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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스탈린이 되었다-124화 (124/300)

# 124

124화

북부집단군은 너무 성급하게 레닌그라드에 진입했다. 잠시도 대서양을 비우기 어려운 전함 네 척을 도시 공략을 위해 사용하느라, 독일은 레닌그라드를 완벽하게 포위하지 못하고 공방전을 시작했다.

여전히 레닌그라드는 소련의 나머지 영토와 철도로 연결되어 있었다. 그리고 수천, 수만 명의 소련군이 매일 철도를 통해 레닌그라드에 증원되었다.

“빌어먹을, 저 건물 한 채 점령하려고 죽은 병사가 몇이나 되는 건가?”

“…병사들 말로는 파리를 점령하다 죽은 사람보다 많다고 합니다.”

하, 어처구니가 없군. 물론 파리를 놓고 독일군은 처절한 공방전을 치러야 했다. 하지만 시체가 그야말로 더미를 이루며 쌓여 보병은 접근할 수조차 없게 된 것만큼 처절할까?

이제 독일군이 ‘통곡의 집’이라고 부르기 시작한 한때 4층이었던 3.5층 건물은 그 모든 공세에도 불구하고 굳건히 서 있었다. 반쯤 무너진 건물의 맨 위층에는 소련의 붉은 국기가 휘날렸다.

가끔 총격과 포격이 멈추면 저들은 흰 천에 어설프게 독일어를 써서 쭉 늘어트렸다. 유태―볼셰비키들의 간악한 선전에 넘어가지 말라, 장교들은 그렇게 병사들을 단속했지만 보이는 것을 어찌할까?

“너희 총통은 짝 불알… 이라고?”

“예, 아예 저걸로 노래까지 만들어 부르고 있습니다.”

소련군은 아예 선전용으로 스피커까지 가져다 두었는지, 기괴한 노래를 틀기 시작했다. 겁도 없이 한 소련군이 건물 위에 올라가 바지를 내리고 독일군을 향해 엉덩이를 흔들었다. 러시아어 억양이 잔뜩 섞인 독일어를 하면서.

“히틀러는 불알이 한쪽이라네~”

“저, 저 빨갱이 새끼 쏴 버릴 수 없나?”

독일군이 그렇게 모의하고 있는 줄도 모르고, 그 소련 병사는 신나게 엉덩이춤을 추면서 스피커의 가사에 따라 노래를 불렀다.

<히틀러는 불알이 한쪽이라네

괴링은 두 쪽 다 작고

힘러는 뭔가 있기는 한데

괴벨스는 두 쪽 다 없다네~>

묘하게 흥겹고 중독성 있는 가사에 독일 병사들 중에서도 그 노래를 따라 부르는 이들이 제법 있었다.

물론 총통에게 충성하는 장교들은 그런 꼴을 보면 징계만으로 끝내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 북부집단군에는 <불알가(歌)>를 모르는 병사들은 없었다.

“레닌그라드에는 대략 얼마 정도의 병력이 투입되었나?”

“예, 아군은 4개 야전군 45만여 명의 병력을 투입하였습니다. 매일 발생하는 손실에 대하여 1개 사단 가량을 신편하여 추가 투입 중입니다. 독일군은 20군과 4군 등의 부대에서 약 30만~40만가량을 투입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레닌그라드는 이 시점에서 소련 제2의 도시였다. 스탈린그라드보다 인구는 여섯 배 많고 면적은 인근 도시권까지 포함하면 두 배는 더 컸다.

면적으로는 대략 서울의 세 배 정도? 이 면적에 300만 인구가 사는, 이 시대 기준의 거대 메트로폴리스를 독일군은 만만히 보고 발을 디딘 것이다.

실제 역사의 스탈린그라드 전투에 독일군은 50만이 넘는 병력을 때려 부어야 했다. 그보다 몇 배는 큰 레닌그라드에는 얼마를 부어야 할까? 100만 명 수준인 북부전선군이 거덜 날 정도로 많이 쏟아부어야 할 것이다.

“전선에는 구멍이 숭숭 뚫렸겠구만 그래?”

“예, 그렇습니다. 현재 중부에서도, 북부에서도 예비병력의 부족이 눈에 띄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아군의 공세에 더 이상 견뎌낼 여력이 없는 듯합니다!”

그럴 만도 하지. 지난겨울 한번 반쯤 거덜 난 것을 프랑스며 스페인이며 이탈리아에서 꾸어 와 막고 있지만 한번 박살 난 군대가 그렇게 쉽게 재건될 리 없다.

이것은 인력만의 문제가 아니다. 독일군이 400만이라지만 이는 전투병력과 비전투병력이 합쳐진 숫자였다. 숙련도 높은 전투병력의 비율은 대략 절반이나 될까? 그런데 그 전투병 중 어림잡아 1/4가 이미 증발한 것이다. 또 남은 병력 중 1/4는 레닌그라드에 판돈으로 던져넣었고.

아직 수백만 명은 더 징병해 전장에 투입할 수 있는 소련에 비해서 독일은 근본 체급이 부족했다. 인구에서나, 산업생산력 측면에서나.

그래서 소련은 실제 역사에서도 대전 후반기에 가면 아예 판돈이 거덜 난 독일을 이쪽저쪽에서 찔러 가며 몰아붙였다. 모스크바 공략전과 스탈린그라드, 쿠르스크에서 도박이 모두 실패한 독일은 패망할 수밖에 없었다.

이제는 그 패망을 조금 앞당길 때다.

“좋네. 파시스트 놈들의 종말이 가까웠군! 하지만 추가적인 징병령은 계획대로 진행하게. 압도적인 병력과 지원이야말로 최소한의 피해를 담보하는 방법이니.”

“예! 서기장 동지!”

300만에 이르는 거대한 규모의 추가 징집. 그야말로 규모의 폭력이자 소련만이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이미 전장의 무게추는 소련 쪽으로 기울어지고 있었다. 여기에 300만이라는 거대한 병력을 추가로 투입하는 것은 저울을 완전히 뒤집어 버릴 것이다.

“우리 인민의 거대한 힘으로! 어머니 조국을 군홧발로 짓밟은 파시스트를 징벌할 것이다!”

“서기장 동지 만세! 소련 만세!”

보복전을 부르짖는 내 앞에서 스타브카의 장군들은 벌떡 일어나 만세를 외쳤다. 우라! 우라! 우라! 승리가 온다! 저들이 바라는 것처럼 가깝지는 않겠지만.

그리고 승리를 앞당기기 위해, 우리는 독일을 위해 준비해 둔 한 가지 패를 더 꺼내 들었다.

“이제 우리는 수도로 진군한다! 유고슬라비아 해방 만세!”

“만세! 만세! 만세!”

유고슬라비아 파르티잔은 유고 왕국의 수도였던 베오그라드로의 진격을 앞두고 있었다. 소련과 동맹국의 도움으로 막대한 전력을 갖추게 된 파르티잔들은 이제 더 이상 파르티잔이라고 부르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대체 무슨 파르티잔이 50만, 집단군 규모의 군대를 가지고 탱크와 전투기까지 운용하는가? 물론 이제 ‘파르티잔’이라는 명칭과도 곧 결별할 것이다.

“베오그라드를 해방시킨 이후 우리는 공식적으로 유고슬라비아 인민 공화국을 선포할 것이오. 이번 공세에서 반드시 승리하여 베오그라드를 점령하여야 하오.”

티토는 엄숙하게 동지들 앞에서 선언했다. 추축국의 침공 이후 파르티잔들은 산악 지역 위주로 게릴라 활동을 펼치고, 도시 단위로 봉기를 일으켜 해방구를 만드는 방식으로 저항했다.

그러나 이제 충분히 강력한 군대를 건설했다. 최소한 티토 그 자신은 그렇게 판단했다. 나치 독일과 다른 추축국들은 소련의 붉은 군대와의 싸움에서 중과부적으로 점차 침몰해가고 있었다.

‘지금이 최적의 시간이다…!’

지금까지는 소련에게 지원을 받고 뭔가를 요청하기만 했다. 그러나 이제는 저들이 요청한 것을 우리가 돌려줄 때이다. 국가와 국가 간의 관계를 정상적으로 수립하기 위해서는 주고받는 것이 있어야 했다.

무조건 지원을 받기만 해서는 그저 또 다른 식민지가 될 뿐이다.

“베오그라드를 점령한다면 헝가리의 주요 도시들이 위치한 평야 지대로 진입할 수 있소. 헝가리를 추축국에서 이탈시키거나, 아니면 소련군과 함께 진격하여 크로아티아와 헝가리를 해방시키거나….”

혹은 독일 본토에 들이대는 칼이 되거나. 이것만 해주어도 전후의 논공행상에서 유고슬라비아는 대대적인 선전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독일을 패망시킨 것은 소련이지만, 독일 땅을 가장 먼저 밟은 것은 유고슬라비아인들. 유고슬라비아 민중의 군대였노라고!

베오그라드에 주둔 중인 군대는 발칸 반도의 자원자들을 받아 편성 중이었던 SS 사단들과 크로아티아국의 ‘의용군’ 우스타샤들이었다.

유고슬라비아 파르티잔들이 준동함에 따라, 혹시나 모를 소요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나치 독일은 현지의 협력자들 위주로 구성된 이들 군대를 베오그라드에 주둔시켰다. 그러나 그 판단이 좋은 판단이 아니었다는 것을 아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발칸 반도, 특히 유고슬라비아는 수많은 다양한 민족 집단으로 쪼개져 있었다. 이들은 각자 다른 민족적, 종교적 정체성을 가지고 있었다.

예컨대, 슬로베니아와 크로아티아는 카톨릭, 세르비아와 몬테네그로는 정교회,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코소보는 이슬람을 믿었다. 그리고 여느 신자들이 그러하듯 상대 종교 신자를 죽일 듯이 미워했다.

“조국을 위해 준비하라!”

“크로아티아 만세!”

우스타샤 민병대 병사들은 세르비아인들의 눈초리를 받으면서도 당당하게 베오그라드 시가지를 행진했다. 카톨릭 교도인 이들이 세르비아의 정교회 신자들에게 저지르는 만행은 세르비아인들에게 크로아티아에 대한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물론 그보다 더 강력한 감정은 공포였다. 인간 도살자들, 독일군 병사들 중 상대적으로 정상적인 이들마저도 우스타샤 민병대를 도살자라고 불렀다.

“뭘 꼬라봐! 이런 썅년이?”

“꺄아아아악! 살려주세요!”

우스타샤 민병 하나가 그들을 보고 수군거리던 여인 하나의 머리채를 잡고 길바닥에 내동댕이쳤다. 갑자기 끌려 나온 여자는 비명을 질렀다. 그러나 우스타샤들은 그런 비명에 희열감을 느끼는지 그녀의 배를 뻥 걷어찼다.

“세르비아 돼지 년, 어디서 멱 따는 소리를 내?”

그녀의 목에 걸린 정교회 십자가를 거칠게 뜯어낸 병사들은 연신 여자를 짓밟았다. 퍽, 퍽, 단단한 군홧발이 얼굴을 짓뭉개자 붉은 피가 바닥에 튀었다. 사람들은 그 광경을 보면서도 감히 대항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

저들은 주저하지 않았다. 반항하는 자들은 잔혹하게 살해당했다. 학습된 공포로 인해 사람들은 감히 저항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찍 소리를 내려는 이들은 있었다. 그리고 우스타샤는 본보기를 보이기 위해 더욱 잔혹하게 굴었다. 시민들은 아직은 잘 몰랐지만, 파르티잔 놈들이 진군 중이라는 것은 우스타샤 내에 널리 알려져 있었다.

그놈들이 왔을 때 부화뇌동해 폭동이라도 일으키면 안 된다. 미리 반항의 싹을 짓밟아 둬라. 우스타샤의 지도자 얀테 파벨리치는 손수 명령을 내렸다.

“죽어! 죽어!”

만신창이가 된 여인은 움찔거리기를 멈췄다. 얼굴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이 일그러졌고 팔은 기괴한 방향으로 꺾여 있었다.

“하, 죽었나? 마침 잘됐네. 스테판!”

“예? 예!”

병사들의 대장인 것 같은 이는 피와 살점이 묻은 군홧발을 바닥에 탁탁 털었다. 사람에게서 나온 것 같은 뭔가가 흩뿌려졌다. 몸에 맞지 않는 큰 군복을 입은 어린 병사, 스테판은 하얗게 질린 얼굴로 대장에게 답했다.

대장은 메고 있던 총을 내주었다. 구식 소총에는 큼지막한 대검이 박혀 있었다. 검붉은 무엇이 달라붙은. 스테판은 더욱 하얗게 질려버렸다.

“신고식이다. 반항도 못 하니까 배를 째 버리라고!”

“….”

주는 소총은 받아들었지만 어린 병사는 이를 딱딱 부딪치며 벌벌 떨었다. 우스타샤는 ‘신고식’으로 세르비아인이나 유대인들의 배를 갈라 죽이게 했다. 이번 신고식도 비슷했다.

사람들은 비명을 터트렸다. 노점의 뚱뚱한 아주머니는 와락 울음을 터트리며 숨었다. 죽었는지 살았는지 모를 여인과 총검을 쥔 병사를 둘러싼 우스타샤 민병대 병사들은 흥겹게 노래를 불렀다.

<고향, 자유, 신앙, 우리는 부상병을 그렇게 치료하지

아아, 우리 조국 크로아티아에선 수천이 춤추네

용감한 우스타샤 군대는 조국을 위해 싸우네!>

“파시스트 개새끼들, 뒈져라!”

타타타탕, 몇 명의 우스타샤 병사들이 피를 뿜으며 쓰러졌다. 골목길에서 몇 명의 청년들이 뛰쳐나와 우스타샤 민병대에 총격을 가했다.

순식간에 분위기가 달라졌다. 우스타샤 민병들은 반격을 가했지만, 잔혹함에 비해 실질적인 전투경험은 적은지 순식간에 제압당했다. 곧 모두가 길바닥에 피를 흘리면서 쓰러졌다. 대검을 쥐고 찌를까 말까 고민하던 스테판이라는 어린 병사만 빼고.

“만세! 만세!”

“여러분! 저희가 너무 늦게 왔습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소련제 총기로 무장한 일단의 청년들은 골목골목에서 뛰쳐나와 우스타샤 민병들의 시체를 끌고 사라졌다. 대부분 세르비아계인 행인들과 노점상들은 그들을 도왔다. 저기 어디선가 나치 독일이 세운 세르비아 군정청 소속의 헌병들이 호루라기를 불자, 청년들은 신속하게 사라졌다.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혼자 살아남은 어린 우스타샤 병사, 스테판은 졸지에 이 청년들에게 골목길로 끌려 들어와 있었다. 총을 땅바닥에 내던지고 그는 빌었다. 눈물이 났다. 무서웠다. 이들은 그 말로만 듣던 파르티잔이 분명했다.

우스타샤가 저지른 것처럼, 저들도 보복할 것이다. 이미 파르티잔들은 나치에 부역한 파시스트들을 잔혹하게 처형해 왔으니.

“고개를 들게, 어린 친구.”

“예! 예!”

청년들의 지도자인 것 같은 이는 엄숙하게 말했다. 그는 복수심에 불타는 것 같지는 않았다. 되려 온화해 보였다.

“무슨 생각이 들던가?”

“…이래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 그리고 자넨 결국 찌르지 않았지.”

그건 그랬다. 아직 스테판은 한 번도 사람을 죽여본 적이 없었다. 광신적인 우스타샤 지지자인 아버지가 시켜서 민병대에 갓 입대했을 뿐. 대장은 그런 그에게 신고식을 시키고 싶어 했다. 이제는 죽어서 그러지도 못하게 됐지만.

“이래서는 안 된다. 그렇지. 자네 말이 맞아. 왜 민족이 다르다는 이유로,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죽고 죽여야 하지?”

“옳소! 옳소!”

다른 청년들이 맞장구쳤다. 스테판은 그것이 그저 신기했다.

많은 사람들이 다른 민족을 증오할 것을 선동했다. 우리 민족의 삶의 터전을 위해, 우리 민족의 ‘영광’을 위해!

아버지는 친하게 지내던 이웃 세르비아계 아저씨를 죽이는 데 동참했다. 스테판은 어린 시절 그 아저씨가 깎아주었던 나무 인형이 기억났다. 그때는 그렇게 친했는데, 어쩌다 이렇게 된 거지? 그리고 청년들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민족은 저들이 우리를 지배하기 위해서 만들어 낸 헛소리일 뿐이네. 그래야 우리끼리 싸우느라 진정한 적을 상대로 싸우지 못할 테니!”

“그 적이 누군데요? 헙!”

“하하하하하, 괜찮아. 괜찮아.”

그는 서글서글한 웃음을 하면서 스테판의 등을 두드렸다. 사실 그는 이 어린 우스타샤 꼬맹이가 싫지 않았다. 다만 불쌍하고 안쓰러울 뿐.

많은 이들은 강요당할 경우 결국 타협하고, 점점 광기를 스스로 정당화하고 내면화했다. ‘명령이니까’ 하고 시작했던 일들이 어느 순간 당연한 일이 되었다. 그리고 이것이 옳은 일이라 믿으며, 사람들은 그렇게 거리낌 없이 남을 죽이고 약탈하고 파괴했다.

하지만 이 소년은 명령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주저했다. 아직은 선한 심성이 남아 있다, 청년은 그렇게 믿었다.

“우리의 적은 바로 전쟁과 파괴를 선동하고 만들어 내는 자본가 계급이지! 우리 가진 것 없는 프롤레타리아들이 총을 겨누고 서로를 죽일 때, 총을 만들어 팔아 제 배를 불리는 더러운 자본가들!”

“…!”

“이제 곧 베오그라드에도 해방이 다가오고 있어! 저 더러운 파시스트들이 하는 짓은 마지막 발버둥일 뿐. 역사의 뒤편에 저놈들을 묻어 버릴 거야!”

우리와 함께하겠나? 누굴 죽이라고 강요하지는 않을 테니. 청년은 그렇게 말하며 손을 내밀었다.

스테판은 그 손을 잡았다. 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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