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2화
92. 092화
다들 상처투성이였고 세계수의 그늘에서 쉬거나 회복 포션을 먹으며 천천히 회복 중이었다.
진성 또한 너무 지쳐 있었다. 10만 마리라는 물량 디펜스 퀘스트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가 넘어서까지 진행했기 때문에 체력소모가 극심하였다.
“세린아, 괜찮니?”
진성은 자신의 옆에서 쉬는 세린이에게 괜찮으냐고 물어보았는데 세린이도 꽤 힘들었는지 간신히 진성에게 ‘네에…….’라고 말했다.
“진짜……. 시스템이 점점 시간이 지나갈수록 악랄해지네…….”
이렇게 더럽게 힘든 퀘스트를 주다니……. 다음 6번째 디펜스는 이것보다 어려울 텐데. 진짜 악마 같은 시스템이었다.
-이번 디펜스 퀘스트 수고하셨습니다. 진성 님. 그리고 저는 악마 같은 시스템이 아닙니다. 아주 착한 시스템입니다.
“웃기고 있네!!”
분명 자기 입으로 착한 시스템이라고 말했어? 진짜 저거 너무 뻔뻔한데? 어떻게 이렇게 굴려놓고 착하다고 말하다니……. 진짜 악마다!
-A급 디펜스 퀘스트 (완료)
중급 농부로 전직해서 열심히 하는 강진성 님에게 헌터 랭크 1단계 상승의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5차 디펜스에는 종합 전투가 될 것입니다.
메뚜기, 진딧물, 두더지, 비둘기, 참새 등 약 10만 마리가 강진성 님의 밭을 공격합니다. 그들은 진성 님에게 선발대를 보내고 모두 실패하자 연합구성을 하였습니다.
내일 오전 9시부터 10만 마리가 쳐들어옵니다.
혼자서 막기 힘들다면 최대 2인 이상의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보상:헌터 랭크 1단계 상승 및 정령 나무, 세계수 1단계 상승
실패 시:한동안 밭 전체 복구 불가능, 헌터 1단계 하락, 레벨 40 하락
헌터 랭크가 1단계 상승하였습니다. 이번 디펜스 퀘스트에 진성 님을 도와준 헌터들도 각각 헌터 랭크 1단계 상승합니다.
“뭐? 그럼……. S랭크?!”
진성은 시스템의 말이 끝나자마자 근처 옆에서 쉬고 있던 AAA랭크 세 명의 몸이 무지개색 빛으로 감싸이기 시작했다.
그들도 갑자기 쉬고 있다가 퀘스트 알림이 뜬 것을 보긴 했는데 헌터 랭크 상승이라니? 엄청난 보상을 받은 기분이었다.
갑자기 몸이 변화하자 다들 조금 당황했던 것이다.
“뭐, 뭐야?”
“이게 헌터 랭크 상승인가?”
“…….”
각각의 반응이었는데 다들 당황한 것은 분명하였다. 물론 힘든 퀘스트를 도와주러 왔지만, 그 보상의 대가가 헌터 랭크 1단계 상승이라니……. 엄청난 보상을 받아 버렸다.
S랭크 찍으려고 얼마나 노력했는데 그럼에도 1년 동안 헌터 상승을 꿈꾸지 못했다.
그런데 이 힘든 퀘스트 하나 깼다고?
그동안 1년 동안 힘들었던 생활들이 단숨에 보상받는 기분이었다.
그중 이한나 정령사 헌터는 진성을 끝까지 따라가겠다는 마음을 품었다.
역시 보통 인물이 아니었다. 이런 시스템에게 선택받은 자라면 끝까지 따라가도 자신도 성장할 것이 분명하였기에…….
그들은 약 5분간 몸 전체가 무지개색 빛으로 감싸졌고 시간이 지나자 원래 상태로 돌아왔다.
그러곤 각자 S랭크 헌터로 상승하였고, 시스템은 세계 전체 헌터에게 알림을 뜨게 하였다.
-대한민국에서 S랭크 3명이 탄생하였습니다. 축하합니다.
라는 아주 짧은 시스템의 알림이 전 세계에서 큰 파란을 몰고 올 줄은 아무도 몰랐다.
그 알림에 국내 신문사 등 [S랭크 헌터는 누구인가?] 라는 특집으로 기자들이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면서 정보를 수집하기 시작하였다.
진성의 일행은 그런 일이 터진 줄도 모르고 아직도 세계수의 아래에서 쉬고 있었다.
AAA랭크 이한나, 한소율, 이인우 외에 진성의 두 친구도 랭크가 상승했는데 친구인 박성현은 B랭크가 된 지 얼마 안 되었음에도 바로 A랭크로 상승하였고, 이시우는 C랭크에서 B랭크 헌터로 상승하였다.
진성도 드디어 B랭크 헌터가 되었다. 이제 각자 라이센스 갱신을 하면 되었다.
“이야……. 이게 꿈이야 생시야?”
성현은 ‘내가 A랭크 정령사라니…….’라고 중얼거리며 아직도 믿지 못하고 있었다.
시우하고 한소율은 랭크 상승에도 변화 없이 무덤덤하게 있었고 이인우 헌터는 아주 기쁜 표정이었다.
“이제 나도 S랭크구나!”
요즘 너무 즐거운 일만 생기는 터라 인우는 이 퀘스트에 참가하기로 한 자신이 잘 선택한 거라고 마음속으로 말했다.
“다들 헌터 랭크 상승해서 기분이 좋은가 보네.”
진성은 자신도 B랭크로 상승했으니 많이 기분이 좋았다.
자신보다 S랭크가 된 헌터들이 더 기분이 좋지 않을까? 뭐, 이번 퀘스트야 자신의 헌터 랭크가 상승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들은 생각지도 못한 큰 보상을 받은 것이기에 더 기뻤을 것이다.
쉬고 있는 이한나 헌터는 퀘스트 내용을 제외하고 헌터 랭크 상승만 회장님께 보고하기로 하였다.
그래서 폰으로 회장님께 자세한 내용을 보고 하였고, 회장은 수고했다면서 돌아오는 즉시 회장실로 오라는 답장을 보냈다.
아직도 그들은 조금 더 쉬어야 했다. 회복이 느려지고 있었다.
헌터 랭크 상승에 기뻐하는 진성에게 시스템이 말을 걸었다.
-강진성 님의 헌터 랭크 상승을 축하합니다. 정령 나무와 세계수도 각각 성장하였습니다. 진성 님의 퀘스트에 참여한 헌터들에게 황금 사과 1개를 지급하십시오.
라고 시스템이 말하고는 진성의 인벤에 황금 사과 다섯 개를 지급했다. 수확한 황금 사과가 아닌 시스템이 만들어 낸 사과인 거 같았다.
진성은 인벤에서 황금 사과 다섯 개를 꺼내 두 친구와 S랭크 헌터 세 명에게 나누어 주면서 먹으라고 했다.
다들 군말 없이 받아먹었고, 다 먹고 난 뒤에 몸 전체에서 활력이 돌면서 모든 체력과 마력이 회복되었다.
“황금 사과에 이런 효과가 있구나?”
“진성 씨는 신비롭네요…….”
“진성아, 황금 사과 잘 먹고 간다~”
황금 사과를 먹고 회복한 그들은 각자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진성 또한 집에 가서 쉬고 싶은 터라 그들과 같이 밭을 나설 셈이었다.
일단 세린이와 정령들 상태를 확인해 보고 밭 전체 상황을 확인해 보았다. 다행히 문제는 없었다.
“세린아. 아빠는 가서 쉴 테니까 너희도 쉬렴.”
“네, 아빠~ 내일 봐요!”
“그래, 고생했어. 세린아.”
세린의 머리를 쓰다듬어준 진성은 자신에게 언제나 미소를 보여주는 세린이를 보고 다시 마음의 치유를 하고 집으로 향했다.
세계수의 정령왕 세린이는 진성이 떠난 후에 세계수로 다가왔고 세계수와 교감을 나누며 한참 동안 세계수 앞에서 눈을 감고 가만히 있었다.
그런 세린이에게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다. 진성이 워낙 급히 밭을 나간 터라 세린이의 변화를 눈치를 채지 못하였다.
세계수가 1단계 성장하였으므로 당연히 세린이도 성장하는 것인데 진성은 집에 가서 쉴 생각에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이다.
세린이도 무지개색이 몸 전체로 흘러넘치며 변화하였다.
겉으로 변화한 건 날개 쪽에서 황금색의 빛이 조금 강하게 나온다는 것뿐이었고 몸이 조금 성장해서 키가 더 자라 보였다.
[이름:강세린 Lv.60
등급:세계수의 정령왕
생각:피곤해!
특징:세계수의 정령왕이다. 모든 속성의 정령왕들보다 더 상위 개체다. 과거에 잃어버렸던 원래 힘을 되찾아 가는 중이다.]
마지막 줄은 세린이에게만 보였다. 진성한테는 ‘상위 개체다.’까지만 보여질 것이다.
세린이와 다른 6대 속성 정령들도 마지막 줄이 저렇게 추가되어 있었고 그것은 오직 시스템 그리고 세린이만 저렇게 볼 수 있다.
세린이 앞에 있던 세계수 또한 1단계 성장했는데 더욱 몸집이 커졌고, 최종 완성 형태에 다다르면 아마 전 세계에서 세계수를 볼 수 있지 않을까 하였다.
[이름:세계수 Lv.60
등급:플래티넘
특징:지구 최초의 세계수
생각:성장 3단계 완료!
효과:세계수의 효과로 농부 헌터 강진성의 토지 30,000평은 성장 속도 100배 증가 및 모든 작물은 어떤 상황에서도 다 보호받는다.(재해, 병해충 등 보호)
패시브:세계수의 장벽(세계수는 현재 위치의 즉 30,000평의 땅을 장벽으로 보호합니다.) 퀘스트로 인한 피해는 보호 불가능하나 빠른 회복 가능. 레벨 50이 되었으므로 이제 세계수의 주민들이 성장합니다. 레벨 60이 되었으므로 세계수의 과거 주민이었던 자들이 세계수를 보려고 찾아옵니다.]
라는 말이 추가되었다.
세계수의 정보창은 오직 세린이만 확인하고 있을 뿐…….
“정령 나무도 성장했으니까……. 아빠가 오기 전에 확인해야지!!”
세린이는 세계수의 정보창을 확인하고 그 옆에 있던 정령 나무 정보창을 열어 보았다.
[이름:정령 나무 Lv.60
등급:플래티넘
생각:더욱 성장하고 싶어!
특징:지구에서 단 두 그루밖에 없는 정령 나무입니다. 첫 번째 정령 나무는 서울에 있으며 엄중히 보호받고 있습니다.(4대 속성의 정령들 외에 다른 속성의 정령들도 태어납니다.) 6대 속성의 태어난 정령들은 모두 상급 정령으로 변화합니다.]
세계수와 세린이 그리고 진성이 성장하고 정령 나무 또한 레벨 60까지 상승하였다. 그리고 역시나 정령 나무 마지막 설명에도 한 줄이 추가되었다.
기존에 진성의 밭에 있던 6대 속성이 정령들도 모두 상급 정령으로 성장한 것이다.
모두 진성이 집에 가고 있을 때쯤 변화하였다. 오직 진성만 이것을 모르고 있을 뿐이다. 아마 아침에 와서 확인하면 놀라지 않을까??
“아빠가 많이 놀라시겠지?”
세린이의 말에 6대 속성의 정령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하였다.
6대 속성의 정령들은 상급 정령으로 변화함에 따라 지성이 더욱 높아졌고 이젠 사람들과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가능하였다.
이제 그 정령들은 최상급 그리고 정령왕으로 변화하면 더욱 다르게 바뀔지도 몰랐다.
“얘들아, 우리도 쉬자.”
세린이는 정령들에게 말했고 정령들은 세린이를 군말 없이 따라갔다. 세린이가 제일 최상위 개체였기 때문에 기본 속성 정령들이 정령왕이 된다고 해도 그래도 세린이가 제일 높은 정령왕이었다.
세린이는 정령들을 데리고 목조주택으로 들어갔다. 그곳에서 쉬거나 잠을 자려고 한 것이다.
* * *
한편, 진성은 밭을 나와 두 친구와 다른 헌터들을 배웅해 줬고 집으로 돌아왔던 것이다.
지금 밭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도 모르고 진성은 태평하게 집에 도착하자마자 씻고 방에 들어가 잠자리에 누워 편하게 쉬고 있던 것이다.
“S랭크가 세 명이나 나왔으니 다들 깜짝 놀라겠지?”
라고 말하며 진성은 잠시 누워 있다가 일어나 노트북을 켰고 한울 커뮤니티에 접속하였다.
역시나 그곳에서는 실검 전부가 ‘S랭크 헌터는 누구인가?’라는 그런 문구들뿐이었다.
커뮤니티 글에서도 다들 새로운 헌터가 나타난 것이다, 또는 기존 헌터가 랭크 상승한 것이다. 등등 각자 추리를 열심히 하고 있었다.
“이제 나도 B랭크니까 내일 주민센터에 가서 갱신하고 와야지.”
진성은 커뮤 글들을 지나치고 챗방에 들어왔는데 기존에 들어와 있어서 그런지 입장했다는 알림은 뜨지 않았다.
챗방에는 엄청난 수의 헌터들이 접속해 있었다. 다들 누가 S랭크로 상승했는지 토론 중이었던 것이다.
“열심히 토론하네……. 나는 알고 있지만.”
진성은 그들과 같이 디펜스를 했으니 잘 알고 있지만 다른 이들은 열심히 다른 헌터의 이름을 언급하며 찾고 있었다.
물론 AAA랭크 이한나 이인우 등도 언급되었으나 그들은 무려 1년 동안 AAA랭크에서 S랭크로 못 올라간 터라 크게 언급되지는 않았다.
오히려 AAA랭크로 올라온 지 한두 달 안 된 새로운 헌터를 언급하며 ‘그가 S랭크가 되었을 것이다.’, ‘아니다. 아예 누가 새로 각성해서 S랭크가 나왔을 것이다.’ 거리며 열심히 토론 중이었다.
“다들 틀리게 말하네……. 뭐, 어차피 결과 발표는 아침이나 나오겠지.”
한울기업과 현성기업의 헌터들이었기에 아마 아침부터 대대적으로 발표하지 않을까? 하였다.
뭐,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이었으므로 신경을 쓰지 않기로 하였다.
“그나저나, 성현이가 벌써 A랭크라니…….”
딱히 랭크 라이벌 의식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부러운 건 사실이다. 시우와 자신은 이제야 B랭크로 간신히 올라갔기 때문이다.
“사이좋게 성현이하고 시우와 나까지 S랭크 헌터가 되면 재밌을 거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