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1화
61. 061화
“그나저나, 시스템. 2만 평 물주기 작업 다 끝났는데 퀘스트 완료 아니야?”
진성은 세계수에 등을 기대고 쉬다가 2만 평의 물주기 퀘스트 다 끝난 거 아니냐고 물었지만 시스템은 진성이 좀 쉬길 바랐기에 완료 메시지를 주지 않고 있었다.
-조금 더 쉬시길 바랍니다.
“이젠 배려까지? 뭐……. 상관없지만.”
어차피 퀘스트는 끝났으니까 조금만 더 쉬고 퀘스트 완료를 받으면 만병초, 맨드레이크, 벌집, 황금 보리의 등급이 1단계 올라갈 것이다.
“이제 플래인가…….”
3개월도 안 돼서 플래를 찍어버린 것이다. 이젠 뭐가 나와도 별로 놀랍지 않았다. 이미 초기 때부터 너무 많이 놀랐기 때문이다.
세계수와 정령 나무 등이 나와 아마 다음은 이것보다 더한 것을 주리라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뭐 씨앗에서 호수가 나오는 건 의외였지만…….
진성은 이대로 순조롭게 가다간 10만 평의 주인. 아니, 30만 평의 주인이 될지도 모른다. 자신한테는 좋지만, 자신이 앞으로 더욱 유명해질수록 이상한 사람들도 꼬일 것이었기 때문에 걱정이 들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약 30분간 쉬었고 마이너스가 된 체력이 어느 정도 회복하자 시스템이 메시지를 보냈다.
-체력을 어느 정도 회복하신 거 같으니 퀘스트 완료와 보상을 드리겠습니다.
“그래…….”
-C급 퀘스트(선택) 완료되었습니다.
마르지 않는 호수의 물을 직접 2만 평의 전체 작물들에게 뿌려 주세요. 정령들의 도움 없이 직접 작업하세요.
보상:맨드레이크, 만병초, 벌집, 황금 보리
등급 1단계 상승
-맨드레이크, 만병초, 벌집, 황금 보리가 각각 등급 업이 되어 플래티넘으로 상승하였습니다. 각각 플래티넘으로 상승하였기에 세계수 성장시키기 퀘스트 1단계가 완료되었습니다. 다음 단계로 진행하시길 바랍니다.(각각 만병초 1개, 맨드레이크 1개, 벌집 로열젤리, 황금 보리 1개 등을 수집하여 세계수에게 갖다주세요.)
시스템의 알림이 이렇게 떴고 진성은 일단 만병초 등의 정보창을 열어 퀘스트대로 등급 업이 됐는지 확인해 보았다.
[이름:만병초
등급:플래티넘
특징:북한산 또는 지리산에 발견되는 약초입니다. 이 약초는 북한산에서 발견하여 강진성 님에게 넘겨졌고 현재 축복받은 땅에서 버프를 받으며 크게 성장 직전입니다. 잘만 키우시면 플래티넘까지 빠른 속도로 성장할 듯 보입니다.]
[이름:맨드레이크
등급:플래티넘
특징:두더지 족장을 구타해서 죽이고 경험치를 얻어 바로 레어 등급으로 진화한 개체입니다.]
[이름:A랭크 양봉가의 벌집
등급:플래티넘
특징:100마리의 꿀벌과 1마리의 작은 여왕벌이 사는 벌집입니다. 추후 유니크 등급부터는 로열젤리가 생산됩니다.]
[이름:황금 보리
등급:플래티넘
특징:넓은 밭에 심었습니다. 최소 100평 또는 최대 1,000평의 땅에 보리가 퍼집니다.]
“2단계는 저것들은 각각 세계수에게 가져다주면 된다는 거지? 시스템?”
-네, 그렇습니다. 기한은 없지만 빠른 성장을 원하신다면 지금 가져다주시면 됩니다.
“당연히 빠르게 해야지……. 네가 또 대형 퀘스트를 기습으로 줄지 모르니 빨리빨리 하는 게 낫지.”
-당분간 큰 퀘스트는 없습니다. 안심하셔도 됩니다.
“내가 그걸 어떻게 믿어?”
시스템한테 한두 번 당한 게 아니었기에 진성은 아직도 의심의 눈초리를 버리지 못했다.
“하여튼 빨리 해야겠다.”
진성은 자리에서 일어나서 세계수 주변에 있던 만병초, 맨드레이크, 황금 보리 한 개씩을 채취하였고, 벌집에 다가가니 작은 벌들이 나와서 로열젤리 일부를 세계수 앞으로 옮겨주었다.
세계수가 가지를 뻗어서 그것들을 잡아 모두 흡수하였다.
환한 빛이 나오기 시작하자 진성은 재빨리 눈을 감았다. 눈뽕을 당하기 싫었기 때문이다. 눈을 감는 동안 시스템의 알림도 떴었다.
-세계수의 성장이 시작되었습니다.
남은 시간:10분
“아, 10분이나 걸리네.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 않는구나?”
진성을 계속 눈을 감은 채 말했더니 시스템이 눈을 떠도 된다고 하였다.
“내가 그 말에 속을 줄 알아? 눈뽕 당하게 만들 속셈이지? 시스템……. 나 안 속는다!”
진성은 시스템이 요즘 자신에게 부쩍 장난을 많이 치기 시작하였다.
점점 이 녀석도 인간적으로 되어가네~
그렇게 10분이 흐르자 빛이 없어졌다.
진성이 눈을 뜨고 세계수를 바라보았는데 작았던 세계수가 성장하여 더더욱 커진 게 보였다. 이러다가 빌딩 크기의 세계수로 성장할 듯싶었다.
-세계수의 성장이 완료되었습니다.
“얼마나 성장했는지 오랜만에 정보창 열어 봐야겠다.”
진성은 성장시키기 이전까지는 렙 30 정도였는데 ‘이 정도 크기면 40은 되어 있으려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름:세계수 Lv.50
등급:플래티넘
특징:지구 최초의 세계수
생각:성장 1단계 완료!
효과:세계수의 효과로 농부 헌터 강진성의 토지 30,000평은 성장 속도 100배 증가 및 모든 작물은 어떤 상황에서도 다 보호받는다.(재해, 병해충 등 보호)
패시브:세계수의 장벽(세계수는 현재 위치의 즉 30,000평의 땅을 장벽으로 보호합니다.) 퀘스트로 인한 피해는 보호 불가능하나 빠른 회복 가능. 레벨 50이 되었으므로 이제 세계수의 주민들이 성장합니다.]
“레벨업이 20이나 오른다고? 거기에 장벽은 뭐야?”
-세계수의 장벽이란 헌터들의 스킬로 치자면 은신과 비슷합니다. 강진성 님의 땅까지 포함해 전체 은신을 걸 수가 있으며, 강진성 님이 허락하신 상대가 아니면 외부인들에게는 이 땅의 평범한 작물들만 비춰집니다.
“오? 그건 좋네……. 안 그래도 부담돼서 가족이나 친구들한테만 보여주고 싶었는데.”
세계수나 이런 것들이 자신의 땅에 있다고 소문이 퍼지면 좋을 게 하나도 없다. 분명 귀찮게 할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세계수의 성장 1단계가 끝났으니 보상을 드리겠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10
“그럼 이제 렙 70인가? 그런데 시스템, 나 언제 헌터 랭크 오르냐? 이제 오를 때 되지 않았어?”
-조금만 더 기다리시길 바랍니다.
“즉 너 말은 퀘스트 몇 개 더 줄 테니까 그거까지 하면 랭크업 시켜준다는 말이지?”
시스템 녀석 아무 말이 없는 거 봐선 내가 정곡을 찔렀나 보네……. 에휴, 퀘스트라……. 세계수 성장 퀘도 이렇게 시간이 걸리는데 헌터 랭크 올리는 퀘스트도 분명 어렵고 오래 걸리겠지. 일단 레벨도 올렸으니 상태창도 오랜만에 열어 봐야겠다.
[이름:강진성
나이:25
레벨:70
랭크:C
명성도:1,331
직업:중급 농부
칭호:세계수의 가호를 받는 자+정령 나무의 주인
능력치:힘 65 민첩 85 마력 7,500 체력 7,500
고유스킬:황금손(작물의 성장을 50배 빠르게 적용합니다.)
(작물의 성장 속도 조절 때문에 1배로 적용되었습니다.)
세계수의 가호(+체력 500 마력 500)
정령 나무의 주인(정령 친화력 Up)
패시브:동식물 등의 정보를 더 자세히 파악할 수 있습니다.]
“바뀐 게 레벨뿐만이 아니네……. 명성도는 왜 이리 올랐어??”
분명 1,000 달성한 게 겨우 며칠 전인데 벌써 1,300이 넘었다고? 대체…….
“현민 씨가 계속 홍보해 줘서 그런가?”
1,300중 현민 씨가 홍보해 준 효과 지분이 아마 70%는 차지할 것이다. 나머지는 자신이 판매한 상추와 루콜라를 먹은 사람들이 주변에 알렸겠지.
“현민 씨 가게에 한 번 들러야겠다. 진짜 이 정도로 홍보해 주시다니 감사하네.”
이제 성장 퀘스트까지 마무리가 됐겠다. 또 할 일이 있나?
진성은 다시 한번 밭을 점검하였는데 딱히 할 게 없어서 다시 세계수 쪽으로 돌아와 맨드레이크를 뽑아서 랜덤 교환 상자에 넣고 돌리기 위해 맨드레이크들이 몰려 있는 곳으로 향하니 진동이 느껴질 정도로 맨드레이크들이 몸을 떨었다.
“플래티넘 등급의 맨드레이크는 이제 세 개 남은 건가?”
한 개는 세계수 성장에 썼고 다른 한 개는 레어 등급 때 랜덤 교환 상자에 넣어 갈았기 때문에 세 개가 남아 있었다.
진성은 부들부들 떠는 맨드레이크들에 다가가 제일 가까이에 있는 맨드레이크를 잡아 쑥 뽑아냈고 그 맨드레이크는 진성의 손에서 벗어나려고 비명도 지르고 별짓을 다 했다. 하지만 진성은 이제 비명에 적응이 된 터라 씩 웃음을 지었다. 사악하게 말이다.
“자자 이젠 너 차례다……. 흐흐.”
정말 사악한 웃음이었다. 진성의 손에 잡힌 그 맨드레이크는 다른 동료 맨드레이크들에게 살려달라고 비명을 질렀지만, 땅에 박혀 있는 다른 두 녀석은 잡혀가는 동료를 모른척하였다.
“얌전히 있어!”
진성은 그 맨드레이크를 강화 유리 하우스의 랜덤 교환 상자에 억지로 넣어 닫았다. 상자에 넣어진 맨드레이크는 비명을 지르며 상자에서 나오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이미 닫힌 터라 나오질 못했다.
“이번에도 맨드레이크가 나오려나? 플래인데…….”
랜덤 교환 상자에서 빛이 나왔는데 처음 보는 흰색 빛이었다.
“어? 처음 보는 색인데…….”
교환 상자에서는 약 5분 정도 쿵쾅거리는 소리가 났는데, 진성은 순간 교환 상자가 고장이 난 줄 알았다. 이렇게 요란한 소리를 내는 건 처음이었기에…….
흰색 빛이 끝나기를 기다렸다. 빛이 줄어들고 알림이 떴다.
“한 번 열어 볼까? 이거 고장이 난 건 아니겠지??”
진성은 약간 불안한 마음이 있었으나 조심스럽게 교환 상자를 열어 보았다.
상자를 열자마자 인벤에 넣어졌는데 확인해 보니……. 맨드레이크 일반 등급 100개와 맨드레이크 레어 등급 10개가 나왔던 것이다.
“무슨 맨드레이크 군단이냐?”
무려 110개가 나온 것이다.
하……. 나는 잘 쓰지도 않는 애들인데……. 레어는 심어서 기르고 일반 등급은 다 팔아야겠다.
진성은 실망한 표정으로 세계수 쪽으로 터덜터덜 돌아왔고 맨드레이크들이 있는 곳으로 가서 말했다.
“신병 받아라!”
맨드레이크 플래 두 개가 있는 곳으로 레어 등급 열 개를 던지자 플래 두 개가 땅에서 나와 레어 등급 애들을 교육하며 자리까지 지정해 주는 모습까지 보였다.
“플래 녀석들, 교육을 잘하네.”
한동안 맨드레이크들이 움직이는 걸 보다가 진성은 오랜만에 경매장에 들러서 일반 등급 맨드레이크 100개를 팔아야겠다고 생각하며 세린에게 다가갔다.
세린이는 성장한 세계수 쪽에 있었는데 세계수를 지키는 경비병 요정들과 이야기 중이었다.
요정 언어라고 해야 될까? 한국어로 들리는 것 같기도 하고, 여러 언어가 섞인 듯했다.
“세린이는 많이 바쁘네……. 조금만 기다려 볼까?”
항상 세린이에게 인사를 하고 집에 가는 진성이었기에 세린이의 볼일이 끝나기를 기다렸다. 그러면서도 세계수의 경비병 요정의 정보창을 열어 보았다.
[이름:세계수의 경비병 Lv.30
생각:세계수의 정령왕님과 세계수를 지키자!
특징:세계수의 요정 경비병입니다. 아직은 작고 힘이 없어 보이지만 세계수와 세계수의 정령왕이 성장하면 할수록 이들도 성장하고 점점 강해집니다.]
“얘네들도 렙이 20이나 올랐네.”
경비병이 100여 명 정도였나? 뭔가 수가 더 늘어난 거 같은데…….
진성이 세린의 주변에 있는 요정 경비병을 세어 보니 300명이 넘어 있었다.
“아무래도 세계수가 성장하니까 인구가 증가하는구나!”
뭔가 세린이도 좀 더 성장한 듯 보였다. 날개에서 광채가 난다고 해야 할까? 점점 기품이 있어 보인다고 해야 할까?
한참 동안 기다리면서 세린이를 흐뭇하게 바라보는 진성이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약간 넋을 놓고 있었는데 세린이가 다가와 ‘아빠, 뭐해요?’라고 하자 진성은 정신을 차리고 세린이에게 말했다.
“세린아, 볼일은 다 끝났니?”
“네!”
“세린아. 아빠가 내일 일찍 올게. 그래도 괜찮을까?”
“네, 괜찮아요. 아빠! 가서 쉬세요.”
“그래, 미안해. 세린아…….”
진성은 항상 세린이를 여기에 두고 가는 게 미안했다. 그래서 목조주택까지 주문한 거였는데 자신이 좀 더 성장하고 세린이도 성장하면 나중에 부모님에게 소개하고 친구들에게도 소개하고 싶은 마음은 있었다.
진성이 미안한 감정을 담아 세린을 쳐다보자 그 감정이 느껴지는지 세린이가 계속 괜찮다고 얘기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