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화
19. 019화
진성은 바로 자신의 상태창을 열어 보았다.
[이름:강진성
나이:25
레벨:16
랭크:D
직업:초급 농부
칭호:세계수의 가호를 받는 자
능력치:힘 160 민첩 160 마력 2300 체력 2250
고유 스킬:황금손(작물의 성장을 50배 빠르게 적용합니다.)
(작물의 성장 속도 조절 때문에 1배로 적용되었습니다.)
세계수의 가호(+체력 500 마력 500)
패시브:동식물 등의 정보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아직도 랭크 업을 못 했네.”
대체 몇 렙까지 올려야 되는 거야? 이미 저 정도 마력이면 충분히 랭크 업하지 않나?
“야! 시스템! 이거 렙 어느 정도까지 올려야 랭크 업하냐?”
-렙 20은 돼야 합니다.
“그래? 그러면 4렙 남았는데 이거 언제 올리냐? 이렇게 레벨업이 힘든가?”
헌터 커뮤니티에 검색을 해 보니 자신이 그나마 빠른 거였다.
현재 렙으로 따지면 전 세계에서 랭킹 1위가 90이었던 것이다.
다른 생산직 헌터들 중에 제일 높은 사람이 고작 45라니. 자신은 각성한 지 한 달도 안 된 걸 고려해도 16이면 상당히 빠른 것이었다.
“아……. 투정하면 안 되겠구나. 내 렙업도 빠른 거였네.”
4렙이야 뭐 퀘스트하면 금방 찍겠지.
진성은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하였다.
그런 생각을 하며 세계수 앞에서 서성거릴 때 갑자기 옆에 있던 황금 사과나무에서 빛이 나기 시작했다. 그걸 본 진성은 ‘응? 눈뽕 이라니!’라는 말을 외치며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강한 빛은 5분 후에 사라졌는데,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 진성에게 알림이 뜬 것이다.
[황금 사과나무 Lv.MAX
등급:고급(유니크)
생각:만렙의 사과나무 처음 보냐?
특징:노화 방지 및 불치병 치료 가능.
마력 200 영구히 상승.
권장 섭취량은 3일에 한 개다.]
“만, 만렙이라고?”
마력 200 영구히 상승이라니! 3일에 한 번 먹으면 200 상승이라니? 이거 꿈의 마력 상승 나무인데? 이건 대체 얼마에 팔아야지?
“진짜 시스템이 날 위해 돈벌이 수단은 다 만들어 주는구나.”
-시스템에게는 다 생각이란 게 있습니다.
“그래, 그래.”
이 모든 게 시스템의 계략이었다니 무, 무섭다.
잠깐 오늘 무슨 날이야? 갑자기 세계수와 세린이의 렙이 오르고 황금 사과나무도 레벨이 올랐다.
그러면 내 밭도? 라는 생각을 하고 밭을 쳐다보는데 역시나 사방이 황금빛 물결이었다.
“으악, 눈뽕.”
눈뽕의 시간이 끝나고 밭이 변화됐는지 확인하기 위해 정보창을 열어 보았다.
[이름:농부 헌터 강진성의 땅
규모:15,000평
등급:SS (세계수의 가호)
상태:최고의 상태를 가진 기름진 땅이다.
특징:SS등급 이상의 땅이다. 무엇을 심든 최소 A등급의 작물이 탄생한다.
작물 목록:500평의 아스파라거스
500평의 당근
500평의 상추
500평의 루콜라
시설물:1,000평짜리 비닐하우스 5개 동
비닐하우스 A동 수박 (남은 시간:7일)
비닐하우스 B동 고추 (남은 시간:5일)
비닐하우스 C동 각종 허브 (남은 시간 ??일)]
[이름:파리지옥 Lv.MAX
등급:A
생각:이 밭의 파수꾼은 나다!
특징:개구리, 두더지, 멧돼지 등 웬만한 것들은 이 파리지옥으로 처단 가능.]
[이름:파워 주렁주렁 열매 나무 Lv.MAX
등급:고급(유니크)
생각:흑채 따윈 필요 없어! 이 몸이 최강인 것이다!
특징:이 열매의 즙을 짜서 머리에 하루에 한 번, 이틀간 뿌리기만 한다면 풍성해진다! (흑채보다 200배로 더 좋음.)]
“뭐야, 오늘 레벨업 시즌이야?”
MAX 렙은 대체 뭐지? 렙 몇인 거야?
“미, 미쳤다.”
할 말이 없어 입을 쩍 벌린 채 자신의 땅을 바라만 보고 있었다.
“잠시만……. 저 녀석들이 렙업을 했다는 것은 나, 나도?”
진성의 말이 끝나자마자 알림이 연달아 떴다.
(레벨이 올랐습니다.)×4
-농부 헌터 강진성 님의 렙이 20이 되었습니다. 랭크업이 시작됩니다.
“오늘 왜 이래?”
당황한 진성은 가만히 그 자리에 서 있었는데 자신의 몸에 빛이 나면서 랭크업의 시작이 되었다.
약 20초간 빛이 나고 없어지자, 시스템의 알림이 다시 떴다.
-농부 헌터 강진성 님의 랭크업이 완료되었습니다.
(보상을 수령하세요.)
진성은 바로 상태창을 열어 보았다.
[이름:강진성
나이:25
레벨:20
랭크:C
직업:초급 농부
칭호:세계수의 가호를 받는 자
능력치:힘 200 민첩 200 마력 2700 체력 2650
고유 스킬:황금손(작물의 성장을 50배 빠르게 적용합니다.)
(작물의 성장 속도 조절 때문에 1배로 적용되었습니다.)
세계수의 가호(+체력 500 마력 500)
패시브:동식물 등의 정보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크헉.”
렙 20에 C랭크?! 이거 너무 초고속 성장 아니냐? 당뇨 열매랑 포션 열매 그리고 수면 열매는 키운 지 얼마 안 돼서 레벨업은 하지 않았네. 그나저나, 나 이렇게 레벨업 빨리해도 되는 건가?
조금 양심에 찔리는 진성이었다. 다른 헌터들은 던전이나 긴급 퀘스트 받아서 몬스터 웨이브를 겪어가면서 힘겹게 레벨업하는데 자신은 작물만 기르고 하면 레벨업이 손쉽게 이루어지니……. 조금 양심에 찔렸다.
“아무튼, 시스템 고맙다.”
-별말씀을요.
“이젠 나랑 말까지 주고받네.”
-농부 헌터 강진성 님의 말을 차단하였습니다.
“아니, 또 차단을?”
대체 이 시스템은 뭐지. 어떤 날은 사람같이 대화하고. 참 이상한 일이네. 이 얘기를 주변에 하면 미쳤냐고 하겠지. 쩝…….
“그나저나 보상은 또 뭐야?”
-레벨 20 달성과 C랭크 달성 기념 보상입니다.
“보상이라……. 한 번 받아 볼까.”
진성은 보상을 받아 바로 열어 보았다.
[마력 생산 나무 모종×1]
“뭐지? 저번에는 포션이 열리는 씨앗을 주더니만. 이제는 마력 회복 나무냐?”
진짜 퍼다 주는구나! 무서운 녀석.
진성은 받은 모종을 꺼내 포션 생산 나무 옆에 심기로 하였다.
삽으로 모종 뿌리가 들어갈 수 있게 퍼낸 후, 뿌리를 가지런히 해서 심고 다시 그 위를 흙으로 덮었다.
“점점 내 밭이 이런 것들로만 채워지는구나.”
나 자신이 점점 무서워진다. 이런 특이한 나무들뿐이라니!
이미 자신은 평범한 농부 헌터가 아니었다. 특이 작물들을 키우는 농부 헌터지.
설마 도둑은 안 들겠지?
진성은 한동안 밭에 있다가 물을 주고는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오늘도 하루가 지나는구나.
“뭔가 빠르게 지난 거 같단 말이야.”
그러고 보니 한가지 잊은 게, 밥을 안 먹고 있었다! 어쩐지 배가 고프더라.
“쓰읍……. 시켜 먹자.”
오늘은 배달시켜 먹는 진성이었다.
집으로 돌아간 진성은 배달 오는 거 먹고 자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진성이 집으로 돌아가고 약 30분 뒤, 누군가 진성의 집 근처를 서성였다.
그건 바로 임진리 마을에 있던 이 씨 아저씨였다. 아주 나쁜 마음을 품고 온 것이다.
돈을 들여서 흥신소에 의뢰해서 진성의 집과 밭까지 알아낸 이 씨였다.
“크크크, 내가 다 가져가 주마. 진성아.”
이 씨는 혹시 몰라 큰 트럭을 가져왔다. 거기에 작물을 최대한 많이 실어서 도주할 생각이었다.
과연 이 씨의 생각대로 모든 게 술술 풀릴는지…….
“좋아! 밭은 이쪽에서 북쪽이지.”
이 씨는 트럭을 몰고 진성의 집 북쪽에 있는 올라가는 길을 따라갔다.
“흐흐흐……. 이걸로 나는 부자가 되는 거다.”
진성의 밭에 도착한 이 씨는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작물들이 많았기에 조금 후회가 되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트레일러를 대여해 올 걸, 하면서 말이다.
“오호.”
이 씨는 트럭에서 내려 목장갑을 끼고 나무들을 둘러보았다.
“뭐, 뭐여~ 열매들이 없군.”
이미 다 수확한 것일까?
“그럼 나무 하나 훔쳐 가야겠구나, 흐흐흐.”
이 씨는 둘러보다가 제일 눈에 띄는 황금 사과나무 옆에 있는 조금 비싸 보이는 나무가 있길래 그걸 파내서 가져가려고 했다.
그 나무는 다름 아닌 세계수였다. 아직 성장 중이었기에 지금은 매우 작았다.
이 씨가 세계수에 손대기 직전이었는데, 세계수 꼭대기에서 잠을 청하던 세계수의 정령 세린이 잠에서 깨어나 처음 낯선 사람을 본 것이다.
“우웅? 나쁜 사람!”
세린이 눈에는 이 씨의 심장 쪽에 검은 기운이 서려 있는 게 보였고, 그것은 바로 나쁜 욕망이었다.
세린은 ‘아빠를 부를까?’ 했지만 충분히 이 밭에는 파리지옥들도 있고 많은 생명체가 있어서 저 악당 한 명은 충분히 쫓아낼 수 있으리라 생각하였다.
이 씨가 목장갑을 낀 손으로 세계수를 만지자 변화가 일어났다. 세계수의 가지가 움직이면서 이 씨의 몸을 붙잡은 것이다. 그리고 주변에 있던 나무들이 이 씨를 포위하였다.
“뭐, 뭐야! 이거!”
이 씨가 엄청 당황한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보니 나무들이 살아 움직여서 자신을 포위하고 있는 게 아닌가.
“사, 사람 살려!”
이 씨는 헌터가 아닌 평범한 일반인이었기에 공포감이 든 것이다.
세린은 아직도 세계수의 꼭대기에 있었는데 세계수에게 시켜서 저 욕망덩어리인 악당을 교육하라고 명령을 내린 것이다.
세계수는 가지로 이 씨를 붙잡아 땅바닥에 몸을 밀착해 엎드리게 하였다.
옴짝달싹 움직이지 못하는 이 씨의 엉덩이를 가지가 후려쳤다. 세게 후려친 것도 아니고 그저 일반 나무 회초리의 강도로 때렸다.
이 씨는 갑자기 맞기 시작하여 처음에는 읍읍거리며 버둥거렸지만, 점점 뭔가가 떠올랐다. 마치 과거 손버릇이 나빠서 어머니에게 맞는 그런 상상을 한 이 씨였다. 이건 마치 어머니의 손길?!
“으으으으으.”
벌써 맞은 지 10분이 되었을까? 한 40~50대는 맞은 것 같다. 어머니의 매서운 손길이었다.
그렇게 한동안 맞으면서 돌아가신 어머니가 생각이 났는지, 엉엉 우는 이 씨였다.
이 씨가 어머니를 생각함에 따라 검은 욕망으로 가득 찼던 몸에서 선한 빛이 나며 욕망이 없어져 갔다.
그리고 축 늘어진 이 씨였다.
세계수는 이 씨에게서 검은 욕망이 없어지고 그저 평범한 마음을 가진 상태로 변화하자 풀어주고 제자리로 돌아갔다. 포위했던 나무들도 다시 제자리로 돌아갔다.
한 시간 정도 기절해 있었을까? 이제야 정신을 차린 이 씨였다.
끄으응 소리를 내며 간신히 일어났는데 이 씨는 자신이 왜 기절했는지도 모르고, 그저 힘겹게 밭에서 걸어 나오고 있었다. 엉덩이도 엄청 아프고 이상한 기분이었다. 자신이 왜 여기에 있는지도 모르겠다면서 말이다.
즉, 이 씨는 단기 기억상실증에 걸린 것이다.
이 씨는 중얼거리며 진성의 밭에서 나가 타고 온 트럭을 끌고 자신의 집으로 돌아갔다.
세계수의 엉덩이 스매싱으로 일부 기억 상실에 걸린 악당은 돌아가고 세린은 에헴 거리며 악당이 돌아가는 걸 지켜보고 있었다.
이러한 일들이 벌어지는 줄도 모르고 진성은 코까지 골면서 잠을 자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