 확률이 100%로 올라간 것에 대해서 저 헌터를 눈여겨봐야겠는 생각을 하고 있던 것이다.
“아무튼, 난 먼저 가서 쉰다……. 성현아.”
“어, 그래…….”
진성은 넋을 놓은 이유림과 정부 관계자들이 되살아난 학생들에게 상황을 설명하는 것을 지켜보다가 그 휴게실을 빠져나왔다.
“휴우……. 이게 성공할 줄이야……. 대체 어떻게 된 스킬이지?”
-진성 님이 운이 좋은 겁니다. 그리고 죽은 학생들은 모두 지배의 군주 부하에게 당한 것이라 몸 전체가 어둠에 잠식되어 있던 것입니다. 일종의 저주라고 보면 됩니다. 진성 님의 스킬로 그들의 몸이 해방되었으며 원래대로인 상태에서 소생 스킬까지 들어가 그들의 몸에 남아 있던 정화 스킬과 합쳐져서 좋은 시너지를 만든 것뿐입니다.
“아……. 그렇구나.”
진성은 진짜 자신이 운이 좋은 게 맞는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친구인 성현이 그렇게 기뻐하는 걸 처음 본 것은 아니지만, 아무튼 자신 덕분에 제자가 살아났으니 다행이었다.
“이제 돌아가야지…….”
다른 학생들에게도 알려줘야겠다며 아까 있었던 장소로 되돌아가는 길이었는데 그 길 중간에 다른 학생들을 방패 삼았던 재벌가 사고뭉치 도련님들을 마주쳤다.
그들은 진성을 보고 움찔거렸으나 다시 조롱하기 시작하였다.
“어쭈? 저 교관, 살아 있었네.”
“보나 마나 다른 학생들이 싸울 때 도망쳤겠지.”
“쯧쯧쯧.”
“저것도 교관이라고, 에휴.”
진성은 그저 무시하고 지나가려고 했으나 또다시 조롱이 시작되자 안 되겠다고 중얼거리면서 인벤에 있던 탈모화 약병들을 꺼내 그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뿌렸다.
“앗……. 차가워.”
“뭐, 뭐지?”
그들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진성이 탈모화 약을 뿌렸다는 것을……. 진성이 그들에게서 점점 멀어지는데 그들이 비명을 질렀다.
“내, 내 머리!!”
“안 돼! 내가, 내가 대머리라니! 으헝헝헝.”
“아아아아악.”
그 재벌가 도련님들은 몽땅 대머리가 되었다.
진성은 쿡쿡 웃으면서 원래 있던 장소로 되돌아가서 지쳐 있던 모든 학생에게 전투에서 사망한 학생들이 성녀 헌터 덕분에 살아났다고 얘기했다.
학생들은 자신을 지켜주었던 상급 선배들이 살아났다는 소식에 다들 기뻐하였다.
재벌가 도련님들이 제이콥에게 저주 받아서 대머리가 되었다는 소식이 덤이었다. 물론 자신이 저지른 일이지만 제이콥이라는 이름을 팔았다.
제이콥이 저주를 쏟아서 재수가 없게 재벌가 도련님들만 대머리가 된 것이라고 말하자 그곳에 있던 학생들과 교관들이 웃었다. 그들 모두 그 학생들을 안 좋아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