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4화
64. 064화
“혹시 현민 씨도 저녁 식사 안 하셨으면 저랑 같이 들죠?”
진성이 현민 씨에게 말했으나 차현민 헌터는 손사래를 치며 ‘아뇨, 괜찮습니다. 이미 먹었습니다.’라고 하며 정말로 괜찮다고 말했다.
“방에서 나오시면 홀 쪽에 채소와 고기 코너 있습니다. 거기서 먹을 만큼 그릇에 담아서 방으로 가져오시면 됩니다. 진성 씨.”
“네, 감사합니다.”
“그럼 식사 천천히 하십시오! 저는 일이 있어서 이만 주방으로 가 보겠습니다.”
“네, 현민 씨~”
차현민 헌터는 진성에게 주방으로 돌아가겠다 말한 뒤 VIP 방에서 나갔고 진성은 방 안에 잠깐 있다가 홀 쪽으로 나와 새 그릇과 수저 포크 등을 챙기고 채소 코너와 고기 코너를 돌며 적당히 담아왔다.
채소 코너에는 샐러드 소스 등이 있었고 고기 코너는 대체로 스테이크 또는 돈가스 등이 배치되어 있었다.
“푸짐하게 먹고 가야지~ 가격도 싸고 직원들도 친절하고. 역시 차현민 헌터의 가게라니까.”
진성은 매우 만족한 표정이었다. 예의 바른 사람의 가게라 그런지 기분 좋게 먹을 수 있다며 종종 자주 와야겠다고 말했다.
“채소는 확실히 품질들이 좋네.”
아까 채소 코너에 있을 때 원산지가 국산인 것을 확인했다. 그 밑에는 어느 농장인지 표시가 되어 있었는데 자신의 땅에서 나온 상추와 루콜라도 있었으며 강원도의 농가나 김포 농가에서 기르는 채소들도 상당히 많았다.
고기 코너도 마찬가지였다. 국산으로 되어 있었고 횡성 한우로 만든 돈가스 등등 다 표시가 되어 있었다.
“어디 한번 맛 좀 볼까?”
진성은 먼저 채소부터 샐러드 소스에 찍어서 먹어보기로 하였다. 자신의 루콜라를 오리엔탈 드레싱 소스에 살짝 찍어 먹으니 역시나 맛있었다.
“역시 내 땅에서 나온 루콜라는 맛이 좋네~”
그릇에는 자신의 루콜라와 다른 농가의 로메인 상추 또는 비트 등이 여러 가지가 담겨 있었는데 천천히 음미하면서 먹었다.
“오 김포 농가의 비트 맛은 이렇구나? 유기농이네! 확실히 품질도 좋고.”
그리고 고기 쪽으로도 손을 대는 진성이었는데 먼저 횡성 한우로 만든 돈가스를 포크로 찍어 수제 돈가스 소스에 찍어 먹어보니 맛은 일품이었다.
“진짜 맛있다!!”
그 외에 다른 스테이크도 먹어봤는데 역시 실망하게 하지 않는 맛이었다.
이 뷔페식당은 맛도 좋고 직원들도 친절하고 여러모로 앞으로 잘 될 가게였다.
“나중에 부모님 모시고 여기 와야겠다. 시간 날 때 예약해야지.”
진성은 꼭 부모님과 같이 여기서 외식을 해야겠다며 집에 가서 스케쥴을 점검해 보기로 마음먹었다.
그렇게 진성은 약 1시간 동안 맛있게 먹었고 아주 만족한 얼굴이 되었다.
식사가 끝나자 직원이 센스 있게 VIP 방문을 똑똑 두드리고 들어와 디저트라고 말하며 건강에 좋은 차를 가져왔다.
냄새가 아주 달콤했는데 무슨 차인지 몰라도 이것 또한 맛있어 보였다.
“이거 혹시 무슨 차인가요?”
“아, 이건 저희 사장님이 몸에 좋은 홍삼과 여러 가지 약재들을 써서 만든 차입니다.”
“이름은 없는 건가요?”
“네, 중요한 손님분들한테만 대접해 드리는 차라……. 그 외 일반 손님들에게는 아이스크림 또는 다른 것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아하!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네, 손님~”
직원은 VIP 방에서 나갔고 진성은 현민 씨가 직접 만든 차를 천천히 마시며 쉬고 있었다.
“아, 배부르다……. 현민 씨는 아직도 주방이신가?”
진성은 VIP 방에서 나와 주방 쪽을 스윽 보는데 현민 씨가 안 보여서 주방에서 일하는 다른 직원에게 물어보았다.
“혹시 사장님 어디 가셨나요?”
“아? 네! 잠시 다른 분을 만나러 나가셨습니다. 혹시 전할 말이 있으신가요?”
“아, 아니요. 그냥 잘 먹고 간다고 얘기해 주세요.”
“네, 감사합니다. 손님.”
진성은 머리를 잠깐 긁적이며, 나와 계산대로 향했다.
계산대에 있는 직원한테 결제하겠다고 하자 직원은 그냥 가시면 된다고 말하였다.
“엥? 제가 아까 결제를 했었나요?”
“아뇨~ 사장님께서 결제하셨습니다. 한 번 대접해 드리고 싶다고 하시더라고요.”
“아……. 이거 미안해지는데……. 아무튼, 사장님께 잘 먹고 간다는 말 꼭 전해 주세요.”
“네, 손님! 감사합니다~”
진성은 그 말을 직원에게 남기며 나가자 직원은 ‘안녕히 가세요. 손님!’이라고 말했다.
가게 밖으로 나온 진성은 이미 직원에게 전달해 달라고 했지만, 문자로도 보내는 게 예의인 것 같아서 ‘현민 씨 잘 먹고 갑니다~ 다음에는 제가 한 번 밥 사드리겠습니다.’라고 남겼다.
답변 문자가 오지 않아 엄청 바쁘신 거 같다고 생각하며 가게 근처 주차장으로 향했다.
차에 시동을 걸고 가야리 중심 상가를 빠져나와 금세 집에 도착했다.
“오늘 저녁도 잘 먹었고……. 맨드레이크도 잘 팔았겠다. 잠시 쉬다가 일찍 자야겠네.”
집에 도착해 보니 오후 9시가 다 돼가고 있었다.
간단하게 씻고 방으로 들어와 평소처럼 노트북을 켜고 헌터 커뮤니티에 접속했는데 헌터 커뮤 실시간 검색 10위가 무려 문산역 맨드레이크였다. 그리고 7위가 맨드레이크 후기였다.
“엥? 이게 뭐지.”
진성이 판 맨드레이크가 화제가 되었다. 후기 글들이 엄청 많이 올라와 있었고 그중 제일 어그로 끌리는 후기가 무려 댓글이 1,000개 이상이 달린 글 하나였는데, 그 글은 ‘맨드레이크 문산역 앞에서 사서 층간 소음 해결했음’이라는 제목이었다.
“방범용이 아니라 층간 소음 해결에 사용한 손님이었나 보네…….”
진성은 진심 궁금해져서 그 글을 클릭해 보았다.
글 내용은 이러하였다.
글 작성자는 20대 후반의 소설작가였는데 윗집의 층간 소음을 무려 3년을 견디다가 못 참아서 복수할 생각을 했다고 한다.
맨드레이크라는 생물로 복수를 할 수 있다길래 찾아보다가 마침 오늘 오후 6시에 문산역에서 맨드레이크 100개를 판매한다는 글을 보고 무작정 문산역으로 향했고 오후 6시가 되자 자판기 옆에서 맨드레이크를 파는 헌터가 보여 재빠르게 줄을 서서 열한 번째로 구매를 해갔다고 한다.
그리고 빠르게 집으로 와서 잠들어 있던 맨드레이크를 천장에 부착한 후, 귀마개를 하고 나무 막대기로 맨드레이크 등을 찔러 깨운 뒤 초음파 공격을 시도했던 것이다.
그 초음파 공격이 1시간 이상 지속이 되자 층간 소음 가해자가 못 참고 내려와 항의했고 작성자는 항의하는 가해자 앞에다가 맨드레이크를 보여주어 초음파 공격을 한 번 더 했고 가해자는 맨드레이크 공격을 두 번 연속으로 받아 결국에는 층간 소음을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는 그런 글이었다.
일단 1일 차라 조금 더 지켜본 후에 또 층간 소음을 저지르면 계속해서 맨드레이크로 공격하겠다는 의지가 있다고 한다.
“층간 소음 가해자에게 그런 식으로 복수할 수 있구나……. 하긴 맨드레이크 비명 소리가 귀가 꽤 아프긴 하지.”
헌터인 자신도 겨우 참는 수준인데 일반인에게는 얼마나 시끄러울지 짐작이 가지 않았다.
다른 후기들을 보니까 맨드레이크를 애들용 장난감으로 쓰거나 연금재료로 사용했다는 후기 등등 여러 가지 글들이 있었고, 그 외에는 그 헌터가 맨드레이크 100개를 어떻게 가지고 있었냐고 하면서 진성의 신상을 알아내고 싶어 하는 커뮤니티 회원들도 꽤 있었다.
결국 커뮤 회원들이 알아낸 거라곤 강진성이라는 이름과 농부 헌터라는 것뿐이었다.
집 주소는 자신이 공개하지 않는 이상 알아낼 수가 없었다. 시스템이 보호를 해 주는 것이다.
“저기 헌터 커뮤에 실검 7위하고 10위가 무려 내 이야기라니…….”
이거 설마 명성도가 더 오른 거 아니겠지?
진성은 상태창을 한 번 열어 보기로 하였다. 분명 맨드레이크 판매하기 전 최종적 명성도는 1,300이 조금 넘는 수준이었던 거로 기억하는데…….
[이름:강진성
나이:25
레벨:70
랭크:C
명성도:1,631
직업:중급 농부
칭호:세계수의 가호를 받는 자+정령 나무의 주인
능력치:힘 65 민첩 85 마력 광폭화 체력 광폭화
고유스킬:황금손(작물의 성장을 50배 빠르게 적용합니다.)
(작물의 성장 속도 조절 때문에 1배로 적용되었습니다.)
세계수의 가호(+체력 500 마력 500)
정령 나무의 주인(정령 친화력 Up)
패시브:동식물 등의 정보를 더 자세히 파악할 수 있습니다.]
“뭐야……. 그사이에 300이나 올랐다고?”
맨드레이크 100개 판매한 것밖에 없었는데……. 그럼 맨드레이크 한 개당 명성도 3? 아니지, 아마 헌터 커뮤에서 실검으로 자신이 거론되었기 때문에 그것 덕분에 명성도가 조금 더 올랐을지도 모른다.
“명성도가 1만이 넘으면 거의 A랭크 유명한 헌터 급이 되는 거 아닌가?”
자신이 알기엔 A랭크 헌터들 기본 명성도가 1만 이상은 넘는 거로 알고 있었다. A랭크 셰프 차현민 헌터 명성도만 해도 대략 17만이 넘는 거로 알고 있었다.
뭐, 세계적으로 유명한 셰프이기 때문에 그 정도 수치가 나오겠지. 그럼 AA랭크 헌터는 얼마나 명성도가 나올까? 엄청나겠지??
“그나저나 빨리 나도 B랭크 헌터 되고 싶다……. 언제까지 C랭크에서 머물게 될지…….”
물론 진성이 너무 급하게 생각하는 게 맞다. 헌터 랭크 올리기는 무척이나 힘들기 때문이다.
시스템 때문에 쑥쑥 성장하고 먼치킨이 되었기에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이다. 다른 헌터들은 생고생을 다 해가면서 헌터 랭크를 올리고 있었다.
“이거 아침에 일어나면 헌터 커뮤 실검 1위에 내 이름 올라가는 거 아니겠지?”
설마, 그렇게 쉽게 올라가지 않겠지. 아무리 구하기 힘든 맨드레이크라고 하지만 100개 가지고 1위 검색어를 달성한다? 에바야…….
AA랭크의 누가 결혼을 했다든지 이런 유명한 것들만 1~3위로 올라가는 걸로 아는데…….
10분 뒤에 실검을 다시 확인해 보니까 실검 6위까지 올라와 있던 것이다.
“뭐야, 이거 점점 올라가잖아? 언급하는 사람들도 많아지네.”
자유글들을 보는데 ‘문산역 맨드레이크 다 팔렸나요?’라는 글들과 ‘대체 그는 누구기에 이렇게 많은 맨드레이크를 소유하고 있었나?’라는 글 등 수많은 글이 실시간으로 올라오고 있었다.
“에이, 아닐 거야……. 5위까지는 가겠지만 그 이상은 안가겠지.”
그렇게 말하면서도 내심 기대가 되는 진성이었다.
실검 1위는 못하더라도 3위까지만 올라가면 뉴스에도 나오기 때문이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또 명성도가 엄청나게 올라가겠지.
“일단 잠이나 자자. 이러다가 잠 못 자겠다.”
즐거운 상상을 하다 보니 어느새 시간이 10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지금 잠자리에 눕지 않으면 분명 또 새벽에 잘 게 분명하였기에 노트북을 끄고 누웠지만, 실검 오르는 속도를 본 터라 마음이 설레 잠이 오지 않았다.
“아, 후기하고 실검 괜히 봤네……. 잠도 오지 않고.”
진성은 억지로 눈을 감았지만 전혀 잠이 오질 않고 있었다.
그래서 폰을 켜서 잠이 오는 음악을 틀어 마음을 진정시키고 차분하게 만든 다음에 다시 잠을 청했다.
이번에는 조금 졸려오는 터라 진성은 눈을 감고 잠을 잤다.
진성이 한참 꿈나라로 향할 때쯤…….
* * *
지난번 진성의 밭을 습격한 이들의 배후를 조사하는 시리우스 팀과 시우는 배후가 이진호인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하였다.
“도련님, 확실합니다. 하운드 팀의 오 대리 세뇌 스킬이 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