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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키운 작물로 레벨업-90화 (90/209)

제90화

90. 090화

친구를 포함한 다른 헌터들과의 대화에서 잠시나마 걱정을 덜어낼 수 있었는데……. 하지만 오전 9시가 다 돼가자 풀렸던 긴장이 숨 막힐 듯 몰려오고 있었다.

평소처럼 수백 마리에서 몇천 마리 정도였으면 이렇게 긴장이 안 되었을 텐데……. 무려 약 10만 마리라는 몬스터 군단의 침공이었다. 그것도 다섯 종류나 되는 몬스터들이었다.

두더지는 지능이 있는 걸 확인한 적이 있다. 이번에 자신의 밭에 쳐들어오는 몬스터들도 지능이 아예 없다고는 할 수 없다.

“진성아. 이제 10분도 남지 않았네.”

성현이도 약간 긴장한 표정이 가득하였다. 아무래도 10만 마리라는 몬스터 대군단이 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실력에 자신이 있는 헌터나 강한 헌터도 부담이 되는 숫자이기 때문이다.

“성현아. 숫자도 숫자지만 몬스터들이 얼마나 강할까?”

시우가 옆에서 긴장한 표정을 한 성현에게 물어보고 있었다 성현도 모르겠다며 ‘일단 싸워봐야 하지 않을까?’라는 말을 하고 있었다.

“물론 나도 던전에 들어가서 몬스터들과 조금 싸운 경험이 있긴 한데……. 글쎄다. 진성의 밭에 쳐들어오는 몬스터는 나도 처음인지라. 던전 수준의 힘을 가진 몬스터인지, 아니면 야생에서 가끔 돌아다니는 몬스터 수준의 힘인지. 그걸 모르겠단 말이야.”

성현의 말대로는 던전이나 야생에서 돌아다니는 몬스터는 그리 강하지 않기 때문에 충분히 상대 가능했다. 물론 여러 마리가 다굴을 치면 조금 힘들긴 하였다.

“이제 5분…….”

성현과 시우의 대화에 벌써 5분이 지나가 있었다. 남은 시간은 이제 5분도 채 남지 않았다.

“도련님. 제 뒤에 있으셔야 해요.”

뭔가 한소율 헌터는 시우를 과보호한다고 해야 하나? 이인우는 그런 누나를 보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소율 누나! 시우 도련님도 제 한 몸 지킬 능력은 있어! 너무 과보호하는 거 같은데…….”

“넌 조용히 해! 도련님을 지킬 것도 아니면서.”

“아……. 네네.”

둘의 분위기가 싸울 듯하자 시우는 그 둘에게 한마디를 날렸다.

“이제 잡담은 그만하고 준비하세요. 한소율 부팀장, 이인우 팀장.”

“네, 도련님. 죄송합니다.”

“알겠습니다.”

성현은 샐러맨더와 운디네를 소환하였고, 이한나 또한 4대 속성의 정령들을 소환하였다.

소환하는 데 마력의 소모율이 높았지만 그래도 10만 마리를 상대해야 하므로 모두 소환해야 했다.

소환하는 데 또 시간을 소모했고……. 드디어 오전 9시가 되었다.

친구를 포함한 다섯 명을 밭 설정에서 입장을 허락했기 때문에 같은 파티로 설정되어 있었다.

9시가 되자 진성을 포함한 그들의 눈앞에 시스템이 주는 퀘스트가 떴다.

-A급 디펜스 퀘스트 (강제 퀘스트)

중급 농부로 전직해서 열심히 하는 강진성 님에게 헌터 랭크 1단계 상승의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5차 디펜스는 종합 전투가 될 것입니다.

메뚜기, 진딧물, 두더지, 비둘기, 참새 등 약 10만 마리가 강진성 님의 밭을 공격합니다. 그들은 진성 님에게 선발대를 보내고 모두 실패하자 연합구성을 하였습니다.

내일 오전 9시부터 10만 마리가 쳐들어옵니다.

혼자서 막기 힘들다면 최대 2인 이상의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보상:헌터 랭크 1단계 상승 및 정령 나무, 세계수 1단계 상승

실패 시:한동안 밭 전체 복구 불가능, 헌터 1단계 하락, 레벨 40 하락

물론 진성의 친구를 포함한 다섯 명의 헌터에게는 저 내용 전체가 보인 것은 아니었다.

그들의 눈에는 이렇게 알람이 떠 있을 뿐이었다.

-A급 디펜스 퀘스트 (강제 퀘스트)

메뚜기, 진딧물, 두더지, 비둘기, 참새 등 약 10만 마리가 강진성 님의 밭을 공격합니다. 그들은 진성 님에게 선발대를 보내고 모두 실패하자 연합구성 하였습니다.

내일 오전 9시부터 10만 마리가 쳐들어옵니다.

혼자서 막기 힘들다면 최대 2인 이상의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딱 이 정도만 보인다고 해야 할까? 중요한 내용은 진성에게만 보이고 파티원들에게는 중요한 내용은 지워진 채 보였다.

“드디어 시작됐네.”

진성은 퀘스트 때마다 몬스터들이 생겨나는 야산 쪽을 쳐다봤다. 예상대로 야산이 새까맣게 보일 정도로 몬스터들이 가득했다.

“세상에……. 10만 마리, 말로만 들었을 때도 실감이 나지 않았는데…….”

성현은 엄청난 수의 몬스터들을 보자 소름이 돋았던 것이다. 이 정도 숫자면 국내에 존재하는 몬스터 전체가 온 것이 아닐까? 하면서…….

“와……. 진짜 많네요.”

“재밌겠는데? 크크크.”

한나는 엄청난 수의 놀라고 있었고 인우는 10만 마리와 지금 당장 달려가서 싸우고 싶은 욕망이 있어 보였다.

그 몬스터 군단은 아직 진성의 밭으로 들어오지 않았다. 각 몬스터들 군단 속에서 덩치 큰 몬스터가 각각 한 마리씩 앞으로 나와 자신들만의 언어로 얘기하며 몬스터 군단의 사기를 올리고 있었다.

“세린아. 슬슬 그걸 켜야겠는데?”

“네, 아빠!”

세린이는 진성이 뭘 말하는 것인지 알아차렸기 때문에 세계수에게 다가가 뭔가를 하고 있었다.

10초도 안 돼서 투명한 막이 생겨 진성의 밭을 둘러쌌다.

“아빠!”

세린이는 다가와 진성에게 장벽을 켰다고 얘기했다.

그것은 세계수의 숨겨진 스킬 중 하나였는데 진성의 밭 전체를 돔 같은 형식으로 둘러싸는 장벽이었고 내구도는 1만에 달하였다.

투명한 장벽은 일행의 눈에도 얼핏 보였는데 성현이 진성에게 물었다.

“어? 이거 뭐냐? 진성아.”

“세계수 고유 스킬인 투명 장벽이야. 성벽 같은 개념으로 생각하면 돼.”

“아하! 그렇구나. 장벽이라, 신기한데? 아무래도 이런 게 있으면 부담감이 덜하니까…….”

투명 장벽이 없었더라면 아마 사방에서 진입해 정신이 없었을 것이다. 아무래도 이런 방어벽이 있는 게 아무것도 없는 것보다 낫다.

“슬슬 올 거 같은데요?”

이인우 헌터가 외치자 진성과 성현은 대화를 멈추고 다시 전방을 바라봤다. 앞으로 나왔던 크기가 큰 몬스터들이 다시 군단으로 들어갔고 몬스터들이 후욱후욱 바람 소리를 내며, 진성의 일행과 밭을 노려보며 달려올 준비를 하고 있던 것이다.

아직은 서로 대치 상황이었지만 누군가 조금 움직이기라도 하면 바로 공격이 들어올 기세였다.

“막을 수 있을까?”

진성은 야산을 쳐다보며 엄청난 수의 대군단을 보면서 침을 꿀꺽 삼켰다. 세린이는 ‘아빠, 걱정하지 마세요. 할 수 있어요!’라며 말했다.

“그래. 어차피 이미 온 거 어쩔 수 없지…….”

진성은 인벤에서 중급 농부의 삽을 꺼내 꽉 쥔 채 몬스터들을 노려보고 있었다. 단 한 마리도 자신의 소중한 밭에 발을 들이게 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하였다.

진성의 기세가 바뀌자 몬스터들은 그 기운을 자신들보다 상위 개체로 느꼈다.

그래서 그런지 10만 마리의 절반 이상이 몸을 부르르 떨고 있었다. 겨우 인간 한 명에게 기세가 눌린 것이다.

그걸 본 군단장들은 화가 잔뜩 났다. 겨우 인간 한 명한테 이 엄청난 대군이 눌린다고? 절대로 인정할 수 없었다. 그래서 군단장들은 선제공격을 하기로 했다.

각 군단장이 휘하 부장들에게 명령을 내려 공격을 하라고 지시했고, 북과 장구를 치며 병사들과 진격했다.

“진성아. 이제 오나 보다.”

“그래.”

“아무튼, 최대한 막아볼게.”

성현과 시우는 각자의 무기를 한 번 더 점검하고 몬스터 군단이 투명한 장벽에 도달하기 전에 공격을 하기로 했다.

몬스터들이 함성을 지르며 아주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 불과 투명한 장벽까지 약 5분이면 도달할 것이다.

“그럼 먼저 공격합니다?”

라고 말하며 진성의 일행에서 땅을 박차고 뛰어가는 한 헌터가 있었는데 그는 바로 이인우 헌터였다. 아주 크게 웃으면서 몬스터들 정면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저, 저 사람 괜찮냐?”

성현은 시우에게 물었는데 시우는 ‘원래 저런 성격이야. 싸움을 좋아하거든.’이라고 말하자 성현은 ‘어. 그렇구나.’라고 하며, 그저 미친 듯이 웃으면서 뛰어가는 인우의 등을 보고 있었을 뿐이었다.

인우는 자신의 무기인 흑색 검을 꺼내 웃으면서 몬스터 군단 앞에 도달했다.

몬스터들 입장에서는 갑자기 인간 한 명이 실성한 듯, 무기를 들고 달려오는 것으로 보였다. 그중 강한 몬스터 병사가 나와 인우에게 거대한 도끼를 휘둘렀다.

하지만, 인우는 아주 간단하게 피했고 검으로 거대한 몬스터를 반으로 갈라 버렸다.

꾸르르륵이라는 소리를 내며 거대한 몬스터 병사는 쓰러졌다. 선제공격을 성공한 것은 인우였다.

몬스터 병사가 먼저 공격했지만 쓰러뜨린 것은 인우였기에 몬스터 병사들이 움츠러들었다. 쓰러진 그 병사는 그 몬스터 군단 중에 나름 강한 병사였기 때문이었다.

앞쪽 병사들이 움츠러들자 뒤에 있던 직급이 높은 베테랑 병사들이 뭐하냐면서 소리를 지르며 공격하라고 하고 있었다.

“어디 한번 드루와! 못생긴 녀석들아!”

인우가 크게 도발하였다. 일부는 인간의 언어를 대충 알아듣는 지 꽤 화가 난 표정이었다. 그리고 사방에서 인우에게 공격이 쏟아졌다.

AAA랭크 이인우는 공격을 피하고 막으면서 아주 즐거워하고 있었다. 단 한 명의 인간이 몬스터 군단을 저지하고 있었다.

“저 사람, 대단하네.”

진성은 인우를 보며 대단하다면서 말하자 성현도 ‘나도 질 수 없지!’ 하면서 샐러맨더와 운디네를 데리고 투명한 장벽 경계까지 가서 정령들에게 공격을 하라고 하였다.

성현이 앞으로 가서 공격하자 이한나 헌터가 4대 속성의 정령들에게 박성현 헌터와 이인우 헌터를 보조했고, 시우와 한소율 헌터도 앞으로 나섰다.

시우는 연금술사였기에 챙겨온 아이템을 써서 식물 증식이라는 스킬을 썼고 인우의 손에서 생긴 작은 식물이 거대한 식물로 변하면서 몬스터들 머리 위로 쓰러졌다.

그 공격에 미처 피하지 못한 몬스터들 수십 마리가 깔려 죽었지만 몬스터들은 금세 그 자리를 메꿨다.

“진짜 많기도 하다…….”

“그러게.”

싸운 지 아직 15분밖에 안 되었지만, 너무도 많았다. 10만 마리라는 대군단이었기에 아무리 몬스터들을 처치해도 그 빈자리를 금세 또 채웠다.

“시스템! 이거 오늘 안으로 끝날 수 있는 거야?”

-죽을힘을 다해 공격하시면 오늘 안으로 끝납니다. 진성 님. 그러니 힘내시길 바랍니다.

(앞으로 남은 몬스터의 수:98,893)

“뭐야……. 아직도 9만 8천이나 남았다고?”

분명 이 15분간의 공격으로 수백 마리 아니, 천마리 이상은 쓰러뜨린 거 같은데…….

“하아……. 미치겠다.”

진성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세린이와 6대 속성의 정령들을 데리고 몬스터들 사이로 뛰어들었다.

파리지옥들은 열심히 경계에서 방어 중이었고 함정 버섯은 포자 폭발로 수천 마리를 마비시켰다. 해바라기도 열심히 씨앗을 날려 적들을 쓰러뜨리고 있었는데 수가 너무 많았다.

금세 자리를 자꾸 채워 버리니 진성의 입장에서는 최악의 상황이었다.

분명 몬스터들 각각 개체는 강하지 않았다. 하지만 개체수가 너무 많았다. 약하다고 하지만 수만 마리의 집중 공격은 괴로웠기 때문이다.

“허억허억.”

성현과 시우는 점점 지쳐갔다. 아무래도 헌터 랭크도 낮고 체력도 낮다 보니 다른 AAA랭크 헌터들의 싸움에 방해가 되고 있었다.

“이게 AAA랭크의 싸움인가?”

진성도 열심히 앞에서 싸우면서 이인우, 한소율, 이한나 헌터의 싸움을 봤는데 힘을 주지 않고 아주 간단히 적들을 날려 버리고 쓰러뜨리고 있던 것이다.

“진짜 재밌는데?”

인우는 검을 아무렇게나 휘둘러도 몬스터들이 다 검에 베였기 때문에 마구 휘두르고 있었다. 자신이 앞에서 몬스터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키고 공포심을 주니 적들의 공세가 점점 줄어들고 있었다.

“다 덤벼!!”

인우는 자신이 몬스터 절반 이상을 쓰러뜨려 뒤에서 전투하고 있는 일행들에게 전투 부담을 주지 않으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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