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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키운 작물로 레벨업-123화 (123/209)

제123화

123. 123화

성현은 진성에게 거듭 부탁했고 진성은 어차피 도와주기로 했으니 최대한 도와주겠다고 하였다. 성현의 보조로 들어온 임시 교관이지만 열심히는 해 볼 생각이었다.

임시였지만 그래도 받는 월급은 같았다. 혜택 또한 몇 가지 있는 걸로 알고 있었다.

부모님께 문자로 아카데미 교관을 한다고 말했지만, 임시라서 언제까지 한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부모님께서 아들이 아카데미 교관까지 한다고 하자 기분이 좋으신지 별다른 말은 하지 않으셨다.

“혹시나 일하다가 궁금한 거 생기면 말해 줘. 진성아.”

“어……. 그래.”

“일단 네가 내 보조니까 내 수업을 조금만 도와주면 돼.”

“구체적으로 어떤 도움?”

“그냥 내가 학생들 자리 이탈하지 않게 선 맞추는 거라든가 그런 쉬운 것들이니까 크게 걱정하지 말고.”

“알았어. 성현아.”

“일단 내가 가르치는 반이 있는데 소개하지 뭐……. 따라 와. 진성아.”

진성은 아카데미 교관이자 친구인 성현의 뒤를 묵묵히 따라갔다.

본관을 지나쳐서 별관 쪽으로 가는 길이었는데 그 길 사이에 정령 나무가 있었다. 두 번째로 방문하지만, 정령 나무는 그때와 비교해도 여전히 빛이 나면서 특별한 나무로 보였다.

진성과 성현이가 딱 정령 나무가 있는 곳을 지나치자 진성에게 알림이 하나 떴다.

-강진성 님. 아카데미에 오신 걸 환영해요.

정령 나무의 환영 알림이었던 것이다.

진성은 중얼거리면서 정령 나무의 인사를 살짝 받아주었다. 다행히 성현이는 듣지 못한 것 같다.

“자, 여기가 별관인데……. 이쪽에 내가 가르치는 반이 있거든.”

“별관도 꽤 크네?”

“뭐, 그렇지. 별관이 4층 구조이긴 한데 아마 내 반을 포함해서 10개 반 정도가 있어. 본관에는 30개의 반이 있고. 아무튼 대략 40개의 반이 있다고 생각하면 돼.”

별관에 도착해 1층을 지나 꼭대기 층인 4층까지 올라왔다.

성현의 반은 4층 전체를 사용했다. 4층 평수만 해도 대략 400평은 되어 보였다.

“자. 여기가 내가 현재 가르치고 있는 반이지……. 학생은 40명이야.”

“40명이나 가르치는 거야?”

“40명이면 적게 가르치는 거지……. 본관에는 한 개의 반마다 최소 80명이니까.”

“엄청나네…….”

“그렇지? 아무튼, 내가 가르치는 반은 뭐랄까, 종합적이야……. 던전 탐사도 가니까.”

성현은 자신의 반을 짧게나마 소개하였고 교실 문 앞에 섰다.

진성은 첫인상이 중요했기에 조금 긴장하는 눈치였다. 성현은 긴장하지 말라고 하였지만, 진성은 긴장될 수밖에 없었다.

임시 교관이라고 해도 교관은 교관이었다.

드르륵-

문을 열자 반 안에서 웅성거림이 줄어들었다. 성현이 먼저 들어왔고 긴장한 표정의 얼굴을 한 진성이 뒤늦게 들어왔다.

성현이 열고 말했다.

“아……. 오늘 혹시 결석자 있나요?”

“없습니다. 교관님!”

제일 앞줄의 한 학생이 손들면서 말했다.

“그럼 일단 출석 체크부터 하겠습니다.”

진성은 학생들에게 존댓말을 하는 성현의 모습을 보고 있었다.

저 녀석도 저런 면이 있구나. 보통 같으면 반말 쓰고도 남을 녀석인데.

아카데미 교관 자리가 자리인 만큼 성현이도 조심스럽게 존댓말하면서 교관 일을 하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출석 점검이 끝나자 성현이 말을 꺼냈다.

“제 옆에 있는 사람은 이번에 저희 반에 보조 교관으로 온 분입니다. 아, 참고로 B랭크 농부 헌터니까 그쪽에 관심이 있어서 질문이 있는 분들은 질문하시길 바랍니다.”

성현의 소개가 끝나자 진성이 앞으로 나와서 정중히 학생들에게 인사하였다.

인사가 끝나자 손뼉을 치는 학생들과 진성을 못마땅하게 보는 학생들 이렇게 두 부류가 나뉘었다. 뭐, 못마땅하게 보는 학생들 대다수는 재벌가의 자제들이었다.

“농부 헌터라고? 킄…….”

“그러게, 어디서 농부 헌터 따위가 교관을 하지?”

“저 헌터 신상 좀 알아볼까?”

대개 이렇게 말하며 진성을 무시하거나 하찮게 보고 있었다. 그들이 수군거리듯이 말해도 이미 진성과 성현에게는 아주 잘 들리고 있었다.

“자, 오늘 수업은……. 훈련용 던전에 가는 날이었나요?”

“네, 교관님!”

아까부터 앞줄의 한 학생이 계속 대답하였는데 아무래도 이 반의 반장 같은 학생인 듯 보였다.

“일단 다른 반들도 같이 가니까 다들 장비 점검부터 해 주시길 바랍니다. 1교시는 장비 점검을 하겠습니다. 2교시부터 아카데미 운동장에서 집합이니까 다들 시간 엄수 바랍니다.”

“네, 교관님!”

성현이가 손뼉을 짝 치자 다들 각자 인벤에서 자신들의 무기를 꺼내 점검 중이었다.

재벌가의 도련님들은 ‘흥! 훈련용 던전 따위, 내가 가서 쓸어 버려야지.’라는 둥 장비 점검에 대해 소홀히 하고 있었다. 그런 학생들을 뒤로하고 성현과 진성은 잠시 반에서 나왔다.

“어때? 건방진 녀석들도 있지만……. 분위기는 어때 보여?”

“나름 괜찮은 반이긴 하네. 물론 건방진 도련님들도 보이지만.”

“그래. 그들은 내 말도 듣지 않거든. 그래서 그런데 진성아, 네가 저 녀석들 군기 좀 잡아줘.”

“내가?”

“어……. 그래서 너를 추천한 거니까. 아무래도 내가 건들기에는 좀 그래서.”

“알았어. 일단 군기 잡아보는 건 해 보긴 할게.”

“고맙다. 진성아.”

어차피 1교시는 장비 점검의 시간이니 교관들의 휴게실로 향했다. 휴게실로 가 보니 다른 교관들도 많이 보였는데 진성과 성현이가 도착하자 몇몇이 진성을 쳐다보았다.

“오! 박 교관……. 자네 반은 처음으로 훈련용 던전 들어가지?”

“아……. 넵. 성 교관님.”

“그래, 일단 내 반을 잘 따라오게나. 우리는 경험이 많으니까.”

“네, 감사합니다. 성 교관님.”

“그건 그렇고 자네 옆에 있는 사람이 그 사람인가?”

“네, 새로 이번에 온 강진성이라는 친구입니다.”

“아, 안녕하세요. 이번에 임시 교관으로 온 강진성이라고 합니다. 잘 부탁하겠습니다.”

“흐음……. 자네가 그 한울기업의? 도련님답지 않게 인사성은 바르구먼.”

성 교관이 한울기업을 언급하자 떠들썩한 휴게실이 조금 조용해졌다.

한울기업은 아카데미에 기부를 제일 많이 하고 있는 기업 중 하나였다.

거기에 한울기업에 후원을 받아 활동하는 헌터와 교관들도 많았기에……. 그래서 진성을 보고 경계하는 교관들도 있었고 호의적인 교관들 그리고 무관심한 교관들. 이렇게 반응이 제각각 달랐다.

“아무튼 잘 부탁하네! 강 교관.”

“네, 잘 부탁합니다. 성 교관님.”

진성이 주변을 살펴보자 성 교관이라는 사람이 이곳에서 제일 연장자이자 헌터 랭크도 높은 사람이라는 것을 단번에 알았다. 분위기랄까 강자의 냄새가 풍겼기 때문이다.

“다른 교관님들도 잘 부탁하겠습니다. 제가 임시 교관이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신참이기 때문에 여러모로 도움을 요청할지도 모릅니다.”

“하하하, 잘 부탁합니다.”

“저, 저도요.”

일부 교관들은 진성에게 호의적이었는데 진성이 낮은 자세로 말하자 더욱 호감을 느끼고 다가와서 하나둘 말을 걸었다.

교관들 전체하고 친하게 지내지는 못하겠지만, 최소 절반 인원 이상이 진성을 좋게 보고 있는 것 같았다. 한울기업 소속의 교관들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자……. 이제 1교시가 곧 끝나가는구먼. 다들 준비하세나.”

“네, 성 교관님.”

“자자, 준비들 합시다.”

성 교관의 말에 다들 휴게실에서 쉬고 있다가 각자의 반으로 떠났다. 진성과 성현도 휴게실에서 다른 교관들과 대화를 하다가 성 교관님의 말에 벌떡 일어났다.

“박 교관?”

“네, 성 교관님!”

“그, 자네 반에 사고뭉치들……. 이번 훈련용 던전에서 사고 치지 않게 잘 감시하게나.”

“아, 알겠습니다!”

“그럼 이따가 보세.”

“네, 성 교관님.”

성현과 진성은 휴게실에서 나왔고 진성은 성현에게 물어보았다.

“그 사고뭉치들이라는 게 누구 말하는 거야?”

“아아, 그거……. 아까 내가 말했잖아. 재벌가의 도련님들……. 그 녀석들이 사고뭉치들이야! 이 아카데미 내에서도 소문난 녀석들이거든.”

“아……. 그렇구나.”

“아무튼, 진성아! 그 녀석들 감시 부탁한다! 분명히 이 녀석들 사고 칠 게 분명하거든…….”

“알았어! 걱정하지 마……. 내가 감시는 철저하게 할 테니까.”

그 재벌가의 도련님들 얘기하면서 반으로 다시 돌아왔다.

학생들은 장비 점검을 끝낸 채 교관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박 교관님. 모든 준비를 끝냈습니다.”

“네, 수고하셨습니다. 이강일 학생.”

“네, 교관님! 이제 운동장으로 집합하면 되는 건가요?”

“10분 뒤에 마지막으로 나가면 됩니다.”

“네, 알겠습니다. 교관님!”

그 10분간 학생들은 훈련용 던전에 대해 떠들고 있었다. 아무래도 성현이의 반은 던전에 가는 게 처음이라고 하니 기대감에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았다.

재벌가 도련님들은 ‘흥, 던전 따위.’ 어쩌고저쩌고하면서 말을 하고 있었다.

“아, 진성아. 일단 이 프린트 받아라.”

“어? 이게 뭔데.”

“우리 반 학생들 신상 정보야! 그래 봤자 이름하고 헌터 랭크뿐이지만.”

“어, 고마워. 성현아.”

“이름 외우는 데 좀 걸리겠지만…….”

진성은 종이를 받아 들고 학생들의 얼굴과 이름들을 외우고 있었다.

어느새 10분이 지나가고 성현의 손짓 아래 앞줄 학생들의 먼저 나오고 그다음 줄 그리고 마지막 줄의 사고뭉치들이 순순히 나와서 성현의 지도로 운동장으로 향했다.

진성은 마지막 줄 뒤로 따라가면서 이탈하는 학생이 있는지 살펴봤다. 다행히 아직은 이탈하지 않고 순순히 따라가는 사고뭉치 도련님들이었다.

별관에서 본관의 운동장으로 향했다. 운동장에는 본관의 일부 학생들과 별관 전체 학생들이 집결하였다. 별관의 학생만 400명, 본관 100명, 총 500명이었고, 교관만 40명이나 참가했다.

그중 성 교관이라는 사람이 총 교관인듯하였다. 헌터 랭크로는 AA랭크 무투가라고 한다.

교관들이 각자의 반을 점검하면서 인원을 확인했고, 모든 인원이 집결하자 성 교관이 출발하라는 신호를 내렸다. 운동장에 있는 텔포 기계를 타고 가는 것이었다.

이 500명 이상의 인원이 다 들어갈 수 있는 던전이 있는 건 아니다. 아카데미 훈련용 던전은 국내에 총 100개가 넘었는데 그중 여의도 공원에 있는 던전 다섯 개를 이용하는 것이었다.

반 2~3개가 1팀이 되어서 움직이는 거라 큰 위험은 없었다. 대규모 인원이 텔포를 타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여의도 공원에 도착하자 바글바글했던 것이다.

“어? 저 인원은 뭐지?”

여의도 공원에서 산책하던 일반인들이 대규모 인원이 약간 놀랐는데 아카데미 학생들인 것을 보고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하지만 대규모 훈련은 처음이라 흥미롭게 바라보기는 하였다.

성현의 반은 제일 마지막에 들어갔는데 성 교관에게 불려갔다 온 성현이 진성에게 말을 전했다.

“그, 진성아. 보조 교관은 안 들어가도 된대. 던전.”

“어! 그래?”

“거기에 너는 첫날이잖아. 그래서 그런지 성 교관님하고 학장님이 반대하셨대.”

“아……. 그러면 어쩔 수 없지.”

“그냥 여기에 대기하고 있어.”

“그래, 조심히 잘 갔다 와.”

어차피 E~F급 던전이었고 큰 위험은 없으리라 생각하는 진성이었던 터라 던전에 못 들어가는 건 아쉽지만, 여의도 공원에 그냥 있기 그래서 운동이나 할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의도 공원의 던전은 다섯 개인데 그걸 다 아카데미에서 쓰고 있다 보니 여의도에 거주하는 일부 헌터들이 불만은 많았다.

여의도 공원에 도착한 반 순서대로 팀을 이루어 던전에 들어갔다. 500명의 인원 중 절반에 해당하는 인원이 다섯 개 던전에 들어가고 시간이 조금 흐른 뒤 나왔다.

대기인원이 줄어들었고 어느새 성현의 반이 들어갈 차례가 왔다. 성 교관님 쪽의 반과 같이 들어가는데 교관은 3명, 학생은 두 반을 합쳐서 100명이었다.

“진성아~ 이따가 보자.”

“그래.”

성현은 들어가기 전에 진성에게 이따가 보자는 말을 남기고 학생들을 인솔해서 E급 던전으로 들어갔다.

그들이 들어가자마자 진성은 하품하며 던전 근처 휴게실에서 쉬고 있었다.

휴게실에는 이미 선발대로 들어갔다 나온 다른 교관들도 있었기에 그들이 이야기하는 것을 들으면서 여의도 던전에 대해 검색했다.

어떤 던전들이 있는지 살펴보려는 것뿐이었다. 자신은 던전을 들어가 보지 못한 터라 안쪽 던전 상황이 궁금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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