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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키운 작물로 레벨업-52화 (52/209)

제52화

52. 052화

진성은 문자로 주소 위치를 받은 후 현민 씨를 만나기 위해 사임당로 635번길 근처로 향했다.

진성의 집은 635길 입구 쪽이었고, 집에서 올라가면 바로 밭이 나온다. 입구 반대편의 끝자락 건물. 즉, 이층집이 있는 걸 확인했다.

“어? 이 정도 거리면 걸어서 7분 거리인데? 엄청 가깝네.”

저 건물인가?

빠르게 구석에 있는 건물로 접근하자 진성을 기다렸는지 집 앞에 현민 씨가 보였다.

“현민 씨!”

“진성 씨~ 진짜 집이 근처셨나 보군요?”

“네, 저기 사임당로 635번길 입구 쪽 길목에 제집이 있거든요.”

“아아, 그렇군요. 자, 이게 제집입니다.”

현민 씨의 이층집은 화려했다.

역시 돈을 많이 부으셨군….

몇 평인지는 모르겠지만 내 집보다는 큰 편 같았다.

“자자, 그렇게 서 있지 마시고 안으로 들어오시죠.”

“네네, 실례하겠습니다.”

차현민 헌터의 안내로 진성은 이층집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대략 50평 이상은 되어 보인다. 가구는 없는 줄 알았는데 가구 배치까지 다 해 놓았다.

“어? 가구를 벌써 다 배치하셨네요?”

“네. 원래는 집만 해 두고 가구는 천천히 배치하려고 했는데 그냥 빠르게 배치하고 가야리 안쪽 분위기 살펴보면서 식당 개업하려고 했죠.”

“아, 그럼? 식당은 어떤 식으로 하실 건가요?”

“뭐, 뷔페식으로 하고 싶긴 합니다. 저야 다양하게 해 봤으니까요. 본점은 서울에 있지만 제가 대표인지라……. 2호점은 진성 씨가 있는 동네에 내고 싶더라고요.”

“굳이 가야리를 선택한 이유가 뭐 때문이죠? 다른 지리 조건 좋은 데는 많았을 텐데요.”

“앞서 말했지만 저는 진성 씨가 좋습니다. 제가 사람 보는 눈이 제법 있는데 앞으로 진성 씨와 비즈니스 관계로 이어나가겠지만 내심 좀 더 친해지고 싶은 마음이라.”

“아……. 사실 저도 그렇긴 해요.”

“오? 그것참 다행이군요. 제 첫인상이 진성 씨 마음에 들었나 봅니다.”

차현민 헌터와 진성은 서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진성은 차현민 헌터에게 물어보고 싶은 게 하나 떠올랐다.

“아, 혹시! 제가 납품하는 상추와 루콜라 말고도 김장 무나 비트 같은 것도 필요하신가요?”

“비트와 김장 무요? 그것도 납품해 주시면 좋죠! 제가 말했다시피 뷔페식으로 할 거라……. 그 외에 또 납품하고 싶으신 거 있으신가요?”

“비트, 김장 무, 30여 가지 허브, 수박, 딸기 등등 제가 기르고 있는 게 꽤 많아요.”

“오! 좋네요. 그것도 일정량 납품해 주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계약서 다시 쓸까요?”

진성은 처리할 방법을 고민하던 현재 수확 가능한 채소들과 과일들 일부를 차현민 헌터에게 납품함으로써 뭔가 조금 더 편해질 거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일부는 차현민 헌터에게 납품하고 나머지는 자신이 먹거나 시우에게 납품하면 될 듯싶었다. 아무래도 물량이 많았기에 적절히 나누면 될 거 같았다.

“그럼 진성 씨, 계약서 새로 쓰시죠.”

“네, 그러죠.”

차현민 헌터는 자신의 인벤에서 저번에 썼던 계약서와 그리고 새로 작성할 계약서를 꺼냈다.

첫 번째 썼던 계약서와 똑같이 적어 나갔고 기존의 상추와 루콜라를 포함해 몇 가지 더 추가해서 새로운 계약서를 작성했다.

마지막으로는 진성의 사인이 끝나고 계약서 작성은 끝났다.

“자, 이제 됐습니다.”

계약서를 서로 나눠 가진 후 진성도 확인해 보고 차현민 헌터도 확인해 보았다.

계약서에 특별한 문제가 없는 걸 보고 서로 미소를 지으며 좋게 마무리하였다.

“혹시 또 궁금한 점이나 납품에 관해서 물어보실 거 있습니까?”

“딱히 없지만……. 아, 제가 일반 등급의 맨드레이크들을 꽤 가지고 있는데……. 이건 납품이 안 되겠죠?”

“오? 맨드레이크들 어디서 또 구하셨나 봅니다? 흠, 맨드레이크들은 제가 취급을 하지 않아서. 납품은 조금 어려울 듯싶습니다.”

“아, 네. 그렇죠. 아, 그런가요?”

진성은 설명하기에는 복잡해서 그저 넘어가는 방식으로 이야기하였다. 그냥 맨드레이크들을 어디서 많이 구했다는 식으로 말이다.

진성의 그 말에 딱히 전혀 의심을 하지 않고 있는 차현민 헌터였다. 맨드레이크 납품이 어려운 건 아쉬웠다.

“이 맨드레이크들은 최소 100만 원 가격에 팔리기는 하는데 진성 씨 눈빛을 보아하니 엄청 싸게 팔고 계시나 보군요……. 경매장에 30만 원 가격에 올라온 맨드레이크가 있던데 설마 진성 씨인가요?”

“네……. 어떻게 아셨어요?”

“저번에 채집 퀘스트같이 하실 때 맨드레이크를 그렇게 쉽게 찾아내는 사람은 제가 처음 봤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약초전공 쪽도 아니신데 그걸 한 번에 찾아내다니……. 속으로 신기했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왠지 10개 이상 경매장에서 풀린 맨드레이크들을 보니 진성 씨가 떠 올랐고, 진성 씨 눈빛에는 큰 욕심이 없었으니 싸게 팔았다고 지레짐작해서 물어본 것입니다.”

차현민 헌터의 말을 듣자 하니 대체 자신의 눈빛이 어떻길래 이 헌터에게 다 파악된 거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거기에 추측도 꽤 예리했다. 역시 A랭크 헌터이고 요리계에 오래 있던 사람이라서 그런가? 솔직히 감탄하고 있었다.

“그렇게 예리하게 추측하시다니 대단하세요. 진짜 방금 말씀하신 게 맞습니다. 제가 돈 욕심도 크게 없어서요.”

“혹시 지금 몇 평에서 농사하시죠?”

“네? 3만 평입니다.”

왜 갑자기 물어보시는 거지?

“흐음……. 3만평이라……. 농사는 하신 지 얼마 안 되신 거 같은데 대단하시군요. 그래서 그런가? 돈 욕심이 없어 보이는 게 3만 평이라는 땅을 이미 가지고 있어서 그런 거군요…….”

“그냥……. 그렇네요. 설명하기도 좀 그렇고.”

“뭐, 이건 개인사이니, 알겠습니다. 더 이상 캐묻지 않겠습니다. 아무튼, 이제 건너 이웃인데 잘 부탁합니다. 진성 씨.”

“네, 저도 잘 부탁합니다. 현민 씨.”

“네, 맨드레이크 납품은 어렵지만 금촌에 가서 팔아보시면 될 거 같습니다…….”

“금촌이요?”

“네, 금촌에 블랙마켓이 하나 있는데……. 주소는 제가 알려 드리겠습니다.”

음? 블랙마켓이라고? 그런 곳이 금촌에 있었던가……? 파주에 거주한 지 오래됐지만 그런 곳은 처음 들어봤다. 서울의 홍대 쪽에는 있다고 들었지만, 파주쪽에는 없는 거로 아는데.

왠지 이름만 들어봤을 때도 불법적인 냄새가 났었지만, 설마 그런 곳을 차현민 헌터가 추천해 줄 리는 없을 것이다.

“방금 문자로 주소 보냈습니다. 확인해 보세요. 아, 참고로 불법적인 곳은 아닙니다. 정부의 허가에 의해 만들어진 곳입니다.”

“아, 그렇군요.”

진성이 바로 확인해 보니 금촌 시장 쪽이었던 것다.

금촌 시장에 블랙마켓이라는 곳이 있나 보네.

“아, 그리고 진성 씨. 금촌 시장 입구 쪽에 갈색 짧은 머리에 고글 낀 남자가 한 명 있을 텐데 제 이름 대시고 가시면 바로 블랙마켓 내부로 데려가 줄 겁니다.”

“감사합니다, 현민 씨.”

“아닙니다. 이 정도는 도와 드려야죠.”

“현민 씨, 그럼 이 블랙마켓이라는 곳은 영업시간이 따로 있나요?”

“없습니다. 24시간 내내 돌아가는 곳입니다. 저도 가끔 특이한 재료 구하러 가는 곳입니다.”

“아무튼 감사합니다.”

“가서 좋은 판매하고 오시길 바랍니다.”

“네……. 그럼 이만 일이 있어서 가 보겠습니다. 현민 씨, 앞으로 잘 부탁합니다.”

“네, 조심히 가세요. 진성 씨.”

차현민 헌터와 대화를 끝낸 진성은 그의 집에서 나왔고 걸어서 7분 거리인 자신의 집으로 돌아왔다.

“블랙마켓이라……. 이따가 저녁에 가 보든가 해야겠다.”

아, 맞다. 차현민 헌터에게 그 말을 하지 않을 뻔했네.

진성은 급히 문자로 가야리 마을 구경하실 때 박진만 청년회장이 계시는 마을회관에 한 번 꼭 들르라고 문자를 보냈다.

그러자 이런 것까지 세밀하게 알려 주어서 고맙다는 답장이 왔다.

“이젠 됐겠지?”

인벤에는 맨드레이크 20개가 있었는데 일반 등급이었지만 품질은 꽤 좋다고 얘기할 수 있었다. 이번에도 5개만 남기고 15개를 블랙마켓이란 곳을 찾아가 싸게 팔 생각이었다.

“어디 보자, 지금 몇 시지?”

시간을 확인해 보니 아직 오후 2시밖에 안 되어 있었다.

점심을 챙겨 먹고 다시 시간을 봤는데 오후 2시 40분밖에 안 되어 있었고 방 안으로 들어와 노트북을 켜고 헌터 커뮤니티에 접속해서 블랙마켓을 검색해 보았다.

“대충 이런 곳이구나!”

저번에 서울에 가서 봤던 영등포 연금술사 공방 길드 같은 건물에 일반인, 헌터, 상인 등이 모여서 여러 가지 물건을 사고, 팔고 하는 그런 즉석 경매장 같은 곳이었다.

“현민 씨가 좋은 곳을 추천해 주셨네. 이따 저녁에 가서 구경해 봐야겠다. 맨드레이크들도 팔 수 있으면 팔아보고.”

진성은 일단 시우에게 전화에서 나머지 작물을 납품할 수 있는지 물어보기로 하였다.

뚜루루루-

시우는 신호음이 몇 번 이어지지 않고 바로 전화를 받았다.

-어……. 뭔데? 진성아?

“그, 채소나 과일 내가 수확할 거 꽤 있는데 이거 납품 가능하냐?”

-가능은 하지~ 그거 물어보려고 전화했냐?

“어……. 그런 것도 있고……. 야, 시우야. 너 블랙마켓 가 본 적 있냐?”

-나? 가 보긴 했지. 그런데 왜?

“아니, 내가 지인분한테 블랙마켓 추천을 받았거든? 금촌 블랙마켓인데 거기 가 볼 만하냐?”

-금촌? 한 번쯤은 가 볼 만하지……. 그런데 너도 지인이 있었냐? 그건 처음 듣는 소리인데.

“야! 내가 무슨 너희밖에 없는 줄 아냐? 나도 지인 있어!!”

-아, 그래그래. 그건 됐고……. 금촌 블랙마켓 오늘 가려고?

“추천받았으니 구경 좀 가 보게.”

-그럼 진성아. 나랑 성현이랑 이따가 너희 집으로 갈 테니까 같이 가자.

“아니, 왜?”

-왜라니……. 서류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그런다…….

“아…….”

지옥 같은 서류작업에서 벗어나고 싶은 시우의 목소리에 살짝 공감되는 진성이었다.

“그럼 알아서 해……. 나 5시나 6시쯤에 갈 건데.”

-그래……. 그럼 이따가 보자.

“어…….”

시우와의 통화가 끝났다.

“시우 녀석, 회사에서 오지게 스트레스받나 보네……. 불쌍한 녀석.”

얼마나 괴로운 서류 지옥에 빠져 있길래?

자신이 블랙마켓 언급하자마자 마치 빠져나갈 구실이 생겼다는 듯이 말을 많이 하다니.

정말 불쌍한 녀석이다.

평소에는 할 말만 하고 끝내는 성격인데 오늘은 생각보다 심한데? 저런 시우는 참 오랜만에 보는 거 같다.

“언제 올지 모르겠지만……. 기다려야겠네.”

뭐 5시나 6시에 간다고 했으니까 그전에는 오겠지, 하면서 하품하면서 옆으로 누워서 벽걸이 TV를 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볼 것도 없는 터라 보다가 진성은 누워서 폰으로 게임을 하고 있었다.

그렇게 몇 시간이 지났을까? 인터폰 벨 소리가 울렸다.

“어? 왔나 보네.”

현관문 인터폰으로 성현과 시우가 온 것을 확인하고 문을 열어 줬다.

“어, 왔냐?”

“지금 갈 거냐?”

“어……. 지금 가야지! 그런데 성현이 너는 어째 시우한테 끌려온 것 같다?”

“에휴……. 말도 마라. 연금술사 공방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시우가 나오라고 하더니만 다짜고짜 나를 데리고 포탈 타더라. 근데 도착해 보니 네 집이더라고.”

“목적지를 얘기 안 했나 보네……. 금촌 블랙마켓에 갈 거거든.”

“아, 블랙마켓 때문에 시우가 날 끌어들인 거구만…….”

“그게 무슨 소리냐, 성현아?”

“아, 내가 금촌 블랙마켓을 자주 왔다 갔다 하거든. 그래서 가이드로 써먹으려고 날 끌어들인 거일걸? 맞지, 시우?”

“어…….”

“역시나였네. 에휴……. 그래, 내가 다 가이드해 주마.”

“가이드라니 웃기네.”

“야야, 웃지 마라. 맞는다?”

“아무튼 블랙마켓 가 볼까? 지금 몇 시지?”

“오후 5시인 거 같은데?”

성현이 말에 진성은 시간을 확인해 보니 오후 5시였다.

성현이는 시우에게 가이드 역할로 끌려왔고 나는 덤으로 가는 건가…….

아무튼, 가이드가 있으면 더 편하긴 하지. 금촌 블랙마켓이라……. 기대가 되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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