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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홀로 로그인-229화 (229/260)

# 229

229화.

[마신 스킬을 성공적으로 구사했습니다. 마신 스킬이 Lv3이 되었습니다.]

[마나의 길 스킬이 Lv2가 되었습니다.]

“조오아, 스킬 레벨 아주 쑥쑥 오르네.”

[으으으, 이거 기분 엄청 이상해요. 오빠, 제가 지금 대체 어디에 있는 거죠?]

“그 부분을 깊게 생각하면 지는 거야. 자, 일단 차분하게 심호흡하자.”

[호흡은 또 어떻게 하죠!?]

“어…… 내가 대신 해 줄게.”

거인화…… 아니, 마신에 융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인 수아린은 혼란의 도가니에 빠졌다. 그녀에게는 미안하지만 지금은 전투에 집중해야 할 시간. 그는 강한 의지로 마신을 움직였다.

대적해야 할 적은, 남극의 대지와 반쯤 융합된 채 그를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노려보고 있는 미레타의 화신이다.

[정말로 움직이고 있다고……!?]

“당연하지. 적어도 너보단 잘 움직일걸?”

정시우는 움직이지 못하는 표적과도 같은 미레타의 화신(아마도 남극 대륙의 힘을 빌리는 것이 미레타가 지구에 화신을 만들어 낼 수 있었던 이유일 것이라고 정시우는 추측했다.)을 향해 힘차게 발을 내딛었다.

“거기 그대로 있어라, 우선은…….”

한 걸음 한 걸음이 국지적인 지진을 일으키며, 그가 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펄럭거리는 거대한 용의 날개는 태풍을 만들어 냈다. 그것이 다시 바람의 힘으로 변하여 정시우의 등을 떠밀어 주었다. 카오스 크루얼 차지의 발동이었다.

“크게 한 방이다!”

[큭, 겉으로는 제법 잘 흉내 냈는지 몰라도 내게 피해를 입히려면 어림도 없어……!]

비록 몸집이 거대해졌어도 전투의 요령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마신은 정시우 본인이 컨트롤할 수 있는 모든 마력, 영력, 생명을 한데 끌어모아 [본인과 일치시킨] 것이니만큼, 그는 마신을 스스로의 육신 다루듯 다루는 것이 가능했다.

단, 똑같은 요령으로 몸을 움직여도 결과물은 판이하게 달랐다. 보다 정확히는, 육신의 한계로 인해 여태까지 드러나지 않고 있던 그의 스킬의 능력이 마신을 기반으로 비로소 제대로 발휘될 수 있게 된 것이다.

‘용의 감각과의 오차가 제법 줄어들었어. 역시 결국 모든 스킬이 하나로 통합될 거라는 내 추측이 맞은 것 같은데그래…….’

그러나 마신의 진정한 위용은 그다음 순간 드러났다. 정시우의 내부에서 진화의 가능성만을 기다리고 있던 씨앗이, 드디어 충분한 양분을 얻어 발아한 것이다!

[마신 스킬, 괴력 스킬, 그리고 아티팩트 마신의 징벌의 영향을 받아 강타 스킬이 진화합니다. 거신의 분노 스킬을 익혔습니다. 물리와 마나의 영역을 초월한 절대자의 일격을 가합니다.]

“……!?”

그 순간, 부여 스킬을 진화시켜 마나의 길을 얻었을 때보다 더한 충격이 정시우를 덮쳤다. 그것은 단순한 스킬의 진화가 아니라, 여태껏 정시우가 스킬들과 아티팩트를 활용해 전투를 벌여 온 모든 과거로부터 종합된 기록과 경험을 하나로 모아 내 탄생시킨 일종의 권능이나 다름없었다.

후천적인 고유능력이라고 말해도 그리 틀리지 않을 것이다. 정시우는 스킬을 습득하는 순간 자신이 액티브 스킬과 패시브 스킬의 경계, 스킬과 육신의 경계를 허무는 데에 한 발짝 더 나아갔음을 확신했다.

“후우우…… 뒈져!”

정시우는 그대로 마신의 징벌을 내질렀다. 물론 미레타라고 해서 가만히 그의 공격을 맞아 주려는 것은 아니었다. 더 이상 인지 너머의 영역으로부터 압도적으로 밀어붙일 수는 없었지만, 거울의 신으로서 지닌 그의 권능은 아직 조금도 보여 주지 않은 것이다!

[신을 얕본 대가, 그 몸으로 치러라!]

놈의 육신과 연결된 채인 남극 대륙이 거센 진동을 일으켰다. 정시우가 일으켰던 지진과는 의미가 달랐다. 대륙 전체에 깃든 마나가 거울의 신과 연결되어 그의 육신을 보다 투명하게, 희미하게 만들고 있었던 것이다.

자신의 존재를 속이는 것이야말로 거울의 신이 전투에 임하는 기본이다. 인지를 벗어나, 자신은 안전한 영역을 확보하고 적에게만 피해를 강요하는 것. 그것은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안 통할 텐데.”

[신의 힘을 멋대로 재단하는가?]

그는 남극 대륙의 마나를 집중시켜 자신의 육체를 두르는 수십억의 거울을 만들어 냈다.

상대가 자신을 똑바로 인지하고 있던 것은 어디까지나 조금 전의 일. 거울로 빛은 물론이고 이 세상 모든 물질을 반전시켰으니, 주제도 모르는 용은 그를 공격하려다 자멸하고 말 것이다!

[칵!?]

……그렇게 생각하던 시절이 미레타에게도 있었다. 그러나 실로 애석하게도 정시우의 해머는 수십억의 거울을 처참하게 부수고 미레타에게 직격했다.

[어떻, 게……?]

“그러게 안 통한다고 했잖아, 이 바보야.”

거울에 맞닿는 순간 일어나는 절대적인 에너지의 굴절…… 그것은 미레타가 아닌 정시우의 육신을 부수어야 했으나, 해머가 놈의 몸뚱이에 직격하는 순간 그것이 미레타의 방어 동작이나 스킬, 권능 따위를 무시하고 그대로 놈의 혼을 헤집은 것이다.

제아무리 화신이라고 해도 그 공격을 무시할 수는 없다. 아니, 오히려 신의 혼의 일부가 직접적으로 깃든 화신이기에 더더욱 위험하다. 물리와 마나를 초월했다는 것은 바로 그런 의미였다.

[어찌…… 필멸자 따위가……!?]

“화신의 모습으로 보여 줄 수 있는 능력은 그걸로 끝이지?”

끝이라니, 아직 미레타는 제대로 능력을 발휘하지도 못했다. 즉 정시우는 지금 미레타를 비꼬고 있는 것이다. 한껏 화신의 몸을 헤집은 마신의 징벌을 여유롭게 고쳐 쥐며 정시우는 재차 앞발을 내딛었다.

[끄, 흐으윽……!]

미레타는 다른 신들과 싸웠을 때에나 느꼈던 압박감과 고통에 이를 악물었다. 그는 여태껏 이 굴욕이 싫어서 다른 신들을 피해 왔다. 그의 권능이 다른 신들과 정면에서 부딪히기에 썩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쯤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

조금 신의 이름에 어울리지 않는 방식이기는 하나, 다른 신들이 포기한 세상…… 지금 지구와 같은 세상을 하나둘 야금야금 차지해 오며 힘을 불릴 수 있었다. 그렇게 꾸준히 나아가면 언젠가 다른 신들의 인지마저 넘어,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할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런데 설마 내가 화신의 모습으로 필멸자 하나 넘지 못하다니!]

“너에겐 배운 것이 많아.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어. 감사인사도 할 겸 곧 찾아갈 테니 기다리고 있어.”

[찾아와? 네가 나를? ……잠깐, 네놈 설마,]

아무래도 짚이는 게 있는 모양이었지만 이 이상 놈과 문답을 주고받을 생각은 없다. 정시우는 히죽 웃고는 재차 해머를 들어 올렸다.

이미 충분히 거대한 정시우의 등 위로, 끔찍한 양의 마나가 뭉쳐 만들어져 보다 거대한 해머의 형상이 드러났다. 그것이야말로 거신의 분노의 실체였다.

[오만한 용의 씨앗, 과연 그 오만에 어울리는…… 힘……!]

미레타는 말을 끝까지 잇지 못했다. 하늘에서부터 떨어져 내려온 거신의 일격이 이미 반쯤 붕괴되어 가던 화신의 육체를 산산조각 내고, 그대로 대륙에 꽂혀 화신과 대륙의 연결을 완벽하게 분해해 버렸다.

-쩍, 쩌저적.

단지 조금 내려치는 힘이 강했던 것일까, 대륙에 거대한 금이 가고 말았다.

“아, 망했다.”

[그렇게 가볍게 말해도 전혀 가벼운 사태로 안 끝나거든요! 대륙 붕괴되게 생겼는데 어떻게 해요, 이거!]

정시우는 으음, 신음소리를 내며 그것을 어떻게든 이어 보려고 노력했지만…… 이내 후,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들었다.

“이제부터 남극 대륙은 두 덩이인 걸로 하자.”

[오빠!?]

겉만 상한 거라면 어떻게 해 보겠는데, 너무 힘껏 내려친 나머지 지각에 금이 가고 말았다. 이렇게 된 이상 어쩔 수가 없는 것이다.

정시우가 아무렇지도 않게 말도 안 되는 결론을 내려 버리고 고개를 끄덕이는 가운데, 거대한 얼음 덩어리들이 본격적으로 굉음을 내며 갈라지기 시작했다.

[마나가 소진되어 스킬이 취소됩니다.]

그것과 타이밍을 맞추어 마신 스킬 역시 한계를 맞이했다. 사실 지금 처음 시도한 스킬을 전투의 끝장을 볼 때까지 유지한 것만도 충분히 대단한 일이었다.

[마신 스킬이 Lv5가 되었습니다.]

[거신의 분노 스킬이 Lv4가 되었습니다.]

[마나의 길 스킬이 Lv5가 되었습니다.]

스킬 레벨이 오르는 순간, 마신을 붙들고 있던 마나가 완전히 소모되었다. 그 순간 정시우와 다른 존재들을 잇고 있던 끈이 풀려, 유령을 비롯해 그와 융합되어 있던 모든 개체가 대륙 위로 쏟아져 나왔다!

“지금 균열 생기고 있으니까 그 아래로 안 떨어지게 조심해라!”

[꼭 이렇게 해제하는 방법밖에 없었는가아아아아!]

[뿌이이이이이이이!]

그나마 용세하와 수아린은 날개라도 있으니 떨어지다 말고 중심을 잡을 수 있지만 육상 몬스터들과 해상 몬스터들은 마른하늘에 날벼락을 맞는 기분이었다.

“다들 오늘은 이만 알아서들 헤쳐! 나중에 부를…… 으으으으.”

정시우도 어지간하면 그들을 케어해 주고 싶었지만, 그는 곧 자신이 아무런 활동도 못하게 되리라는 사실을 익히 짐작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이제 곧…… 그의 눈앞으로…….

[신의 화신과 전투를 벌여 승리하였습니다.]

[레벨이 35 올랐습니다.]

“……온다.”

이미 레벨 300이라는 고지의(물론 정시우의 레벨은 다른 이들의 레벨과는 구분 개념이 판이하게 달랐지만) 직전에 있었던 정시우의 레벨이, 한꺼번에 35나 올랐다.

“끄으으윽.”

신의 화신체와 직접 싸워 승리한 것이니만큼 격변이 닥쳐 올 것이라고는 예상하고 있었지만 직접 겪으니 상상보다 더했다.

레벨이 오르면 오를수록 1레벨 성장할 때의 변화폭이 큰 법인데, 그것을 지금 단계에 이르러 서른다섯 번 반복하고 있으니!

‘영문도 모르고 미레타의 화신에 얻어맞을 때보다 지금이 더 아픈 것 같은데……!’

정시우가 그런 바보 같은 생각을 할 때 즈음 그의 몸이 줄 끊어진 인형처럼 철퍼덕 땅 위에 떨어졌다. 땅바닥이 제법 시원해 기분 좋다는 생각을 하고 있자니 용세하가 뒤에서 다급히 날아와 그를 안아 올렸다. 그 직후 그가 누워 있던 바닥이 쩍 반으로 갈라졌다.

“형님, 괜찮으십니까!? 파이널 합체…… 아니 그런 어마어마한 스킬을 구사하셨는데 혹시 무슨 패널티라도……!”

“아, 음…… 고마워. 이제 괜찮은 것 같다.”

정시우는 희미하게 눈을 뜨고 용세하에게 대꾸를 해 주며 어느덧 레벨 업으로 인한 변화가 끝났음을 인지했다.

마신과 마나의 길을 얻어 성장한데다 수십 번의 레벨 업까지 겹쳐져, 남극 대륙에 찾아오기 전과는 판이하게 다른 육신으로 거듭났음을 정시우 스스로 크게 실감할 수 있었다.

[정시우]

[파괴자(Breaker)]

[Lv 332]

[근력 ? 1,513 민첩 ? 1,508 체력 ? 1,825 마력 ? 2,033]

[내성 ? 독 Lv22, 화염 Lv23, 저주 Lv24, 뇌전 Lv28, 빙결 Lv29, 바람 Lv32, 대지 Lv26, 침식 Lv23, 산성 Lv25]

[패시브 스킬 ? 용의 감각 Lv18, 용의 위엄 Lv13, 카오스 윙 Lv11, 카오스 테일 Lv12, 카오스 스케일 Lv14, 무지는 용감 Lv18, 소울 포스 Lv17, 헤비 웨폰 배틀 Lv55, 타격 전이 Lv54]

[액티브 스킬 ? 마신 Lv5, 괴력 Lv19, 마나의 길 Lv5, 거신의 분노 Lv4, 바람의 질주 Lv36, 크리티컬 불릿 Lv43, 워 크라이 Lv59, 카오스 크루얼 차지 Lv18, 긴급탈출 Lv23, 은신 Lv63, 부메랑 Lv25, 드레인 Lv8, 반복재생 Lv44, 조련 Lv35]

[고유능력 ? 강탈 Lv3, 지배 Lv2]

“좋아, 이젠 내가 봐도 제법 사기 같아.”

“오빠, 여기 아까 그놈이 남긴 거요.”

정신을 번쩍 차리게 해 주는 스테이터스의 내용에 정시우가 흡족하니 고개를 끄덕이고 있자니 수아린이 그의 손에 제법 거대하고 차가운 광석과 같은 질감의 무언가를 쥐여 주었다.

[거울의 신 미레타의 힘의 덩어리를 획득하였습니다.]

“……아, 그래. 아직 이게 남아 있었지.”

정시우의 입가에 히죽, 사악한 미소가 걸렸다. 아까 정시우가 했던 말을 떠올린 수아린이 그에게 물었다.

“그러고 보면 이걸 이용해서 특별히 할 일이 있다고 하셨잖아요. 대체 뭐길래 그런 수상한 웃음이 나오는 거예요?”

“잘 생각해 봐. 내가 가진 거울이라고 해 봤자 하나밖에 없잖아?”

“……아?”

그 말에 바로 그것의 정체를 알아차린 수아린의 눈이 동그래졌다. 정시우는 품에서 하나의 아티팩트를 꺼내며 재차 웃었다.

그것은 바로 추적자의 자물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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