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가 키운 작물로 레벨업-76화 (76/209)

제76화

76. 076화

“진성아. 대체 뭐를 보여주겠다는 거야? 아무리 봐도 네 밭에는 평범하게 자란 작물들이랑 넓은 밭밖에 안 보이는데?”

친구인 박성현이 진성에게 묻자 진성은 씩 웃으면서 ‘이제 진짜 보여줄게.’라고 말하면 조금만 기다리라고 하였다.

그 말에 성현은 ‘대체 무슨 말이지.’라는 소리를 하며 구시렁거리는데 옆에 잠자코 있던 시우가 성현에게 한번 기다려 보자고 말했다. 진성이 뭘 보여주는지 기대가 되는 눈치였기 때문이다.

진성은 시우 말대로 자신의 밭 앞에 서서 일단 밭 정보창을 열었다. 정보창은 공유하기 상태가 아니라서 진성의 눈에만 보이지만 시우는 진성이 뭔가를 연 것을 알았다.

[이름:농부 헌터 강진성의 땅+1강

규모:30,000평

등급:SS (세계수의 가호)

상태:최고의 상태를 가진 기름진 땅이다.

특징:SS등급 이상의 땅이다. 무엇을 심든 최소 A등급의 작물이 탄생한다.

시설물:1,000평짜리 비닐하우스 5개 동 +수면, 주렁주렁, 포션 나무]

“어디 보자, 일단 이게 아니고 그거인가?”

밭을 열어서 설정창을 보려는데 밭을 보이게 하는 기능이 없자 자신이 착각한 거 같다고 생각하고는 세계수 정보창으로 열어 보았다.

[이름:세계수 Lv.50

등급:플래티넘

특징:지구 최초의 세계수

생각:성장 1단계 완료!

효과:세계수의 효과로 농부 헌터 강진성의 토지 30,000평은 성장 속도 100배 증가 및 모든 작물은 어떤 상황에서도 다 보호받는다.(재해, 병해충 등 보호)

패시브:세계수의 장벽(세계수는 현재 위치의 즉 30,000평의 땅을 장벽으로 보호합니다.) 퀘스트로 인한 피해는 보호 불가능하나 빠른 회복 가능. 레벨 50이 되었으므로 이제 세계수의 주민이 성장합니다.]

“오! 여기 있네.”

세계수 정보창 아래에 설정창이 있었다. 세계수의 장벽의 기능을 잠시 끄려고 하는 것이다.

“자! 이번엔 진짜야. 보고 놀라지만 마!”

진성은 아주 자신 있는 표정으로 세계수의 설정창에서 장벽 패시브를 잠깐 off 시키자 세계수와 신기한 작물들 그리고 정령들이 드러났다.

“세상에……. 이게 뭔?”

“지, 진성아. 설마 이거 세계수야?”

두 친구는 모두 다 놀란 표정이었다.

진성은 친구들에게 세계수의 존재 그리고 정령 나무 등을 보여주었다.

특히 성현은 정령 나무를 보자마자 달려가 마치 신을 영접하듯이 앞에 조심스레 서 있었다.

“지, 진짜다!”

성현은 정령 나무 정보창을 열어 보았던 것이다.

시우는 세계수 외에도 주변에 있는 황금 사과, 수면 나무를 보자마자 진성에게 얘기했다.

“진짜 너 시스템에 선택받았구나?”

“내가 원래 안 보여주려고 했는데 진짜 입이 근질근질해서 죽는 줄 알았네……. 아무튼, 내 밭 얘기는 아무한테도 하지 마.”

“당연히 얘기 안 하지. 진성아…….”

진성은 뒤에서 팔짱을 끼고 두 친구가 밭 전체를 구경하는 걸 지켜보았다.

친구들은 계속해서 감탄사만 내뱉으며 밭을 둘러보며 진성에게 작물들에 대해 물어보다가 정령들까지 발견하자 성현이가 흥분하기 시작했다.

“주, 중급 정령?!”

4대 속성의 정령들이 모두 중급 정령이라니…….

그리고 하급 정령의 모습에서 변화하지 않고 그대로 중급 정령? 예를 들어 물의 하급 정령이 운디네라면 정령사 등급이 상승하고 실력이 우수해지면 운디네에서 중급 정령으로 변화할 때 다른 것으로 변화하는 거로 알고 있다.

하지만, 오늘 진성의 밭에 있는 정령을 보고 기본 상식이 깨어지는 걸 느끼는 성현이었다.

“진성아, 너 진짜 부럽다. 시스템에게 도움 엄청 받는 거 같은데.”

성현은 매우 부러웠다. 사실 진성은 두 개의 직업을 가진 게 아닐까? 해서 물어보았는데 농부 헌터로 표시가 되어 있다고 한다. 진짜 시스템에게 선택받은 운이 좋은 사례인가 보다.

4대 속성 정령 중 특히 땅의 정령이 노움이 아니고 어스웜으로 돼 있는 것을 보고 더욱 놀란 성현이었다.

“어스웜? 보통 노움이거든? 어스웜이라……. 땅의 정령 다른 개체 가지고 있는 건 진성아 네가 세계 최초일걸??”

“그래……?”

진성이 그러고 보니 헌터 커뮤에서도 노움은 자주 언급되었는데 어스웜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다.

“그런데 진성아……. 밭 정보창도 보니까 성장 속도가 있던데, 왜 줄여놓은 거냐?”

“아아, 그거? 너무 빨리 키우면 재미없잖아.”

“그래도 빨리 키우는 게 도움이 되지 않냐?”

“너무 그런 거에 적응하면 나 자신이 게을러질까 봐 하지 않은 거야.”

시우는 진성을 이해하면서도 진성의 마음가짐에 대단하다고 느꼈다.

보통 자신이 진성의 입장이었다면 편하게 하려고 성장 속도를 조절하지 않았을 텐데…….

“아, 세린이도 소개해 줘야겠네~”

진성은 세계수 꼭대기에 숨어 있는 세린이에게 다가가서 모습을 드러내 줄 수 있느냐고 조심히 물어봤고, 세린이 조심스럽게 밖으로 나왔다.

두 친구에게 진성은 세린이를 소개했다.

“이 아이는 이름이 강세린이고 세계수의 정령왕이며, 내 딸이야.”

세계수의 정령왕이라는 것부터 놀랐지만 그 뒤에 딸이라는 말에 더 놀랐던 것이다.

“뭐? 딸이라고??”

“놀란 것도 당연하겠지만. 그래. 내 딸인데 뭐 불만 있냐?”

“아, 아니.”

성현이가 제일 반응이 격렬했던 터라 진성은 한숨을 내쉬었다.

원래 저런 녀석이니…….

시우는 아주 차분하였다.

“세계수의 정령왕이라…….”

시우는 세린이를 보며 중얼거렸다. 진성의 밭에는 평범한 작물이 없는 것 같다며…….

세린이가 두 친구에게 인사하였다.

“안녕하세요?”

“오오! 참으로 귀여운 정령왕이네.”

성현이는 눈을 반짝였다. 정령왕을 처음 본 것이기도 하고, 거기에 세계수의 정령왕이라는 존재도 처음이라……. 전 세계 정령사 헌터 중에 정령왕을 부리는 존재가 없었기 때문이다. 기껏 해 봤자 상급 정령이랄까?

성현이가 부담스러워서 그런가, 세린이는 진성의 등 뒤에 숨어 빼꼼 얼굴을 내밀고 성현과 시우를 쳐다보았다.

“성현아……. 너무 부담스럽게 쳐다보는 거 아니냐?”

그럼에도 성현은 정령왕의 존재가 처음이라 덜 쳐다보려고 해도 계속해서 신경이 쓰였다.

두 친구는 밭에 있는 호수까지 구경하였다.

날이 점점 어두워지자 시우가 성현에게 돌아가자고 말했지만, 성현은 정령 나무에 관심이 많아 조금 더 있고 싶다고 했다.

“아! 조금만 더……. 잠시만 기다려 봐.”

성현은 이제 가자는 시우의 말에 ‘10분만 더!’라고 외치며 정령 나무 앞에 가서 소원을 빌기 시작했다. 정령제어력이 상승할 수 있도록, 실력이 높아질 수 있도록 말이다.

성현은 10분간 소원을 빈 후에 시우와 떠나려 하자 정령 나무에서 아주 환한 빛이 나오기 시작했다.

“어, 엇?!”

성현은 등을 돌려 시우와 진성이 있는 곳으로 가려는데 갑자기 등 뒤에서 환한 빛이 나오기 시작했다. 정령 나무가 빛을 내고 있던 것이다.

그걸 본 진성은 ‘뭐지?’라고 말하며 시우와 함께 정령 나무에게 다가갔는데 정령 나무는 주인인 진성이 다가오자 더 강렬한 빛을 내뿜었다.

“으으으!!”

“아악! 내 눈!!”

“…….”

성현과 진성은 눈뽕으로 괴로워했고 시우는 눈뽕을 당하기 전에 바로 인벤에서 선글라스를 꺼내 써서 오직 시우만 눈뽕을 피했다.

환한 빛이 한참 동안 나더니 점점 줄어들었고 나무 기둥 자체에서만 약간 빛이 나고 있었다.

그리고 진성에게 정령 나무에게 말이 들리기 시작했다.

-농부 헌터 강진성 님. 친구인 박성현 님에게 저를 손으로 터치하라고 해 주세요.

진성은 ‘어? 뭐지?’라고 하면서 ‘정령 나무가 자신에게 말 거는 거구나!’라고 생각하고는 성현에게 정령 나무의 말을 전달해 주었다.

“성현아……. 저기 정령 나무에 손을 대 봐.”

“엉? 그게 무슨 말이냐, 진성아.”

“내 말대로 해.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으니까.”

진성은 정령 나무가 성현에게 뭔가를 주려고 하는 것 같았기에 성현에게 그렇게 말한 것이다.

성현은 진성의 말에 ‘무슨 소리지?’ 하면서도 조심스레 손을 뻗어 정령 나무 기둥을 만졌다.

그러자 정령 나무 전체에 있던 기운이 성현의 손을 따라 몸 전체를 빛나게 하였다. 성현은 그 기운을 받아 헌터 랭크가 상승하였다.

“어라? 진성아……. 시우야. 나 헌터 랭크 상승했다.”

“진짜냐?”

“어……. 이렇게 쉽게 랭크 상승이 될 줄이야……. 오늘 너를 찾아오길 잘한 거 같다 고맙다. 진성아.”

성현은 진성과 시우에게 자신의 상태창을 공유시켰다. 일부만 가리고 말이다. 상태창을 공유하기 전에 일부는 가릴 수 있었다.

[이름:박성현

나이:XX

레벨:XX

랭크:B

명성도:8,280

직업:정령사]

C랭크였던 성현이 진정한 B랭크 헌터로 상승한 것이다.

종종 C랭크 하위권 실력이라고 하면서 자책을 많이 했던 성현이었는데 잘됐다는 생각이 드는 두 친구였다.

“축하한다, 성현아.”

“좋겠다. B랭크라니……. 나하고 시우는 아직 C랭크인데.”

“고맙다, 친구들아.”

“그런데 너 왜 이리 명성도가 높냐?”

“아아, 내가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하는 일이 많아서 그래.”

역시 우리 중 제일 인싸인 성현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많은 인맥을 얻어서 그런가 보다.

시우는 많이 안 돌아다녀서 명성도가 아마 낮으리라 생각을 했지만, 현성기업의 차남이라는 이미지가 있으니 성현보다 높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시우는 명성도가 몇이냐? 진성, 너는 명성도 몇인데?”

성현은 두 친구의 명성도가 얼마인지 매우 궁금했기에 그냥 물어봤다. 시우는 그 말에 아무 말 없이 자신의 상태창 일부를 보여줬다.

[이름:이시우

나이:XX

레벨:XX

랭크:C

명성도:25,700

직업:연금술사]

“허……. 역시 현성기업의 차남……. 명성도 봐라.”

2만이 넘다니……. 명성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알아보는 사람들이 많아지는데……. 2만이면 인기 절정 아이돌급은 아니지만 그래도 꽤 많은 사람이 알아본다.

“그럼 진성 너도 상태창 까 봐!”

성현이가 계속 재촉하자 진성도 일부 가린 상태창을 두 친구에게 공유했다.

[이름:강진성

나이:XX

레벨:XX

랭크:C

명성도:2,021

직업:농부]

“이야……. 명성도 2,000 넘네! 그 정도면 어느 정도 인지도 있다는 건데?”

진성의 명성도가 어느새 2,000이 넘어 있었다. 분명 마지막으로 확인했을 때 1,631이었던 거 같은데…….

“역시 시우가 압도적이네.”

“그러게…….”

“오늘 진짜 운이 좋은 거 같다. 덕분에 랭크 상승도 하고……. 아마 마력도 꽤 올라갔을 거 같은데, 진짜 고맙다. 진성아.”

성현은 진성에게 정말 고마워하고 있었다. 자신이 처음에 정령사로 각성했을 때 열심히 랭크를 올렸는데 어느새 정체돼서 랭크 상승이 너무 이루어지지 않아 거의 반포기 상태였던 것이다.

그래서 수련을 하지 않게 되고 연금술사 공방에서 일하며 돈이나 벌고 있었던 것인데…….

진성이 덕분에 아무리 노력해도 올라가지 않던 랭크가 너무도 쉽게 B랭크로 올라가 너무나 기뻤다. 자신에게 이런 기회를 준 진성과 정령 나무에게 진심으로 고마웠다.

B랭크 되었다고 자만하지 않고 열심히 수련에서 A랭크 아니, AA랭크 이상까지 올리고 나서 진성에게 좀 더 도움을 줘야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였다.

“이제 시간도 늦었는데 그만 가 볼게. 진성아.”

“그래……. 또 보자.”

성현과 시우는 늦은 시간까지 진성의 밭을 구경하다가 오후 8시가 훨씬 넘어서야 집으로 떠났고, 진성은 좀 더 머물다가 집에 갈 생각이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