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화
30. 030화
진성은 집에 돌아오는 길에 대형마트에 들러서 풍선껌 1만 개를 구매하였다.
빠르게 집으로 돌아온 진성은 풍선껌 1만 개를 동그랗게 돌돌 만들어서 준비 중이었다.
“그러고 보니까 퀘스트에 몇 마리가 쳐들어오는지 안 적혀 있었네.”
이젠 안 알려 주기냐? 치사하네! 시스템. 아무리 전직 퀘스트라지만 그건 알려줘야 공평하지.
진성은 인벤에 있던 마력 총과 연발 새총을 꺼내서 확인해 보았다. 일단 쓰는 법은 알겠는데 이 두 물건의 정보를 봐야 더 확실하게 알 거 같았다.
[이름:마력 총
등급:노말
내구도:200
특징:마력 5당 한 발이 생성된다. 최대 마력 100을 집어넣어 20발을 만들어 연속으로 쏠 수 있다.]
[이름:연발 새총
등급:노말
내구도:150
특징:마력 2당 한 발이 생성된다. 최대 마력 200을 집어넣어 100발을 만들어 연속으로 쏠 수 있다.]
“둘 다 노말이네. 거기에 내구도 있구나.”
하긴 모든 장비에는 내구도가 있지. 노말이니 그리 오래 쓸 물건은 아니네. 내일 디펜스 때 써 보고 내구도 확인해 봐야겠다.
그러고 보니까 이거 강화도 가능할 텐데……. 일단 내일 퀘스트부터 막고 보자.
“새들이라서 왠지 작물 피해가 조금 발생할 거 같은데 불안하네…….”
새들의 공격이 단순하다면야 뭐 대충 막을 수 있을 거 같은데, 그렇지 않다면 굉장히 복잡해지기 때문이다.
진성은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풍선껌 준비를 모두 끝냈고 마력 총과 연발 새총에도 마력을 넣어서 탄환을 생성하였다.
“마력이 4,000이나 있어서 다행이다……. 나도 보통 다른 헌터들처럼 500 언저리였으면 엄청 힘들지도…….”
모든 준비를 마치자 조금은 안심이 되었다. 진성은 저녁을 먹기엔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저녁을 먹고 자야겠다고 생각하며 냉장고에서 반찬을 꺼내 밥과 함께 꾸역꾸역 먹었다.
“새들을 막는 방법을 좀 더 찾아보고 자야겠다.”
방으로 들어와 노트북을 켜고 헌터 커뮤니티에 들어가 검색을 하였다.
이 커뮤니티에는 많은 헌터들이 활동하고 있었고 그중 유명한 농부 헌터들이 올린 노하우나 팁들이 가득하였다.
“흐음……. 방법이 진짜 많네.”
그들이 올려놓은 여러 가지 방법이 꽤 많이 보였는데 내일 오전에 시작될 퀘스트 때문에 시험해 볼 시간이 부족해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내일 막아보고 차차 실험해 봐야겠다.”
헌터 커뮤니티 검색 이후 진성은 잠이나 자야겠다며 잠자리에 편히 누웠다.
“내일 걱정된다……. 잘 막아야 할 텐데.”
아무래도 자신이 15,000평에 모든 작물을 심어서 힘들게 키우고 있으니, 단 한 개의 작물이라도 피해를 보면 마음이 아파질 거 같았다.
그런 일은 최대한 막고 싶은데, 과연 자기 뜻대로 될지는 두고 봐야겠다.
“몰라~ 잠이나 자자, 그냥.”
내일 가서 생각해 보자. 잠이나 자고 일찍 일어나서 바로 준비해야겠다.
그렇게 월요일의 밤이 점점 깊어져 갔다.
* * *
다음 날. 결전의 화요일이 돌아왔다.
정확히 아침 6시에 일어난 진성은 인벤에 물건이 있는 걸 다시 한번 확인 후에 씻고 자신의 밭으로 향했다.
이제 퀘스트가 시작하기까지 3시간도 남지 않은 듯 보였다.
밭에 도착하자 세린이와 땅의 정령 아스와 물의 정령 다프네가 열심히 밭을 돌아다니며 관리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땅의 정령 아스는 열심히 잡초들을 제거 중이었고 물의 정령 다프네는 물을 주며 돌아다녔다.
세린이는 그 둘을 감독하는 역할이랄까? 역시 세계수의 정령왕 포스인가.
“밭이 발전해가는 모습 진짜 보기 좋네.”
흐뭇한 표정으로 자신의 넓은 밭을 바라보았다.
이제 여기까지 왔다. 그러니 오늘 디펜스도 잘 막아내서 언젠간 10만 평의 주인이 되리라는 생각을 하는데, 세린이가 진성이 온 걸 알아차리고 날아왔다.
“아빠!”
“어~ 세린아. 잘 잤니?”
“네!”
“아, 세린아. 오늘도 디펜스 퀘스트 있대……. 시스템 녀석이 날 괴롭히려고 작정한 거 같다.”
“알고 있어요. 아빠! 오늘도 같이 막아내요!”
“그래, 그래.”
세린이를 쓰다듬는 진성이었다. 세린이는 헤헤헤 거리며 아빠의 손길을 거부하지 않고 좋아했다.
역시 세린이는 귀엽네.
진성은 인벤에서 밭의 경계선에 어제 만든 둥그런 풍선껌 몇천 개를 뿌려놨고 밭 중심 안쪽에도 골고루 뿌려 놨다.
파리지옥들 사이에도 뿌려 났으니 일부는 먹다가 비명횡사하겠지. 그리고 나머지는 나랑 세린이와 정령들이 막아내야 하는 건가. 연발 새총과 마력 총의 위력을 시험해 볼 때네.
저번에 개미들이 쳐들어 왔을 때 급조해서 만든 화염방사기도 어느 정도 남아 있었기에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인벤에서 꺼낸 농부의 삽을 꺼내 들었다.
이것도 엄청 많이 써서 그런지 뭔가 내구도가 깎인 느낌이랄까.
“나중에 이것도 강화 한번 해 봐야겠다.”
밭에다가 거의 안 쓰고 뭔가 몬스터 때려잡는 용으로 좀 험하게 쓴 터라 삽에게 조금 미안해졌다.
“준비 완료!”
진성이 외치자 시스템의 알림이 뜨기 시작하였다.
-B급 퀘스트의 시작을 알려 드립니다.
농부 헌터 강진성 님의 밭으로 비둘기 2천 마리, 참새 3천 마리의 공격이 곧 시작됩니다. 그들의 공격을 저지하세요.
보상:랜덤 씨앗(플래티넘 등급)×1, 레벨 5 이상 상승
실패 시:레벨 10 이상 하락
(남은 시간:1분 13초)
“1분…….”
진성은 마음을 다잡고 마력 총과 연발 새총을 들었다. 일단 연발 새총부터 100발 연달아 쏘고 마력 총을 써야 할 듯싶었다.
연발 새총부터 쓰자!
새총을 손에 들고 쏠 준비를 하고 있었다.
1분 후…….
사방에서 새들의 날갯소리가 점점 가까이 들리기 시작하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크게 들리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마침내 엄청 가까이 들렸을 때 하늘을 바라보니 하늘이 새까매질 정도의 많은 새가 보였다.
“진짜 더럽게 많네…….”
진성은 연발 새총을 들어 다가오는 새들을 조준하였다. 파리지옥들도 촉수를 내밀려고 입을 벌렸다. 세린이와 세계수 그리고 정령들도 공격에 대비하였다.
“감히 새들 따위가 내 작물을 넘봐?”
단 한 마리도 남기지 않고 모두 박살 내야지. 감히 어디라고 내 밭에 쳐들어오는 거냐!
“자 와라!”
밭의 주인 진성과 새 5천 마리의 싸움이 드디어 시작되었다.
사방에서 새들이 진성의 작물을 먹어 치우려고 하강하기 시작하였다.
진성은 새총으로 정확히 조준해서 내려오는 비둘기와 참새들을 저격하였다.
피융피융 소리가 나며 정확히 몬스터 새들을 조준해 맞히고 있었다. 아직까진 정말 단순한 공격이었다.
약 1시간이 흘렀을까, 진성의 주변에는 비둘기와 참새들의 시체들이 쌓이고 있었다. 대략 수백 마리??
아직도 많이 남았다. 하늘이 새까맣기 때문이다.
진성이 주변을 확인해 보니 세린이 쪽도 파리지옥 쪽도 풍선껌들도 비둘기와 참새들을 잘 해치우고 있었다.
“이거 잘하면 다 막겠는데?”
아직까진 작물의 피해가 없었다. 그래도 방심하면 안 된다.
진성이 조금 안심하고 있자 갑자기 새들의 공격이 달라지는 듯했다.
“어, 뭐지? 이상한데?”
진성이 하늘에 떠 있는 비둘기와 참새 떼들을 자세히 살펴보니 뭔가 우두머리 격인 엄청 큰 돼둘기 한 마리가 지휘하는 것처럼 보였다.
“저, 저거 뭐지?”
-강력한 몬스터입니다. 저 비둘기부터 처리하기 바랍니다.
“뭐라고?”
진성은 그 큰 비둘기의 정보창을 열어 보았다.
[이름:강화된 몬스터 비둘기 Lv.30
생각:강한 인간부터 처리해야겠다!
특징:새들의 우두머리입니다. 강력한 몬스터이니 빠른 처리가 필요합니다.]
“무슨 비둘기가 저렇게 커? 거기에 렙 30?!”
저 녀석은 진짜 위험한데? 빨리 처리해야겠다.
아까까지만 해도 그저 몰려와서 공격하는 거였는데 우두머리가 지휘하기 시작하자 그런지 새들을 세 팀으로 나뉘어 별동대를 만들어 공격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마력 총으로 저격하자.”
마력 총을 꺼내 우두머리가 있는 곳까지 달려가 20발을 전부 쏘았다.
정확히 저격했는데 우두머리는 몇 발은 피하고 나머지는 맞았다. 끼에에엑 소리를 내면서 아파했다.
“어떠냐! 맛 좋지?”
몬스터 비둘기는 침을 퉤엣 하고 바닥에 뱉고는 진성을 노려보고 있었다.
“인간을 얕보지 마라. 돼둘기!”
몬스터 비둘기는 끼에에엑 소리를 내며 진성과 붙었다.
한참 동안 치고받고 싸웠을까? 어느새 몬스터 비둘기와 참새 떼들도 진성과 우두머리 싸움을 지켜보고 있을 뿐, 작물에게 공격을 가하지 않고 있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몬스터 비둘기는 힘겨워졌다. 삽으로 잘 싸우고 있는 진성이 아직도 쌩쌩해 보였기 때문이다.
“마무리다!”
진성은 농부의 삽으로 몬스터 비둘기 머리를 딱 하고 치자 비둘기는 꾸르륵 소리를 내며 쓰러졌다. 거대한 몸집이 쓰러지자 쿵 큰소리가 났다.
그리고 진성은 한 발을 몬스터 비둘기에 올리고 밟고 하늘을 쳐다보며 외쳤다.
“어때! 계속할 거냐?”
하늘에 있던 비둘기들과 참새들은 조용히 진성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진성에게 시스템의 알림이 떴다.
-농부 헌터 강진성 님의 포스에 눌려 비둘기들과 참새들이 전의를 상실했습니다. 최초의 위대한 업적입니다. B급 퀘스트를 완료합니다.
보상 랜덤 씨앗을 수령하세요.
(레벨이 올랐습니다.)×10
비둘기와 참새 군단은 조용히 다른 데로 날아가고 있었다.
결국 진성의 승리였다. 우두머리 처치 보상으로도 렙도 5나 더 올랐다.
“진짜 힘드네…….”
그래도 어떻게든 이긴 거 같은데? 작물들의 피해도 없고……. 세 번째 디펜스도 잘 막아 낸 거 같다. 너무 힘들었다. 이번 디펜스는 체력 소모가 극심하였다. 마력도 많이 썼고.
그리고 상태창을 슬며시 열어 보는 진성이었다
[이름:강진성
나이:25
레벨:45
랭크:C
직업:초급 농부
칭호:세계수의 가호를 받는 자+정령 나무의 주인
능력치:힘 450 민첩 450 마력 5,000 체력 5,000
고유스킬:황금손(작물의 성장을 50배 빠르게 적용합니다.)
(작물의 성장 속도 조절 때문에 1배로 적용되었습니다.)
세계수의 가호(+체력 500 마력 500)]
레벨이 올라서 체력과 마력은 다시 보충이 되었지만 세 번째 디펜스는 진짜 너무 힘들었다. 다시는 하고 싶지 않을 정도였다.
하지만 시스템은 또 주겠지……. 민첩히 높긴 하니까 웬만한 공격은 다 피하고 있긴 한데, 대체 능력치의 한계는 어디일까?
“아……. 이제 5렙만 더하면 전직 퀘스트 첫 번째 조건은 완성되네.”
휴우……. 너무 힘드네. 네 번째는 더 어렵겠지?
다음에는 쉬운 퀘스트이길 바라는 진성이었다.
진성은 주변에 있던 시체들이 자연스럽게 먼지가 돼서 사라지는 걸 보다가 같이 몬스터에 대항해 싸운 세린이에게 잘했다고 칭찬하고 다른 정령들한테도 잘했다고 얘기하였다.
“세린아. 아빠는 집에 가서 좀 쉴 테니까~ 밭 관리 오늘도 해 주겠니?”
“네~ 아빠 고생하셨어요.”
“그래……. 세린아, 너도 잘했다. 그러고 보니 급조 화염방사기는 못 써봤네.”
‘뭐 나중에 쓰면 되겠지~’라는 생각이었던 진성은 ‘집에나 가야겠다.’며 오늘은 그냥 집에 가서 쉬고 싶었다.
체력은 원상태로 돌아왔지만 몬스터들의 피를 많이 봤던 터라 오늘은 밭 관리를 별로 하고 싶지 않았다.
아까 받은 보상 씨앗도 인벤에 잘 들어와 있었고 ‘나중에 심어보면 알겠지?’라는 생각만 한 채 집으로 터덜터덜 걸어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