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화
41. 041화
“그건 그렇고, 일단 집에 가기 전에 토지 확장권 써 보고 가야지. 너무 궁금해서 못 참겠다!”
진성은 중급 농부로 전직하고 토지 확장권으로 시작해 보기로 하였다.
보상으로 들어온 토지 확장권을 찢자 푸른 기운이 희미하게 났다가 다시 사라졌다.
그러곤 진성의 눈앞에 알림이 하나 떴다.
-농부 헌터 강진성 님이 토지 확장권 한 장을 소모하셨습니다. 기존 토지 15,000평에서 5,000평이 추가돼서 20,000평이 되었습니다.
“2만 평? 5,000평이나 주네~ 이제 돈 안 써도 되는구나!”
진성은 알림을 확인하고 밭을 돌아보니 세계수의 버프 경계가 더 확장된 것을 알 수 있었다.
자신의 땅에서 동쪽으로 자리가 넓혀진 것이다. 그리고 5,000평의 잡초와 돌이 보였다.
“어휴……. 5,000평 작업을 다시 해야 하네…….”
땅을 늘려봤자 똑같은 작업을 또 해야 하다니. 정말 싫다, 싫어.
하지만 이젠 정령들과 세린이가 있으니 아마 쉽고 더 빠르게 끝낼 수 있을 것이다.
“이제 토지 확장권은 됐고……. 그다음에는 랜덤 교환 상자라…….”
토지 확장권보다 이게 더 궁금했던 진성이었다. 12시간 쿨타임이라는데 시간이 남아도는 진성에게는 쿨타임이 있어도 그다지 상관없었다.
어차피 급한 것도 아니고 시간 날 때마다 쓰면 되니까.
“내가 가지고 있는 것 중에 쓸모없는 게…….”
인벤을 뒤적뒤적 살펴보았지만 쓸모없는 템이 없었다.
“시스템! 쓸데없는 게 없는데 진짜 아무거나 넣어도 되냐?”
이미 진성의 말을 차단한 시스템이라 아무 응답이 없어 고민을 하는데, 세린이가 다가와서 시스템 대신 알려주었다.
“아빠! 아무거나 넣어도 괜찮아요~ 저기에 보이는 잡초들과 돌들을 넣어도 돼요!”
“그러니?”
그래, 그렇단 말이지?
진성은 흐흐흐 거리며 새로 생긴 땅으로 가서 다음 잡초 중에서 제일 레벨이 높은 애를 찾아 머리끄덩이를 잡아 뿌리째 뽑아냈다. 그리고 그걸 랜덤 교환 상자에 쏙 하고 넣어 보았다.
잡초가 교환 상자에 들어가자마자 바로 안쪽에서 쿵쾅쿵쾅 소리가 들리더니만 몇 분 뒤 잠잠해졌다.
그리고 알림이 뜬 것이다.
-랜덤 교환 상자의 교환이 모두 완료되었습니다. 확인해 보시길 바랍니다.
“뭐가 나왔을까?”
뭐로 교환됐는지가 제일 궁금해서 바로 열어 보았는데, 일회용 종이 같은 게 나왔다.
“어? 이게 뭐지.”
바로 확인해 보는 진성이었다.
[이름:랜덤 사용권(일회용)
특징:뭐가 나올지 모른다. 운에 따라서는 강화된 장비나 기계 등이 나올 수도 있다.]
“대체 뭐지…….”
이걸 지금 써 봐야 하나? 어차피 남는 게 시간인데 집에 지금 가 봤자 아직 저녁이고 하니까.
“그래, 써 보자.”
진성은 그 사용권 일회용을 찢어 버렸다. 찢자마자 아까의 푸른색 기운이 아닌 무지개색 기운의 빛이 나기 시작하였다.
그 빛을 지켜보던 세린이 외쳤다.
“아빠! 저 기운은 엄청 좋은 거예요.”
“무지개 색깔 말이니?”
“네! 보통 파란색이 노말(일반)이에요! 그리고 보라색이 레어, 회색이 유니크, 무지개색이 플래티넘이에요.”
“오호, 그렇구나…….”
그럼 아까 내가 토지 사용권 찢은 게 푸른색이었으니 노말이었군……. 노말이 5,000평이라니!
아무튼 이 무지개 기운이 끝나기를 기다렸다. 한참을 빛이 나더니만 점점 사그라들었고 알림이 떴다.
-농부 헌터 강진성 님이 랜덤 사용권 1회를 소모하였습니다. 인벤을 확인해 주세요.
“인벤에 대체 뭐가 들어온 거지?”
일단 알림의 말에 진성은 인벤을 들여다보았는데 그 아이템은 장비 강화권 30장이었다.
“이게 좋은 건가?”
“아빠! 좋은 거예요. 한 번 확인해 보세요.”
세린이가 좋다고 했으니까 바로 확인해 보았는데.
[이름:장비 강화권
특징:여러 가지 장비 또는 집, 차 등도 강화가 된다.(집, 차 등도 강화 가능)]
“이게 강화권이구나……. 내 차에도 실험해 봐야지.”
차도 된다고 했으니까……. 궁금하지 않은가? 잠깐! 밭도 되는 건 아니겠지?
“밭에도 사용할 수 있는 거면 어떤 일이 생길지 진짜 궁금한데?”
진성은 자신의 밭에서 장비 강화권 한 장을 찢었다.
-강화권을 어디에 사용하시겠습니까?
라는 알림이 떴고, 주저 없이 자신의 밭을 선택하였다. 선택하자마자 밭 전체에서 엄청난 빛이 발산되었고 진성은 전혀 대비하지 못했다.
“으아 내 눈!”
아니, 무슨 다 빛으로 내 눈을 공격하냐?! 이건 너무하잖아……. 어흑, 내 눈…….
뒤늦게 얼굴을 가렸지만, 그 가리기 전 몇 초 동안 빛의 공격을 받은 터라 어질어질하였다. 강한 빛이 밭 전체에서 뿜어져 나왔다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줄어들었다.
-농부 헌터 강진성 님의 밭이 강화되었습니다.
“어떤 식으로 강화되었는지 보자.”
[이름:농부 헌터 강진성의 땅+1강
규모:20,000평
등급:SS (세계수의 가호)
상태:최고의 상태를 가진 기름진 땅이다.
특징:SS등급 이상의 땅이다. 1강으로 강화가 된 땅이다. 최소 A+등급의 작물이 탄생한다.
시설물:1,000평짜리 비닐하우스 5개 동
작물:약 50여 종]
“아아……. 이런 식이구나!”
1강만 했을 뿐인데 A+작물이라고? 원래 A등급이었는데. A+등급이면 설마 자아를 가진 작물이 탄생하지 않겠지? 그렇게 되면 진짜 무서울 거 같은데.
세린은 미소 지으며 진성을 쳐다볼 뿐이었다.
“이제 남은 건 체험 농장 확인권이다……. 이것도 찢으면 되겠지?”
진성은 체험 농장 확인권 또한 그 자리에서 찢어 버렸다. 이것도 푸른 기운으로 빛이 났는데, 역시나 알림이 떴다.
-농부 헌터 강진성 님이 체험 농장 확인증 한 장을 소모하셨습니다. 강화 유리 하우스 1,000평 세 개 동을 지급하였습니다.
“강화 유리 하우스? 이건 또 뭐야.”
[이름:강화 유리 하우스
특징:온도 조절기 등 최신식 기계 등이 설치되어 있다.]
“즉, 스마트팜……. 식물공장 같은 거네?”
아니, 이걸 쉽게 얻는다고? 시스템 녀석이 진짜 중급 농부 전직했다고 엄청난 것들을 몰아서 주네. 무서운 녀석…….
“빨리 저 5,000평 정리하고 강화 유리 하우스 세 개 동 지어야겠다.”
그래야 체험 농장으로도 쓸 수 있을 거 같단 말이야. 그리고 남은 2,000평에는 노지 체험용 1,800평으로 나누고 나머지 200평에는 이동식 목조주택이랑 이동식 찜질방을 설치해야겠어.
“지금 다하고 갈까? 밭 정리는 정령들이랑 나랑 같이하면 3~4시간이면 가능할 거 같은데.”
진성은 뒤에서 미소를 지으며 자신을 쳐다보는 세린에게 말했다.
“세린아. 5,000평 밭 정리해야 하는데 도와줄 수 있니?”
“네! 아빠.”
“그럼 혹시 시간은 얼마나 걸릴까?”
“아빠의 체력과 정령들이 힘을 모아서 하면 2시간 걸릴 거 같아요.”
“그래? 얼마 안 걸리네……. 그럼 시작하자.”
“네!”
세린은 세계수 근처에 놀고 있던 4대 속성 정령을 집합시켰다. 그리고 5,000평의 잡초와 돌들을 제거하는 작업의 업무를 각자 맡겼다.
물의 정령과 땅의 정령은 잡초와 돌이 제거된 후에 땅을 기름지게 하는 작업을 하기로 하였다.
바람의 정령은 바람을 불게 해서 시원하게 하면서도 잡초들이 땅에서 버티지 못하게 날려 버리는 작업이었다.
마지막으로 불의 정령은 뽑힌 잡초들과 땅 위로 올라오는 두더지들을 태워죽이는 작업이었다.
“자자, 시작해 보자.”
진성은 잡초와 돌 제거 작업을 워낙 많이 해온 터라 능숙하게 정확히 뽑아내고 있었다. 세린이도 옆에서 같이 돌들을 옮기면서 땅을 정리해 갔다.
그렇게 열심히 움직였고, 시간이 점점 지날수록 새로운 땅에 있던 잡초들과 돌들이 사라지고 있었다.
진성은 나중에 랜덤 교환 상자에 넣어 보기 위해서 일부 잡초들은 인벤에 넣어 두었다.
“후……. 다 끝났다.”
겨우 2시간 만에 모든 작업이 끝났다. 진성이 성장한 덕에 능숙해져서 더 효율적으로 작업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이전보다 시간이 덜 걸렸다.
“이제 설치해 볼까?”
진성은 인벤에 있던 강화 유리 하우스 세 개를 꺼내 위치를 지정하고 설치하였다. 마치 영지 관리를 하는 기분이었다.
세 개 동 배치를 완료하고 나니 바로 앞에 강화 유리 하우스가 떡 하니 생겼다. 팻말도 함께 생겼는데, 진성은 ‘낙원농장’이라고 이름을 지었다.
“이제 진짜 체험 농장의 시작이구나!”
강화 유리 하우스에 슬쩍 들어가 보니 안쪽에 온도 조절기,자동 차광막 등 일부 기기가 설치되어 있었다.
자동으로 강화 유리 하우스 관리 앱이 깔렸다. 이젠 폰으로도 설정할 수 있게 되었다.
“일단 세 개 동 중 두 개 동만 날씨에 맞는 거로 채워야겠네. 그럼 지금이 가을쯤이 다 돼가니까…….”
가을에 심어서 봄에 나오는 게 뭐가 있을까? 한 번 찾아봐야겠다.
그리고 한 개 동은 일단 비워 놓기로 하였다. 어차피 날씨에도 영향을 받지 않지만, 자신의 땅에만 날씨에 영향을 받을 수 있게 세계수 버프를 조절할 예정이다. 의심받지 않게 말이다.
체험 농장인데 날씨에도 영향을 안 받고 하면 재미없지 않은가?
일단 집에 가서 심을 것부터 검색해 봐야겠다.
“그럼 대강 끝난 거 같고……. 노지는 가을에 가장 많이 심는 게 김장 무랑 비트, 배추 등인가?”
세계수의 버프를 안 받는 것과 받는 것의 차이는 얼마나 심할까? 이번 기회에 체험 농장 열게 되면 실험 좀 해 봐야겠다.
아무리 조절한다고 해도 차이가 심하리란 건 분명하다.
“이제 집에나 가야지. 나머지는 내일 와서 해야겠다.”
진성은 가기 전에 세린이하고 정령들에게 도와줘서 고맙다고 하며 한 번씩 쓰다듬어 주고는 집으로 돌아왔다.
“아, 오늘은 진짜 보람찬 하루였다.”
시스템 녀석의 배려로 엄청난 보상을 받았던 터라 앞으로의 보상도 기대되었다. 하지만, 디펜스 퀘스트는 사절이다. 다시는 하고 싶지 않았기에…….
“밥이나 빨리 먹어야겠네. 어우, 배고픈 줄도 모르고 있었잖아?”
밭일을 하고 온 터라 풀냄새와 흙냄새가 강했기 때문에 샤워를 하고 더러워진 옷은 세탁기에 넣어 돌렸다.
그리고 저녁을 먹고 방으로 돌아와 폰으로 강화 유리 하우스에 심을 작물을 찾아보기로 하였다,
“어디 보자……. 가을 딸기도 있구나?”
헌터 커뮤에 즉, 농부 헌터들의 게시판을 보니 가을에도 딸기를 심을 수 있었는데 딸기 외에도 브로콜리 등등 많았다.
“일단 한 개 동은 딸기 확정이고……. 나머지 한 개 동은 어차피 스마트팜 형식이니까 온도 조절도 되고……. 토마토 가즈아.”
딸기와 토마토라……. 제일 무난하겠네! 시설이야, 다 되어 있고. 폰으로 온도 조절을 자동으로 설정해 놓고, 수시로 확인해서 이상이 없는지도 살펴보면 되니까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아, 깜빡할 뻔했다. 저기는 일단 버프 끄자.”
진성은 밭의 정보창을 열어 세계수의 버프를 조절하였다. 강화 유리 하우스의 세 개 동의 온도와 몇 가지를 꺼버린 것이다. 병해충 효과는 놔두었다. 엄청 귀찮아질 거 같기 때문이다.
“이제 됐으니까 내일 가서 남은 거 해야지. 기분 좋게 잘 수 있겠네.”
기분이 좋은 진성은 오늘은 잠이 잘 올 것 같다며 잠자리에 누워서 편안하게 숙면을 취했다.
내일의 마무리 작업을 하고 기존에 하지 않고 있던 공통 퀘스트도 조금씩 다시 시작할 예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