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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키운 작물로 레벨업-55화 (55/209)

제55화

55. 055화

진성은 성현과 시우를 데리고 블랙마켓을 빠져나왔는데 진호 일행은 아직 블랙마켓을 빠져나가지 않고 시우 일행이 어디로 가는지 지켜보고 있었다.

“아주 건방진 녀석들이네……. 김 비서? 저 두 녀석 조사해라.”

“조사 말입니까? 하, 하지만 대체 어떻게 하시려고 그러는 겁니까? 도련님.”

“넌 잔말 말고 내가 말하는 대로 하기만 하면 돼! 알겠어?”

진호는 김 비서가 자신에게 말대답하자 조금 짜증 난다는 듯이 말했다.

김 비서는 ‘아……. 저 도련님이 또 시작이구나. 회장님 귀에 들어가면 난 끝인데.’라는 생각을 했지만 어쩌랴……. 자신은 이진호 도련님의 전속 비서인 것을…….

까드득.

이진호는 멀리서 집으로 돌아가는 시우 일행을 보며 이를 갈았다. 그러다가 자신의 앞을 우연히 지나가는 헌터로 보이는 자가 시우 일행을 보며 중얼거리는 것을 정확히 들었다.

“어……? 저 녀석은……. 그 강진성 아닌가?”

진호는 자신을 경호하는 경호원 둘에게 눈치를 주었다. 즉 자신의 앞을 지나가는 저 헌터를 데려오라는 것이었다.

“알겠습니다. 도련님.”

비록 박성현에 무참히 깨진 경호원들이었지만 바로 앞에 있는 저 헌터는 약해 보이니 끌고 올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들은 바로 움직여 지나가는 그 헌터를 바로 납치하여 이진호 앞에 대령했다.

그 헌터는 영문도 모른 채 끌려 왔기 때문에 ‘당, 당신들 뭐야?’라며 당황해하고 있었다.

김 비서는 진호를 대신해 그에게 명함을 보여주면서 물어봤다.

“옆에 계신 분은 현성 기업의 차기 후계자 이진호 부장님입니다. 아까 저기 돌아가는 일행을 아시는 거 같은데 그 정보를 한 번 토해내 보십시오.”

김 비서의 말을 들은 그 헌터는 자신을 노려보는 경호원 헌터가 너무 무서워 바로 아는 것을 토해내기 시작하였다.

“저, 전 이승룡이라는 D랭크 농부 헌터입니다. 그 아까 돌아가던 그 일행 중 한 명은 저희 농부 헌터 모임에 나왔던 헌터인데 이름은 강진성이라고 하고 C랭크인 거로 알고 있습니다.”

“계속 말해 보십시오.”

“제가 알기엔 그 강진성 헌터가 가야리 부근에서 3만 평의 땅을 가지고 농사하는 것만 압니다! 그 외는 저도 모릅니다. 사, 살려주십시오.”

헌터인 김 비서에게는 거짓 간파라는 스킬이 있는데, 이승룡 헌터가 하는 말은 모두 진실이었다.

“도련님……. 사실입니다.”

“그래? 그럼 김 비서. 그 강진성이라는 놈하고 박성현 그 두 놈을 조질 계획을 만들어 와라.”

“네……. 알겠습니다, 도련님.”

이승룡이라는 헌터는 강진성이 이 현성기업의 도련님에게 찍힌 걸 알게 되었고, 진성의 명복을 빌었다. 그리고 속으론 풀려나면 바로 형님에게 이 이야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도련님, 저 헌터는 어떻게 처리할까요? 제 예상대로라면 바로 발설할 거 같습니다.”

비서의 말을 듣자 이승룡은 겁이 나기 시작했다 ‘설마 나를 죽이려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어 빌었다.

“사, 살려주십시오. 절대로 이 일을 발설하지 않겠습니다.”

“됐다……. 그냥 보내줘라.”

진호는 그 말을 끝으로 이승룡 헌터를 그 자리에 버려두고 비서와 경호원들을 데리고 떠나 버렸다.

“휴우……. 살았다.”

하마터면 소리소문없이 죽을 뻔했다. 이 장소가 블랙마켓의 어두운 골목길 쪽이라 여기서 살해당하면 아무도 모를 것이기 때문이었다.

“아, 맞아. 형님한테 전화 걸어야지!”

이승룡 헌터는 바로 이형만에게 전화를 걸었다.

뚜루루루-

신호음이 몇 번이 이어져도 받지 않자 이승룡은 ‘아니, 왜 이리 안 받으시지?’라는 생각이었는데 누군가 바로 뒤에서 말을 하는 사람이 있었다.

“역시……. 예상대로였군.”

“……!!”

이승룡 헌터가 놀라 뒤를 돌아보니 김 비서와 경호원 헌터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었다.

“사, 살려 주십……. 으읍.”

덩치가 큰 경호원 헌터 한 명이 이승룡 헌터를 덮쳐 기절시켰다.

“이 사람, 처리하고 돌아오게나.”

“네, 김 비서님.”

김 비서는 이진호에게 돌아가고 그 덩치가 큰 헌터 한 명이 기절한 이승룡 헌터를 데리고 빠져나갔다.

김 비서는 이진호를 모신 지 오래되었던 터라 진호의 더러운 일을 모두 처리하고 있었다.

“하아……. 도련님. 이러다가 회장님께 들키면 큰일 납니다.”

“아버지는 걱정 말고 빨리 알아 와!”

“네, 알겠습니다. 도련님…….”

아……. 저 망할 도련님 때문에 내가 이 고생이라니! 일단 그 이승룡인가 뭔가는 곧 처리될 거고 이제 강진성 헌터와 박성현 헌터에 대한 정보만 다 캐오면 되는 건가? 진호 도련님이 오래 기다리는 건 안 좋아하시니 하루 만에 정보를 알아내야겠군.

한편 이형만은 지인 동생 녀석에게 부재중 전화가 세 통이나 온 것을 보고 다시 전화를 걸었지만 승룡은 받지 않았다.

“아니, 승룡이 이 녀석은 왜 전화한 거지? 또 쓸데없는 건가…….”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이형만이었다.

그리고 그 시각, 시우 일행은 주차장에 있었는데 아직 집으로 출발하지 않고 아까 마주친 이진호를 욕하는 성현과 진성이었다.

시우는 여전히 아무 말이 없었다. 다만 굳은 표정이었다.

“하여간……. 네 이복형은 왜 저렇게 삐뚤어졌냐?”

성현은 무척이나 마음에 안 든다는 듯이 말하고 있었다.

“그러게……. 나는 시우 이복형을 오랜만에 보긴 했는데 여전하네, 저 사람은.”

진성도 성현의 말에 동의했다.

“시우한테 열등감을 느끼는 건가?”

“……그럴지도?”

“에휴……. 시우가 엄청 고생이다.”

“일단 여기까지 하고 집에 돌아가자.”

진성의 말에 성현과 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진성의 차에 탑승하였다. 진성은 시동을 걸고 내비를 켜서 도착지를 자신의 집으로 설정하였다. 시우와 성현은 자신의 집에 있는 텔포로 돌아갈 거니 같이 돌아가는 것이다.

집으로 돌아가는 동안 차 안은 한동안 조용했다. 늦은 퇴근 시간대라 그런지 돌아가는 길이 좀 막혀 밤 9시가 넘어서야 도착한 일행이었다.

진성은 차를 정원 구석에 주차했고 시우와 성현이 정원에 있는 텔포에서 각자 목적지를 설정하고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진성아, 나는 이만 간다~”

“어! 잘 가라, 성현아.”

성현이는 먼저 텔포를 타고 연금술사 공방으로 돌아갔고 이제 남은 건 시우였다. 시우는 뭔가 할 말이 있어 보였다.

“안 가냐?”

“어……. 잠시 할 말이 있다, 진성아.”

“아까 네 이복형 때문에??”

“그래……. 내가 노파심에 하는 말이지만 분명 진호 형이 너하고 성현이한테 압박을 주거나 겁을 줄 거야……. 그럴 땐 꼭 나한테 얘기해라.”

“에이……. 설마 그 정도까지 하겠어?”

“아니다……. 분명하다. 그 형은……. 그것 때문에 내 주변 아는 사람들도 당했다.”

“그래? 알았어! 그때는 너한테 꼭 얘기할게. 걱정 마라.”

진성은 꼭 얘기해 줄 테니 걱정 말라며 오늘은 너무 늦었으니 가서 푹 쉬라고 말했다.

시우는 진성의 말에도 걱정했지만, 일단 돌아는 가겠다고 하였다.

“그래, 조심히 들어가고 너무 서류에만 파묻히지 마. 시우야~”

“그래……. 고맙다. 진성아, 나중에 보자.”

“어~”

시우마저 텔포를 타고 돌아가자 진성은 혼자 남게 되었다.

“시우 녀석……. 고생하네……. 그나저나 진호 형이 나를 해코지할까?”

뭐, 진호 형이 나를 괴롭히거나 하면 나도 어떻게든 맞서 싸워주지……. 내 부모님만 건드리지 않으면 나도 웬만하면 참고 견디겠는데……. 제발 진호 형이 선을 넘지 않기를 빌어야지.

“벌써 시간도 이렇게 됐네. 빨리 자야겠다.”

시간을 보니 밤 9시가 훌쩍 넘어가고 10시가 다 돼가는 것이었다. 저녁은 안 먹었지만 별로 배고프지 않아서 굳이 먹지 않기로 했다.

“일단 씻고 잔 다음에……. 아침에 일어나서 뭐 할지 생각 좀 해 봐야지…….”

진성은 집으로 들어와 샤워를 간단히 하고 잠자기 전 집 정리를 한 다음에 방 안으로 들어왔다.

아직까진 잠이 오지 않았던 터라 폰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내다가 어느 순간 잠들어 버렸다.

* * *

그렇게 진성은 잠을 자고 성현은 연금술사 공방 길드로 돌아와 밀린 일을 조금 하고 있었고 시우는 회사로 돌아왔다.

서류 작업 남은 걸 정리하고 집으로 돌아갈 생각이었기에 돌아왔는데……. 아직 퇴근하지 않은 직원이 몇 보여서 무슨 프로젝트가 있느냐고 물어봤다.

“아, 시우 도련님! 그게 아니라 회장님이 이 시간에 회사로 다시 돌아오셨습니다. 무슨 일인지 몰라도 진호 도련님도 호출되셨더라고요?”

영업 부서의 오 과장이 시우의 말에 대답했다.

“회장님이요?”

“네네……. 무슨 일인지 몰라도 뭔가 진지한 표정이셨거든요.”

설마 아까 진호 형이 블랙마켓에서 자신과 친구들에게 협박한 게 벌써 올라갔나?

회장님. 즉, 아버지는 주변에 눈과 귀가 많았다. 나와 진호 형이 허튼짓을 하는지 안 하는지 항상 보고받는다.

“…….”

시우는 아무 말 없이 회장실 근처에서 기다리기로 하였다.

회장실 앞은 A랭크 헌터 세 명이 지키고 있었고 회장님의 전속 비서실장도 문 앞쪽에 있었다.

시우가 다가오자 비서실장이 시우에게 말을 걸었다.

“시우 도련님! 아직 회사에 남아 계셨습니까?”

“네…….”

“회장님은 볼일이 있으셔서 잠시 들어온 상태입니다. 안쪽에 진호 도련님과 같이 계십니다.”

비서실장은 블랙마켓 사건을 회장님이 알고 있으니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전달하기 위해 일부러 말을 한 것이다.

“시우 도련님이 잘못한 것이 아니니까 신경 안 쓰셔도 됩니다.”

“네…….”

“회장님께 이야기하실 게 남아 있으십니까?”

비서실장이 도련님의 표정을 살폈는데 할 말이 있어 보였다.

“그럼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시우 도련님. 아! 커피 한잔 갖다 드릴까요?”

“네……. 주시면 감사하죠.”

“그럼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비서실장은 폰을 꺼내 어디로 전화를 걸었다.

“어! 난데. 회장실 앞으로 시우 도련님이 드실 커피 한 잔 타와라.”

비서실장이 전화를 건 인물은 2층에 비상 근무하는 인원인데 그에게 커피를 타오라고 명령했던 것이다.

전화를 끊은 지 얼마 안 돼서 2층에서 근무하는 보안직원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커피를 가져왔다. 시우에게 다가와 ‘여기 있습니다.’ 하며 커피를 건네주었다.

시우는 커피를 받고 회장실 앞에서 기다리기로 하였다.

한편, 회장실 안에서는 현성기업의 회장 이경찬이 자리에 앉아 있었고, 이진호는 그 앞에 서 있었다.

“진호야……. 내가 분명 시우에게 이상한 짓은 하지 말라고 하지 않았더냐?”

“네……. 아버지.”

“아버지라고 하지 마라……. 회장님이라고 하거라.”

“아……. 죄송합니다, 회장님.”

진호는 약간 몸을 떨고 있었다. 아버지는 헌터가 아님에도 엄청난 카리스마를 풍기고 있었다. 진호는 두려웠다. 괜히 시우에게 시비를 건 게 아닌가? 하고 말이다.

“차기 후계자라는 놈이……. 후계자도 아닌 착실한 동생을 건드리는 거냐?!”

이경찬 회장은 화가 난 듯 보였다. 회장은 자식 중에 시우를 제일 아꼈다. 시우가 차기 후계자를 포기했을 때 직접 설득까지 했었다. 하지만 아끼는 아들이 싫다고 하니, 어쩔 수 없이 장남인 이진호를 차기 후계자 후보로 올렸건만…….

처음에는 잘하는 듯 보였는데 열등감이 있는지 시우를 자꾸만 건드린다는 정보가 계속해서 들어왔던 것이다.

“적당히 하거라……. 진호야.”

“네……. 죄송합니다, 회장님.”

진호는 자신보다 동생인 시우를 더 아끼고 잘해 주는 회장님이 미웠다. 자신은 장남인데……. 그리고 이젠 차기 후계자 후보였다. 후보자도 아닌 녀석을 왜 더 잘해 주시는 거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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