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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키운 작물로 레벨업-6화 (6/209)

제6화

6. 006화

퀘스트에 대한 설명을 하면서 주변에 토지 판매하시는 분 없으시냐고 묻자 진성의 엄마가 알아봐 준 것이다.

“아, 안녕하세요! 김 사장님! 저 진성인데요.”

진성의 한마디에 엄마 지인분은 진성의 목소리를 바로 알아차렸다.

-어! 진성이구나.

“네. 사장님~ 제가 전화를 건 이유가 다름이 아니라…….”

요번에 농부 헌터로 각성했고 작물 팔다 보니 돈이 생겨서 독립할 목적으로 토지를 구매하고 싶은데 혹시 남는 토지가 있는지 물어보았다.

-그렇구나! 그러고 보니 계속 안 팔리던 곳이 한군데 있는데, 그쪽 볼래

“네네! 사장님! 혹시 위치가 어디인가요?”

-법원읍 가야리 쪽이거든.

“가야리면 문산에서 차로 15분 걸리는 그곳이요?”

-그래, 잘 아네.

“네! 사장님, 그러면 혹시 언제쯤 시간 되세요? 전 그날 보고 바로 계약하려고 하거든요.”

-내일 점심쯤 시간이 좀 되는구나.

“네, 그럼 문산역 앞 카페에서 오후 1시에 보는 거로 할까요”

-그래! 진성아. 그럼 내일 보자.

김 사장과의 통화를 끝낸 진성은 부모님에게도 이야기를 전달해 드렸다.

“그런데 시스템이 퀘스트를 그렇게 주었다고?”

“네, 아버지.”

“흠……. 그런 퀘스트는 처음 듣는구나.”

“어? 보통 이렇게 주지 않아요?”

찬성은 아니라고 대답하였다.

진성은 아버지의 대답에 ‘뭐, 뭐지?’라는 표정이었다.

그러면서도 폰으로 헌터 커뮤니티에 들어가서 검색해 보니까 진짜로 나만 이런 퀘스트를 받는 듯하였다.

대체 시스템은 무슨 속셈이지?

“진성아! 아무튼, 그래서 독립하겠다고?”

“네, 아버지.”

“그래……. 돈도 충분히 있고 그러니, 독립해서 한 번 생활해 봐야지.”

아버지는 긍정적이었다.

엄마는 아무 말도 안 하고 있지만 좀 걱정이 되나 보네.

“걱정 마세요. 엄마! 집에서 먼 거리도 아니에요! 가야리 쪽이거든요.”

“그렇구나.”

“집에서 가야리까지 차로는 아마 20분쯤 걸릴걸요?”

가까운 거리라는 말에 엄마는 덜 걱정하는 듯 보였다.

부모님과의 대화를 마치고 방으로 돌아온 진성은 주변 정리를 하고 있었다.

오늘은 이사를 갈 준비를 미리 해 두는 게 좋을 것 같았다. 황금 사과나무도 옮겨야 하는데……. 짐이 그다지 없어서 대충 내 인벤토리에 쑤셔 넣으면 될 거 같기도 하였다.

하지만 황금 사과나무는 어떻게 옮기지??

그런 진성의 생각에 대답하듯 알림창이 하나 떴다.

-황금 사과나무도 인벤토리에 넣어집니다.

“응?”

그 개인 메시지는 더는 오지 않았다.

“시스템이 나한테 개인적 도움을 준 건가.”

진성은 이런 건 처음이지만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였다.

아까의 메시지를 떠올리며 진짜로 넣을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밭으로 가 황금 사과나무 열 그루를 인벤토리에 넣어 보았다. 그리고 인벤을 확인해 보니 열 그루가 딱 들어가 있던 것.

“편리하네! 다른 짐들도 미리 넣어 버릴까.”

황금 사과나무를 인벤토리에 넣고 나서 집으로 돌아온 진성은 저녁 먹기 전에 자신의 방 안에 있던 필요한 것들만 챙겨서 인벤토리에 몽땅 넣어 버렸다.

“김 사장님이 팔고 있는 토지가 몇 평 일려나.”

예전에 김 사장님이 팔고 있던 땅이 1만 평이 넘는 거로 알고 있다. 그게 가야리 쪽인지는 모르겠지만…….

대략 1만 평은 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만 평이 넘는 토지라면 키울 작물들이 꽤 많기 때문이다. 한 가지만 기를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를 연구해 볼 수 있는 좋은 평수다.

“빨리 내일이 됐으면 좋겠네! 아무 땅이라도 좋으니 빨리 나만의 땅이 생기면 좋겠다.”

진성은 앞으로의 일을 생각하면서 내일이 얼른 되기를 속으로 빌었다.

* * *

다음 날.

여느 때와 조용하고 평온한 주말의 아침이었다. 오늘은 드디어 어머니 지인분의 토지를 보러 가는 날이다. 마음에 들면 곧바로 계약하려고 준비를 다 해 놓은 상태였다.

“엄마, 아버지. 저 다녀오겠습니다.”

“그래~ 아들.”

“진성아! 땅은 잘 보고 사야 한다! 물론 김 사장님이 그럴 분은 아니라는 건 알지만.”

두 분 다 김 사장님을 워낙 잘 아시니 크게 걱정은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얘기를 해 준 거였다.

“네, 걱정 마세요.”

진성은 아침을 간단하게 채우고 조깅할 겸 이른 아침부터 집을 나섰다.

“이놈의 조깅 퀘스트는 매일 있는 건가.”

약간의 한숨을 내쉬며 퀘스트를 확인해 봤다. 퀘스트는 정말 간단하게 나와 있었다.

-조깅을 완료하세요.

정말 간단한 문구였다.

대체 어느 정도까지 달려야 하는 알 수가 없어서 매일매일 조깅 테스트를 해 봤지만 퀘스트가 완료되지 않은 날도 있었다.

“그럼 거리상의 문제인가?”

그래서 오늘은 문산역 카페까지 거리가 상당하니까 달려 보기로 한 것이었다. 이번에도 완료가 안 되면 조깅 퀘스트는 더 이상 진행하지 않을 것이다.

정신없이 달리다 보니 어느새 문산역에 도착했고, 바로 퀘스트 완료 알림이 떴다.

-조깅 퀘스트가 완료되었습니다.

(보상을 수령하세요.)

‘이번 보상은 과연 뭘까?’라는 생각으로 받아 보니 역시나 체력 보상이었다. 이번엔 50이나 줬다.

역시 거리상의 문제였나보다. 초반 조깅 퀘스트 때는 조금만 걸어도 보상을 주길래 계속해서 가까운 거리만 돌아다녔는데 완료가 되지 않았다.

이번엔 좀 먼 거리를 달려서 왔는데 퀘스트 보상을 주는 걸 보니 확실히 거리상의 문제였군!

방금 50의 체력을 받고 보니 체력은 어느새 450이 되어 있었다. 체력은 벌써 C급~B급 사이가 되었다.

-시스템이 헌터 강진성을 한심하게 쳐다봅니다.

“뭐야? 누가 한심하다고? 그런 퀘스트를 준 네가 너무한 거 아니냐?”

-시스템이 헌터 강진성의 말을 차단하였습니다.

“이런……. 열받게 하네.”

그렇게 한동안 투덜거리던 진성은 자신이 얼마 만에 도착했는지 시간을 확인해 보려고 하였다.

“어휴, 얼마나 달렸지?”

시간을 대충 보니까 약 12분이 걸렸다.

이 정도면 육상선수를 뛰어넘은 게 아닌가? 정말 내 체력은 괴물 수준이구나.

그렇게 달렸는데도 체력은 겨우 70만 마이너스됐을 뿐이다.

레벨업으로 인해 체력이 450까지 늘어났는데 겨우 70밖에 안 달았다니. 앞으로 레벨업을 꾸준히 하면 체력은 얼마까지 늘어날까? 생각만 해도 자기 자신이 먼 치킨이 되어가는 과정 같았다.

약속 시간까지는 아직 3시간이나 남은 상황이었다. 오후 1~2시쯤에 오신다고 하니까, 카페에서 얌전히 기다려야 하나? 아니면 문산 시내를 간만에 돌아다녀 볼까.

흠…….

“일단 좀 돌아다니다가 카페 가야겠다.”

진성은 조깅하느라 지친 체력의 회복을 위해 길거리에 파는 슬러시를 구매해서 열심히 빨아 먹으면서 돌아다녔다.

문산 시내는 언제와도 바뀐 게 거의 없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나도 그대로여서 좋았다. 추억의 거리이니까 말이다.

대충 두 시간 동안 거리를 돌아다니며 과거 추억을 곱씹으며 시간을 보냈다.

약속 시각이 점차 다가오자 슬슬 카페로 발걸음을 돌렸다.

“여기 카페 이름이 이거였었나.”

원래 내 기억상 그냥 단순한 이름이었는데 지금 보니까 ‘댕댕이가 카운터보는 카페’라는 이름이었다.

“뭐지, 그냥 어그로 콘셉트인가.”

이상한 이름의 카페로 들어가 보니 카운터에 진짜 댕댕이 한 마리가 앉아 있었다.

아니, 사장은 어디 간 거지? 라고 생각하며 둘러보는데 댕댕이가 말을 하는 것이었다.

“어서 오세요, 손님.”

“허억.”

개가 말을 하잖아?!

진성이 놀라자 그 댕댕이는 다시 말을 이었다.

“헤헤, 놀라지 마세요. 손님. 제 정보창을 확인해 보세요.”

댕댕이가 정보창을 공유해서 보여주었다.

[이름:이지혜

나이:??

레벨:10

랭크:E

직업:연금술사

고유 스킬:체인지(여러 가지 동물로 체인지한다. 단 하루에 한 번 가능.)]

“아하, 연금술사셨군요.”

“네. 아무튼, 창가 자리로 가실 건가요?”

“네네.”

댕댕이로 변한 연금술사가 진성에게 메뉴판을 건네주었다.

메뉴판을 받은 진성은 창가 자리에 앉았고, 아직 시간이 1시간이나 남았으니 대충 음료나 시켜 먹으면서 대기하려고 하였다.

“음……. 뭐 먹지.”

자신은 커피를 안 먹다 보니 허브티나 스무디 정도가 무난할 것 같았다.

“망고 스무디나 시켜야겠다.”

진성은 메뉴판을 가지고 카운터로 와서 주문을 하였다.

“망고 스무디 L 사이즈로 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손님! 약 7분 걸려요.”

“네.”

댕댕이 모습을 한 카페 사장이 스무디를 만드는 것을 보니까 꽤나 괴리감이 느껴졌지만 뭐 콘셉트인 거 같으니 신경 쓰지 말자며 창가 자리로 돌아갔다.

약 5~6분이 지나자 망고 스무디가 나왔는데, 이게 L 사이즈가 맞는지 엄청나게 큰 사이즈였다.

“헐……. 내가 잘못시킨 건가? 이 정도면 XL 수준 아닌가.”

음료를 받고 자리로 와서 먹어 보니 아주 끝내주는 맛이었다. 이 정도면 망고 품질이 최상급인 거 같았다.

“나중에 나도 내 땅에 시설 세워서 망고 길러봐야겠다.”

망고 스무디는 정말 맛있었다. 스무디를 먹으면서 헌터 커뮤니티에서 정보를 찾으며 1시간을 때웠다.

이제 약속 시간이 되었고 슬슬 김 사장님이 올 때가 되어 진성은 조금 긴장이 됐다.

“슬슬 오실 때가 된 거 같은데…….”

폰 시계를 보니 1시가 조금 슬슬 넘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때 카페 입구에서 들어오는 김 사장님이 보였다.

여전히 풍채가 좋으시네.

어째 마지막으로 본 5년 전과 아직도 몸무게가 비슷해 보인다.

김 사장님은 창가 자리에 있는 진성을 확인하고 다가왔다.

“어~ 진성아. 미안하다. 좀 늦어서.”

“아뇨, 괜찮아요. 김 사장님~ 바로 가실 건가요?”

“음……. 진성이 네가 원하면 바로 가는 것도 좋지.”

“사장님 편하신 대로 하세요! 저는 시간 늦어도 좀 괜찮거든요.”

“그렇게 말하면 내가 부담되는데 말이지……. 지금 가자꾸나. 진성아.”

“네. 뭐, 그렇죠.”

진성은 진짜 시간이 남아돌고 있었다. 김 사장님이 워낙 바쁘시니까 진성은 빨리빨리 진행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으나 카페로 허겁지겁 온 것 같아 조금 쉬었다가 가도 된다는 식으로 돌려서 얘기한 것이다.

“그런데 사장님. 거기 땅이 몇 평이에요?”

“1만 5천 평이지.”

“오우야……. 평당 얼마에요?”

“예전에는 좀 가격이 됐는데, 요즘 알잖니! 헌터들이 생기고 몬스터들도 생겨서 땅값이 많이 떨어진 거…….”

“네……. 뭐.”

즉 몬스터들이 가야리에 가끔 쳐들어와서 깽판을 친다는 얘기였다.

지금은 안 오는 듯 보이지만 그놈의 몬스터들이 사방에서 침공해 오니 땅값이 자연스레 떨어질 수밖에 없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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