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0화
80. 080화
“다행히 기다렸나 보네.”
“이제 가도 될까?”
“잠깐 기다려 봐! 쳐들어가기 전에 내가 한울기업에 전화 한번 해 볼게. 그리고 회장님께도 말해야 돼!”
“알았어. 조금만 더 기다릴게.”
“오래 안 걸리니까 기다려 봐, 진성아.”
이 자리에는 AAA랭크 한소율과 시리우스 팀이 지키고 있으니 진성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진성이 아무리 시스템에게 선택받은 자라고 하지만 이 정도 되는 실력자들을 다 막지 못할 것이다.
시우는 한울기업에 친분이 있는 유호진 이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네, 여보세요. 한울기업의 유호진입니다.
“안녕하세요! 저 기억하시나요? 유 이사님.”
-아! 이시우 씨 아닙니까? 오랜만입니다. 그런데 무슨 일로 전화 주셨나요?
“아, 혹시 오늘 한울기업에 강찬성 씨라는 손님이 오셨나 해서요.”
-흠……. 잠시만요.
유호진 이사는 오늘 본사에 들어온 손님들 목록을 비서에게 받아서 보고 있었는데 강찬성이라는 이름을 가진 손님은 없었다.
-흠……. 잘못 아신 거 아닌가요? 제가 찾아보니 없습니다.
“아……. 그래요? 제가 착각했나 봅니다. 나중에 한 번 식사하시죠.”
-네, 알겠습니다. 저는 바빠서 이만 끊겠습니다.
유호진 이사와의 통화가 끝난 시우는 ‘내가 착각한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 CCTV 영상을 다시 돌려봐도 분명 진성의 부모가 맞았다.
그러면 유호진 이사는 모른다는 건데……. 뭐지? 더 윗선이 개입되어 있나? 부회장이면 가능할 거 같은데.
“회장님께 전화 좀 드려봐야겠다.”
어차피 한울기업에 쳐들어가는 건 거의 확정이 된 터라 아버지에게 말을 해 놔야 할 듯싶었다.
뚜루루루루-
신호음이 몇 차례 갔고 뚝 소리와 함께 현성기업의 회장이 전화를 받았다.
-그래……. 무슨 일이냐?
“네, 아버지. 그 제가 일이 생겨서 한울기업 본사에 쳐들어가야 하는데 허가받으려고 전화 드렸어요.”
-한울기업에 무슨 일 있는 거냐?
“아……. 그게.”
시우가 대강 설명해 드렸더니 아버지는 더는 묻지 않고 허가해 줬다.
-진성의 부모님을 구하러 가는 길이니 막지는 않겠다. 가서 한바탕하고 오너라.
“아……. 네!”
뭐지? 보통 아버지가 이런 걸 허락해 줄 리가 없는데? 한울기업도 나름 3위안에 드는 기업인데 그런 대기업을 공격하러 가는데도 막지 않으신다고? 오히려 한바탕하고 오라고 말하다니……. 대체 뭐지? 뭔가 찜찜한데.
-뭘 걱정하는지 알겠는데, 가서 한바탕해도 상관없다.
“네…….”
-뒷수습은 내가 할 테니까 가서 진성이네 부모님부터 구하거라.
“네, 감사합니다. 아버지.”
-그래.
시우는 아버지와의 통화가 끝나고 조금 얼떨떨하였다.
아버지도 뭔가 알고 있는 거 같은데……. 대체 뭘까?
“진성아. 허가받았다. 이제 가자.”
“이제 다 된 거야?”
“어. 일단 회장님께도 보고했으니까 한울기업 본사로 가야지.”
시우는 텔포 아이템을 꺼내 진성에게 주었고 도착지는 판교역으로 설정돼 있으니 쓰기만 하면 된다고 하였다.
그렇게 그들은 판교역으로 이동하였고, 저녁 시간대라 그런지 판교역은 사람들로 북적거리고 있었다.
판교역에서 나와 한울기업의 본사 앞에 도달하였고, 시우는 들어가기 전에 진성에게 설명하였다.
“일단 내가 알아본 거는 현재 한울기업의 상주하는 헌터들은 300명이 넘어! 쉽게 들어가게 해 줄 테니까 그저 따라오기만 해.”
“알았어…….”
시우는 진성에게 설명을 해 준 뒤에 한소율에게 말했다.
“한 부팀장. 먼저 들어가서 주의를 끌어주세요.”
“네, 도련님. 도련님의 앞을 막는 자들은 전부 쓰러뜨릴게요.”
시우는 시리우스 팀에게도 돌입 준비를 하라고 하였다. 한울기업에 상주하는 헌터들은 대략 300명으로 알고 있지만 아마 더 많을 수 있다. 500명이 더 넘을지도…….
그래서 시리우스 팀과 한소율을 데리고 온 것이다. A랭크 이상 인원이기에 아마 뚫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럼 도련님, 저 먼저 출발할게요.”
한소율 부팀장은 그렇게 말한 뒤, 한울기업 정문으로 들어갔다.
정문에서 순찰 근무하던 헌터 두 명과 정문을 지키고 있던 헌터 두 명은 강해 보이는 헌터가 무시무시한 기세를 가지고 걸어오자 처음에는 ‘본사를 방문한 손님인가?’라고 생각하고는 정문을 지키던 헌터가 다가와 말을 걸었다.
“혹시 오늘 방문이 예정된 손님이십니까? 혹시 성함이……. 커억!!”
한소율에게 말을 걸었던 한울기업의 헌터는 소율에게 검집째 맞고 쓰러졌다. 그 모습에 다른 헌터 세 명은 무전기로 침입자를 알리려 했으나 소율은 빠른 속도로 다가가 검집으로 때려 기절시켰다. 아무도 호출에 성공하지 못했다.
시우는 네 명의 헌터를 가볍게 제압한 소율을 뒤에서 바라보며 그렇게 말했다.
“여전히 대단하네요.”
“그러게 말입니다……. 한소율 부팀장이 좀 과격하긴 해도 실력은 확실합니다.”
시리우스 팀 서길수 팀장은 한소율을 그렇게 평가하고 있었다.
“그럼 저희도 슬슬 가 볼까요?”
“네, 도련님. 찾아보니 지하 주차장 루트로 침투하는 방법과 후문으로 침투하는 방법이 있는데 어디로 가실 겁니까?”
“정문으로 가죠.”
“정문 말씀이십니까?”
“정문은 한소율 부팀장이 제압하고 있으니까 전체적으로 움직이면 될 것 같아요.”
“네, 알겠습니다.”
서길수 팀장은 정문으로 갈 준비를 하였다. 이미 앞서 나간 한소율 부팀장이 정문을 넘어서 안쪽까지 들어가서 진행 중이었다. 아무도 한소율을 건들지 못하고 있었다.
시우와 진성은 시리우스 팀의 보호를 받으며 정문을 지나 안쪽으로 들어갔다. 1층 로비에 들어서자 엄청난 광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한소율 부팀장은 무쌍을 펼치고 있던 것이다. 로비에는 헌터 수십 명이 쓰러져 있었다.
“역시 AAA랭크 헌터는 다르네요.”
시우는 감탄하고 있었다.
“친구분의 부모가 있는 공간은 지금 해킹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네, 그렇게 하세요.”
서길수 팀장은 팀원을 시켜서 해킹을 지시했고, 그 팀원은 능숙하게 해킹하기 시작했다.
“해킹 시간은?”
“약 3분입니다!”
서길수 팀장은 해킹 완료까지 3분의 시간이 소요된다고 보고하였다.
“약 3분이 걸린다고 합니다.”
“그러면 느긋하게 기다리죠.”
“네, 도련님.”
그들은 로비에서 해킹이 완료되길 기다렸고, 한소율 부팀장은 로비 근처 적들을 몽땅 쓸어 버리고 있었다.
로비에는 점차 쓰러지는 헌터들이 증가하였고, 대략 100명 가까이 기절시켰다.
3분이 흐르자 해킹을 하던 직원은 손을 들고 말했다.
“팀장님! 위치는 회장실인 거 같습니다.”
“회장실은 몇 층이지?”
“11층입니다.”
시우는 11층이라고 듣자마자 로비를 정리하고 있던 한소율에게 말했다.
“11층에 있는 적들까지 주의를 끌어 주세요.”
“네, 도련님!!”
한소율은 시우가 자신을 의지해 주자 기뻤다. 그래서 더욱 의욕에 불타고 있었다.
로비를 대강 정리하고 그녀는 2층으로 향했다. 10층까지 있는 적들을 모두 쓰러뜨리기 위해서 말이다.
“이제 천천히 올라가면 될 듯합니다. 도련님.”
“네, 가죠. 진성아, 가자.”
“어…….”
진성은 말문이 막혔다. 자신도 나름 싸울 각오를 했는데 저 AAA랭크 헌터가 무쌍을 펼치며 순식간에 일이 끝났다.
역시 AAA랭크 헌터는 다르구나…….
이 정도면 일이 잘 풀릴 듯싶었다.
한편, 10층의 CCTV실에 있던 한울기업 부회장이 시우 일행이 올라오는 것을 보면서 중얼거렸다.
“예상대로군……. 아무래도 준비하라고 해야겠어.”
한울기업 부회장은 어디론가 전화를 걸고는 말했다.
“슬슬 자네가 준비해야겠어.”
-네. 부회장님 맡겨만 주십시오.
“그래. 9층에서 어떻게든 막아내! 강진성만큼은 절대 회장실에 들여보내지 마!”
부회장은 전화를 끊고 기다렸다.
아마 시우 일행은 9층에서 고전할 것이다. 아니, 절대로 10층 위로는 못 올라올 것이다.
“자……. 어떻게 할 거냐? 흐흐흐.”
부회장은 어떻게든 그들을 막으려고 한울기업에 소속되어 있는 상위 헌터를 부른 것이다.
물론 침입자를 막기 위해서도 있지만, 특히나 강진성을 신경을 쓰고 있었다.
그는 대체 왜 그런 것인가?
* * *
한소율은 2층에서도 자신의 앞을 가로막는 헌터들을 검집으로 때려 기절시키고 있었다.
“막, 막아!!”
“빠, 빠릅니다. 커억!”
B랭크 또는 A랭크 헌터들은 모두 그녀를 막을 수가 없었다. 너무도 빨랐기 때문이다.
그러는 와중에 한 헌터가 그녀를 알아보았다.
“아니?! 저, 저 사람은!!”
“뭐, 뭐야 누구길래 그러는 거야?”
동료 헌터가 물어보자 한소율을 알아보던 헌터는 말했다.
“AAA랭크 한소율!!”
“뭐라고??”
그가 외치자 제일 뒤에 있던 A랭크 헌터들도 놀랐다.
아니, AAA랭크인 그녀가 한울기업에 쳐들어올 사유가 없는데? 대체 뭐지.
“빨리 위에다가 보고해!!”
“네, 알겠습니다.”
A랭크 한 명은 B랭크의 헌터에게 급하게 말했다. B랭크 헌터 한 명이 급하게 무전기로 상부에 보고하자 상부에서는 그를 보내겠다고 하였다.
그 말에 다들 이해한 표정이었다. 지원군으로 그가 오니까…….
솔로로 다니는 은둔한 헌터 중 한 명이었는데 그도 AAA랭크 실력자였다.
“우리가 쓰러져도 그분이 처리하실 거다! 다들 막아라!!”
2층을 지키는 높은 직위의 직원이 말하자 다들 편한 마음으로 한소율에게 덤볐다. 어차피 자신들이 쓰러져도 위층에 그가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한소율은 갑자기 적들의 공세가 필사적이지 않고 조금 풀어지자 조금 이상했다. 한소율은 적들이 포기한 줄 알고 빠르게 그들을 제압해 나갔다.
그리고 3층 4층 5층까지 도달하였고 어느새 6층이었다. 시우 일행도 같이 6층까지 올라왔는데……. 6층은 텅텅 비어 있었다.
적들이 없어서 그대로 7층으로 올라가도 되었다.
“여긴 아무래도 적들이 없나 봅니다. 도련님. 올라가시지요.”
“네. 그렇게 하죠.”
시우 일행은 7층으로 향했고……. 8층에 도착했는데도 적들은 여전히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9층에 도달하자 약 40명의 헌터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 적들 헌터 중 한 명이 나와 정중히 인사를 하였다.
“어서 오십시오! 이제 이 위로는 못 올라가십니다. 여기서 순순히 잡혀주시길 바랍니다. 손님들.”
적들은 대부분이 A랭크였고 경험이 많은 헌터들이었다.
그리고 그중 칙칙한 후드 티를 쓰고 폰 게임을 하는 한 헌터가 있었는데 그가 바로 AAA랭크 헌터 박준범이었다. 직업은 공개되지 않았는데 엄청난 실력자인 것만 다들 알고 있었다.
“도련님. 아주 강한 기운을 내뿜는 자가 있습니다.”
서길수 팀장의 감이 누군가를 가리켰다. 그를 보자마자 강한 것을 알아챘다.
그래서 바로 옆에 있던 시우에게 얘기했다.
“한소율 부팀장? 이번에도 부탁할게요.”
“네, 맡겨주세요!”
한소율은 A랭크들 사이에서 폰 게임을 즐기며, 이쪽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그를 보았다. 기운을 느껴보니 자신과 동급 또는 한 수위였다.
하지만 도련님이 자신에게 부탁한다고 말했으니 어떻게든 길을 만들 예정이었다.
스르르릉 소리를 내며 검을 뽑았다.
한소율은 이제 진심으로 바뀌었다. 아까까지만 해도 검집으로 적들을 제압했었지만, 이번에는 진심을 다해야 할 듯싶었다. 그래서 검을 뽑은 것이다.
한소율이 검을 뽑든지 말든지 그 박준범 헌터는 관심도 없었다. 어차피 저들은 자신이 막고 있는 이상 여길 못 넘어가니까……. 아주 자신만만하였다.
박준범 헌터는 그대로 게임을 진행하였고, 그를 제외한 A랭크 헌터들이 모두 한소율에게 덤볐다.
하지만 그 40명의 헌터들은 한소율의 검으로 인해 모두 제압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