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화
35. 035화
“일단 스마트팜 식물재배기부터 봐야겠다.”
바로 앞에 보이는 스마트 농업 관으로 들어가 각종 식물재배기를 보았다.
LED 등이 달린 재배기라든가 아니면 뭔가 축소판 비닐하우스 버전으로 되어 있는 재배기 등 다양한 재배기들이 보였다. 그중 수경재배기도 보였다.
수경재배기라……. 괜찮은데?
“이거 집에 사서 해 놓아 볼까?”
가격을 확인해 보니 계단식 4단으로 되어 있는 재배기는 한 대당 200만 원 정도 하였다. 4 계단식이니 집에서 심심풀이로 길러서 먹어봐도 좋을 거 같았다.
“상추나 부추, 감자, 당근 등 해도 좋을 거 같네.”
다양한 재배기를 보면서 지식을 쌓고 있는 진성이었다.
“이제 드론 쪽을 볼까나?”
농업용 드론 관에 들어와 각종 드론을 구경했다.
보통 취미용으로 쓰는 드론들은 죄다 작은 편이었는데 역시 농업용 드론이라 어마어마하게 컸다.
게다가 가장 싼 게 한 대당 수백만 원이라니……. 진짜 엄청났다.
“드론으로 농약 뿌리고 수확까지 가능하구나! 진짜 많이 발전했네. 우리나라도.”
드론들을 감상하며 진성은 나중에 드론도 꼭 사야겠다며 속으로 다짐했다.
“이제 남은 건……. 관리기인가. 보러 가 보자.”
드론과 재배기를 다 보고 나온 진성은 구석에 있는 농업용 관리기와 새로 나온 트랙터를 살펴봤다.
“트랙터라……. 관리기랑 같이 사야 되나?”
아직까지는 정령들과 같이하면서 하다 보니까, 트랙터와 관리기가 크게 와 닿지 않았는데 아마 나중에 가면 사지 않을까? 라는 마음도 들어 필요하면 꼭 사야겠다며 트랙터와 관리기들을 지나쳤다.
“이제 C 구역인가?”
진성은 C 구역으로 가기 전에 전시관 중앙에 있는 카페테리아에서 핫도그와 에이드를 주문해 먹으면서 주변을 다시 한번 돌아보았다.
“C 구역은 각 지역 특산품 등이 있는 곳이네?”
C 구역에 진입한 진성은 전국 각 지역 특산품과 농산물 등을 보면서 지식을 늘리고 있었다.
‘저 지역은 산삼으로 나왔구나.’ 하면서 지나치듯 구경했다.
“몇 가지 사서 갈까?”
진성은 C 구역 전체를 다시 한번 둘러보면서 구매할 것들을 살펴봤다.
농식품 시식도 해 보고 보리고추장 또는 홍삼 사탕 등 마음에 드는 몇 가지 물품을 구매했다.
약 1시간 동안 무언가를 많이 구매하였다.
“몇 개는 내가 먹고 몇 개는 부모님께 선물로 드려야겠다.”
몇 시간 동안 돌아다니면서 잘 본 거 같다.
오늘은 진짜 알차게 보냈네. 벌써 점심시간이 지났구나.
“지금 2시 다 돼가는데……. 이제 뭐 하지?”
일단 첫날은 다 돌아본 느낌이었다. 아까 친구들이 밥 먹자고 했으니까 점심이나 같이 먹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두 친구에게 문자를 보냈다.
문자 두 개가 거의 비슷한 시간에 도착했는데, 2 전시관 앞에 있으라고 했던 것.
“일단 나가자.”
제2 전시관 앞에 도착해서 대강 30분 정도 기다리자 성현이와 시우가 함께 나타났다.
“여기야, 여기!”
진성의 말에 둘은 빠르게 다가왔다.
“어? 그런데 너희 일행은?”
“우리 연금술사 헌터들은 작업 중이고 시우네 경호원들은 은신 상태로 경호 중인데?”
성현이가 몇 군데를 가리키자 어렴풋이 인기척이 느껴졌다.
저 헌터들의 은신 스킬이 만렙인가 보다.
“안 보이는데?”
“당연하지, 인마. A랭크 이상 헌터들인데. 넌 아직 C랭크라며? 감지 못하는 게 당연하지.”
“이제 어디서 밥 먹게?”
“여기 킨텍스 식당가 쪽에 수제 햄버거 가게도 있고 샤부샤부 쪽도 있나 본데. 갈래? 진성아.”
“뭐, 난 괜찮아.”
“그럼 시우는?”
“나도 상관없어.”
“그럼 가지 뭐.”
성현이가 앞장서고 그 뒤로 시우와 진성이 같이 따라갔다. 샤부샤부 쪽으로 가려고 했지만 사람이 바글바글했다.
“안 되겠다. 여기 반대편에 피자 뷔페 있거든? 거기라도 갈래?”
“뭐, 상관없어.”
“나도.”
결국 우리 셋은 반대편으로 돌아 피자 뷔페로 들어갔다. 다행히 자리가 있어서 들어올 수 있었다.
“피자는 진짜 오랜만에 먹어보는 거 같다.”
“야, 진성아. 너 요즘 안 먹고 사냐? 우리는 피자 햄버거 대충 가끔 먹는데.”
“나? 그냥 반찬에 밥 먹지.”
“에휴……. 가끔 네가 좋아하는 것도 먹어라. 보기 안쓰럽네.”
성현이는 진성을 보며 절레절레 고개를 흔들었고 시우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아! 그건 그렇고, 오늘 박람회 잘 구경은 했냐?”
“만족했어! 난 이런 박람회가 있는 줄 몰랐거든.”
“하긴……. 너 농부 헌터 된 지도 얼마 안 됐고, 농사를 전문적으로 배운 것도 아니니 이런 행사는 잘 몰랐겠다.”
“그래서 오늘 박람회도 와 보고 했으니까. 시간 나면 다른 곳도 가 보려고.”
“그래, 여러 군데 돌아다니면서 네 지식을 키우는 게 좋지.”
한동안 성현이와 진성은 박람회 얘기를 하였고, 시우는 아무 말 없이 피자만 먹을 뿐이었다.
그렇게 셋은 피자를 거의 폭식 수준으로 먹어 치웠고, 어느새 배가 불러 자리에 앉아만 있었다.
“어휴, 너무 많이 먹었나?”
“그러게…….”
“…….”
“그런데 시우는 갑자기 말이 없다? 아까부터?”
“아아, 그냥 내버려 둬. 그럴 일이 있어, 진성아.”
음? 뭐지 시우가 저렇게 말이 없을 때는 진짜 안 좋은 일이 생기거나 기분 나쁠 때인데. 대체 무슨 일이길래? 성현이가 건들지 말라고 하니까 일단 나도 지켜봐야지.
시우의 저런 모습을 자신도 몇 번 본 적이 없어서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시우가 빨리 기분을 풀기를 빌었다.
“이제 슬슬 일어나볼까?”
앉아서 30분간 소화를 마친 셋은 일어나서 피자 뷔페를 나왔다.
뷔페는 친구 성현이 계산했다.
“너 다 구경했다고 했지? 집에 들어갈 거냐?”
“어……. 가서 할 거도 좀 있고.”
“그래? 그럼 여기서 헤어지자. 난 시우 데리고 뭐 좀 해야 되거든.”
“그래, 성현아. 나중에 보자.”
“어, 잘 가고~”
진성은 시우가 아직도 기분이 안 좋아 보이는 얼굴이라 그냥 ‘나 간다~’ 하고 친구들과 헤어졌다.
“나중에 시우한테 들어보면 되겠지……. 무슨 일인지.”
일단 집에 가기 위해 진성은 구역 주차장으로 가서 자신의 차를 찾았다.
차를 타고 주차장에서 스윽 나오는데 킨텍스 입구에 시우와 일부 경호원들이 서 있었고 시우의 반대편에 어떤 젊은 사람이 시우에게 막 뭐라 하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시우의 이복형이었다.
“아……. 저래서 시우가 저 표정이었구나.”
시우는 이복형을 원체 안 좋아했다. 뭔가 빈둥빈둥 놀기만 하고 회삿돈 빼 먹는 기생충이라고 표현할 정도였으니…….
“내가 가족사에 끼어들 수 없으니 일단 이거는 못 본 거로 해야지.”
좀 더 지켜보고 싶었으나 일단 조용히 빠져나갔다. 아마 시우도 자신을 못 봤을 거다. 그러니 진성도 못 본 거로 하고 차를 몰아 나왔다.
“하여간 시우네도 진짜 복잡하겠다.”
국내에서 상위 대기업이니 아마 이복형이라는 사람이 시우의 자리를 탐내고 있겠지.
“시우가 잘 해결하길 빌어야겠다.”
진성은 그대로 집으로 조용히 왔다. 아까의 친구 일이 마음속으로 걸리긴 했으나 자신이 도와줄 수 있는 일은 하나도 없었다. 가족사는 남이 어떻게 해 줄 수 있는 게 아니었으니 말이다.
“아직 오후 5시밖에 안 됐네. 뭐 하지?”
그래, 집에서 빈둥거리지 말고 나도 힘내야지. 밭에나 가 보자. 너무 정령들만 고생하는 거 같아.
진성은 바로 준비하고 밭으로 향했다. 도착해 보니 별다른 특이사항은 없었으나 진성이 이 시간에 오는 건 처음이라 세린이가 궁금한 표정으로 다가왔다.
“아빠~ 이 시간에는 어쩐 일로 오신 거예요?”
“그래, 세린아……. 내가 오늘 못 올 수도 있다고 했지만 너희들이 고생하고 있는 게 생각나서 특이사항 있는지 다시 와 봤어.”
“괜찮아요! 저희들은…….”
세계수가 레벨업 할수록 세린이 대화 능력이 점점 발전해 가고 있었다. 뭐, 지금 세린이가 렙 15니까 말이다. 20이 되면 얼마나 더 성장하려나?
처음에는 단답형으로 하던 아이가 어느새 거의 점점 장문으로 말하기 시작한 것이다. 앞으로가 더더욱 기대되었다.
“그래……. 그래도 같이 있자, 세린아.”
“네~ 아빠.”
세린이는 진성의 왼쪽 어깨로 올라와 자리 잡고 앉았다.
“어디 보자……. 상추하고 루콜라는 슬슬 수확해야 될 거 같은데.”
진성은 초기에 심은 상추 500평과 루콜라 500평 쪽으로 다가와서 상태를 확인해 보고 있었다. 겉으로는 엄청 싱싱해 보였다.
“이게 진짜 유기농이지!”
세계수의 도움을 받고 벌레조차 날씨조차 영향을 안 받은 진짜 유기농 작물이었다.
“잠시 정보창 열어야겠다.”
상추와 루콜라 정보창을 열어서 확인해 보았다.
[이름:상추
등급:A
상태:내가 진짜 유기농이다!
특징:기름진 밭에서 자랐고 세계수의 보호를 받아 A등급의 최고급 상추가 탄생하였습니다.]
[이름:루콜라
등급:A
상태:다이어트에는 유기농이 최고지!
특징:A등급의 최고급 루콜라입니다. 다이어트에 더욱 효과적입니다.]
“이거 토요일에 수확하면 될 거 같네. 다 자랐다.”
아무리 성장 속도를 1배로 해놨지만 보통 땅도 아니고 정령들이 관리를 매일 해 주는 데다가 세계수의 효과 덕분에 같은 정상적인 속도라도 엄청 빠르게 자란 것이다.
즉, 주말에 수확해도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좋아……. 그러면 일단 판매 장소는 집에 가서 검색해 봐야지. 역 광장 쪽으로 하고 싶은데 시청 허가받고 하려면 3일 이상 걸린다고 하니까…….”
진성은 상추와 루콜라는 토요일에 수확하기로 하였고 나머지 다른 작물들의 상태도 확인해 보고 집으로 돌아왔다.
“어디 보자. 노트북으로 검색 좀 하자.”
방으로 돌아와 노트북을 켜고 헌터 커뮤니티에 들어가 검색하기 시작하였다.
다른 농부 헌터들이 추천하는 판매 장소를 검색해 본 결과, 파주 문산에도 시청에서 제공해 주는 직거래 장터가 있는 걸 확인하였다. 농부 헌터들은 신청도 바로바로 된다고 하니 주민센터에 접수하면 되었다.
“전화로 접수하긴 그러니까 가서 접수해야겠다.”
토요일에 수확하고 딱 점심시간에 가서 접수하고 확인증만 받으면 되니 간단하였다.
주민센터가 다행히 토요일도 정상적으로 하니 수확하고 바로 갔다 오면 되었다.
“토요일에 수확 끝내고 접수하고 일요일에 판매 시작해서 며칠간 팔면서 내 이름을 알리면……. 명성도가 많이 오르겠지?”
무려 A등급의 상추, 루콜라. 이 정도면 잊지 못할 맛이 되어 버릴 터…….
“판매 날이 가장 기대되네…….”
빠르게 명성도를 올려서 전직 퀘스트를 깨고 중급 농부가 될 테다. 그리고 또 많은걸 해 봐야지.
양봉도 해 보고 싶었고 굼벵이도 키워보고 싶었다. 다 농업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이것저것 다해서 토지를 점점 더 늘리고 나만의 낙원을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체험 농장까지 하면 재밌을 거 같았다.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지만. 앞으로 더욱 잘 돼서 떵떵거리면서 살아봐야지.”
진성은 미래의 일을 상상하며 실실 웃으면서, 헌터 커뮤니티에서 필요한 정보들을 습득하며 금요일 밤을 알차게 보냈다.
“이제 자야겠다.”
노트북을 끄고는 침대에 누워 내일도 일찍 일어나리라……. 다짐하는 진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