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화
18. 018화
그 말을 하고 나서 진성은 자신 있게 인벤에 있던 포션과 수면 열매, 당뇨 열매 한 개씩을 꺼내 보여주었다.
시우는 진성이 자신 있는 표정으로 꺼낸 물건 세 개를 보았는데 일단 외관상으로도 꽤 특이했다.
당뇨 열매는 붉은색 과일을 연상시켰고 수면 열매는 표면이 회색인 열매랄까? 포션은 말 그대로 유리병에 담긴 붉은색의 액체였다.
“진성아, 이게 네가 말한 물건들이냐?”
“그래! 정보창을 봐봐! 놀랄 거다. 흐흐.”
시우는 일단 정보창을 띄워 보았다.
[이름:당뇨 열매 Lv.1
등급:하급
특징:초, 중기의 당뇨를 영구히 치료한다.]
[이름:수면 열매 Lv.1
등급:하급
특징:불면증에 시달리는 이들에게 효과적이다. 한 번 복용 시 30일간 효과가 유지된다.]
[이름:포션 Lv.1
등급:하급
특징:1초당 체력 20 상승시켜준다. (효과적용 3분간)]
진성이 자신 있게 말한 이유를 드디어 알 것 같았다. 이건 혁명이다.
포션은 그렇다 쳐도 이런 작물들을 키워낸다고? 진짜 시스템에게 선택받은 건가?
이미 이런 작물을 키워내는 것부터 말도 안 된다. 하지만 사실이었고 진성의 작물들에 의해 많은 사람을 고통에서 해방시킬 수 있었다. 돈 냄새가 풀풀 나고 있었다.
하지만 시우는 회사와 진성이 적당히 이익 배분을 할 수 있도록 잘 거래하고 싶었다.
“어때? 내가 말한 대로지?”
“그래……. 너……. 진짜 대단하네.”
시우는 인정했다. 진성이 그런저런 평범한 농부 헌터가 아니라는 것을.
“그럼, 진성아! 어떤 식으로 계약 원하냐? 내가 최대한 너 쪽 이익으로 맞춰주긴 할 건데.”
“흠……. 보통 계약 비율 어떻게 하냐?”
“보통 계약으로 치면 네가 80, 우리가 20으로 하는데……. 아마 전속이면 네가 90, 우리가 10이지.”
시우의 말이 끝나자 주변에 있던 비서와 다른 팀장들이 움찔거렸다. 원래는 전속이어도 기업이 20%나 먹는데 시우가 10%라고 말한 것이다.
그런 줄도 모르고 진성은 ‘아하, 원래 저 정도구나.’라고 할 뿐…….
“그럼 전속하지 뭐.”
“아무리 내가 친구이지만 전속은 무턱대고 하면 안 된다. 잘 생각해.”
시우는 친구가 너무 물정을 모르고 어리바리 한 거 같아서 충고를 해 주었다. 하지만 진성은 아무래도 상관없다면서 그냥 전속이 편하다고 한다.
“에휴……. 알겠다. 이 비서? 계약서 줘.”
시우는 바로 옆에 붙어 있는 비서에게 계약서를 받아 건네주었다.
“잘 읽어보고 궁금한 사항 있으면 바로 질문하고. 확인 꼭 하고 사인해라.”
시우의 말에 진성은 계약서를 열심히 봤다.
시우는 ‘저 녀석, 계약서는 꼼꼼하게 보는구나!’며 그것만큼은 속으로 ‘휴우, 다행이다.’라는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약 30분간 꼼꼼하게 읽은 진성은 더는 궁금한 게 없다면서 사인을 하였고 계약을 진행하였다.
“혹시라도 궁금한 점 있으면 꼭 얘기해라.”
“알았다니까…….”
시우 옆에 있던 비서는 진성을 못마땅하게 보았다.
정말로 저 사람이 시우 도련님의 친우분인가? 너무 어리바리한 모습 때문에 그러한 생각이 들었다.
“진성아, 그럼 현재 지금 가지고 있는 물건이 어느 정도냐?”
“포션 100개, 수면 열매 100개, 당뇨 열매 100개. 지금 인벤에 있어.”
“그래? 그럼 자리를 옮겨볼까.”
시우가 진성을 데리고 회의실로 나왔다. 다른 인원들도 시우를 따라오고 말이다.
그들이 이동한 곳은 이 건물의 옆 공장이었는데 거긴 포장하고 연구하는 동이었다.
“자. 여기서 물건 꺼내 봐.”
시우의 말에 진성은 테이블 위로 아까 말한 물건들을 꺼내었다.
“아, 혹시 여기로 매번 들르기 귀찮으면 네 집 근처에 우리 회사 직원 보낼까? 아니면 텔포도 설치 가능한데.”
“텔포가 설치가 된다고?”
“어! 몰랐냐?”
진성은 텔포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텔포만드는 걸 마법사 헌터들이 마력을 써가면서 무리하게 하는 줄 알고 있었기에.
“텔포 비용은 얼마나 드냐?”
“원래 아마 100억쯤 들걸?”
“100억이면……. 다행히 내가 돈이 좀 있거든? 가능할 듯?”
“그래? 그럼 잠시만.”
시우는 비서에게 눈짓을 주자 비서는 어디론가 전화를 하였다. 그리고 10분 뒤, 시우 옆에서 마법사 헌터 열 명이 나타났다. 텔포를 써서 온 것이 분명하다.
“부르셨습니까? 시우 도련님.”
“어~ 박 과장 옆에 있는 사람이 내 친군데~ 이 친구 집에 텔포 설치 바로 가능하지?”
“네, 가능합니다. 도련님.”
“진성아. 일단 돈 내 계좌로 입금해라.”
“어? 알았어.”
진성은 100억을 바로 입금하였다.
“텔포는 네 집 정원 쪽에 설치해 줄까?”
“어, 그러면 좋지! 아, 그리고 시우야. 내 밭에도 텔포 좀 설치 가능하냐?”
“뭐 가능하지~ 그럼 그건 서비스로 해 주지.”
“괜찮겠냐? 100억이라며…….”
진성의 말에 옆에 있던 마법사 헌터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도련님의 서비스를 철회해 달라는 눈빛들이었다.
시우는 그들의 눈치들을 격침 시켰다.
“괜찮다. 서비스쯤이야.”
시우의 말에 마법사 헌터들의 눈빛이 죽었다. 100억을 과감하게 서비스로 해 버리는 도련님의 말 때문인지. 다들 조금 의욕을 잃은 듯 보였다.
1억짜리도 아니고 100억짜리를 서비스로?
시우는 진성의 집 주소를 마법사 헌터들에게 알려주었다. 밭의 위치까지도 말이다. 물론 진성과 같이 움직이기로 하였다.
마법사 헌터 열 명과 함께 텔레포트하였다. 물론, 떠나기 전에 직원들에게 계약서 사본을 받은 후였다.
즉, 일을 빨리 진행해라, 이 말이다.
시우는 현도 컴퍼니 직원들에게 일은 다 시켜놓고 진성과 마법사 헌터들 그리고 경호원 헌터 비서와 함께 이동했다.
진성의 정원에 좌표를 찍고 간 터라 정확한 위치에 도착하였다.
진성은 이번이 두 번째 텔포여서 그런지 처음보다 덜 어지러웠다.
“어지럽냐?”
“어……. 조금.”
“그거 자주 타면 적응된다.”
시우는 전혀 어지럽지 않나 보다. 많이도 사용했나 보네, 이 녀석!
“자자, 이 위치에 설치해. 박 과장.”
시우의 말에 빠릿빠릿하게 움직이는 마법사 헌터들이었다.
텔포 설치 시간은 약 1시간이라고 한다. 하지만 마법사 헌터가 열 명이나 있으니 10분이면 바로 만들어진다고 하니, 역시 물량의 힘인가…….
“10분 정도 걸리니까 좀만 기다려.”
진성은 고개를 끄덕이며 텔포 설치과정을 눈여겨보았다.
마법사 헌터들이 그 자리에 진을 그리고 나머지는 인벤에서 아이템을 꺼내고 있었고 자리 배치가 끝나자 자리에 원을 만들어 마법 주문을 외우고 있었다.
10분간 그렇게 주문을 외우고 박 과장이라는 마법사 헌터가 마지막 주문을 중얼거리더니 진이 환하게 빛나면서 텔포가 생겼는데 뭔가 투명한 장막 같이 생겼다.
“저기, 농부 헌터 강진성 님. 잠시만 이리로…….”
박 과장이 진성을 불렀다.
박 과장은 진성에게 텔포 사용법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자, 여기 투명한 장막을 터치해서 생체 인증을 하시면 됩니다. 그러면 소유권이 강진성 헌터님에게로 갑니다.”
진성은 박 과장의 설명대로 소유권을 등록하였다.
“이걸로 된 건가요?”
“네, 그렇습니다.”
텔포의 설정이 끝나자 시우가 다가와 말했다.
“자 다음~ 밭으로 가자.”
다시 마법사 헌터들은 전이를 시작했고 밭의 세계수 옆에 텔포 장치를 만들었다. 서비스로 100억을 날려 버린 시우의 배포에 박 과장 및 직원들은 쓴웃음을 지으며 설치했다.
모든 작업이 끝났다.
“자, 끝났네.”
박 과장의 말에 다들 지쳐있던 마법사 헌터들은 인벤에서 파란 포션을 쭉 들이켰다.
그건 마력 포션이었는데 텔포 두 개 설치하는 데 들어간 마력을 보충하는 것이었다.
“이거, 텔포 네 집하고 밭 연결도 했지만, 현도 컴퍼니 쪽으로도 이따가 연결할 거거든?”
또 100억을 그렇게 서비스 주려는 시우의 말에 직원들은 세상이 무너진 것처럼 멍 때리고 있었다.
“이걸 서비스로 주기에는 좀 그러니까, 진성아. 100억 입금해라.”
“알았어.”
진성도 내심 미안했던 것이다. 시우는 모르겠다만…….
진성이 100억을 그 자리에서 입금하자 직원들의 표정은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
“텔포 귀찮으면 그냥 우리 직원 호출하면 된다.”
“직원 호출하면 20분 내로 너한테 갈 거니까.”
“알았어.”
“자, 끝났으니까 슬슬 가 봐야겠다.”
시우의 말에 주변 자리에 널브러져 있던 마법사 헌터들이 벌떡 일어났다. 현도 컴퍼니로 전이를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 수익 같은 거는 네 계좌로 다 입금되니까 수수료는 걱정 말고~ 경매장보다는 싸.”
“수수료가 몇 퍼센트길래?”
“원래 경매장이 3%잖아! 우리는 1%로 해 줄게.”
“그거 너무 대 출혈 아니냐?”
1%라는 말에 비서가 조금 움찔거렸다. 그 움찔거리는 걸 진성은 눈치챘다.
원래는 2% 이상이겠지. 그냥 모른 척하자.
“아무튼 난 간다.”
“어, 잘 가고.”
시우는 직원들을 데리고 철수하였다.
밭에는 진성밖에 남지 않았다.
“텔포도 설치됐겠다. 오늘은 뭐 하지?”
밭을 보니까 루콜라와 당근 등 미리 심은 것들은 이미 싹이 나 있었고 일반적인 속도로 자라나고 있었다.
저것들을 수확하려면 한 달은 걸릴 것 같고 수면 열매 등은 다 수확했고.
심은 게 없다 보니 아직도 밭은 휑했다.
“아직도 세린이 잠들어 있는지 확인해 볼까?”
세계수를 자세히 본 진성은 뭔가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걸 알았다. 거기에 ‘세계수가 이렇게 컸었나?’라는 의문이 들 정도였다.
“뭐지? 세계수가 변화된 거 같은데?”
바로 정보창을 열어 본 진성이었다.
[이름:세계수 Lv.3
등급:유니크(고급)
특징:지구 최초의 세계수
효과:세계수의 효과로 농부 헌터 강진성의 토지 15,000평은 성장 속도 100배 증가 및 모든 작물은 어떤 상황에서도 다 보호받는다.
(소유자의 조절 때문에 성장 속도 1배로 낮아짐.)
(재해, 병해충 등 보호)]
“레벨 3? 그렇게 레벨이 안 오르던 세계수가 이제 와서?”
그럼 세린이도 같이 레벨업 했단 얘기인데?
“세린아.”
세계수에 대고 속삭이듯이 얘기하자 세계수의 안에서 세린이 나타났다.
뭔가 변화된 듯 보이는 세린의 정보창도 궁금해서 열어 봤다.
[이름:강세린 Lv.3
등급:세계수의 정령(유니크)
생각:아빠가 왜 나를 찾았지?
특징:세계수와 간밤에 레벨업을 진행하였다.]
“세린아, 너 레벨업했구나.”
“네!”
잠깐 세계수가 레벨업했다는 건 바로 나도 레벨업을…….
진성의 생각이 채 끝나기도 전에 알림이 연달아 떴다.
(레벨이 올랐습니다.)×3
“세계수 레벨은 2밖에 오르지 않았는데 나는 3렙업이나 시켜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