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가 키운 작물로 레벨업-119화 (119/209)

제119화

119. 119화

“웬 대머리 헌터들이지?”

한 경찰관은 쓰러져 있는 헌터들을 보며 웃음이 터져 나오는 걸 간신히 참으며 현장 정리를 지시했고, 경찰관도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으며 현장 주변을 정리하거나 구경하였다.

그들이 웃은 건 자연스러운 탈모 현상이 아닌 걸 발견하였기 때문이다. 주변에 약병이 깨진 게 널려 있었다.

이 사건이 끝난 후, 누군가 이 악당들을 탈모화 진행하는 약으로 정의를 실행한 것이라며 알음알음 도시 괴담으로 퍼지기 시작했다.

이 사건을 들은 파멸의 군주 박주원은 오히려 웃었다. 강진성의 이름을 중얼거리면서 웃기는 사건이 생겼다고 말했다.

진성에 의해 대머리가 되어버린 조은성 헌터를 포함한 약 60여 명의 헌터는 현재 대한민국 경찰에 의해 헌터 교도소로 갇혀 있었고 조은성 헌터는 정신을 차리자마자 이를 갈았다고 한다.

겨우 애송이인 진성에게 졌다며 엄청 화를 냈지만, 이미 경찰들에게 붙잡혔고 이곳에서 나갈 방법이 없었던 터라 교도소에 갇혀 있을 뿐이었다.

파멸의 군주는 조은성 헌터를 교도소에서 꺼내주지 않았다. 이미 어둠의 씨앗을 빼앗긴 자였고 방심하다가 강진성에게 졌기에 실망한 것이다.

* * *

한편, 자신의 집으로 돌아간 진성은…….

“시스템! 퀘스트도 끝났는데 이제 슬슬 보상 줄 때가 되지 않았어?”

진성은 시스템에게 보상을 달라고 보채고 있었다. 그런 진성에게 시스템은 기다렸다는 듯이 말을 하였다.

-세계수의 성장 퀘스트를 완벽하게 마무리하였으므로 보상을 드리겠습니다. 일단 세계수의 앞으로 가서 서주세요. 강진성 님.

“알았어, 세계수 앞으로 가면 되는 거지?”

-네, 그렇습니다. 진성 님.

시스템의 말에 진성은 집에서 나와 자신의 밭으로 향했다.

퀘스트를 겨우 3시간 만에 끝내서 그런지 시간은 아직 오후 5시밖에 되지 않았다. 진성이 밭으로 들어오자 아이린과 세린이가 진성을 맞이하였다.

“아빠!”

“진성 님!”

“왜 나와 있어?”

“아빠. 퀘스트 수고하셨어요.”

“그래. 세린아, 고마워.”

진성은 세린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마음의 치유를 하였다. 조금 전에 너무 대머리들만 봐서 그런지 속이 울렁거렸는데 세린이를 보자 울렁거리던 게 없어지고 편안해졌다.

세린이를 쓰다듬으면서 아이린에게 ‘다녀왔어!’라고 말을 하였다.

“수고하셨습니다. 진성 님.”

“그래……. 이제 이 퀘스트를 완료했으니까 두 번째 종족이 오는 게 분명하겠지?”

“네. 진성 님도 그 종족을 만나면 흥미로워할 거예요.”

“대체 어느 종족이길래…….”

아이린이 대답하려고 하자 진성은 ‘아냐, 됐어. 어차피 곧 볼 텐데…….’라고 말렸다. 미리 스포 당하기 싫은 진성이었다. 그저 ‘이제 세계수의 앞으로 갈까?’라고 화제를 돌렸다.

“시스템님께서 세계수의 앞으로 오라고 말씀하셨나요?”

“그래.”

“네, 알겠어요. 그러면 같이 세계수의 앞으로 가요.”

진성은 아이린과 세린이를 대동하고 시스템이 얘기한 세계수의 앞에 도달하였다.

세계수는 언제봐도 웅장하였다. 대체 얼마나 더 커질는지는 아무도 알 수가 없었다.

“여전히 볼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꽤 크네.”

“세계수니까요.”

“자, 시스템! 나 왔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진성 님. 오늘 퀘스트를 진지하게 임하고 완료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어둠의 씨앗 중급 1개와 세계수의 파편 30개를 완전히 추출하였으므로 특별한 보상을 드리겠습니다.

“그래……. 줄 거면 빨리 줘. 나도 꽤 궁금하거든.”

-네, 그럼 잠시, 세계수의 성장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시스템의 말이 끝나자마자 세계수에서 강렬한 황금색의 기운이 퍼지더니 진성의 밭 전체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엘프들의 거주지도 영향을 받았으나 약한 지진이었고 엘프들은 ‘세계수가 드디어 성장하는구나!’ 하면서 좋아하고 있었다. 다른 작물들도 지진을 느꼈지만, 전혀 동요하지 않고 있었다.

지진은 오직 진성의 밭에서만 이루어졌고 그 외의 땅은 매우 조용하였다.

진성은 세계수의 밝은 빛에 눈을 감아 버렸다. 또 눈뽕을 당하기 싫어서였다.

세계수는 약 10분이 지나자 더욱 커졌다.

“와……. 이 정도면 지구 대기권을 뚫겠는데?”

진성은 감탄하면서 성장을 마친 세계수를 바라보았다.

아까 성장하기 전에는 그래도 끝이 보이긴 했는데 방금의 성장 덕분에 더욱 세계수가 길어지고 넓어져 끝이 안 보였던 것이다.

대체 얼마나 성장한 것일까?

-세계수의 성장이 완료되었습니다.

진성은 알림 메시지를 보곤 바로 세계수의 정보 창을 열어 보았다.

[이름:세계수 Lv.70

등급:플래티넘

특징:지구 최초의 세계수

생각:성장 4단계 완료!

효과:세계수의 효과로 농부 헌터 강진성의 토지 30,000평은 성장 속도 100배 증가 및 모든 작물은 어떤 상황에서도 다 보호받는다.(재해, 병해충 등 보호)

패시브:세계수의 장벽(세계수는 현재 위치의 즉 30,000평의 땅을 장벽으로 보호합니다.) 퀘스트로 인한 피해는 보호 불가능하나 빠른 회복 가능. 레벨 50이 되었으므로 이제 세계수의 주민들이 성장합니다. 레벨 60이 되었으므로 세계수의 과거 주민이었던 자들이 세계수를 보려고 찾아옵니다. 레벨 70이 되었으므로 세계수의 과거 주민이었던 두 번째 종족이 세계수를 보려고 찾아옵니다.]

“바뀐 건 레벨업뿐인가……. 아니지, 겉으로도 변했으니까! 어떤 종족이 찾아올까? 궁금하네.”

진성은 웅장한 세계수를 바라보며 세계수를 찾아올 두 번째 종족이 누구일지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시스템! 세계수도 성장했는데, 내 레벨업도 오랜만에 진행하는 거지? 그리고 특별한 보상도 있다면서?”

-네, 강진성 님은 오랜만에 레벨업을 하시는 겁니다. 그리고 보상은 천천히 기다려 주세요. 곧 지급하겠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10

진성은 레벨이 올랐다는 알림을 보고 상태 창을 열었다. 새로운 스킬이나 패시브가 생겼는지 확인하고자 연 것이다.

[이름:강진성

나이:25

레벨:80

랭크:B

명성도:5,800

직업:중급 농부

칭호:세계수의 가호를 받는 자+정령 나무의 주인

능력치:힘 75 민첩 95 마력 8,500 체력 8,500

고유스킬:황금손(작물의 성장을 50배 빠르게 적용합니다.)

(작물의 성장 속도 조절 때문에 1배로 적용되었습니다.)

세계수의 가호(+체력 500 마력 500)

정령 나무의 주인(정령 친화력 Up)

패시브:동식물 등의 정보를 더 자세히 파악할 수 있습니다.]

“아……. 레벨밖에 안 올랐네…….”

약간 실망한 진성이었다. 새로운 스킬이 생기면 써 보고 싶었던 것이다.

“시스템이 뭘 줄지는 모르겠지만, 그 특별한 보상이라는 것을 기대해 볼까?”

진성은 빨리 특별한 보상이 받고 싶어졌다. 그래서 시스템을 재촉했다.

-시스템의 특별한 보상이 중급 농부 강진성 님의 인벤에 입고되었습니다.

“오! 특별한 보상이……. 과연!”

진성은 인벤 창을 열었고 스윽 찾아보니 ???이라고 되어 있는 상자가 보였던 것이다.

“이거 랜덤 상자인 건가? 겨우 이거 하나라고?”

진성은 꽤 실망한 표정이었으나 일단 상자를 열어 보기로 하였다. 아이린과 세린이가 ‘한번 열어 보세요!’라고 해서 진성은 그 자리에서 개봉하였다.

상자를 열자마자 역시 진성에게 눈뽕을 선사하는 강렬한 빛이 새어 나왔다. 하지만 진성은 바로 눈을 감아 버렸다.

빛이 끝나고 눈을 살짝 떠보니 여러 가지 아이템이 나온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어디 보자…….”

그 상자에서 나온 물건은 토지 확장권 (5,000평) 한 장과 ???의 지도 한 장, 랜덤 보상이라고 적힌 종이가 두 장이 나온 것이다.

“어라? 지도는 뭐고, 랜덤 보상 종이는 뭐지?”

일단 토지 확장권이야 새로운 종족이 자신의 세계수에게 방문하니까 그들에게 사용하면 되는 건데, ???의 지도는 처음 보는 것이 아니었다.

저번에 디펜스 퀘스트 때도 지도 한 장을 입수했기에 아마 같은 거라고 예상하고 있던 진성이었다.

“그 지도……. 아빠! 디펜스 퀘스트 때 입수한 지도와 합쳐보세요.”

“아! 설마 반쪽짜리였나? 두 장 다!”

진성은 세린이의 말대로 인벤에 잠들어 있던 디펜스 때 얻은 지도를 꺼내 둘을 합쳐보니 강렬한 무지개색의 빛이 나오면서 완전한 지도 한 장으로 합쳐졌다.

“오! 이게 이렇게 되네.”

진성은 지도의 정보 창을 확인해 보았다.

[이름:???의 보물 지도

등급:?

특징:굉장한 보물이 잠들어 있는 지도다.]

“뭐지……. 중급 농부라서 못 보는 건가? 아니면 원래 알 수 없는 지도인 걸까?”

진성의 말에 시스템은 친절하게 답변을 해 주었다.

-진성 님이 상급 농부가 되시면 알 수 없는 지도들의 이름이 보이게 됩니다. 앞으로 찾아올 두 번째 종족의 도움을 받으세요. 그 지도에 관해 잘 알고 있는 종족입니다.

“그래? 어차피 곧 그들이 올 거니까 오면 물어봐야겠네……. 일단 인벤에 잘 모셔둬야겠다.”

알 수 없는 지도를 인벤에 넣고는 이제 남은 건 랜덤 보상의 종이 두 장이었다.

이건 대체 뭘까? 그냥 종이를 찢으면 되는 건가?

-말 그대로 랜덤 보상의 종이입니다. 찢어서 사용하면 됩니다. 진성 님. 어서 사용하시길 바랍니다.

“이거 제한 시간이라도 있어?”

-그건 아니지만 특별한 보상을 원하신다면 그 종이를 찢으시는 게 좋습니다. 두 장 다 쓰셔도 되고 한 장만 쓰셔도 됩니다.

“뭐, 두 장 다 찢어보면 알겠지.”

진성은 랜덤 보상에서 제발 좋은 것이 나오기를 빌면서 종이 두 장을 동시에 찢었다.

그러자 역시나 진성의 기대를 배신하지 않고 엄청난 빛이 뿜어져 나와 진성의 눈에 강렬한 빛을 선사하였다.

“으윽……. 왜 자꾸 빛이 나오는 거냐. 아, 눈 아프네.”

이놈의 보상들은 하나같이 진성을 괴롭히는 걸 좋아하는지 강렬한 빛으로 진성의 눈을 괴롭혔다. 아무리 진성이 적응되어 있다고 해도 아픈 건 아픈 거다.

빛이 점차 줄어들었고 진성의 눈앞에 뜬 알림은 두 가지였다.

-퀘스트:성장 퀘스트 2

등급:S+이상

세계수의 세 번째 성장을 위한 재료 모으기입니다.

재료:세계수의 파편 100개, 어둠의 씨앗 3개

특징:열심히 노력해 주세요. 진성 님.

-퀘스트:디펜스 퀘스트 1

등급:AA이상

진성 님의 성장을 위한 디펜스 퀘스트입니다.

특징:새로운 몬스터 군단이 진성 님의 밭을 3일 후에 침공합니다. 노력해 주세요. 진성 님.

“아……?”

자신이 잘못 본 건가 하면서도 다시 눈을 비비고 쳐다봐도 알림은 그대로였다.

“시스템……. 장난하냐?”

-진성 님이 원하던 특별한 보상이 이게 아니었나요?

역시 시스템인 건가……. 내가 원하는 특별한 보상이 이게 아닌 것을 잘 알 텐데 이걸로 날 괴롭혀 보겠다고? 너무하잖아…….

“너무한 거 아니냐? 아무리 이번 퀘스트를 금방 끝냈다고 하지만…….”

-강진성 님은 제가 선택한 분입니다. 앞으로도 분발하세요!

이 시스템이 날 어디까지 굴리려고 하는지 모르겠지만……. 이건 아니지!

두 알림에 진성은 나라 잃은 표정이었다. 정말 화가 나기도 하고 어이가 없다고 해야 할까?

물론 시스템이 진성의 성장을 위해 도와주는 것이라고 하지만, 이건 너무하지……. 한 번에 두 개의 퀘스트를 준다고? 기한이 없는 건 좋지만……. 하아.

자신을 가만히 놔두지 않는 시스템이었다.

“괜찮아요! 아빠. 디펜스 때 저도 열심히 도울 거니까요!”

“저도 돕겠습니다. 진성 님. 힘내세요!”

아이린과 세린의 격려였다. 하지만 진성은 할 말을 잃었다.

악독한 시스템은 속으로 엄청 웃고 있겠지.

“어? 진성 님. 잘 갔다 오셨나요?”

그 와중에 고라니 고강한은 세계수를 지나가다가 가만히 서 있는 진성을 발견하고는 웃으면서 다가왔다.

그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다가오는 강한이를 보며 진성은 아무 반응을 하지 않았다.

“퀘스트 안 좋게 끝난 건가요?”

“아니…….”

“그 제가 드렸던 샘플과 탈모화 약은 어땠나요? 첫 사용 후기 얘기해 주세요.”

고라니 고강한은 참으로 눈치도 없게 진성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 진성이 아무 대답도 하지 않자 강한이는 갸우뚱거리며 진성 옆에 있는 아이린에게 물어보았다.

“진성 님이 대체 왜 저러시는 거죠?”

“아……. 그런 일이 좀 있어요.”

“아! 그런가요? 무슨 일인지 몰라도 진성 님에게 힘내라고 말해 주세요.”

“네, 감사해요. 고강한 씨.”

“네네, 저는 이만 갑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고라니 고강한은 그 자리를 떠났다.

아직도 두 개의 퀘스트 알림에 충격을 받은 진성만 우두커니 서 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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