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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키운 작물로 레벨업-62화 (62/209)

제62화

62. 062화

진성은 세린이의 괜찮다는 말을 계속 들으면서 더더욱 미안한 감정이 드는 터라 자주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린아, 아빠가 밭에 자주 들를게.”

“네, 아빠!”

하지만, 세린이는 아빠인 진성이 매우 바쁜 것을 이해하고 있었다. 시스템이 주는 퀘스트로 피곤한 것도 있었지만, 자주 못 와서 미안하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세린은 아빠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있었다. 자신을 생각해 주는 마음이 진심으로 느껴졌던 것이다.

정령왕인 세린이 볼 때는 진성의 마음은 깨끗하였다. 지난번에 밭으로 쳐들어온 용병들의 마음은 모두 검게 물들어 있었다.

“아빠, 힘내세요~”

“세린아, 고마워.”

“네! 헤헤.”

세린의 힘내라는 말에 진성은 더더욱 자주 와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역시 자신이 제일 힐링 받는 곳은 자신의 밭이라고 생각하는 진성이었기에…….

그렇게 진성은 경매장을 바로 가려다가 집에 잠시 들러 평상복으로 갈아입고는 잠시나마 집에서 쉬고 경매장으로 가려고 하였다.

자신의 방 안에서 잠깐 쉬던 진성은 습관적으로 노트북을 켜고 헌터 커뮤니티 사이트를 들어가 카테고리들을 하나하나 탐색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문득 헌터 장터를 발견했다.

“어? 헌터 장터는 뭐지?”

마우스로 헌터 장터 게시판을 누르자 실시간으로 직거래 구매 및 판매가 이어지는 걸 확인하였다.

지역설정을 하면 집 근처에서 구매 및 판매를 할 수 있었는데 진성은 지역을 파주로 설정하고 헌터 장터를 다시 새로 고침 해 보니 문산에서 방범용 맨드레이크를 구하는 사람이 꽤 있었다.

대부분 싸게 구한다면서 개당 최소 60만 원에서 최대 130만 원까지 구매한다는 글들이 가득하였다.

“기본적으로 맨드레이크가 비싸긴 하구나.”

하나 진성은 비싸게 팔 생각은 전혀 없었다. 맨드레이크를 언제든지 생산할 수 있었기에 판매 글을 한 번 올려 보기로 하였다.

[제목:맨드레이크 싸게 판매합니다

우연히 아는 사람에게 맨드레이크들을 대량으로 받았습니다. 물론 불량품은 아닙니다. 다만, 제가 쓰지 못하는 물건이라 싸게 팔아봅니다. 개당 30만 원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현금 거래 또는 계좌 이체도 됩니다. 오늘 직거래 문산역 앞 오후 6시 넘어서 판매 들어가고 약 1시간 동안 판매할 예정이니 필요하신 분은 오시길 바랍니다]

판매 글을 헌터 장터 게시판에 올렸던 것이다. 그리고 새로 고침을 잠깐 하자 댓글이 몇 개가 달렸다. 그중에는 사기 아니냐는 댓글들도 있었다.

“사기라고 생각하면 사질 말든가~ 어차피 진짜 필요한 분은 사가겠지.”

진성은 자신을 욕하는 유저들이 보여도 별로 신경을 쓰지 않기로 하였다. 괜히 감정 낭비해서 댓글로 싸워봤자 남는 게 없기 때문이다.

한 번 더 새로 고침을 하자 댓글이 수십 개가 달렸고 오후 6시에 가서 보겠다는 유저들도 꽤 있었던 것이다.

“오후 6시면 지금 5시 되기 10분 전이니까 슬슬 출발해야겠다.”

진성은 시간을 잠시 확인해 보고 인벤에 잠들어 있는 맨드레이크 100개를 확인하고는 출발하려다가 시스템에게 한 가지 물어봤다.

“야! 시스템. 맨드레이크 직거래 판매하려고 하는데 싸게 팔아도 명성도 오르냐?”

-네, 기존 가격에서 조금이라도 싸게 판매하면 명성도가 좀 더 크게 오릅니다.

“그래?”

그러면 종종 싸게 팔아봐야겠네.

맨드레이크 같은 자신에게 쓸모없는 물건들은 엄청 싸게 팔고 자신이 기른 상추나 일반 작물들은 적당히 싸게 팔고 특별한 것들은 비싸게 팔면 될 것이다.

“아무튼 슬슬 나가야지. 일찍 가서 준비해야 하니까.”

문산역 앞에서 판매하려면 문산역 공무원에게 헌터 라이센스 인증하고 판매 허가서를 신청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허가서 없이 판매를 하면 벌금을 문다.

진성의 집에서 문산역이야 차로 15분이면 도착하니 금세 도착했다.

오후 5시가 넘은 시간대라서 그런가? 아니면 평일이라서 그런가……. 퇴근 시간대라 사람들이 점점 북적거리기 시작하였다.

예전에도 문산에는 사람이 어느 정도 살았었지만 헌터 이전 시대에는 대부분 서울 쪽으로 일자리를 두어 이사를 하여서 그렇게 사람이 많지는 않았다.

하지만 헌터 시대가 되고 문산 또는 금촌 등에 인구가 갑자기 증가하였다.

“빨리 주차하고 문산역 민원실에서 인증하고 허가서 신청해야겠다.”

문산역 주변 주차장에 차를 주차한 뒤, 문산역 안쪽 민원실로 향했다.

민원실 안에는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들과 그리고 민원을 신청하는 시민이 한 명 있었는데 그 뒤에 서서 조용히 기다렸다.

앞쪽 민원을 들어보니 역 앞에서 담배꽁초를 버리는 사람들에게 벌금 부과하라고 따지고 있었다. 그 시민은 약 10분간 따지다가 씩씩거리며 돌아갔고 진성의 차례가 왔다.

“네, 다음 분.”

민원실 업무를 보는 공무원이 기다리고 있는 다음 순번을 불러 진성이 다가갔다.

“네, 다름이 아니라 오후 6시부터 오후 7시까지 역 앞 판매 허가서를 받으려고요.”

“네, 헌터이신가요? 헌터이시면 라이센스 인증 부탁드립니다.”

“네, 여기 있습니다.”

진성은 인벤에서 C랭크 헌터 라이센스를 꺼내 공무원에게 건네었고 공무원은 라이센스 스캔 기기로 확인하였다.

정상적으로 C랭크 헌터 강진성으로 뜨자 공무원은 ‘네. 여기 있습니다.’ 하고는 라이센스를 진성에게 돌려주었다.

“허가 신청서 작성 부탁드립니다.”

공무원은 라이센스와 신청서를 건넸고, 진성은 신청서를 받아 들어 열심히 작성하였다.

판매하는 것은 맨드레이크 수량 100개라고 적었고 시간대는 오후 6시부터 오후 7시까지 1시간이라고 써넣었다.

작성이 다 되자 공무원에게 신청서를 건넸다. 신청서를 받은 공무원은 내용을 확인해 보면서 확인차 진성에게 물어봤다.

“오후 6시부터 7시까지 1시간 동안 판매 맞으시죠? 그리고 판매할 물건은 맨드레이크 100개고요.”

“네, 맞습니다.”

“아시다시피 써넣은 내용과 다른 이상한 물건 파시면 안 됩니다?”

“네, 알겠습니다.”

“신청서 확인하였습니다. 오후 6시부터 정상적으로 판매하시면 됩니다.”

“네, 감사합니다.”

공무원이 민원실을 나서는 진성에게 ‘잠시만요!’라고 외쳤고, 테이블과 의자를 건네주며 판매가 끝난 후에 꼭 반납하라고 일러 두었다.

“꼭 반납 부탁드립니다. 고객님.”

“네, 감사합니다.”

민원실에서 나온 진성이 시간을 확인해 보니 오후 6시가 되기 20분 전이었다.

“아직 시간은 널널하네……. 일단 역 앞자리 좀 탐색해야지.”

문산역 앞 광장으로 나온 진성은 어디가 제일 좋을지 고민하다가 커피 자판기 옆 구석 쪽에 자리를 잡았다.

광장에는 상인 헌터 여러 명이 있었는데, 아무래도 맨드레이크를 싸게 파는 것이기 때문에 유동 인구가 많지 않고 그들의 눈에 띄지 않은 곳으로 선정한 것이다.

커피 자판기 옆에 테이블과 의자를 놓고 맨드레이크들을 꺼내 테이블에 진열하였다.

물론 꺼내자마자 비명을 지르기에 하나하나 뒷목을 쳐서 기절시켜서 테이블에 차곡차곡 배치했다. 테이블에 약 20개밖에 못 올려놔서 일단 20개만 배치하였다.

“이제 기다리면 되나?”

진성은 자리를 잡고 의자에 앉아 문산역 쪽을 힐끔힐끔 쳐다보았다.

다른 상인 헌터들이 파는 것을 잠시나마 지켜보았는데 대부분 던전에서 생존하기 위한 침낭이라던가 또는 레이드할 때 필요한 물건들을 다양하게 팔고 있었다. 몇몇 헌터 손님들이 상인들의 물건을 고르고 있었다.

진성은 시간이 남아 폰으로 헌터 커뮤니티 헌터 장터 게시판에 들어가 자신의 글을 찾았는데 댓글이 수백 개가 달린 것이다.

물론 그중에 사기 아니냐는 욕 댓글도 좀 있었는데 그들을 제외하곤 진짜 개당 30만 원에 파시느냐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물론 문산 또는 금촌에 거주하는 헌터들은 무조건 가서 구매하겠다는 댓글이 달렸고 말이다.

“어차피 이렇게 댓글이 달려도 오는 사람은 한정돼 있겠지. 보나 마나.”

진성은 큰 기대는 하지 않고 있었다. 하긴 자신이라도 의심부터 할 것이었다. 개당 최소 100만 원이나 하는 맨드레이크를 개당 30만 원에 판다? 사기 아니냐는 생각부터 할 것이었다.

“이제 슬슬 오후 6시다!”

6시가 되기 5분 전이었다. 아직 진성의 테이블 앞에는 아무도 없었다. 역 앞 상인 헌터들 자리에 바글거릴 뿐…….

“역시 오늘 구매하려는 사람은 한 명도 없나? 하긴…….”

진성은 이해하고 있었기에 이것도 경험이다, 생각하고 1시간 때워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진성의 생각은 빗나갔다. 오후 6시가 되자 사람들이 진성의 테이블 앞에 몰려든 것이다.

사람의 수는 30여 명이 훌쩍 넘어갔다. 그리고 맨 앞에 첫 번째로 자리 잡은 손님이 진성에게 얘기했다.

“헌터 커뮤 한울에서 판매 글 보고 왔습니다. 진짜 맨드레이크 30만 원에 파시는 겁니까?”

“네…….”

진성은 당연히 사람들이 사기라고 하며 오지 않을 줄 알았는데 이렇게나 많이 줄을 선다고??

“저 맨드레이크 한 개 구매하겠습니다. 30만 원 맞죠?”

확인차 물어보는 헌터 말에 ‘아, 네네. 맞습니다.’라고 말했고 진성은 현금 30만 원을 그 자리에서 받았다. 맨드레이크를 받은 헌터는 인벤에 넣었다.

물론 구매자들은 정보창을 한 번씩 확인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줄이 줄어들었고 진성은 배치해 놓은 맨드레이크들이 줄어들 때마다 계속해서 테이블에 채워 넣었다.

45분 이상이 지나고 보니 줄을 서 있던 사람들 전부 없어졌고 맨드레이크는 열 개밖에 남지 않았다. 두세 개씩 구매했던 사람들이 있었는데도 남았다.

“반신반의하면서도 오는 분이 있긴 하구나…….”

예상하지 못한 전개에 진성은 조금 당황했다.

이렇게나 잘 팔릴 줄이야…….

자신의 테이블 앞에 손님이 없자 헌터 커뮤의 반응을 보려고 헌터 커뮤 장터 후기란에 들어가 봤는데 자신이 판매한 맨드레이크를 구매하고 인증한 사람들이 꽤 많았다. 일반인들의 글도 꽤 있었다.

대부분 칭찬하는 글들이었다. 한 헌터는 반신반의하고 찾아갔는데 진짜 개당 30만 원에 파는 헌터가 있었다며 덕분에 잘 구매했다고 후기를 남긴 것이다.

그런 후기 몇십 개가 헌터 커뮤에 올라오자 화제가 되었다. 대체 그는 누구이며 왜 이렇게 싸게 판매하는 것인가? 라는 글들이 몇 개가 올라왔지만, 가짜가 아닌 진짜를 판매했기 때문에 진성의 명성은 헌터 커뮤에서 조금씩 퍼지기 시작하였다.

“이 정도 반응이라니…….”

헌터 커뮤 후기 글 몇 개로 진성은 헌터 커뮤 실시간 검색어 20위안에 들었다. 맨드레이크 덕분에 자신의 명성도가 떡상한 것이다.

“명성도는 얼마나 오를까? 이 정도 주목이면 꽤 오를 거 같은데.”

진성은 명성도가 얼마나 오를지 기대가 되었다. 시간을 보니 오후 7시가 되기 3분 전이라 슬슬 자리를 치울 준비를 하였다.

그런데 멀리서 ‘잠시만요!’라는 외침이 들렸다. 어떤 한 손님이 진성의 자리로 달려와 ‘맨드레이크 남았죠?’라고 물었던 것이다.

“네네, 10개 남았습니다.”

“10개 다 구매할 수 있을까요?”

“네. 그래 주시면 저야 감사하죠.”

여성 손님이었는데 맨드레이크가 간절하게 필요했나 보다. 10개 구매하고는 거듭 감사하다면서 인사를 하고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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