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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키운 작물로 레벨업-47화 (47/209)

제47화

47. 047화

세계수 성장 퀘스트 때문에 내가 양봉까지 하게 될 줄이야……. 지속적인 퀘스트겠지? 그게 아니라도 뭐 상관없긴 한데. 그래도 꿀을 지속해서 받을 수가 있으니까 어찌 보면 시스템의 배려인가?

“아, 모르겠다……. 일단 받으러 가야지.”

진성은 복잡한 생각은 버려 두고 현민 씨에게 주소 문자가 올 때까지 그 자리에서 기다렸다.

한 2~4분 정도 기다렸을까? 폰 진동이 울리며 문자가 왔다.

“어디 보자……. 위치가…….”

그리 멀지 않은 월롱이구나……. 현민 씨는 집이 서울이신 거 같은데 재료들 직접 구하러 파주에 자주 오나 보네. 진짜 부지런하시네! 나도 저분처럼 부지런해야 하는데, 어느 날은 귀찮고 게으르단 말이야.

“월롱이면 차 타고 후딱 갔다 올 거리니까. 빨리 갔다 와서 만병초도 심어놔야지.”

진성은 나갈 준비를 마치고 차를 타고 보내 준 주소를 찍었다. 위치가 월롱역으로 떴으므로 아마 역 앞에서 보자는 얘기인 거 같았다.

자차를 이용해 20분을 달려 도착한 월롱역은 한산하였다. 아무래도 오후 3시쯤엔 다른 헌터들이나 직장인들이 한창 일하는 시간대이기 때문에 조용했던 것이다.

차를 주차하고 역 앞 광장으로 오자 현민 씨가 보였다.

“아! 먼저 도착하셨군요?”

“네. 저야 가까우니까요……. 현민 씨! 아무래도 공짜로 받는 건 너무 미안해서요, 돈이라고 드리고 싶은데…….”

“아뇨, 괜찮습니다. 저는 돈보다 진성 씨의 인연이 더 중요해서 저도 계산하고 드리는 겁니다. 너무 미안해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네……. 알겠습니다.”

뭐, 현민 씨가 계산해서 주는 거라고 하니까 내 인연을 더 중시하는 사람이네! 역시, 이분은 꽤 괜찮은 분이네.

현민은 진성에게 잠들어 있는 여왕벌과 일벌 100여 마리 그리고 벌집 하나를 넘겨주었다.

진성은 상자에 담긴 벌집과 그 안에서 조용히 잠든 벌들이 놀라지 않게 인벤에 조심스레 넣었다.

“아, 진성 씨. 혹시 가야리 살기 좋습니까?”

“그건 왜 물어보세요?”

“아, 제가 요즘 이사 준비 중인데 가야리에 식당 내고 거주해 보려고 하거든요. 거기에 진성 씨가 거기에 거주하시니까, 납품받는 것도 편해질 거 같아서요.”

“가야리는 다른 마을들이랑 비슷해요. 인구는 대략 500명 넘게 거주하는 거 같고요. 제가 가야리 외곽에 살다 보니까 아마 외곽은 저 혼자일걸요?”

“흐음……. 그렇군요. 조만간 가야리로 이사 날짜를 잡아야겠습니다.”

“뭐, 오시는 건 자유시니까. 저도 주변에 현민 씨 같은 친근한 이웃이 살면 저도 아무래도 좋을 것 같긴 하네요.”

“그렇게라도 말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진성 씨. 그럼 전 이만 가 보겠습니다. 할 일이 많은 터라. 조심히 가세요, 진성 씨.”

“네, 조심히 살펴 가세요! 현민 씨.”

셰프 헌터 차현민은 진성에게 작별 인사를 한 다음 떠났고 진성은 출발하기 전에 퀘스트 창을 확인해 보았다.

이걸로 완료되었는지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중요 A급 퀘스트:세계수의 성장시키기

1. 만병초 키우기(최소 레어 등급의 만병초를 어떻게든 구하십시오.) 일부 완료 (진행 중)

2. 로열 젤리 구하기(여왕벌의 분비물을 채취하십시오.) 일부 완료 (진행 중)

3. 명성도 1000 만들기(현재 강진성 님의 명성도는 438입니다.) (진행 중)

4. 황금 보리 키우기(다음 디펜스 퀘스트 때 보상으로 지급해 드립니다.) (진행 중)

5. 맨드레이크 키우기(현재 키우고 계신 맨드레이크를 성장시키세요.) (진행 중)

기한:3개월

“일부는 완료되었다고 표시되어 있네. 그럼 이 벌집은 집 정원에서 키울까? 아냐……. 일일이 관리해야 되니까 세계수 근처에 설치해야지.”

그나저나 명성이 또 올랐네? 어제는 398이었는데 438이 되어 있었다.

이게 조금씩 오르는 거로 봐선 현민 씨의 도움이 제일 큰 거 같은데……. 너무 날로 먹는 게 아닌지, 조금 그러긴 하였다.

“이제 만병초랑 로열젤리는 해결된 거 같고. 남은 건 명성인데……. 명성이야 금방 오를 거 같으니 패스하고. 그러면 이제 디펜스 퀘스트로 보상으로 황금 보리 받는 거랑 키우는 일들만 남은 건가?”

아직도 멀고도 험한 퀘스트였다.

디펜스 퀘스트를 얼마나 어렵게 줄지는 감이 잡히지 않는다. 보나 마나 저번보다 더 힘들겠지.

시스템은 본격적으로 자신을 굴리기로 한 거 같았다.

“무서운 녀석……. 어떻게든 살아 남아주마!”

퀘스트 창을 확인하고 다시 집으로 가려다가 디펜스 미리 준비하는 차원에서 대형마트에 들러 풍선껌 2만 개를 사고 경매장에 들러서 화염방사기를 구매하였다. 정확히 말하면 가스통이었지만 말이다.

이번 디펜스를 어떻게든 막아야 황금 보리 보상도 받을 것이니…….

모든 장보기를 마친 진성은 집으로 돌아왔고 밭으로 가기 위해 작업복으로 갈아입었다.

“빨리 가서 세계수 주변에 심어놔야지. 맨드레이크 녀석들은 알아서 잘 자랄 테니까 놔두고.”

라는 말을 하며 급하게 밭의 중심 즉, 세계수로 향했다.

세계수에 빠르게 도착한 진성은 세계수 뒤편에 남아 있는 일부 공터에 벌집을 설치하였고, 벌집에서 조금 떨어진 위치에는 만병초를 심었다.

“이제 황금 보리만 설치하면 되네.”

만병초와 벌집 그리고 맨드레이크들 정보창을 다시 한번 열어 보았다.

[이름:만병초

등급:레어

특징:레어 등급의 만병초이다. 세계수의 버프로 조만간 유니크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플래티넘까지 성장 시간:30일]

[이름:A급 양봉가의 벌집

등급:레어

특징:세계수의 버프로 조만간 유니크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플래티넘까지 성장 시간:31일]

[이름:맨드레이크

등급:노말

특징:진짜 평범하게 생긴 일반 등급의 맨드레이크이다. 조만간 레어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플래티넘까지 성장 시간:22일]

“세계수의 버프 때문에 진짜 빨리 성장하네.”

보통 맨드레이크를 키우려면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알려져 있는데 버프의 효과로 플래티넘까지 겨우 22일 걸린다니……. 무시 못 할 성장력이네.

그리고 벌집이야 A급 양봉가 헌터에게 애지중지 길러졌으니 저 정도 성장세인 거 같고, 만병초는 맨드레이크보다 더 오래 걸린다고 알고 있는데 이것도 세계수의 버프를 잘 받아서 겨우 30일 만에 플래를 찍을지도 모른다니……. 엄청나네.

진성이 만병초와 세계수, 맨드레이크 등을 쳐다보고 있었는데 세린이가 다가와 말을 걸었다.

“아빠.”

“어, 세린아. 그래, 무슨 일이니?”

“아빠! 디펜스 퀘스트에 도움을 드리고 싶어요.”

“하하, 말이라도 고마워. 세린아.”

“아니에요. 헤헤……. 아빠, 이걸 써 보세요.”

갑자기 세린이에게 정체불명의 씨앗을 하나 건네받았다.

어라? 이게 뭐지, 세린이가 뭔가를 주는 건 거의 처음인 거 같은데.

“이게 뭐니? 세린아?”

“한번 심어보세요, 아빠!”

진성은 씨앗을 심기 전에 정보창을 열어 보았다.

[이름:정체불명의 씨앗

등급:??? (상급 농부 자격이 돼야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특징:세계수의 정령왕이 준 정체불명의 씨앗이다.]

“상급 농부……? 이게 대체 뭘까?”

상급 농부 언제 찍냐……. 중급 농부까지 오는 데만 고생 꽤 한 거 같은데. 뭐, 언젠간 되겠지만 상급 농부를 향해 시스템이 얼마나 자신을 굴릴지가 걱정이 됐다.

“아빠! 이거 강화 유리 하우스 경계선에 설치해 보세요.”

“그래, 알았다. 세린아.”

세린이가 주는 씨앗이 뭔지 너무 궁금해서 부랴부랴 강화 유리 하우스 앞쪽 경계선. 즉, 자신의 밭과 옆의 비어 있는 다른 사람의 땅, 그 사이에 심었다.

“세린아, 이거 성장 속도 올리면 싹 틔우게 되는 거니?”

“아니요, 아빠 디펜스 퀘스트 할 때 알아서 급속 성장 할 거예요.”

“흐음, 그래?”

뭐, 디펜스에 도움이 되는 씨앗 같으니 퀘스트 본격적으로 시작할 때 보면 정체가 뭔지 알게 되겠지.

“아, 풍선껌도 전진 배치해야겠다.”

이전에 깔아놨던 흙이 잔뜩 묻은 풍선껌들은 죄다 회수하고는 새로 구매한 풍선껌 2만 개를 돌돌 말아서 동그랗게 만든 후 아까 심은 씨앗 경계선 중심에 모두 깔아 놓았고 파리지옥들을 다시 분산 배치하였다.

이번 디펜스 때는 어떤 녀석들이 내 밭을 공격할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보니까 요즘 그 고라니 녀석 오지 않는 거 같다?”

“고라니요? 아빠?”

“그래, 저번에 우리 밭에 자주 오던 그 고라니 말이야.”

“아빠가 항상 일찍 가고 나서 밤에 종종 놀러 와요.”

“아……. 그러니?”

뭔가 내가 일찍 가서 그런가? 그 뒤에 오는구만. 몰랐네…….

“자, 준비는 다 됐다.”

마력 총 연발 새총도 수리했고 화염방사기도 준비했으니까 이제 디펜스만 딱 오면 되는데……. 빨리 끝내고 쉬고 싶다.

“자, 시스템! 이제 준비됐는데? 디펜스 퀘스트 후딱 주면 안 되냐?”

-아직 준비가 덜 되어 있는 거 같습니다. 강진성 헌터님.

“이 정도면 된 거 아니야? 뭘 더 준비하라는 거냐!”

-이번 디펜스는 매우 어려움 등급입니다. 방비를 조금 더 하시길 바랍니다.

“하아? 그렇게 말하니까 엄청 겁나긴 하네……. 아니면 괜히 겁주려고 그러는 거 아니야?”

-디펜스 퀘스트를 주기 전에 강진성 헌터에게 도움을 하나 드리겠습니다.

“응?”

진성의 눈앞에 갑자기 정체불명의 아이템 한 개가 떨어졌다. 바로 주워서 확인해 보니 이상한 버섯이었다.

“이게 뭔데?”

-함정 버섯입니다. 경계선에 심으시면 디펜스 퀘스트 진행하는 동안 큰 도움을 받으실 겁니다. 유용하게 쓰세요.

“겨우 한 개 주고 유용하게 쓰라고??”

이것도 정보창 확인이 안 되네. 빨리 상급 농부가 돼서 다 확인해 보고 싶다. 상급 농부는 대체 언제쯤 될까? 1년은 걸리지 않을까 하는데…….

-함정 버섯을 설치하시기 바랍니다.

“알았다……. 심으면 될 거 아니냐, 에휴.”

시스템의 독촉으로 진성은 다시 경계선으로 가서 함정 버섯을 심었다. 겨우 한 개로 어떤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뭐 믿는 수밖에 없지 않은가.

-모든 준비가 끝난 것으로 보이니 네 번째 디펜스 퀘스트를 시작하겠습니다.

“그래라……. 빨리 하자, 좀!”

-4차 디펜스 퀘스트

A급 퀘스트

침공 몬스터:두더지 5만

특징:두더지 군단 속(두더지 족장 1개체, 두더지 팔라딘 2개체 포함) 이전 두더지들보다 강화된 개체 다수 포함.

침공 개시 시간:다음 날 오전 8시 정각.

보상:황금 보리(레어 등급), 토지 확장권 1장.

명성 300 증가, 레벨 10 상승, 랜덤 사용권 1장.

실패 시:명성 300 마이너스, 다음 디펜스 퀘스트 때 더 강력한 몬스터 등장, 레벨 20 하락.

“이야……. 이번엔 작정했구나?”

보상을 엄청나게 많이 주네……. 실패하면 손해도 클 거 같고.

-이번 디펜스 퀘스트를 꼭 성공적으로 잘 막아내시길 바랍니다. 강진성 헌터님.

“X발……. 네가 이거 해 봐라! 엄청 어려운데……. 거기에 이번 퀘스트 두더지 족장하고 팔라딘 뭔데? 엄청 강력한 놈들이지?!”

이번엔 진짜 극심한 피해 각오하고 싸워야겠네. 저번 두더지 군단 때보다 강하다고? 와, 이거 진짜 돌아버리겠다.

“너무한 거 아니냐! 퀘스트도 적당한 걸 줘야지. 너무 큰 시련이잖아!!”

-이번에도 무리 없이 잘 해 내실 거라고 믿습니다. 강진성 헌터님.

“웃기고 있네…….”

아……. 내일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일 이거 하면 체력도 극심한 소모 있을 거 같은데, 진짜 너무하네…….

자기 일 아니라고 잘 해낼 거라고? 그래, 어떻게든 성공은 하겠지……. 이번엔 피해도 좀 있을 것 같은데. 두더지 5만 마리를 솔직히 어떻게 막아내냐!

“아빠, 걱정 마세요! 이번에도 같이 막아내요.”

한숨만 푹푹 내쉬는 진성에게 세린과 다른 정령들이 다가와 자신도 진성을 도울 테니 너무 걱정 말라고 하는 것이다.

세린이의 격려에도 진성은 미칠 지경이었다.

“미치겠다, 진짜…….”

내일 퀘스트 어떻게 하냐…….

끔찍한 하루가 될 거 같았다. 두더지 5만 마리를 막아 낼 수 있을까? 그냥 내일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악마 같은 시스템…….”

-강진성 헌터님을 강하게 만들어 드리려는 시스템의 배려입니다.

“그런 배려 필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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