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5화
125. 125화
-긴급 퀘스트
등급:AAA 이상!
특징:지배의 군주 소속 몬스터 소환사 제이콥을 제압해야 합니다. 시간이 더욱 흐를수록 그의 던전 장악력은 강해지며, 던전이 장악되면 제이콥이 원할 때만 나가실 수 있습니다. 장악하기 전에 그를 빠르게 제압하세요!
남은 시간:49분 58초
“지배의 군주?”
파멸의 군주 소속 헌터들만 일단 상대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갑자기 지배의 군주라는 단어가 나오자 진성은 조금 혼란을 느꼈다.
분명 저번 흡혈의 군주 말로는 파멸의 군주만 상대해야 한다는 식으로 얘기했는데…….
단순히 그만 상대하는 게 아니었다. 결국, 군주들 전체를 상대해야 한다는 것인데…….
“일단 모르겠고 시간제한 있으니까 구해야지!”
진성이 딱 움직이려는데 몬스터 소환사 제이콥이 진성의 존재를 느꼈는지 정확히 진성이 숨어 있는 쪽을 쳐다보며 크게 말했다.
“이거, 손님이 있군요……. 자, 어서 나오시죠? 이미 당신의 위치는 들켰습니다.”
역시 던전을 지배하려는 자답게 진성의 위치를 단숨에 알았다. 진성은 약간 그의 목소리에 움찔했으나 이미 들켰으니, 모습을 드러내었다.
“호오? 특별한 손님이군요.”
제이콥의 말에 포위되어 있는 다른 교관과 학생들도 모두 놀랬다. 혈혈단신으로 이곳까지 들어온 강진성을 보고 놀란 것이다.
“보니까 제 몬스터들을 처치하고 학생들을 구해 갔군요?”
“그렇다면 어찌할 거지?”
“어쩌다니요? 당신의 무모함을 칭찬합니다……. 그리고 여기서 곧 쓰러지실 테니 어디 발버둥 쳐보시죠.”
제이콥은 아주 여유가 넘쳐났다.
시간제한이 있는 터라 그를 시간 내에 쓰러뜨려야 하는데 몬스터 500마리가 철저하게 제이콥을 호위하고 있었다.
물론 시간제한 내로 그를 쓰러뜨릴 순 있다. 하지만 자신의 힘을 여기서 드러내면 단순한 B랭크의 교관이 아니게 되는 것이다.
자신의 힘을 아는 사람이 일부분이기 때문이다. 보는 눈이 많았기에 힘을 내보여야 하나 잠깐의 고민이 들고 있었다. 하지만 퀘스트도 나왔고 시간제한도 있으니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와 싸워서 지배의 능력을 파훼한 다음에 구조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내가 발버둥 친다고? 아니, 네가 발버둥 칠걸?”
진성은 제이콥에게 도발을 걸었다. 하지만 제이콥은 코웃음을 치며 도발에 넘어가지 않았다.
그저 진성에게 ‘이런, 말버릇이 너무 나쁘군요.’라고 말하면서 주문을 외우더니 몬스터를 소환했다. 500마리였던 몬스터는 어느새 1,500마리로 늘어났다.
하지만 진성은 전혀 기죽지 않았다. 이미 디펜스 퀘스트 하면서 이것들보다 더 많은 적을 상대해 왔기에 자신감이 넘쳐났다.
“겨우 1,500?”
“호오? 마치 몬스터 웨이브를 많이 뛰어본 것처럼 얘기하는군요? 그러면 원하는 대로 더욱 소환해 드리죠! 당신의 시체를 찾지 못하게 말이죠.”
“그래. 해 보든가! 그래도 나는 전혀 두렵지 않아!”
제이콥은 살짝 기분이 나쁜지 진성의 말에 넘어가고 있었다. 그래서 소환 주문을 읊으며 몬스터 대군단을 뽑고 있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마력을 전부 여기에 소모할 작정으로 말이다.
소환을 다 끝내고 보니 몬스터들 병력은 8천 마리에 가까웠다.
“이 정도면 어떻습니까? 이제 오금이 저릴 텐데요?”
“아니! 겨우 8,000?”
“진짜 기분 나쁘군요.”
제이콥은 8,000마리나 되는 군대를 만들었음에도 상대방이 기죽지 않자 기분이 더욱 나빠졌다. 더 소환해야겠다는 생각에 인벤에서 마력 포션을 꺼내 마시고는 더 많이 소환을 했다.
진성은 아주 느긋하게 감상했다.
포위되어 있는 교관들은 더욱 사색이 되었다. 대체 강 교관이라는 자는 왜 저자를 화나게 하여서 저렇게 군세를 만들게 하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걱정하지 마세요. 엄청 강하니까요…….”
성 교관과 이 교관, 다른 학생들은 박성현의 말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오히려 강 교관 덕분에 상황이 더 위험해지고 있다는 것만 알 수 있었으니 말이다.
“저거 말려야 하지 않는 건가?”
“믿어주세요. 성 교관님……. 저 친구는 저보다 훨씬 강하니까요.”
“대체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만……. 일단은 믿어 보겠네.”
“성 교관님!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성 교관의 믿는다는 말에 이 교관은 이해가 안 간다는 듯이 외쳤다.
무슨 자신감이지? 아무리 박성현 교관이 A랭크 정령사 헌터라고 하지만 B랭크 헌터인 강 교관이 박성현 교관보다 더 강하다고? 믿을 수 없다.
학생들은 강진성과 박성현을 의심하고 있었다.
‘사실 저 둘과 제이콥은 같은 한패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학생들이 그런 의심을 하는 줄도 모르고 진성은 제이콥을 열심히 도발하고 있었다. 시간제한이 있음에도 아슬아슬하게 말이다.
제이콥은 1만 5천 마리까지 소환해 냈다.
“오래간만에 저를 열을 받게 하는 헌터가 있군요……. 그래, 이 정도면 무서울 텐데요?”
“아니, 전혀…….”
“뭐라는 겁니까? 1만 5천 마리를 당신 혼자 상대 가능하리라 보십니까? 사실 속으로는 왜 내가 도발했지? 이러면서 후회하는 게 아니고요?”
제이콥의 말에 진성이 말이 없자 제이콥은 확실히 진성이 쫄은 거로 생각하고 ‘차라리 도발했다고, 미안하다고 사죄하면 좀 봐 드릴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진성은 씩 웃으면서 여유를 보여 주고 있었다.
“내가 무서워한다고? 아니, 전혀……. 이제 슬슬 움직여야겠네.”
“뭘 움직인다는 겁니까? 사실 도망가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게 아닙니까?”
제이콥은 진성이 허세를 떠는 거라고 생각했지만 왜 이리 불안한 느낌이 드는 것인가. 자신의 1만 5천 마리의 군세를 보고 전혀 겁내지 않고 있는 진성이 두려웠다.
이런 감정들이 들자 제이콥은 ‘먼저 선수를 치는 수밖에!’라는 말을 외치며 몬스터 군단에게 명령을 내렸다.
저 헌터를 시체조차 찾지 못하고 죽이라고…….
몬스터 소환사의 명령에 1만 5천 마리가 함성을 지르며 진성에게 달려 나갔다.
많은 몬스터들이 진성에게 달려 나갔고 진성을 의심하던 학생들은 눈을 찔끔 감았다. 제이콥을 도발했던 강 교관을 애도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깡!
경쾌한 소리가 들렸고 제이콥은 입을 딱 벌리며 그곳을 봤다. 성 교관과 이 교관 그리고 눈을 감았다가 뜬 학생들조차 진성의 힘을 보았다.
달려오는 몬스터 무리를 삽으로 한 대 쳤는데 그 한 방으로 몬스터 수십 마리가 공중에 떠서 날아갔던 것이다.
“이게……. 무슨?”
제이콥은 너무 놀랐다.
이게 허세가 아니라고? 진짜로 강한 헌터라고? 말도 안 된다.
그런 일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을 하고 있지만, 진성이 한 대, 한 대 칠 때마다 수십 마리 아니, 수백 마리의 몬스터들이 공중에 떠서 날아가는 광경만 보일 뿐이었다.
“대체 네놈의 정체가 뭐냐?!!”
“나? 일반 농부 헌터인데?”
“농부 헌터 따위가 내 몬스터들을 날려 버린다고? 말장난하지 마라!”
“믿을 수 없다면 말고……. 진짜인데.”
진성은 별생각 안 하고 삽으로 몬스터들을 휘젓고 다녔다.
그들의 공격을 깔끔하게 피하고 공격하고 정말 단순하게 싸우고 있었는데 제이콥은 말도 안 된다는 말만 하고 있었다.
포위되어 있는 이들도 마찬가지였다.
B랭크 헌터가 저 많은 군세를 상대해서 이긴다고? 단순한 B랭크 헌터가 아니다…….
마치 S랭크 이상을 보는 듯하였다.
“이건 말도 안 돼!!”
“미안하지만 말 되는 현상인데?”
진성은 여전히 말장난을 이어가고 있었다. 점차 멘탈이 깨져가는 제이콥이었다.
“제가 말했죠? 강진성은 저보다 강하다고.”
박성현은 여전하다고 말하며 진성의 싸움을 지켜보고 있었다.
성 교관은 대체 저 임시 교관이 얼마나 강한 거지? 저 압도적인 힘에도 겨우 B랭크라고? 이건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은 딱 한 번 S랭크의 힘을 본 적이 있는데 강진성은 S랭크를 뛰어넘는 힘이었다. 진성의 싸움은 압도적이었다. 아무래도 여기서 본 것은 함구해야 할 듯싶었다.
한울기업의 저 도련님은 무시무시한 자였다. 누군가 이곳에서 본 것을 소문이라도 낸다면 그자는 소리소문없이 사라지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자 성 교관은 긴장되었다.
“이건 꿈이야!!”
“응, 아니야. 꿈 아닌데?”
멘탈이 바스러지는 제이콥을 내버려 둔 채 진성은 자신의 앞에 있는 몬스터들을 해치우고 있었다.
몬스터들은 어느새 7천 마리도 남지 않았다. 소환된 몬스터들조차 그 한 명뿐인 진성을 보고 두려움에 떨었다.
인간 혼자 이 많은 군세를 해치우고 있었다. 사람이 아니었던 것이다. 진정한 의미로는 괴물이었다. 자신들보다 더 말이다.
“이제 시간이…….”
퀘스트 창을 보니 남은 시간은 20분이었다. 어느새 절반이 지나가 있던 것이다.
아무래도 몬스터들을 빠르게 처리하고 제이콥을 제압하는 수밖에……. 진성은 더욱 속도를 내서 몬스터들을 홈런을 날렸다. 몬스터는 사방으로 날아가고 있었다.
“아무래도 우리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되겠군.”
“그렇죠?”
성 교관의 말에 박성현은 공감하듯이 대답했고, 다른 학생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포위하는 몬스터들이 줄어들자 그들도 싸우기 시작하였다.
제이콥은 포위되어 있는 그들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그들보다 더 위험한 저 강진성을 물리쳐야 했기에…….
“이 던전을 지배하지 못하면 군주님께 내가 죽는다……. 그런 일이 일어나선 안 돼!”
이 던전을 지배하고 불청객들을 죽이라는 지배의 군주 명령이 있었는데, 저 이름 모를 헌터 한 명한테 모든 계획이 망쳐지고 있었다. 이러다가 던전 장악도 못 하고 끝날 판이었다.
자신은 언제든지 내뺄 수 있었지만 이건 지배의 군주, 그분의 명령이었다. 실패하고 이 던전에서 탈출한다면 자신은 죽임을 당할 것이다.
“최후의 방법이다…….”
저 헌터를 처치하고 이 던전을 지배의 군주님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최후의 방법을 쓰는 수밖에 없었다.
제이콥은 멘탈 붕괴 상태에서 다시 원래대로 표정으로 돌아왔고 인벤에서 검은색 물질의 포션을 꺼내 벌컥 마셨다. 검은색 물질이 제이콥의 몸속으로 들어가자 마력이 폭주하기 시작하였다.
폭주의 파동으로 인해 던전이 울리자 진성은 안 좋은 기운을 느꼈다. 아주 위험한 기운이었다.
“크아아아아!!”
제이콥의 마력이 폭주를 시작하였다. 검은색 기운이 사방으로 뻗어나가 자신이 소환한 몬스터들에게 기운이 쏟아졌고 몬스터들이 힘없이 털썩 쓰러졌다. 생명이 빨리기 시작한 것이다.
“뭐……. 뭐지?”
-강진성 님. 위험합니다. 마력의 폭주는 자폭하려는 것입니다. 빨리 이곳에서 탈출해야 합니다.
“뭐야?!”
진성은 제이콥을 내버려 두고 몬스터들과 싸우는 교관 쪽을 향해 외쳤다
“빨리 탈출하세요! 이 던전은 곧 붕괴될 겁니다!”
“그게 정말인가?!”
“네, 그러니 빨리 남쪽으로 가 주세요!”
“알았네.”
성 교관은 사망한 학생들과 부상자들을 모두 데리고 남쪽으로 향했지만, 남은 몬스터들이 앞을 막아섰다. 소환사가 폭주하여 몬스터들도 더 강해진 것이다.
하지만 강진성은 그쪽으로 날아와 몬스터들을 처치했고 빨리 가라는 시늉을 하였다.
“자, 자네는?”
“이따가 탈출하겠습니다! 일단 먼저 대피하세요.”
“미, 미안하네.”
성 교관은 학생들과 보조인 이 교관과 함께 전력으로 남쪽으로 달려갔고 진성의 곁엔 친구인 성현이만 남았다.
“나라도 같이 있어 주지 뭐…….”
“아냐, 너도 가. 성현아. 위험해.”
“내가 친구를 버리고 갈 순 없지……. 난 남겠어.”
진성은 감동했지만, 자신은 언제든지 내뺄 수 있었기에 성현을 보낼 방법을 생각 중이었다.
그런 줄 모르고 성현은 ‘자. 나도 싸워 볼까?’라는 말을 하였다.
-강진성 님, 제가 옆에 포탈을 만들어 두겠습니다.
시스템이 박성현의 탈출을 도우려는 것이다.
진성은 그 말을 듣고는 성현이에게 미안하다고 말을 하며 포탈이 있는 곳으로 그를 밀었다.
“무, 무슨 소리……. 어?”
성현은 포탈에 빨려 들어갔다. 친구인 성현이 사라지고 진성은 시스템에게 고맙다고 말했고 다시 제이콥과 대치하였다.
제이콥은 폭주 상태였고 곧 터지기 직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