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가 키운 작물로 레벨업-79화 (79/209)

제79화

79. 079화

“가격도 시세대로 했는데 워낙 많은 물량이라 그래도 돈이 엄청나네.”

진성은 시세대로 계산했음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가격이 나오자 조금은 ‘내가 너무 과하게 키웠나?’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던 것이다.

일반 품질이었다면야 이 정도까진 나오지 않았을 텐데…….

A급 품질이라 그래서 가격 차이가 심한 거였다.

“일단 텔포 택배로 다 보내야지.”

진성은 인벤에서 수확한 작물들을 꺼내 절반은 차현민 헌터의 집에 그리고 나머지 절반은 그의 식당에 몽땅 보냈다.

다 보내고 나서 문자를 보냈더니 2분도 안 돼서 진성이 계산한 가격이 정확히 입금되었다.

“어오……. 빠르시네! 그런데 확인은 하신 건가?”

엄청 많아서 확인 안 하고 보낸 거 같은데……. 나를 믿고 보내주시는 건가?

“이제 몇 시지?”

텔포 택배로 보내고 계좌에 돈 들어온 것까지 확인한 진성이 시간을 보려고 폰을 켰는데 오후 6시가 되기 직전이었다.

“오늘은 할 것도 없고……. 뭐 하지?”

다시 밭으로 가서 주변 정리나 말끔히 해야 되나? 아니면 오늘은 집에서 빈둥거릴까?

매우 고민되는 진성이었다.

“어차피 내일 퀘스트 완료 건도 있고 빡세게 하기로 했으니까 그냥 쉬자.”

진성은 정원에서 고민하다가 집으로 다시 들어왔고 방에서 노트북을 켰는데, 아까부터 부모님이 마음에 걸렸다.

저번에 그렇게 집으로 가시고 나서 연락이 도통 없었다. 부모님께서 먼저 연락을 주실 때가 많은데 연락이 없자 조금 걱정이 들었다.

“진짜 안 좋은 일 생기신 거 아닌가?”

그 안 좋은 일이 뭔지 모르겠지만 잘 해결되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진성이었다.

“한번 연락해 봐야겠다.”

진성은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엄마는 받지 않으셨다. 보통 바로 받으시는데…….

그래서 ‘엄청 바쁘신가?’ 생각하고는 아버지에게도 전화를 걸었으나 아버지도 전화를 받지 않으셨다.

“뭐지? 보통 내 전화는 받으시던데…….”

조금 불안한 마음이 들고 있었다. 그러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설마 내가 모르는 집에 엄청난 빚이 있다거나 아니면 나쁜 사람들에게 약점을 잡혀서 시달리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기 시작했다.

“아……. 진짜 아무래도 불안해서 안 되겠어. 임진리 마을로 가 보자.”

부모님 댁에 가서 확인해야겠다는 마음이 강하게 들어 바로 가 보기로 했다.

노트북을 켜서 헌터 커뮤니티에 딱 들어가기 전이었는데. 진성은 불안한 마음에 노트북을 끄지도 않고 재빨리 다른 옷으로 갈아입고는 집에서 나와 차에 시동을 걸고 임진리 마을로 출발하였다.

임진리 마을로 향하면서도 진성은 부모님께 다시 전화를 걸었지만 도통 받지 않으셨다.

“진짜 무슨 일이 생기신 건 아니겠지?”

마음은 과속이라도 하여 빨리 가고 싶었지만, 교통 법을 어겨서는 안 되었기에 진성은 제발 아무 일도 없기를 빌면서 임진리 마을에 도착했다.

마을 회관 앞에 주차하고 바로 허겁지겁 집으로 뛰어갔는데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

“어디 가실 리가 없는데…….”

진성이 안절부절못하고 있자 누군가 진성에게 말을 걸었다.

“진성이가 아니냐? 또 부모님 보러 온 거냐?”

“어? 황 아저씨! 혹시 제 부모님 어디 가신지 아세요?”

“아까 검은색 정장 복장을 한 이들이랑 어디 가던데…….”

“정장 복장 사람들이요?”

“그래. 강압적으로 데려간 거는 아닌 거 같아서 내버려 뒀거든.”

“……혹시 어디로 간다고 제 부모님이 말씀하시지 않던가요?”

“나한테는 얘기 안 해 줬다, 진성아.”

“네……. 정보제공은 감사합니다.”

진성은 황 아저씨에게 인사하고 부모님을 찾으러 동네를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진성은 황 아저씨 말고도 분명 목격자가 있으리라 생각하고는 마을 동네를 이 잡듯이 돌아다니며 친한 주민들에게 다 물어봤는데 다들 똑같은 얘기를 하였다.

검은색 정장 복장을 한 이들이 들어와서 리무진으로 부모님을 모셔갔다는 얘기만 들렸던 것이다.

“대체…… 뭐지?”

진성은 다시 마을 회관 앞으로 돌아왔다. 부모님은 여전히 연락이 되지 않아 너무 불안했다.

“시우에게 도움을 요청해 봐야겠어!”

진성은 바로 시우에게 전화를 걸었다. 시우가 전화를 받자마자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그래서 부모님 위치 알아봐 줄까? 진성아?

“그래……. 꼭 알아봐 줘.”

-알았어. 한 30분만 기다려 봐. 전화는 끊지 말고.

“그래……. 고맙다.”

-뭐 이 정도 가지고. 너희 부모님은 나하고 성현이한테도 평소에 잘해 주셨잖아. 이 정도야 충분히 도와줄 수 있어.

진성은 전화를 끊지 않고 초조하게 기다렸다. 시우는 마침 본사에 있던 터라 보안실에 찾아가 직원들에게 물었다.

“저번에 제가 말해 뒀던 감시대상 중에 제 친구 부모님께서 사라지셨는데 추적 가능한가요?”

“네, 도련님. 추적 가능합니다.”

“얼마나 걸리죠? 심 팀장.”

“어……. 약 15분 정도입니다.”

“그럼 빨리해 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도련님.”

보안실을 담당하는 심 팀장은 보안실 직원들에게 명령을 내려서 시우가 말한 이들을 추적하기 시작하였다. 파주에 파견 나가 있는 일부 헌터 팀에게도 추적 명령을 내렸다.

직원들은 현장에 나가 있는 헌터들과 연락을 취하면서도 노트북으로 현장 CCTV를 조작해서 진성의 부모님의 흔적을 찾아갔다.

약 15분이 지났을까? 한 직원이 손을 들면서 ‘흔적을 찾았습니다!’라고 외쳤다. 시우는 그 직원이 있는 곳으로 다가왔다.

“어디쯤이죠?”

“그, 그게.”

직원은 이걸 말해야 되나 고민하는 눈치였다. 대체 어디로 갔기에 이 직원이 이렇게 눈치를 보는 것인가? 라는 생각이 든 시우는 노트북 화면을 직접 보기로 하였다.

“아! 여기는…….”

노트북 화면 즉 CCTV에서는 진성의 부모님이 국내 대기업 즉 3위 기업인 한울기업에 리무진을 타고 들어가는 모습이 찍혀 있었다.

한울 본사는 판교에 있었다.

“왜 한울 본사에?”

진성의 부모님이 왜 한울 본사로 들어간 건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자신이 알기엔 전혀 연관이 없는 걸로 아는데……?

시우의 한울 본사 얘기가 마침 진성의 귀에도 들렸다. 아직 폰은 통화상태였기에 시우가 중얼거리는 게 다 들렸기 때문이었다.

“하, 한울? 어디서 많이 들어봤는데?”

진성은 통화 상태로 한울기업을 검색해 보았다. 상위권에 뜬 건 헌터 커뮤니티 한울 사이트와 본사 사이트였다.

“어라? 한울 헌터 커뮤니티?”

그 헌터 커뮤니티는 진성이 자주 들어가는 곳이었다.

이곳은 자신과도 부모님과도 전혀 연관성이 없는데? 왜 부모님을 데려간 거지? 설마 이 한울기업이 부모님의 약점을 잡아서 협박하는 건가?

이런 생각이 들자 진성은 한울기업 본사로 쳐들어가려고 마음을 단단히 먹고 인벤을 확인했다. 그리고 시우에게 통화로 얘기하였다.

“분명 한울 맞지?”

시우는 진성의 말에 대답해 주었다.

-어……. 한울인 거는 맞는데. 너 설마 쳐들어가려고?

“어! 왠지 부모님께 나쁜 일이 생길 것 같아서.”

-진성아. 너 어디야? 나랑 같이 가자.

“됐어! 나 혼자 갈 거니까 여기까지만 알아준 것만 해도 고맙다.”

지금 진성의 상태는 매우 차분해 보였지만 나쁜 쪽으로 생각하는 것 같았다.

-진성아. 나쁜 일이 아닐 수도 있어! 그저 한울 본사에 아는 사람이 있어서 그런 것일 수도 있다고!

“아냐……. 아는 사람이 있다고 치면 분명 부모님이 연락을 전화나 문자를 주시거든? 그런데 연락이 한 통도 없단 말이야! 심지어 내 전화도 안 받으시는데.”

진성은 속사포로 대답했다.

시우 생각에 진성이 한울 본사에 쳐들어가서 부모님을 구출하려는 것 같았다.

한울 본사는 자신이 알기론 경비보안이 엄청나게 강한 곳이었다. 상주하는 헌터들만 200명이 넘는 곳인데 진성이 혼자 거길 들어갔다가는 바로 잡힐 것이다.

C랭크 헌터가 B랭크 또는 A랭크들이 상주하는 본사로 쳐들어간다? 오래 버틴다고 해도 20분 만에 잡힐 게 분명했다.

-진성아, 너 어디냐? 나랑 같이 가자! 그리고 차분하게 생각해. 진짜로 연락 못 하는 상황일 수도 있어!

“…….”

시우는 계속해서 진성을 회유하려고 했다. 그러면서도 주변 직원들에게 눈치를 주었다.

즉, 진성의 위치를 찾아내라는 신호였는데 한 직원이 눈치를 채고 직원의 위치를 알아내고 있었다. 그리고 알아내자마자 조심스럽게 다가와 종이를 건네주었다.

종이에는 ‘현재 감시 대상자 강진성은 임진리 마을 회관 근처에 있습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시우가 진성에게 갈 것이 뻔했기에 직원이 시리우스 팀을 호출했다.

굉장히 눈치가 빠른 직원이었다.

-진성아, 5분만 기다려라.

“……알았어.”

시우는 진성을 진정시켰고, 금방 가겠다는 말을 했다.

진성은 움직이지 않고 그대로 마을 회관 근처에 있었다. 시우는 보안실을 나가기 전에 진성의 위치가 바뀌면 바로 연락해 달라고 했다.

보안실을 나가자 시리우스 팀이 대기하고 있었다.

“서 팀장, 준비됐나요?”

“네, 됐습니다. 혹시 몰라서 미스릴 팀 한소율 부팀장에게 와달라고 부탁하였습니다.”

“그래요? 한 부팀장은 언제 온다고 했어요?”

“1분 안에 현장에 미리 도착하겠다고 했습니다.”

“알았어요……. 그럼 이제 가죠.”

“네, 도련님.”

시우는 차기 후계자 후보 등록 이후에 아직 직위를 받지 못해서 아직 도련님이라고 불리고 있었다. 아마 조만간 직위도 정해질 듯싶었다.

시우가 시리우스 팀과 현성기업 본사를 나가자마자 시우를 감시하고 있던 일부 인원이 각자 모시는 도련님들에게 전달하였다. 현성기업의 막내 이진우와 대전으로 좌천당한 이진호에게 이 소식이 전해졌다.

물론 진성의 부모님 얘기는 전해지지 않았다. 다만 시리우스 팀의 전력을 전부 데리고 비장한 표정으로 어디론가 나갔다는 소식만 전달되었다.

“그래? 시우 형이 헌터 팀을 데리고 나갔다고?”

“네, 진우 도련님.”

“어디 안 좋은 일이 생겼나? 한번 알아봐!”

“네, 알겠습니다. 도련님.”

막냇동생 진우는 시우형을 매우 잘 따랐는데 자신의 헌터 팀을 이용해서 몰래몰래 도움을 줄 정도였다.

한편, 대전으로 좌천당한 이진호는 부하 직원에게 이 소식을 들었다.

“뭐라고? 시우가 어딜 급히 나갔다고??”

“네, 안 좋은 일이 생긴 것 같았습니다.”

“그래? 흐흐흐. 그 녀석도 항상 운이 좋은 게 아니네. 아주 즐겁구만……. 한번 무슨 일이 생겼는지 알아봐!”

“네, 실장님.”

각자 이런 식이었다.

* * *

진성은 5분 안에 오겠다는 시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보다 미스릴 팀 부팀장인 한소율이 더 먼저 도착했다.

“반가워요! 저는 현성기업의 미스릴 팀 부팀장 한소율이에요.”

“아……. 네.”

“시우 도련님은 3분 후면 도착하실 거니까 기다려주세요.”

즉, 진성이 시우를 기다리지 않고 가 버릴까 봐 한소율이 먼저 가서 제동을 걸어놓고 있었던 것이다. 한소율은 AAA랭크이기에 C랭크쯤이야 바로 제압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우 도련님의 친구라서 그렇게 하지 않았다.

진성은 빨리 한울 본사에 쳐들어가고 싶어 시우가 빨리 오기를 빌었다. 점점 참기가 힘들어진 것이다.

약 3분이 지나자 시우가 시리우스 팀 전원과 함께 나타났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