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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키운 작물로 레벨업-109화 (109/209)

제109화

109. 109화

그런 박주원의 옆에는 한 헌터가 자리를 지키고 있었는데 박주원을 호위하는 니엘이라는 이름을 가진 AAA랭크의 여성 헌터였다. 독일 출신의 헌터였고 박주원에게 충성을 맹세한 헌터였다.

검을 엄청 빠르게 쓰며, 굉장히 잔인하다는 소문이 나 있는 헌터였는데, 그런 그녀가 박주원을 만나자마자 경외심을 느끼고 충성을 바쳤고 자신의 해당 소속인 헌터 팀을 몰살시켰다. 목격자도 남기지 않고 독일에서 사라진 것처럼 없앤 것이다.

“니엘. 방금 이한나 헌터를 봤을 텐데 제압 가능해?”

“네. 가능해요. S랭크에 오른 지 얼마 안 돼 보였어요. 그런 애송이라면 충분히 제압 가능해요.”

“그래……. 그런가.”

박주원은 그저 그 공터에 서서 자신이 나온 저택 쪽 방향을 쳐다보고 있었다.

“서서히 아주 천천히 괴롭혀 주지……. 강진성.”

주원은 잠깐 중얼거렸고 삼보 전자 헌터들을 데리고 그 장소에서 떠났다.

가평 저택에서는 점점 분위기가 무르익었고 잠깐 참석했던 인사들은 모두 떠나고 남을 사람만 남았는데 대부분 한울기업과 우호적인 기업인들 또는 한울기업 소속 직원들이었다.

100명 아니, 200명이 넘는 손님 중에 남은 건 70여 명뿐이었고 나머지는 급히 일이 생겨 이탈하거나 진성이라는 정보를 얻은 뒤 바로 떠난 자들이었다.

“진성이는 아직도 저택에 있나 보네.”

시우는 주변을 둘러보니 친구는 보이지 않고 그저 알음알음 아는 기업인들만 보이자 그렇게 말한 것이다.

“네, 도련님. 친구분은 저택 안에서 아직도 나오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뭐, 피곤할 만하지…….”

시우도 자신에게 배정받은 저택 방으로 갈까? 생각하던 와중에 자신을 부르는 이가 있어서 그곳을 쳐다보았다.

“어? 이시우…….”

“오랜만이네.”

시우는 자신을 부르는 이를 보자 과거에 교류했던 동성 전자 성예준이라는 것을 단번에 알았다.

“너도 참가했었구나.”

“그렇지 뭐…….”

성예준과는 그렇게 친한 게 아니라서 조금 어색한 분위기였다.

성예준 또한 분위기가 어색한 것은 잘 알고 있었다. 한울기업과 친하게 지낼 겸, 둘러보고 오라는 아버지의 명령 때문에 돌아가지 않고 남아 있었던 것이다.

박주원과 이승우는 현장에서 먼저 떠난 뒤였고 혼자 남아 현장을 둘러보니 마침 친분이 있었던 시우를 발견하여 이렇게 말을 걸어본 것이다.

말을 걸긴 걸었지만 그렇게 크게 친한 것도 아니었기에 조금 어색한 분위기가 흘러갈 수밖에 없었다.

“그나저나 조금 어색하기는 한데……. 그, 잘 지냈냐?”

“어……. 그럭저럭.”

여전히 어색한 대화였다. 무슨 말부터 해야 할지 몰랐기 때문이다. 그저 말을 해 봤자 일 얘기뿐이었기에 둘 사이에 적막함이 흘러가고 있었다.

꽤 어색한 상황이 계속해서 흘러갔고 시우에게 마침 전화가 왔다.

“잠시만……. 전화 왔거든.”

“어……. 그래.”

시우는 잠시 양해를 구하고 전화를 받아 보았다.

-그래, 시우야. 가서 잘 즐기고 있는 거냐?

“네……. 그럭저럭이요. 아버지.”

-혹시 그 자리에 네 형인 진호가 가 있지 않더냐?

“네? 진호 형은 또 왜요?”

-그 녀석이 요즘 수상하다는 첩보가 온 터라……. 혹시나 그곳에 갔는지 물어보는 거다.

“아뇨……. 제가 둘러봤지만 진호 형은 없었어요…….”

-그래? 다행이구나. 혹시 진호를 발견하면 바로 즉시 나에게 전화 주길 바란다.

“네, 아버지. 걱정하지 마세요.”

-그래. 그럼 잘 쉬다 오너라.

“네. 아버지.”

시우는 아버지와의 전화를 끊고 이복형인 진호 형을 생각했다. 또 이상한 짓을 저지를까 봐 걱정이 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진호 형이 이복형이긴 하지만……. 설마 그 사건 이후로 반성 안 하고 다시 천방지축 날뛰는 건 아니겠지, 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안한 거는 사실이었다.

진호 형과 동생인 진우는 이복형제지간이었지만 진우는 다행히 자신을 무척이나 좋아해서 도움이 되는 행동을 많이 했고 진호 형은 자신을 너무 마음에 안 들어 하는지 사사건건 방해만 하고 다녔다.

진호 형이 처음에는 그런 것은 아니었다. 처음에는 진짜 형처럼 자신을 아끼고 많은 도움을 주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관계가 어긋나기 시작했고 결국 이 사태까지 온 것이다.

뭔가 사람이 많이 바뀌긴 하였다. 예전의 그 친절한 형이 아니었다. 왜 이렇게까지 된 것인가? 진호 형은 왜 저렇게 바뀌었을까? 라는 생각을 해 봤지만, 뭐가 원인인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일단 이곳에는 없으니 다행이지……. 만약 나타난다고 해도 충분히 돌려보낼 수 있겠지?”

S랭크 이인우 헌터와 한소율 헌터가 자신을 호위하고 있기 때문에 진호 형이 자신 앞에 나타난다고 해도 돌려보낼 자신이 있었다.

게다가 진호 형은 일반인이고 자신은 B랭크이기에 혼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

“미안하다……. 집에서 전화가 오는 바람에.”

“뭐 그럴 수도 있지…….”

시우는 잠시 진호 형에 대한 고민을 하다가 황급히 자리로 돌아와서 예준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예준은 괜찮다고 하였다.

“바쁜 거 같으니까 나중에 얘기 더 하자.”

“그래. 나중에 보자.”

예준은 어색하기도 했고, 시우가 바빠 보여서 그 자리를 떴다.

시우는 저택에서 벗어나 텔포 기계 쪽에 서 있었는데 진성이를 만나기 위해 저택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저택 1층으로 들어오자 아주 낯익은 사람이 보였다. 바로 설마 했던 진호 형이 1층에서 누군가와 얘기 중이었던 것이다.

“잠시만 그분을 만나게 해 주세요.”

“안 됩니다. 정식적인 허가를 받고 오십시오.”

“이러시면 안 됩니다.”

저택 안쪽을 지키던 한울기업 헌터 두 명이 진호를 못 들어가게 막고 있었다.

시우는 잠시 무슨 상황인지 보려고 멀리서 쳐다보고 있었는데 진호 형이 큰 소리로 누군가를 만나야 한다며 계속해서 진입하려고 하였다.

“진호 형이 대체 누구를 만나려고 하는 거지?”

시우가 그 자리에서 지켜보고 있었는데, 누군가 시우를 툭툭 건드렸다. 진성이었던 것이다.

“여기서 뭐 해?”

“아……. 놀라라. 진성이구나.”

“……?”

“아, 그게 말이야…….”

진성은 시우가 바라보던 곳을 바라보았다. 소란스러워 보이는 것을 보니 시우가 왜 숨어서 보는지 이해가 되었다.

“어? 저 사람, 진호 형 아니야?”

“맞아.”

“또 진호 형이 사고 친 거야?”

“아니……. 그런 건 아닌데 ,진호 형이 이 모임에 온 거는 좀 의외지만 아무튼 그럴 일이 있어.”

“뭔 소리 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안 좋은 일이야?”

“아니, 큰일은 아니고……. 그저 그런 일이 있어.”

시우와 진성이 대화하던 와중에도 소란은 계속됐고, 결국 어떤 남자가 헌터들을 데리고 나타났다.

“이게 무슨 일이지?”

“아, 죄송합니다. 부회장님. 부회장님을 만나 뵙겠다는 자가…….”

“……?”

강찬호는 소란을 부리는 자가 누구인지 확인하기 위해 자신을 가로막은 헌터 어깨 너머를 바라보았다. 그자는 현성기업의 이진호였다.

“자네……. 결국, 왔군.”

“부, 부회장님. 잠시 얘기 좀 하고 싶습니다.”

“후……. 내가 근신하라고 말했을 텐데? 왜 일을 어렵게 하는 건가. 가만히 있어야 할 사람이 나를 만나러 오다니. 이러다 나도 의심을 받네…….”

“아주 잠깐만이면 됩니다……. 제발 도와주십시오.”

“후……. 알겠으니 따라오게.”

“네, 감사합니다. 부회장님.”

강찬호 부회장은 자신에게 온 손님이니 회장님한테 보고하지 말라고 얘기한 후에 이진호를 데리고 저택 안으로 들어갔다.

처음부터 끝까지 그 광경을 지켜보던 진성과 시우는 ‘대체 뭘까?’라는 생각뿐이었다.

“뭔가 내 큰아버지랑 관계가 있는 것 같은데. 시우야?”

“…….”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나중에 도움이 필요하면 얘기해 줘.”

“알았어. 진성아, 고마워.”

“뭐……. 친구 사이인데 이 정도야 도와줘야지……. 난 피곤해서 더 자러 갈 건데, 넌 여기서 머물고 가냐?”

“아니. 진호 형을 데리고 가야 하거든……. 아마 집에 갈 거 같아.”

“그래? 그러면 나중에 또 만나자. 시우야.”

“그래…….”

진성은 시우와 1층 로비에서 만나 헤어진 후 다시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 잠을 청했고 시우는 계속해서 그 자리에 남아 있었다.

진호 형이 부회장이랑 무슨 얘기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계속해서 여기서 기다렸다가 진호 형을 데리고 복귀할 생각이었다.

시우는 일단 텔포에서 대기하고 있는 한소율 헌터와 이인우 헌터에게 진호 형이 여기 있으니 이쪽으로 오라고 문자를 보냈다.

텔포 기계에서 잠시 대기 중이던 그들은 시우 도련님의 문자를 받자마자 1층 로비로 향했다.

* * *

한편……. 부회장과 이진호는 으슥한 방에서 이야기를 진행 중이었다.

“왜 찾아온 것인지 말해 줄 수 있나?”

“그, 부회장님……. 군주님과 만나 뵙게 해 주십시오.”

“자네 미쳤나? 군주님은 매우 바쁘시다네……. 근신해야 할 사람이 이렇게 공개적인 장소에 찾아와 나를 만나고자 한 것은 내가 어떻게든 둘러댈 수 있으나……. 군주님을 뵙고 싶다고? 정신이 나간 게 아닌가?”

“하, 하지만.”

“정말 미쳤군. 자네. 군주님은 내가 함부로 부를 수 있는 분이 아니라네.”

“제발……. 부탁드립니다. 군주님을 만나고 싶습니다.”

강찬호 부회장은 굉장히 어이가 없는 눈으로 진호를 쳐다보았다. 감히 말단 주제에 군주님을 호출해 달라고? 미쳤군. 미쳤어. 라는 생각뿐이었다.

“절대로 안 되네……. 그만 돌아가게!”

“제발……. 만나게 해 주십시오. 만나게 해 주지 않겠다면 저도 방법이 하나 있습니다.”

“설마 군주님의 정체를 밝힐 셈인가?”

“네, 맞습니다……. 어차피 이래저래 죽으나 마찬가지입니다.”

“어허……. 이 사람이?!”

강찬호 부회장은 매우 곤란한 표정이었다.

마침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고, 강찬호는 잠시만 기다려 달라고 말한 뒤 전화를 받았다.

“한울기업 부회장 강찬호입니다. 누구십니까?”

“나다.”

“아……! 군주님.”

군주님이라는 소리가 진호에게도 들리자 진호가 두 눈을 크게 뜨고는 강찬호 부회장을 쳐다봤다.

“누군가 손님이 있나 보군.”

“아……. 네 그렇습니다…….”

“나의 정체를 아는 자인가?”

“네, 그렇습니다……. 이자를 어떻게 할까요? 군주님.”

“그자를 내 앞으로 데리고 와라.”

“네, 알겠습니다. 저번에 뵙던 그곳으로 가면 됩니까?”

“그래. 1시간 후에 보자.”

“네, 네. 알겠습니다. 군주님.”

강찬호 부회장은 아주 굽신거리면서 파멸의 군주 박주원의 전화를 조심스레 끊고 자신을 바라보는 이진호를 보면서 말했다.

“군주님께서 자네를 데려오라고 하셨네……. 그러니 잘 따라오게.”

“가, 감사합니다!”

강찬호 부회장은 한숨을 내쉬었다. 저런 말단에 쓸모없는 놈을 군주님께서 만나겠다고 하시니 어쩔 수 없지만, 자신은 이진호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부회장은 나가기 전에 자신의 호위인 AAA랭크 몽크 심우빈 헌터를 호출했다.

그는 약 5분 후에 도착했다.

“부르셨습니까? 부회장님.”

“그래. 심우빈 헌터. 어디를 좀 가야 하니 자네가 호위 좀 해 주게나.”

“네, 알겠습니다. 준비하는 데 10분이 걸리니 조금만 더 기다려 주시길 바랍니다.”

“그래. 준비되면 알려주게.”

“네, 부회장님.”

심우빈 헌터는 그 방에서 나가 부회장의 호위를 위해 자신이 이끄는 헌터들을 호출했다.

그들은 빠르게 심우빈 헌터가 있는 장소로 집결했다. 일부는 이미 저택 주변을 돌아다니며 경계를 서고 있었고, 또 일부는 본사에서 대기하다가 호출을 받고 빠르게 넘어왔다.

심우빈 헌터 밑에 있는 헌터들 대부분은 10분도 안 돼서 집결하였다.

“다 집결하였습니다. 심 팀장님.”

“그래. 부회장님께서 우리를 기다리시니 마지막 점검까지 끝내게.”

“네. 알겠습니다. 심 팀장님.”

심우빈 헌터는 다시 부회장님이 있는 방으로 향했고 심우빈 헌터 밑에 있는 자들은 차량까지 포함해서 모든 점검을 급히 끝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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