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가 키운 작물로 레벨업-97화 (97/209)

제97화

97. 097화

“사, 살려줘.”

우진은 진성이 점점 다가오자 큰 두려움을 느끼는 중이었다.

“에휴……. 이걸 어쩐다?”

우진은 몸을 굉장히 떨고 있었다.

진성은 우진을 아까 그 길드원들처럼 내쫓아 버릴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진은 진성에게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지만, 간신히 용기를 내서 진성의 정체를 물어보았다.

“대, 대체 너 누구냐?”

“누구냐니? 그대로 강진성인데.”

“말도 안 돼! 내가 아는 강진성은 이렇게 자신만만해하는 놈이 아닌데!”

“자꾸 놈놈 거리지 말자고. 좀!”

“혹시……. B랭크냐?”

“그래! 어차피 조금만 조사해도 나올 테니……. B랭크 맞는데?”

“허헙!”

혹시나 해서 물어봤는데 진짜로 B랭크 일 줄이야…….

그러면 아까 아침에 자신이 무려 B랭크 헌터에게 시비를 건 거나 다름없었다. 여전히 각성 못 한 그런 일반인인 줄 알았는데……. 큰 실수를 한 것이다.

“너도 그냥 세계수한테 맴매나 맞고 가라.”

진성은 아무리 생각해 봐도 우진을 그냥 보내긴 뭐해서 세계수에게 그의 처분을 맡길 생각이었다. 아직도 자신한테 놈놈 거리는 거 봐선 정신을 덜 차린 듯 보였기 때문이다.

“아, 안 돼!”

“뭐가 안 돼야?”

진성은 대기하고 있던 세계수에게 우진을 가리키며 저 녀석도 잘 부탁한다고 하자 세계수가 성큼성큼 우진에게 다가갔다.

우진은 저 세계수라는 나무에게 공포심이 들었다.

세계수는 진성의 부탁에 우진을 자신의 가지로 잡아 엎드리게 하고는 엉덩이를 맴매하듯이 철썩철썩 소리를 내며 신나게 때렸다.

우진은 얼굴이 다 구겨졌고 수치심이 들었다. 나무에게 맴매를 당하다니!

“요즘 내가 가만히 있으니까 사람들이 다 시비를 거네.”

진성은 세계수에게 맞는 우진을 보면서 중얼거렸다.

이번 우진 사건 외에 저번에 이 씨 아저씨의 아들 일행과 여러 가지 작은 사건들…….

자신은 평범하게 살고 있는데 주변에서 너무 자신을 가만히 두지 않는 게 기분이 조금 안 좋아졌다.

“세계수가 이우진 보내고 나서 이 씨 아저씨한테도 가서 따져야겠어!”

아니지……. 이 씨 아저씨네 아들한테 바로 전화해서 뭐라고 할까?

우진이 맞는 동안 진성은 그동안 자신을 건드렸던 인물들이 머릿속에 떠올리며 한 번에 해결해야겠다며 고민했다.

시우네 형이야 요즘 잠잠한 것 같으니 내버려 두면 될 거 같고……. 제일 불안 요소인 이 씨 아저씨와 자신의 부모님을 계속 방해할 큰아버지 강찬호까지 여러 명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진성이 그런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세계수가 포탈을 열어 기절한 우진을 휙 던져 버렸다.

“어? 끝났나 보네.”

뭐, 세계수가 포탈 여는 거야 신기한 광경이었지만 알아서 잘 보냈겠지……. 세계수가 그들을 어디로 날려 보냈는지 모르겠지만…….

위험한 장소에 던져놓지는 않았을 것이다.

“얘들아, 수고했다.”

진성은 정령들과 세린이 그리고 맨드레이크, 세계수 등에게 잘했다고 하며 다시 잘 자라고 말하고는 집으로 돌아왔다.

세계수와 맨드레이크 등은 진성의 수고했다는 말을 듣고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갔고, 정령들과 세린이 또한 진성이 밭에서 나가는 걸 배웅하고는 다시 목조주택으로 돌아갔다.

우진과 그 길드원들은 포탈을 타고 그들이 왔던 지역으로 되돌려졌다. 진성의 예상대로 나쁜 곳으로 날려지지 않았고, 아마 깨어나면 다시는 진성을 건드리지 말자고 할 것이다.

“집이 좀 개판이긴 하네.”

급히 나간 터라 문단속도 못 하였고 쌀쌀한 문이 열린 안쪽으로 다 들어왔던 것이다. 그래서 집안이 전체적으로 추웠고 집을 포위했던 인원들이 있던 자리의 흙이 파여 있기도 했다.

뭔가 전체적으로 개판이라고 해야 할까?

“아……. 아침에 정리해야지. 잘 시간에 방해하는 게 제일 싫은데…….”

진성은 집 주변 정리는 아침에 하기로 하고는 집으로 들어와 문을 잘 닫고는 쌀쌀해진 집안에 보일러를 틀고 방 안으로 들어왔다.

“으휴……. 방 안도 춥네.”

아까 자신이 뛰쳐나갈 때 문을 닫고 갔어야 하는데, 그럴 새가 없었다.

집 전체가 너무 추웠다. 진성은 다시 방 안이 따듯해지는 걸 기다리기 위해 두툼한 이불을 꺼내 몸을 덮었다. 그러곤 폰을 꺼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어차피 다시 자려면 좀 걸리니까……. 시우한테 전화하면 받으려나 모르겠네.”

진성은 꽤 늦은 시간이었지만 시우에게 물어볼 게 있어서 전화를 걸었다. 전화음이 몇 번 가더니 뚝 소리와 함께 시우의 목소리가 들렸다.

-진성아. 무슨 일이냐?

“어, 다름이 아니라 물어보고 싶은 일이 있어서……. 늦게 전화해서 미안하다.”

-네가 늦게 전화한 거야 익숙하니까. 그래서 용건은?

“그, 혹시 내가 저번에 말했던가……. 이 씨 아저씨라고, 아들이 한 명 있는데 나한테 다짜고짜 찾아와서 행패를 부렸거든…….”

-아, 그 사건? 네가 얘기해 준 적은 없지만 이미 알고 있어.

“어? 내가 이야기해 준 적이 없어?”

-아마 그럴걸……. 아무튼, 그래서?

“오늘도 사실 사건이 하나 있었거든.”

진성은 아까 이우진 관련 사건을 모두 시우에게 털어놓았다.

시우는 잠자코 모든 이야기를 듣더니 하는 말이.

-그래서 네가 말하고자 싶은 건 그런 사람들이 있으니까 한 번에 정리하고 싶다. 이 얘기야?

“어……. 내가 가만히 있고 대응을 잘 하지 않으니까 이런 일들이 계속 생기는 거 같아서.”

-그래? 진성아, 성 비서 그분한테 부탁하는 게 어떨까? 물론 나를 의지해 주는 건 고맙지만……. 너도 이제 한울기업의 도련님이잖아?

“아……!”

시우는 진성에게 일부러 성 비서를 언급하였다. 자신에게 도움을 받고자 하는 진성의 마음은 알겠지만, 이제 진성도 진성을 도와주는 세력이 생겼기에 아무래도 진성을 보좌하는 그 세력이 도와주는 게 더 빠르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건넨 제안이었다.

-일단 얘기해 봐……. 이 시간에도 받으실걸?

“고맙다. 시우야…….”

-뭐 이 정도로! 아무튼, 힘내라 진성아.

“그래……. 이만 끊는다.”

-잘 자라, 진성아.

“그래, 너도.”

진성은 시우와의 통화를 끝내자마자 성 비서 명함을 찾아 바로 전화를 걸었다.

마침 성 비서는 남은 일을 하느라 본사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우우웅-

안쪽 주머니에서 진동이 울리자 성 비서는 폰을 꺼내 번호를 확인하는데 모르는 번호였다.

“누군지 모르겠지만 일단 받아봐야겠군.”

성 비서에게 전화를 건 사람은 뜻밖의 인물이었다.

-저……. 강진성이라고 하는데요?

“아! 도련님……. 무슨 일로 전화해 주셨습니까?”

성 비서는 강진성의 목소리를 기억하고 있었기에 빠르게 알아차렸다.

* * *

“제가 도움을 받고 싶어서 전화했어요. 사실은…….”

진성은 이 씨 아저씨 얘기를 꺼냈고 이러고 저러고 해서 깔끔하게 마무리하고 싶다고 말한 것이었다. 도움이 필요하다는 얘기였다.

-도련님. 그건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안 그래도 이 씨라는 인물이 자기 아들에게 부탁한 거 말고도 삼보 일보 기자 장우혁이라는 인물에게도 허위사실을 말해서 기사를 준비하는 거 같아 감시하고 있었습니다.

“아. 그래요?”

-네, 도련님.

진성은 이 씨 아저씨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성 비서에게 들어 버렸다.

설마 이 씨 아저씨가 거기까지 선을 넘었을 줄이야……. 뉴스까지 동원한다고?

자신이 모르고 지나갔으면 더 큰 일이 날 뻔하였다. 하지만 성 비서가 처리하려고 감시하고 있다고 하니 참으로 다행이었다.

아마 자신이 그날 부모님을 구하러 가지 않았으면 이런 도움도 받지 못하고 어려운 상황에 부닥쳤을 것이다.

“그럼 이 씨 아저씨 건은 어떻게 처리하실 거죠?”

-네, 도련님. 저희 계획의 일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성 비서는 일단 삼보 일보에서 뉴스 특종을 발표하기 직전에 그곳을 급습할 계획이라고 한 것이었다. 아무래도 검찰 쪽의 인맥을 통해 삼보 일보를 조사할 생각인 것 같았다.

“그러면 혹시 그 삼보 일보가 특종을 내는 날이 언제죠?”

-바로 내일입니다. 도련님.

내일이라는 말을 듣자 진성은 오늘 전화한 게 다행이라고 생각하였다.

“이 씨 아저씨랑 그 아들은 내버려 두세요……. 삼보 일보는 성 비서가 잘 처리해 주시고요.”

-원인인 그 사람을 그냥 봐주겠다고 하시는 겁니까?

“아뇨, 제가 따로 가서 얘기할 거예요.”

-네, 알겠습니다. 도련님. 삼보 일보는 확실하게 처리하겠습니다.

“네, 감사해요.”

-그건 그렇고 도련님. 강 팀장님이 도련님을 걱정하십니다. 한번 판교 쪽 저택에 들러보는 게 어떨까요?

“네, 알았어요.”

부모님께서 나를 걱정한다라……. 하긴 요즘 사건이 워낙 많았던 터라 내 걱정도 많이 하시겠구나…….

진성은 일단 알겠다고 하며 전화를 끊었다. 아무래도 이 씨 아저씨 일을 빨리 마무리하고 부모님께서 계신 저택에 들러야겠다.

밭에 있는 작물들이야 알아서 잘 크니 손댈 게 없어 시간이 남았던 것이다. 그 남은 시간 동안 주변을 확실하게 정리하고 다시 평범한 일상을 보낼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이미 신분은 평범한 집안이 아니라 무려 한울기업의 도련님이 되었기 때문에……. 평범하게 농사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일단 삼보 일보는 성 비서가 마무리한다고 했으니까 저녁쯤에 이 씨 아저씨 찾아가 볼까?”

내일은 구체적으로 뭐할지 생각을 좀 해 보던 진성은 방 안이 점점 따뜻해짐을 느꼈다. 드디어 집안 온도가 정상으로 돌아왔던 것이다.

“다시 원래대로 됐네……. 잠이나 자자.”

아침에는 집주변 정리도 해야 했기에 진성은 빠르게 잠을 자려고 하였다. 잠자리에 누웠지만 잠이 안 와 폰으로 잠시 뭔가를 하면서 몸을 피곤하게 만들었고 잠이 들었다.

* * *

한편, 성 비서는 아직 퇴근을 하지 않고 휘하 헌터 팀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었다.

그중 해킹 헌터 몇 명에게 적절하게 지시하여 삼보 일보 장우혁 기자나 일부 관련 인물들을 철저하게 조사 중이었다. 어디까지 개입되어 있는지 알기 위함이었다.

“성 비서님! 여기, 관련 자료입니다.”

한 해커 헌터가 성 비서에게 관련 자료들을 넘겨주었다.

관련 자료들을 보니 삼보 일보에서 장우혁 기자와 편집장 등 약 다섯 명이 이 씨를 도와주려고 움직였던 것이다.

“이들 외에는 또 없나?”

“네, 없습니다. 성 비서님.”

“수고했다.”

성 비서는 해커 헌터들이 나머지 조사할 동안 어딘가로 문자를 보내었고 보낸 지 5분도 안 되어 답장이 왔다. 그 답장을 본 성 비서는 씩 웃었다.

“검찰 쪽에서도 빠르게 움직이겠군.”

안 그래도 검찰 쪽에서는 삼보 일보가 비리 관련된 일에도 연루되어 있어 그들을 감시하고 있다고 했다. 하여 성 비서와 손을 잡아 함께 습격하려 한 것이다.

“삼보 일보가 비리 관련 증거도 많아서 걱정할 게 없겠군.”

삼보 일보가 비록 삼보 기업의 직속이었지만 이렇게 증거가 많은 터라 어떻게 할 수 없을 것이다.

“모든 준비는 끝났으니, 도련님과 강 팀장님의 근심은 여기서 제거해 주지.”

성 비서는 내일이 아주 기대가 되었다. 검찰과 손잡고 아침에 습격하는 것이었기에 아주 재밌는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하였다.

거기에 한울기업의 새롭게 조력자가 된 현성기업의 도움도 있었다. 현성기업에서도 이 일을 알고는 기자들을 준비했다.

아마 삼보 일보는 내일 아주 크게 터질 것이다. 삼보 기업에서 수습을 거의 못 할 정도로 말이다. 내일이 되기까지 이제 몇 시간도 안 남은 상황이었다.

검찰 쪽 인물들과 같이 정확히 오전 9시에 쳐들어가려는 성 비서였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