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화 EDM페스
빵빵 소리는 몇 번 더 들려왔다. 분명 날 부르는 것 같은데 하고 몇 번 더 주변을 둘러보니,
“야! 여기!”
건너편 차도에 정차한 차 운전석 창문이 내려가면서, 민희의 얼굴이 보였다.
난 차가 지나가는 걸 보고 서둘러 건너가 조수석에 올랐다.
“뭐야, 웬 차야? 차 있었어?”
“아빠 차. 가평까지 가려면 멀잖아. 렌트비 드리고 빌렸지.”
“렌트비도 있어?”
“생일 때 드릴 상품권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했어.”
민희가 차도를 살피고 부드럽게 차를 출발시켰다.
“운전할 줄 알았구나.”
“원래 고3 때 수능 끝나면 할 거 없어서 다들 따지 않아?”
하긴 나도 그렇다. 장롱이지만.
“차를 가지고 올 줄은 몰랐지.”
“나도 오늘 아침까진 몰랐지. 원래는 친구가 차를 가져올 예정이었거든.”
하긴, 같이 가려던 친구가 캔슬되어 나를 부른 거였지. 그러고 보니 인사를 안 했네.
“고마워. 덕분에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됐네. 푯값은 나중에 줄게.”
“나도 뭐, 표 한 장 날릴 뻔했는데 다행이지 뭐야.”
민희는 씨익 웃으면서 능숙하게 핸들을 돌렸다. 차는 금방 강변북로를 타기 시작했다.
“그러고 보니 효명이가 오랜만에 연락 왔더라. 내가 연락했을 때 같이 있었어?”
돌연 민희의 입에서 효명이 이야기가 나오자 괜히 움찔했다.
“어, 응. 시간 난다 그래서 오랜만에 술 한잔 하자 하고 만났지. 그때 이야기했어.”
“EDM페스 부럽다고, 사진 좀 많이 찍어 와 달라고 하던데? 효명이가 많이 바쁜가 봐?”
“지금 컴백 활동 한창 하는 중이니까 아무래도.”
아무렇지 않은 척 질문에 대답은 하고 있지만, 쓸데없이 긴장이 된다.
“바쁘신 박 PD님도 아침에 연락 와서 잘 다녀오라고 하고. 암튼 비밀이 없어, 이 바닥은.”
민희가 구시렁대는 소리에 침을 꿀꺽 삼켰다. 뭐지, 저 말은. 오늘 우리가 가평 가는 게 원래는 비밀로 하고 싶었다는 건가.
머릿속에서 효명이와 박주영 선배의 헛소리가 빙글빙글 돌았다.
버스나 지하철이면 이렇게 긴장되진 않았으려나. 자동차 조수석에 실려서 이렇게 가평을 향하고 있으니, 어째 평소와는 좀 다른 기분이 들었다.
“가평까지 시간 좀 걸리니까 가는 길에 밥이나 먹고 가자. 내가 좋은 데를 알아놨어.”
“그래.”
잠자코 대답하는 중에도 어째 머릿속은 복잡했다.
중간에 양평에 잠깐 내려서, 민희가 알아놨다는 맛집에서 점심을 먹고, 내가 운전할까 물었다가 장롱에게 핸들을 맡길 순 없다고 핀잔을 듣고, 다시 가평까지 실려 갔다.
북한강 바로 옆, 드넓은 부지에 만들어진 공연장은 멀리서 봐도 눈에 들어왔다.
페스 시작까지는 아직 한참 시간이 남았지만 주차장에는 이미 차가 초만원이었고, 도로까지 밀려나와 어떻게든 대고 걸어 들어가야 하는 지경이었다.
“사람들 정말 엄청나구나……. 진짜 나만 이런 데 안 와 본 건가.”
“아직 시간 일러서 이 정도지, 더 늦었으면 우리 고속도로부터 걸어와야 했을걸?”
민희의 농담에 웃으면서 공연장까지 내려갔다.
공연장 주변에는 여러 부스들이 있었다. 음식을 팔고 술을 팔고 굿즈들을 팔고.
이런 데는 처음인 나는 민희의 안내를 받으면서 표를 교환하고, 팔찌를 끼고, 안내서를 보면서 부스들을 돌았다.
“이런 데서는 일단 그냥 사 먹고 봐야 해. 맛은 나중에 생각하고.”
민희는 재잘거리면서 부스들을 돌며 요리들을 사 모았다. 점심 먹은 지 좀 시간이 지나긴 했지만 아직 배가 고프진 않았는데, ‘먹는 게 남는 거다’라는 논리를 펼치며 멈추지 않았다.
“저것도 맛있겠다. 저것도, 저것도.”
그렇게 나는 그녀에게 끌려다녔다. 이게 EDM페스인지 먹거리 장터인지 헷갈리기 시작했다.
어쨌든.
그렇게 다니는 민희는 확실히 회사 안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스스로 좋아하는 걸 하고 있으니, 좀 더 생생하고 표정도 밝았다.
평소에는 긴 머리칼도 질끈 묶어 올리고 티셔츠에 청바지 차림인데, 오늘은 뭔가 헤어스타일도 컬을 넣어 다채로웠고, 의상도 페스에 맞게 좀 더 과감했다.
보라카이 휴가 때도 느꼈지만, 그 상황과 때에 맞는 의상을 즐겨 입는 듯했다.
그런 것과는 거리가 먼 나 같은 인종에게는 참으로 대단하고 신기한 일이었다.
휴가의 힘인지, 페스의 힘인지, 아무튼 보고만 있어도 매우 흐뭇한 정경에 괜스레 미소가 흘러나왔다.
“어? 강 PD님?”
그러던 중, 군중의 소음을 뚫고 나를 알아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뒤를 돌아보자 의외의 얼굴이 있었다.
“김유미 팀장님?”
“이런 데서 다 보네요?”
엑시트의 케이 록페스 무대 때 신세를 진, 김유미 팀장이었다.
인형탈 밴드 덕에 1차 화제가 되고, 그 정체가 엑시트로 드러난 덕에 2차 화제가 되면서, 케이 록페스는 내년 개최를 곧장 확정 지었다고 들었다.
신인 밴드 라인업도 더 늘릴 수 있을 것 같다고, 감사하다고 연락 받았던 게 며칠 전.
“그러게요. 여기서 이렇게 뵐 줄은 저도 몰랐습니다. 혹시 이 공연도 기획하신 겁니까?”
“하하, 아니요, 그런 건 아닌데. 어차피 이 업계도 한 다리 건너면 다 아는 사람들이라서요. 좀 돕기도 했고, 초대받았어요.”
그녀가 손목을 흔들흔들 해 보였다. 거기 매달린 입장용 팔찌는 나와는 다른 색이었다. 저게 관계자 표식인가?
하긴, 복장을 보니 확실히 일로 온 것은 아닌 듯 보였다. 케이 록페스 때 보았던 일하기 편한 복장이 아닌, 시스루 티셔츠에 가디건, 짧은 팬츠까지. 즐기러 온 것이 명백해 보였다.
“강 PD님이 이 페스에 관심 있을 줄 알았으면 초대권이라도 구해 드렸을 텐데. 미리 말하지 그랬어요.”
“아, 오늘은 그게…… 저도 친구 따라서 온 거라서요.”
“친구?”
뭐라고 해야 하지? 고민하는 그때, 음료수를 사러 갔던 민희가 돌아왔다.
“아? 어, 안녕하세요.”
김유미 팀장과 내가 동시에 옆을 보았다. 민희가 양손에 맥주와 탄산음료를 든 채 눈빛으로 나에게 누구냐고 물어왔다.
“아, 이쪽은 케이 록페스 때 우리 도와주셨던 섭외 담당 김유미 팀장님. 이쪽은 <드림 어게인> 같이 만든 이민희 작가입니다.”
서로 내가 이야기하자 아아? 하는 얼굴로 가볍게 묵례를 나눈다.
“말씀 들었어요. 케이 록페스 아이디어를 주신 장본인이라고.”
“저도, 저희 촬영 많은 도움 주셨다고 들었습니다. 인사가 늦었네요.”
어쨌든 같은 촬영으로 이어진 사이라서 어색함은 금방 사라지는 듯했다.
잠시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김유미 팀장의 스마트폰으로 연락이 왔다.
“곧 공연들 시작하는데 와서 좀 도와 달라네요. 이러려고 불렀는지, 원.”
“능력 있으시다는 거겠죠.”
“능력은 무슨. 무보수인걸요.”
김유미 팀장은 말과는 다르게 기분 좋게 웃고는 민희와 인사를 나누고 다시 나를 보았다.
“공연 보다가 혹시 필요한 거 있으면 연락 주세요. 관계자 부스로 와도 되고요. 난 아마 거기 있을 거예요.”
“일하시는 데 방해 드릴 순 없죠. 괜찮습니다.”
“방해는요, 우리 사이에.”
이게…… 뭔 소리야.
김유미 팀장은 어느새 그녀의 대표 인상이 된 고혹적인 미소를 남겨 놓고는, 민희와도 살짝 눈인사를 나누고 떠나갔다.
활기차게 관계자 부스 쪽으로 사라지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던 민희가 나를 슬쩍 올려다보았다.
“우리 사이에?”
꿀꺽.
내가 왜 긴장을 하지?
“뭐, 같이…… 일한 사이라는 의미 아닐까.”
“그래?”
한 번 더 김유미 팀장이 사라진 방향을 본 그녀가 흥 하고 고개를 돌리더니, 사 온 맥주를 나에게 내밀었다.
“효명이 두고 바람피우면 안 돼.”
“……아니, 왜 또 갑자기 이야기가 그렇게 되는데.”
“최효명, 강대한. 줄여서 조합명 ‘최강’이라고도 불리시는 분들이잖아. 나는 둘의 케미를 처음 발견한 사람으로서 지킬 의무가 있어.”
“그런 의무는 빨리 갖다 버려.”
내가 으르렁거리자 민희는 그제야 깔깔대면서 원래 표정으로 돌아왔다.
나도 덕분에 묘한 긴장감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
“자, 배 좀 채우고. 빨리 자리 찾으러 가자.”
“그럽시다.”
에너지 보급이라면서 음식들을 욱여넣고, 우린 전석 스탠딩인 공연에 대비했다.
잠시 후,
EDM 특유의 전자기기 잔뜩 섞인 음악 소리가 스피커를 찢어버릴 듯 전 공연장에 울려 퍼지기 시작하면서, 나의 첫 EDM페스가 시작되었다.
“아아, 재밌었다!”
차에 오르면서 민희가 소리쳤다. 아직 6월이라 땀이 식으면서 서늘한 기운도 있었지만, 그렇다고 흥분까지 식게 할 정도는 아니었다.
나는 진심으로 인사했다.
“솔직히 어느 정도인지 몰랐는데 진짜 재밌었어. 이런 세상도 있구나.”
“그치? 그래서 페스 한 번도 안 간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간 사람은 없다는 말을 하는 거야.”
“이런 페스가 많아?”
“이제 여름 들어가니까 본격적인 페스 기간이지. 난 벌써 몇 개 잡아 놨는걸.”
작년 여름에는 본의 아니게 바빠서 페스를 많이 가지 못했다고 한다. 그래서 올해는 그것을 보충할 목적으로 최대한 많은 페스를 예매해 두었다는 말이었다.
“나도 이런 거 좀 잘 알아놔야겠어. 공부도 되고, 일에도 도움이 될 것 같고.”
“으이그. 여기까지 와서 일 이야기는 좀 그렇지 않아? 도움은 될 것 같지만.”
“미투버라고 했던 가수를 피처링으로 세운 무대도 괜찮았고, 중간에 DJ들 배틀 형식으로 만든 무대도 괜찮았고.”
여러 아이디어가 머릿속으로 떠오르는 무대들이었다.
역시 신선한 자극은 언제나 필요한 법. 내가 모르는 세상을 알아간다는 재미는 항상 흥분되는 법이다.
그걸 방송에, 예능에 어떻게 녹여 내냐는 또 다른 문제겠지만.
그렇게 이야기하는 나를, 운전을 하면서 민희가 흘겨보았다.
“너도 참 은근히 일벌레란 말이야. 그냥 좀 즐기시면 안 될까.”
“하하. 미안.”
그래. 운전까지 맡아 준 오늘의 주역 옆에서 너무 일 이야기를 하는 건 좋지 않을 것 같다.
난 사과를 하고, 감사 인사도 했다.
“덕분에 좋은 휴가 마무리가 되겠어. 고맙다.”
“별말씀을. 우리 강 PD님이 다음에 더 큰 걸로 갚아 주시겠지.”
“노력해 볼게.”
노력만이 아니라 결과를 가져와라 하면서 핀잔주는 민희와 웃으면서, 즐거운 EDM페스 귀갓길이 되었다.
그랬는데…….
휴가가 끝나고 회사로 돌아갔더니, 민희와 가평 EDM페스를 다녀왔다는 사실을 팀원 전부가 알고 있었다.
“재미있었어?”
“즐거웠어?”
“행복했냐?”
남자 선배들이 낄낄대면서 물어오는 것에 심호흡을 하면서 되물었다.
“누굽니까.”
“누가 정보를 준 게 뭐가 중요하냐. 너희가 재미있었냐는 게 중요한 거 아니겠어?”
이 사람들이. 하긴 누군지는 뻔하지.
“그런 거 아닙니다.”
“그런 게 뭔데.”
“아무튼 아닙니다.”
나는 흥미진진해하는 선배들을 손을 휘저어 쫓아 보내고 당장 메시지를 보냈다.
[선배 이러깁니까.]
[박주영선배: 그러게 남이 일하는 동안 멋대로 둘이서만 놀러 가래?]
[둘이서가 아니라고요. 우리 팀 다들 휴가였다고요.]
[박주영선배: 그래. 휴가에 단둘이서만 가평 간 거 맞잖아.]
[됐습니다. 두고 보세요. 이 빚은 언젠가 갚아 줄 겁니다.]
[박주영선배: 크크크 삼쏘 이외의 앙갚음은 안 받는다]
다행히 민희는 아무렇지 않은 얼굴이었다.
“다들 얼마나 심심하면 그러겠어. 웃어넘겨, 그냥.”
나보다 더 대범한 모습이 감명 깊기까지 했다. 그래, 덕분에 어색해지지 않아서 다행이다.
이게 다 팀 분위기가 좋다는 증거겠지.
어쨌든 해산할 때까지 우리 <드림 어게인> 팀은 좋은 분위기로 헤어질 수 있었다.
* * *
작년 여름은 <당잠사>로만 보냈다. 촬영 마무리에 다음 시즌 준비에, 지금 떠올려도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만큼 바빴다.
올해는, 다른 의미로 바빴다.
휴가가 끝나고 <드림 어게인> 팀이 해산된 뒤 나도 곧 다른 팀에 소속될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서인하 부장은 나를 일정 팀에 소속시킬 생각이 없었다.
“정민우 PD가 너 한가해지면 꼭 지원 좀 보내 달라고 하더라.”
정민우 PD의 <뮤직스케치>에는 많은 신세를 졌다. 그래서 나도 적극적으로 지원을 나가 일을 도왔다.
“부장님이 너더러 요물 같은 놈이라고 하더니, 진짜였구나.”
AGD 앱의 도움을 받아 가며 몇 개의 무대 진행을 성공시켰더니 정민우 PD가 혀를 내둘렀다. <뮤직스케치>의 시청률이 반등하고, 그러면서 방송사 내부로 ‘요물’이라는 별명이 퍼져 나갔다.
“강요물 PD! 빨리 회의 들어와!”
“다음엔 우린 회의에도 들어올 거지, 요물아?”
서인하 부장의 사무실에서 나는 머리를 끌어안고 좌절했다.
“아니 왜 대체 다들 저를 그렇게 부르시는 거죠? 요물이라는 별명은 대체 누가 퍼뜨린 걸까요.”
“누구겠어. 나지.”
장본인인 서 부장은 아예 숨길 생각도 없이 낄낄거렸다.
밖에서는 엑시트의 외삼촌이라고 불리고, 회사 안에서는 강범람이었다가 이제는 요물이라고 불리고.
뭐지. 지난 나의 회사 경력은 뭐지? 내가 꿈꾸던 것과는 뭔가 달라지고 있는데……?
한참 낄낄대던 서인하 부장이 파일을 하나 가지고 와 내 앞에 내려놓으면서 말했다.
“네가 제안한 기획들이 하나같이 잘 들어맞으니까 다들 그러는 거잖아. 요물 같은 감을 가졌다고. 내가 뭐 없는 별명 지어낸 건 아니지 않아?”
서인하 부장은 <뮤직스케치>와 더불어, 나를 다른 팀의 기획회의에 참가시켰다.
아이돌 리얼리티 시간대에, <드림 어게인>에 이어지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기획회의들이었다.
서인하 부장과 함께 참가하면서 그 프로그램들의 기획에 조금씩 아이디어를 보탰고, 최소 중박 이상의 흥행을 도왔다.
아이돌 그룹이 1위를 하지 못하면 미래가 없다고 하는 마의 기간 3년을 넘었음에도 첫 1위를 기록한 아이돌도 있었고, 팬들의 직캠과 연계한 기획을 통해 차트 역주행을 벌인 아이돌도 있었다.
몇 가지 그런 프로그램 기획에 내가 관여했다는 소식이 또 기사를 통해 알려지면서,
―과연 아이돌 심폐소생 전문가!
―역시 협회장!
―ㄴ무슨 협회장 타령임?
―ㄴ내가 전공이라 아는데 대한심폐소생협회가 있음 검색해봐라
―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협회장 ㅆㅇ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 오빠들도 좀 어떻게 해주면 아니될까요ㅠㅠㅠㅠㅠ
―직소도 한번 맡아주면 좋을 텐데
―ㄴ야 대기업은 ㄲㅈ 중소 아직 많이 남았다
또 하나의 별명이 대외적으로 굳어져 갔다.
[엑시트최효명: 외삼촌, 저희는 언제 심폐소생해 주실 거예요]
[니네가 심폐소생할 구석이 어딨어. 어딘가 죽어 가기라도 해야 인공호흡을 하지.]
[엑시트최효명: 이야 이제 심폐소생협회장이라는 건 부정 안 하네요? (폭소)(데굴)]
젠장, 낚였네.
사무실 한편에서 그렇게 억울해하고 있는 동안.
가을이 되었다.
2년차를 지나, 이제 3년차를 앞두게 된 시기.
오늘도 여전히 서인하 부장의 명으로 프로그램 지원을 나가려고 하던 때에, 몇 개월간 회사 내부에서 돌아다니던 소문이 사실로 밝혀지는 공지가 떴다.
『NBS 제작부 부서 개편안 공지』
서인하 제작부장을 중심으로 있던 부서들이, 가을 개편 시기와 함께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