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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키운 작물로 레벨업-117화 (117/209)

제117화

117. 117화

“왜 어둠의 씨앗 하급을 받은 자들에서 세계수 파편을 추출할 수 있는 거야? 애초에 말이 안 되잖아. 그들이 세계수와 관련이 있는 것도 아닌데…….”

-그 질문까지는 대답해 드리겠습니다. 진성 님.

“그래. 정말 순수하게 궁금해서 그래…….”

진성은 시스템이 어떤 말을 해 줄까 기대하는 눈치였다. 너무도 궁금했기 때문이다.

퀘스트를 처음에 받았을 때는 별생각이 없었는데 그들이 세계수와 관련이 없는데 왜 시스템은 그들의 몸에서 세계수의 파편을 얻을 수 있다는 걸까?

-그것은 바로 어둠의 씨앗이 진성 님의 세계수로 만들어진 씨앗이기 때문입니다.

“그게 무슨 말이야? 세계수는 현재 내 밭에 있는 게 최초 아니었어?”

-맞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진성 님이 저에게 선택받기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그전에는 다른 세계에도 세계수가 존재했습니다. 그 세계수가 그들에게 파괴되고 그들은 파괴된 세계수의 나무로 씨앗이라는 것을 만들어냈습니다.

“그럼 내 밭에 있는 세계수와 그 평행세계 세계수는 같은 존재야? 아니면 뭐야?”

-같은 존재이기도 하면서 다른 존재입니다.

“대체 무슨 말인지 모르겠네.”

진성은 이해하지 못했다. 같은 존재면서 다른 존재라니…….

-세계수에게도 영혼이 존재합니다. 그 평행세계 세계수는 비록 파괴됐지만, 진성 님의 세계수와 같은 영혼을 공유합니다. 즉 몸은 다르나 영혼이 같은 것입니다. 군주들이 노리는 것 중에도 하나가 진성 님의 밭에 있는 세계수입니다.

“아……. 그런 말이었구나. 몸은 다르지만, 영혼은 같다라……. 무슨 형제 같은 건가?”

그래서 시스템이 같은 존재이지만 다른 존재라고 표현한 거구나.

-그럼 이제는 질문할 것이 없습니까? 진성 님.

“아직은 이 정도만 있는 거 같아……. 아무튼, 대답 고맙다. 난 해 주지 않을 거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의외로 해 주네?”

-전 진성 님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존재하는 시스템입니다. 그러니 제 말을 잘 들어야 합니다.

“그래, 그래. 알았다고.”

진성은 빌딩 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조금 떨어져서 지켜봤다. 빌딩의 입구를 헌터 몇몇이 지키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아무래도 경계가 삼엄한데……. 저기 대체 뭐 하는 곳이길래 60명이나 되는 인원이 상주하는 곳이지?”

진성은 XX 빌딩의 정체가 궁금해졌다.

자신이야 여기서 한 번에 퀘스트를 마칠 재료를 수집할 수 있어서 고마운데 문제는 그들의 정체가 뭔지, 이 찜찜함은 뭔지, 너무도 궁금해지고 있었다.

진성이 머뭇거리면서 들어가지 않자 시스템이 진성을 재촉했다.

-진성 님. 빨리 들어가셔서 재료를 구하시길 바랍니다.

“아, 알았다고! 근데 왜 이리 재촉하냐? 의심이 드는데?”

-진성 님이 무서워서 안 들어가는 거라고 저는 보겠습니다.

“무섭다니. 내가?”

시스템은 진성의 성질을 제대로 긁고 있었다. 자꾸 진성에게 가서 그들을 처리하고 파편을 추출하라고 하는데 계속 재촉하는 것을 보니 의심스러워졌다. 시스템과 관련이 있는 건가? 라는 생각조차 들게 하고 있었다.

“좀 가만히 놔둬 봐. 잠깐 생각 좀 하자. 시스템.”

진성은 혹시나 그들 외에 다른 적이 더 있는지 살펴보았다. 조심스럽게 진행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자꾸 시스템이 건들자 진성은 슬슬 짜증이 나고 있었다.

“입구에 헌터가……. 다섯 명이네.”

입구에 혹시 간부가 있나 살펴보았지만 없었다. 일반 헌터들뿐이었고, 저들의 경지는 모르겠지만, 최소 B 또는 A랭크라고 생각해야 할 듯싶었다.

어둠의 씨앗이 심긴 자는 한 단계 또는 두 단계 이상 바로 올라간다는데 노력하는 자들보다 더 빠르게 올라가니 불공평한 일이었다.

“빠르게 오늘 일 끝내고 퀘스트 끝내자.”

진성은 ‘에라, 모르겠다.’ 말하고는 시스템이 원하는 대로 움직여주었다. 빠르게 입구 쪽으로 자신이 애용하는 무기 삽을 들고 뛰어갔다.

갑자기 어디서 한 인물이 나타나서 자신들에게 달려오자 입구를 지키고 있던 헌터들이 ‘누구냐!’ 하면서 각자의 무기를 꺼내 진성에게 휘둘렀다.

보통 건물이었다면 ‘개인 사유지입니다.’ 또는 여러 이유를 대며 침입자를 막았을 텐데 확실히 뒤가 구린 장소 다 보니까 침입자가 노숙자든 일반인이든 무조건 위협하거나 두들겨 패서 내쫓았던 것이다.

“저, 적이다! 빨리 호출기 눌러!”

5명 중 한 명은 바로 호출기를 눌렀고 진성은 호출기를 누른 헌터는 무시하고 삽을 휘둘러 그들을 두들겼다.

한 방, 한 방의 묵직한 공격에 입구를 지키고 있던 헌터들은 반항 한 번 못 해 보고는 쓰러져 나갔다. 날아간 헌터들은 주변에 널브러져 있었다.

“이제 입구는 클리어……. 그 호출기 누른 헌터를 제지하지 못한 건 아쉽지만……. 어차피 다 처리할 거니까.”

-강진성 님. 쓰러진 헌터가 호출기를 눌렀으니 건물에 있는 인원들은 진성 님의 존재를 알았을 겁니다. 또 다른 지원군이 오기 전에 빠르게 처리하고 이곳에서 벗어나세요.

“네가 말하지 않아도 잘 알고 있어!”

진성은 빠르게 1층으로 들어왔고 자신의 앞길을 막는 자가 없자 2층으로 올라갔다.

아직 건물이 완공되기 전이라서 그런지 엘리베이터가 오작동이 많았다. 그래서 진성은 귀찮지만, 계단으로 이동하기로 한 것이다.

“시스템……. 적들이 몇 층, 몇 층에 있는지 알려줄 수 있어?”

진성이 벌써 5층까지 올라왔는데 입구 외에는 전혀 보이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10층에 20명, 19층에 35명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적들은 진성 님을 강한 헌터로 인식하여 그렇게 모여 있는 것 같습니다.

“정보 고마워. 시스템.”

진성은 시스템이 계속해서 친절하게 정보를 알려주자 ‘이 녀석, 대체 무슨 바람이 불어서 나에게 알려주는 걸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진성은 빠르게 10층에 도착하였다.

10층을 지나치려고 했으나 세계수의 파편 때문에 그들을 쓰러뜨려야 했다.

아까 입구에서 5명을 쓰러뜨렸는데 세계수의 파편이 단 한 개도 추출이 안 된 것이다. 그럼 모여 있는 사람 중에 추출이 된다는 말이었는데……. 10층에 모여 있는 20명의 먹잇감을 지나칠 수가 없었다.

“넌 누구냐! 누구길래 조은성 보스의 사업장을 건드리는 거지?”

헌터 한 명이 진성에게 소리쳤다.

“조은성?”

진성은 그 이름을 어디선가 들어봤다. 아니, 이하늘 대통령을 만날 때 본 것 같았다.

그럼 그때 봤던 조은성 헌터가 어둠의 씨앗을 받은 자? 파멸의 군주와 관련이 있구나! 이하늘 대통령도 관련이 있을까?

그런 생각이 복잡하게 들고 있는 진성이었다.

“누군지 알 거 없고……. 그냥 쉽게 가자.”

진성은 그들에게 말했다.

그 헌터들 중 헌터들 세계에서도 이름 좀 날리고 있던 이들도 있었는데 갑자기 이런 취급을 받자 화가 난 것이다.

헌터가 된 지 얼마 안 된 애송이 같아 보이는데 다굴에는 장사가 없다는 걸 보여줘야 할 것 같았다.

“한 번에 쳐라!”

한 헌터의 말에 20명이 동시에 진성에게 달려들었다.

하지만, 진성의 눈에는 그들의 움직임이 아주 천천히 달려오는 것으로 보였다. 즉 자신과 비슷한 B랭크거나 C랭크 헌터로 보였다.

“아 아이템을 써 봐야겠다.”

진성은 그들이 달려오는 거와 별개로 고라니 고강한이 준 아이템을 써 봐야겠다며 인벤에서 그 위험한 아이템 20개를 꺼냈다.

“이걸 던지면 되려나? 아니면 깨서 던질까? 어차피 나한테는 효과 없는 물건이니까.”

진성이 키운 작물에서 나온 아이템들은 소유자인 진성에게 효과를 주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공격성이 있는 아이템들은 진성에게 효과가 없는 것이다.

탈모를 받아라 액체가 든 병 20개에 금을 낸 후 달려오는 그들에게 던졌다. 금이 간 유리병은 날아가면서 더욱 균열이 생기고 깨져 사방으로 액체가 휘날렸다.

진성은 아무리 자신에게 효과가 없는 아이템이라지만 그래도 찝찝한 아이템인지라 뒤로 물러섰다.

적들은 액체를 피하려고 했지만 10층 자체가 워낙 좁은 곳이어서 몸에 몇 방울씩은 튀었다.

“어! 이게 뭐지.”

“대, 대체 이게 무슨 액체지?”

“이봐! 너 이거 독이냐?!”

헌터들은 당황했다. 그가 독이 든 병을 깨서 자신들에게 던진 것으로 생각하고는 자신들의 인벤에 있던 해독제를 마시거나 상태 이상 없애는 포션을 먹거나 난리를 치고 있었다.

하지만 진성 그저 지켜보기만 하였다. 독을 뿌린 것이라고 생각하는 그들은 자신들이 각종 포션을 먹을 때 그가 공격하지 않자 의문이 들었다.

“3, 2, 1!”

진성은 딱 3초를 셌다. 그리고 3초가 다 지나자 20명 헌터의 머리에서 머리카락들이 스스로 빠지고 있었다.

어떤 헌터는 독이 해독된 줄 알고 진성에게 ‘바보 아니냐!’ 하면서 비웃었는데 진성이 손가락으로 그 헌터의 머리를 가리켰다. 다른 헌터들이 그 헌터의 머리를 보았고, 머리카락이 한 움큼씩 빠지는 걸 발견했다.

“어, 어?”

“저, 저게 뭐야!!”

한 동료의 머리카락이 빠지자 설마 하는 생각에 다들 자신의 머리를 만져보았다. 그들의 머리카락도 우수수 떨어지기 시작했다.

“으아아악!! 내 머리.”

“아, 안 돼! 탈모라니 으헝헝헝.”

다들 이미 정신이 붕괴하고 있었다. 그리고 몇 초가 더 지나자 그들은 반짝반짝 대머리가 되었다.

진성은 너무도 웃겨서 웃어버렸다. 머리카락이 다 빠지자 마치 나라 잃은 표정을 하고는 주저앉아 있었다. 절망에 빠진 그들이었다.

“진짜 무시무시한 아이템이네…….”

자신에게 효과는 없다지만 탈모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확인하였기에 침을 꿀꺽 삼킨 것이다. 자신이 아이템 보관을 잘못하면 자신의 친구나 지인들이 이런 일을 당할지 모르는 것이다.

이런 아이템은 절대로 경매장에 팔지 않고 자신만 가지고 있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슬슬 파편 알림이 뜨려나?”

이미 전의를 상실해 버린 20명의 헌터를 놔두고 진성은 그 현장을 빠져나왔다.

20명의 대머리를 보고 있자니 웃음이 터져 나올 것 같아 빠르게 현장을 벗어난 것이다.

15층 비상구 계단까지 올라온 진성은 시스템에게 말했다.

“시스템! 그들을 쓰러뜨리지 않았지만 20명을 해치웠는데 세계수의 파편 지급 가능해?”

-네, 가능합니다. 그들이 전투 의지를 상실해 버렸기 때문에 세계수의 파편 10개를 지급하겠습니다.

“오! 열 개나 주네……. 19층에 있는 35명만 전투 의지를 없애면 나머지 20개를 얻는 건가?”

-세계수의 파편 10개를 획득하였습니다.

라는 알림이 뜨자마자 진성은 인벤을 열어 확인해 보았다. 파편 10개가 들어 온 것을 확인하고는 ‘이제 19층으로 가 볼까나?’라고 말하면서 여유를 부리면서 천천히 올라가고 있었다.

19층에 도착해 문을 조심스럽게 열어 봤는데 진짜 35명의 헌터들이 진성을 노려보면서 기다리고 있던 것이다.

“후……. 여기만 후딱 처리하고 빨리 20층 가서 그 간부나 쓰러뜨려야겠다.”

진성의 중얼거림을 들었을까? 19층에 있는 헌터들은 더욱 전투 의지를 불태웠다.

감히 20층에 있는 자신의 보스를 치겠다고?

안 그래도 저번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이들에게 허무하게 당해서 찝찝했는데 이 한 명이라도 막지 못하면 망신을 당할 판이었다.

“우리를 얕보다니! 후회하게 해 주마……. 쳐라!”

아까와 똑같은 패턴이었다. 진성은 하품하며 35개의 병을 살짝 금 가게 만든 후 던졌다. 이곳 공간도 좁은 편이라서 다 피하지 못할 것이다.

“도, 독이다! 조심해라!”

한 헌터가 35개의 병이 날아오자 독으로 판단하고는 자신의 동료에게 피하라고 외쳤다. 그 말을 들은 헌터들은 방패 등을 인벤에서 꺼내 막았다.

병이 깨지면서 액체를 맞은 자들도 다수였지만 독으로 알고 있었기에 다들 해독제나 상태 이상 해제 포션을 먹고 있던 것이다.

독을 맞지 않은 자는 7명이나 되었다. 진성은 그것을 보곤 더 던질지 말지 고민이 되었다.

“잡히기만 해 봐라! 두드려 패 주마!”

“독 따위는 안 통한다!”

진성은 아까와 같이 3초를 세었다.

액체를 맞은 헌터들의 머리카락이 엄청난 속도로 빠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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